유머

[Below 스크랩, 스압] 데드마우스와 키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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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한다... 로그인... 트위터에...

 

EDM은 하위 장르의 종류만큼이나 다양한 성향의 아티스트들이 정상급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최고의 인기를 누리면서도 언제나 겸손한 모습을 잃지 않고 겸허히 팬들의 사랑에 감사하는 모습을 보이는 아티스트들이 있는가 하면, 음악적 재능은 '똘끼'와 비례하지 않을 수 없다는 생각을 갖게 만드는 경우도 많다. 아민 반 뷰렌(Armin van Buuren)이 젠틀한 매너와 겸손함, 그리고 소탈한 성격까지 갖춘 (Below는 그의 인자함을 직접 경험해봤기에 잘 안다) 전자에 해당한다면, 그 정반대의 지점에는 데드마우스(deadmau5)가 있다. 많은 아티스트들이 직설적인 독설로 종종 팬들의 이목을 끌지만 성실성과 일관성에서 데드마우스를 당해낼 톱스타 DJ/프로듀서는 없다. 하지만 단지 그의 까칠한 말투와 신랄한 단어선택만을 이유로 그를 미워할 순 없다. 욕설과 비아냥과 조롱으로 점철된 그의 발언들의 핵심에는 씬을 바라보는 그의 솔직하고 확고한 주관이 자리하고 있으며, 본질적으로 틀린 말이 아니기 때문. 물론 순전히 괴팍한 성격이 촉발한 사건들도 많지만. 팬들은 그의 손가락이 키보드 위에서 춤출 때마다, 그가 인터뷰에서 입을 놀릴 때마다 열광해 마지 않는다. 신묘한 프로듀싱 재능으로 EDM 씬 최고의 뮤지션의 자리를 꿰차고 있는 동시에, 파트타임 키보드 워리어로 팬들의 가려운 구석을 긁어주는 그의 발언들 중 가장 찬란했던 순간들을 모아봤다. 물론 순서는 무작위로 뽑았다.

 

 

 

 

"저스틴 비버(Justin Bieber) 이 좆만한 개새끼 때문에!"

 

지난 7월 말이었으니, 데드마우스의 파이팅 중 가장 최근 벌어진 일이다. 자세한 전모는 이렇다.

 

당시 데드마우스는 평소 자신이 애청하는 영국의 유명 자동차 관련 방송 <탑기어(Top Gear)>에 출연하기 위해 자신의 팬들과 함께 트위터 캠페인을 벌이고 있었다. 최근 <탑기어>에 그의 노래 "Superliminal"이 삽입되었고, 뒤이어 진행자 제레미 클락슨(Jeremy Clarkson)이 자신의 트위터에 죽은 쥐 사진을 올려서 물의를 일으키자, 데드마우스의 팬들은 그를 "<탑기어>에 출연시키자"며 대대적인 트위터 캠페인을 시작했다. 데드마우스의 <탑기어> 출연을 트위터 '트렌드'로 만들어 BBC의 제작진들이 보게 하자는 것이었다. 계획대로라면 <탑기어>의 코너 중 하나인 '스타, 보통 차를 타다 (Star In A Reasonably Priced Car)'에 출연하는 것이 목표였다.

 

하지만 캠페인이 시작된 지 채 하루가 되지 않아 사건이 터졌다. 캐나타 토론토에서 열린 <Cabana Pool Bar>에 그가 <Veld Festival>의 홍보를 위해 참석한 자리에서 전세계 소녀들의 우상 저스틴 비버를 만난 것이다. 이날 행사를 취재하던 토론토 지역의 온라인 매거진 토론토 이즈 어썸(Toronto Is Awesome)은 그 모습을 담은 사진을 올렸다. 여기까지는 별다른 문제가 없었으나, 데드마우스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자신의 트위터에 발동을 걸었다.

 

"내가 재밌는 거 보여줄까? 잘 봐. 어이, 저스틴 비버 팬들. 나 걔 건드렸어! 진짜야! 정말 짱이더라! 메롱. 어쩔건데? 그래. 내가 걔 손 잡았다고. 정말 보드랍더라."

 

이게 끝이 아니다.

 

"그러고보니 간접적으로 셀레나 고메즈 (Selena Gomez, 저스틴 비버의 연인)를 손가락으로 응응한 셈인가? 맞아. 이 농담은 너무했다. 벌써 미안한 마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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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부터 사태가 일파만파 커졌다. 분노한 비버 팬들이 (통칭 Beliebers) 트위터 트렌드를 점령하기 시작하면서, 결국은 데드마우스의 <탑기어> 출연 캠페인이 완전히 묻혀버린 것이다. 그는 허핑턴 포스트(Huffington Post)와의 인터뷰에서 심경을 밝혔다.

 

"그 조그만 개새끼 때문에 완전히 묻혀버렸다. 그 씨발새끼. 믿기지가 않는군. (<탑기어> 출연 캠페인 때문에) 하루 종일 기분이 최고였는데 그 녀석이 나타난 후로는 거짓말 하나 안 보태고 '<탑기어>에 출연할 수 있는 기회를 네가 다 망쳐버렸어'란 생각밖에 할 수 없었다."

 

데드마우스가 자동차의 매력에 빠진 것은 사실 최근의 일이다. "하룻밤 사이에 자동차 매니아가 됐다. 면허를 딴 게 고작 작년 10월이었던 걸 생각하면 정말 웃긴 일이지. 그러다 올해 초에 처음으로 좀 '쿨'한 차가 생긴 거다. 포르쉐 911 (그의 전 여자친구 캣본디가 선물한 것). 터보 모델은 아니지만 뭐, 첫걸음이니까. 어쨌든 그 차를 타다보니까 점점 더 나락으로 빠져든 거다. 라스베가스로 달려가 좀 더 비싼 차를 렌트해서 레이싱 트랙을 돌기 시작했고 '오, 이거 정말 재밌는데?'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지."

 

최근 그는 자신의 차고에 페라리 458을 한 대 들였다. 이 정도로 자동차를 사랑하게 됐으니 <탑기어> 출연이 솔깃했을 법도 하다. 어쨌거나 그의 꿈은 저스틴 비버와의 만남과 그 뒤를 이은 스스로의 트위터 불장난으로 허무하게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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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다른 두 세계의 조우 (사진: 토론토 이즈 어썸 인스타그램)

 

하지만 저스틴 비버와 데드마우스가 처음 조우할 당시 옆에서 상황을 지켜본 Toronto Is Awesome가 게재한 "저스틴 비버와 데드마우스의 만남의 진실" 기사에 따르면 의아한 부분이 있다. 두 톱스타는 서로를 발견한 즉시 "맙소사, 저스틴 비버잖아?", "우와, 데드마우스다!"라며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는 것이다. 그러다가도 뒤돌아서 그런 트윗을 날리다니.

 

 

 

"마돈나(Madonna) 이 멍청한 년"

 

2012년 3월, <UMF Miami 2012> 당시 아비치(Avicii)의 공연을 기억하는가? 2011년을 "Levels"의 해로 만들어버린 돌풍의 주인공이었던 아비치는 마돈나의 소개와 함께 헤드라이너로서 무대에 오르면서 급변한 그의 지위를 알렸다. 하지만 당시 마돈나의 "누구 몰리(Molly) 본 사람 없나요"라는 발언이 데드마우스의 신경을 긁고 말았다. 몰리는 여성 이름이기도 하지만 마약 MDMA를 칭하는 은어이기도 하다. 물론 당시 마돈나가 발매를 앞두고 있던 신보의 타이틀 <MDNA>를 지칭한 것일 수도 있다. 대부분의 팬들은 마돈나의 발언을 그다지 문제 삼지 않았지만 데드마우스는 달랐다. 그는 곧바로 키보드에 손을 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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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MF Miami 2012>에서 마돈나의 "Girl Gone Wild (Avicii Remix)"로 헤드라이너 공연을 시작한 아비치

 

그는 자신의 공식 사이트를 통해 마돈나에게 독설을 날렸다. "참 잘하는 짓이다, 마돈나. '누구우 몰리 본 사람 없나여~~'라고? <UMF>를 즐기는 젊은 음악 팬들에게 참 좋은 말씀을 해주셨군요. 역시 자선활동가다워. 그런 말 하니까 스스로가 트렌디하고 잘난 거 같냐? 너무 고개를 저었더니 머리가 아프다. 완전히 새로운 차원의 멍청함을 개척해낸 마돈나에게 찬사를 보낸다. 그녀의 경이로운 커리어와 그동안 보여준 모든 선행은 좋게 생각해줄 수 있지만, 방금 그 발언은 대체 뭐야? 제 딴에는 EDM 씬에 기여한다고 그러는 건가? <UMF> 관객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그거였어? 마약을 찾는다는 내용의 힙스터 토크? 멍청한 년, 좆까고 있네. 씨발."

 

속시원히 욕설을 퍼붓고 난 후 데드마우스는 잠시 후 "그래. 뭐, 이 경우는 내가 약간 리로이 젠킨스였지. 몰리가 MDMA고 마돈나 새 앨범이 <MDNA>니까 그 얘기였을 지도 몰라. 수록곡 얘기였나? 그래도 내가 볼 땐 다 똑같아. 내가 봤을 땐 EDM이랑 별 상관 없는 불필요한 홍보질이거든"이라며 덧붙였다.

 

다소 과격했던 그의 발언은 삽시간에 화제거리로 떠올랐다. 많은 팬들이 그의 의견에 동조하기도 했지만, 마돈나의 입장을 항변하는 사람들도 상당했다. 혼란스러운 분위기 속에 데드마우스는 자신의 텀블러 계정에 문제가 된 발언의 의도를 설명하는 글도 남겼지만, 그가 야기한 논쟁은 며칠 간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었다.

 

어쨌거나, 진정한 키보드 파이터는 상대가 아무리 전설적인 슈퍼스타라고 해도 주눅들지 않는 법이다.

 

 

"DJ들은 과대포장된 버튼 누르기 기계들일 뿐이다"

 

아마 데드마우스의 문제적 발언들 중 가장 유명한 사례일 것이다. 특히 단순한 디스가 아닌, 최고의 실력을 인정 받고 있는 아티스트이자 가장 확고한 영역을 구축한 EDM 퍼포머로서 EDM 공연에 대한 진솔한 생각을 장문의 글로 풀어냈다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를 갖는 경우다. 지난해 6월, 자신의 텀블러에 남긴 이 글은 거의 모든 EDM 관련 매체 뿐만 아니라, IT 기술과 제품을 주로 다루는 기즈모도(Gizmodo)에서도 특별히 허락을 구하고 별도로 보도할 만큼 큰 파장을 남겼다. 이 사건에 대해서는 별다른 설명이 필요 없을 것이다. 함께 전문의 번역본을 읽어보자.

 

우리 모두 '재생' 버튼을 누르지. 이건 비밀도 아니야. 일렉트로닉 댄스 뮤직에서의 소위 "라이브" 퍼포먼스의 경우, 우리가 고작 할 수 있는 건 그 정도밖에 없는 것처럼 보이는 게 사실이다. 무대매너의 문제도 아니고, 재능의 문제도 아니야. 정말이다. 내가 직접 EDM 공연의 실체를 알려주겠다. 당신과 더불어, 이 글 때문에 나를 미워하게 될 EDM 씬의 '버튼 누르는 기계'들 모두를 위해 말이야.

 

내 생각엔, 에이블턴 같은 것들에 대해 최소한의 지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시간 정도만 배우면 내가 공연에서 하는 것들을 스스로 할 수 있을 거야. 또한 비트매칭을 할 수 있는 정도만 되어도 누구나 EDM 공연에서 잘 나간다는 그 어떤 DJ들이 (구체적인 이름을 까지는 않겠다) 하는 일을 똑같이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제 설명해줄 테니 잘 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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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사진에 내가 보이지? 우스꽝스러운 마우스헤드(mau5head)를 쓰고 있지. 뭔가 노브를 돌리고 있는 거 같아 보이기도 해. 이게 어떻게 굴러가는지 말해줄게. 저 난장판 어딘가에는 컴퓨터가 한 대 있어. 그 컴퓨터에서 실행되고 있는 에이블턴 라이브에서 내 오리지널 트랙들이 어느 정도는 미리 믹스된 상태로 재생되고 있는 중이야. SMTPE 신호 (관련 기사: http://below.co.kr/index.php?mid=magazine_feature&page=2&document_srl=9395) 역시 같은 컴퓨터에서부터 조명/영상 콘솔로 전송되고 있어. 그래야 내 노래에 맞춰서 정확한 타이밍에 조명과 영상을 컨트롤 할 수 있거든. 이 모든게 진행되는 동안 MIDI 데이터도 컴퓨터에 연결된 여러 신스와 다른 잡동사니들로 송출되는 중이야. 어떤 신스는 내가 노래를 만들 때 사용했던 동일한 기계이기도 하고, 어떤 건 아니야. 어쨌든 난 이 기계들을 가지고 내 노래들을 "즉흥적으로" 변조할 수 있게 돼.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난 지미 헨드릭스고 이건 내 기타 솔로야" 모드를 시전할 수 있는 건 아니야. 앞서 말한 SMPTE 때문에 정해진 코스를 밟아줘야 하거든. 그렇기 때문에 어찌 보면 굉장히 잉여스러운 세팅이지. 하지만 중요한건 이게 정말 좆같을 정도로 안정적이라는 거야! 그리고 뻔한 얘기지만 난 지금까지 이런 공연을 수백 번을 해왔기 때문에, 최근 내 공연의 중점은 사실 새로운 비주얼과 노래를 추가해주는 정도에 그치고 있어.

 

이게 내 "라이브" 공연의 전부고, 지금 내 수준에서 내가 해낼 수 있는 최대의 "라이브"적인 무대야. 적어도 아직까진. 물론 앞으로 내 공연 레파토리는 진화할 것이고 갖가지 변화가 있겠지만, 핵심적인 요소들은 앞으로도 그대로일 거라고 본다.

 

내가 지겨운 건 바로 "내가 하는 게 없다고? 전혀! 무려 여섯 개의 테이블 위에 장비들이 설치되어 있고 난 이것도 하고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고 저것도 하고 그런다고!"라고 외치는 애들이다. 난 고작 랩탑이랑 MIDI 컨트롤러들을 펼쳐 놓고 트랙들을 선곡해서 스페이스 바 누르는 게 나의 "라이브" 공연이라는 걸 아무 부끄러움 없이 말할 수 있어. 그리고 에이블턴이 내 똥들을 알아서 싱크해준다. 그러니 비트매칭 스킬도 쓸모가 없지. 개인적으론 과연 비트매칭을 "스킬"이라고 할 수나 있는지도 의문이고. '하나, 둘, 셋, 넷'까지 숫자를 셀 줄 아신다고요? 참 멋지세요. 내가 3살 때 이미 그 마스터한 기술이니까 그거 가지고 으스대지마라, 제발.

 

나의 스킬, 그리고 프로듀서들의 스킬이 빛을 발하는 곳은 따로 있어. 빌어먹을 스튜디오 안에서, 그리고 오리지널 릴리즈들을 통해서지. 그게 진짜 의미 있는 거야... 요즘들어 이 "EDM"이 크게 인기를 끌고 있는데, 사람들이 무대 위의 DJ를 보며 그가 새로운 오리지널 트랙들을 즉석에서 뽑아내고 있다고 착각하지 말았으면 좋겠단 말이야. 내가 아는 그 어느 "세계 최고의 DJ"들조차도 그러지는 않으니까. 물론 나도 포함이야.

 

EDM 공연을 정말 미치도록 멋진 것으로 만드는 진짜 원동력이 뭔지 알아? 바로 당신들이야. 음악, 조명, 그리고 다른 사람들과의 추억을 나누기 위해 공연을 찾는 팬들. 우리는 공연을 가능케 하는 조건과, 멋진 조명효과와, 당신네들처럼 멋진 사람들을 더 많이 공연장으로 이끌어오기 위한 수단을 만들어낼 뿐이야. 바로 프로듀싱을 통해서 말이지. 단지, 스튜디오가 아닌 무대 위에서 딱히 하는 것도 없는 주제에 그게 뭔가 특별한 걸 해내는 거라고 주장하는 게 정말 날 빡치게 해.

 

 

"마야인들이 예언한 종말은 분명 이거였을 거야..."

 

대부분의 EDM 팬들이, 어쩌면 모든 EDM 팬들이 하나로 단결해 데드마우스를 지지할 수 있는 단 하나의 발언이 있다면 바로 이것이 아닐까. 마야인들의 예언대로 2012년 12월 21일 지구가 종말할 것이라는 세계 종말 신드롬이 일었던 2012년이 절반 정도 아무 탈 없이 흘러가고 있을 무렵, 많은 EDM 팬들은 '어쩌면 그들이 맞을지도 몰라'라고 생각했을 거다. 당시 한동안 네덜란드 출신의 스타 하우스 DJ/프로듀서 아프로잭(Afrojack)의 뒤를 따라다니며 EDM 문화를 즐기던, 힐튼 호텔의 상속녀이자 이 시대 최고의 셀레브리티 패리스 힐튼이 드디어 DJ로 데뷔했으니. 데드마우스는 이 떡밥을 놓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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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말했듯이 이제 다 끝났어. 고맙다, 아프로잭. 정말 정말이야. 네가 짱이다. 고마워. 위안이 될 지 모르겠지만 마야인들은 이 꼴이 날줄 알고 있었지."

 

이때만큼은 대부분의 팬들이 한마음이었던 것으로 기억되는 순간이다.

 



 

융단폭격 #1: 마돈나, 데이빗 게타(David Guetta), 스크릴렉스(Skrillex)

 

데드마우스는 대부분의 경우 개별적인 사건이나 이슈에 대해 짤막하게 단타를 날리기도 하지만, 인터뷰에서는 다수의 아티스트들을 한꺼번에 언급하는 경향이 있다. 롤링스톤(Rolling Stone) 매거진의 2012년 7월호에 실린 데드마우스의 인터뷰에서 펼쳐진 향연이다.

 

"데이빗 게타의 공연은 아이팟 두 대를 믹서에 연결해놓고 그냥 트랙을 재생만 하는 거 같다. '에이콘(Akon)이랑 콜라보한 노래야. 체크 잇 아웃!'" (참고로 데이빗 게타는 인터뷰를 통해 다음과 같이 맞섰다. "내가 공연을 할 때 당신들이 듣는 건 내가 만든 노래들이다. 릴리즈되지 않은 트랙들도 있다. 그리고 내가 플레이하는 모든 노래들은 다른 노래의 특정한 부분들과 합쳐서 유니크한 것으로 재탄생 시키기도 한다. 라디오에서 듣는 그대로를 틀지 않는다. 일렉트로닉 사운드에, 소울풀한 코드를 쓰고, 록의 코드와 어반 뮤직의 멜로디를 신나는 비트와 섞는 것이다. 다양한 세계의 최고만을 골라 하나로 만드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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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링스톤 2012년 7월호 커버 

 

"스크릴렉스도 딱히 기술적으로 복잡한 공연을 하는 게 아니다. 그냥 랩탑 한 대에 미디 장비. 하지만 중요한건 자기 노래를 존나 튼다는 거지. 신이시여, 감사합니다. 드디어 대중들이 아티스트들이 뭘 하는 게 옳은 지 깨닫고 있어요. 물론 아직도 50만 달러나 받아먹는 버튼 푸셔들이 있다. 나만 버튼 푸셔가 아니란 얘기는 아니다. 다만 난 훨씬 많은 버튼들을 누른다."

 

"'힙'하고, '쿨'해지고 싶은 건 알겠는데 '펑키 할머니'까지 노리는건가? 좋다. 물론 나 같은 놈이 마돈나가 퇴물이라고 말할 처지는 못 된다. 하지만 이쪽 세계에 한 다리 걸치고 싶다면 조금 더 세련된 방법으로 할 순 없냐는 거다. 마돈나가 나보다 수백만 명은 더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고, 내가 아무리 성공해봤자 마돈나 커리어에 비하면 새발의 피겠지. 하지만 마치 블루스 공연에서 노예제도 떡밥을 던지는 거나 마찬가지였다. 부적절했다는 얘기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데드마우스는 최근 EDM이 공식화 돼버렸다고 한탄했다. "그냥 120BPM 언저리에서 박자마다 좆같은 킥 드럼만 꼬박꼬박 박아넣더라."

 

 

융단폭격 #2: 스웨디시 하우스 마피아(Swedish House Mafia), DJ 블렌드(DJ Bl3nd), 칸예 웨스트(Kanye West) 등

 

바이브(VIBE) 매거진 2013년 2월/3월호의 커버 스토리로 실린 데드마우스의 인터뷰가 많은 화제를 불러모았었다. 당시 Below에서도 뜨거운 반응이 있었던 소식이기도 했다. 아비치의 매니저에서부터 칸예 웨스트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아티스트들에 대해 자신의 솔직한 이야기를 털어놓아 관심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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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브 매거진 2013년 2월/3월호 커버

 

"힙합의 경우 무대에 12명이 족히 넘는 멤버들이 우르르 올라 가서 공연하는 걸 수도 없이 봐왔다. 대체 그렇게 많이들 공간 차지해놓고 뭐 하는 건가? 그걸 보면 이쪽의 스웨디시 하우스 마피아 새끼들이 생각난다. CD로 노래 하나씩 트는 주제에 세 명이 올라가 있다. 내가 볼 땐 순전히 지랄 발광이다."

 

"EDM은 이제 'Event Driven Marketing(공연 주도형 마케팅)'이다."

 

"이 바닥의 문제점이 뭔지 아나? 예전에는 이 씬에 속한 모두가 친구가 되지 않으면 살아남는 것이 불가능했고, 콜라보레이션 작업 같은 것 없이는 씬이 결속되기가 힘들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 어떤 장르보다도 돈냄새가 강하게 풍긴다. 문제는 이제 웬만해선 저마다 꼴리는대로 음악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음에도, 여전히 '우리는 EDM 공동체'란 스타일로 엉겨 붙으려는 경향이 있다. 난 그 표현이 너무 싫다."

 

"아비치의 'Levels'가 히트를 친 걸 보면 한편으로는 아비치가 안쓰러워서 나까지 기분이 구려진다. 게다가 그의 잘못도 아닌 문제다. 그가 'Levels'를 내놨을 때, 노래가 참 괜찮다고 생각했다. 주목을 끌만 했다. 하지만 나는, 그래 무려 데드마우스인 나는 아비치의 다른 노래 제목을 하나 대보라고 하면 아무것도 생각이 나지 않는다."

 

"아비치의 커리어에 관한 주도권이 아비치에게 있다는 느낌이 안 든다. 그를 둘러싼 매니지먼트가 문제다. 아비치, 넌 정말 매니저를 잘못 만났어."

 

"<코아첼라(Coachella)>에 참석했을 때 아비치의 매니저와 내 레이블 소속인 피드 미(Feed Me) 사이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다. 피드 미는 정말 쿨한 사람인데 기분이 제대로 상해있었다. 만약 내 매니저가 다른 아티스트들과 마찰이나 일으키고 나댄다면 난 당장 그 좆같은 새끼를 해고할 것이다."

 

"랩퍼와 함께 새로운 무대를 연출해야 한다면... 그 씨발 칸예 웨스트 말고는 아무나 괜찮을 듯. 난 그가 존나게 싫다. 너무 애쓰는 타입이라고 해야 하나?"

 

 

"<UMF>는 미쳤다"

 

대부분의 DJ들은, 특히 규모가 큰 페스티벌 무대일 경우 더더욱, 트위터나 페이스북을 통해 팬들에게 공연을 홍보하고, 자신의 공연을 보러 오라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 보통이다. 유명 DJ들의 트위터를 팔로우하는 독자라면 잘 알 것이다. 공연이 시작하기 전엔 늘상 "오늘 밤 너무 기대 돼! 다들 이따 봐!", 공연이 끝난 직후나 다음날엔 "와우! 어제 정말 대단했어. 너희들이 최고야! 가까운 미래에 또 올 수 있으면 좋겠어!" 등등.

 

하지만 자신이 무려 헤드라이너로 무대에 서게 된 페스티벌을 향해 12분 짜리 디스 영상을 유투브에 올리는 DJ는 아마 데드마우스가 처음이자 마지막일지도 모른다. 2012년 말에 공개된 이 영상의 원본은 안타깝게도 이제 존재하지 않는다 (혹시 다른 소스가 있다면 제보해주기 바란다). 유투브에서 해당 동영상을 재생하려고 하면 "이 동영상과 연결된 유투브 계정이 해지되어 동영상을 더 이상 볼 수 없습니다"라는 메시지만 나올 뿐이다 (링크: http://www.youtube.com/watch?v=dtD8mpWVh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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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드마우스의 수줍은 미소, 제드(Zedd)의 자상한 미소 (<UMF Miami 2013>) 

(제드가 핑크게이라고 불리는 이유. 깨알같은 Aperture Laboratories)

 

물론, 당연하게도 각종 매체에서 이 영상에 대해 상세히 보도한 덕분에, 문제의 영상에서 데드마우스가 이번에는 어떤 독설을 내뱉었는 지 잘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발언의 요지를 간추려 보자면 다음과 같다.

 

"내게 있어 <UMF>는 '광기' 그 자체야. 매년 똑같은 똥을 싸지르면서 매번 다른 향기가 나길 바라지. 물론 페스티벌 자체는 재밌고 '쿨'해. 그러니 아직 한 번도 가보지 못했다면 꼭 가봐. 하지만 매년 마이애미로 가는 사람들은 이해가 안 가. 대체 왜 또 가는데? VIP 티켓이 595 달러씩이나 한다고? 거 참, 얘네들 떼돈 벌겠는데?"

 

"난 이 '페스티벌'스러운 게 존나 싫어, 알아? 물론 그 중 멋진 것도 있지만 다른 것들은 정말 별로야. 이젠 너무 과하다는 생각이야. 예전에 컨퍼런스 (<UMF>와 같은 시기에 역시 마이애미에서 개최 되는 댄스 뮤직 컨퍼런스인 <윈터 뮤직 컨퍼런스>를 말한다) 기간 동안만 <UMF>를 하던 시절엔 정말 굉장했지. 하지만 요즘 참 좆같은 현상이 벌어지고 있어. 당신이 헤드라이너 DJ라고 가정해보자. 그럼 <UMF> 주최측은 당신한테 <UMF>에만 독점 출연하는 조건으로 엄청난 돈을 줄 거야. 뭐, 당신이 그 한 단계 아래 레벨이라면 문제 될 게 없는 얘기지만, 예전의 <윈터 뮤직 컨퍼런스>는 DJ들한텐 크리스마스나 다름 없었다고. 왜냐하면 마이애미에서 일주일 동안 노는 것도 모자라서, 그 일주일 안에 최소 8개의 공연에 쉽게 섭외될 수 있었거든."

 

"게다가 요즘 페스티벌들을 보면 이미 전세계를 돌며 공연을 하는 사람들을 불러다가 누구 오줌이 멀리 나가나 경쟁하는 거 같아. 그렇게 많은 헤드라이너급 아티스트들을 섭외하면 무대 프로덕션만 좆같이 어려워져. 문제는 북미 지역의 모든 메이저 페스티벌들이 다 이 꼴이라는 거지. 참 더럽지만, 아티스트들은 페스티벌 프로그램 짜는 주최 쪽과도 싸워야 되고, 다른 아티스트들과도 싸워야 되고, 더 좋은 타임에 공연을 따내기 위해 신경전을 벌여야 돼."

 

결론을 말하자면 장장 12분 동안 <UMF>를 향해 비판을 쏟아내는 이 영상은 머지 않아 유투브에서 삭제 됐고, <UMF> 측은 이 사건에 대해 아무런 입장도 밝히지 않았으며, 데드마우스는 예정대로 <UMF Miami 2013>에서 헤드라이너로서 환상적인 세트를 선사했다.

 

 

 

우리의 카타르시스, 데드마우스

 

독일의 철학자 니체는 "우리는 어떤 의견이 전달 되는 어조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종종 그 의견을 거부하곤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실제로 우리는 어떤 논쟁에 있어서 상대방의 '말투'를 문제 삼는 장면을 자주 보곤 한다. 공격적이고 냉소적인 톤 때문에 감정이 상했다며. 하지만 어조와 주장의 옳고 그름은 서로 별개의 이야기가 아닌가. 욕으로 가득한 독설을 예절의 문제로 넘겨 비난할 순 있어도, 그 안에 담긴 내용의 본질이 문제를 정확하게 비판하고 꼬집고 있어 논리에 문제가 없다면 수용되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다. 물론 판단은 각자의 몫이다.

 

다만 데드마우스는 괴팍한 장난기 가득한 키보드 파이터의 모습을 유지하면서 즐거움 (혹은 불쾌감)을 선사하지만, 때로는 예리하게 핵심을 짚는 독설로 현재 EDM 씬을 바라보는 자신의 확고하면서도 타당한 관점을 서슴 없이 드러내며, 결과적으로 EDM 팬들은 물론 아티스트 및 관계자들로 하여금 오늘날 EDM 씬이 내포하고 있는 여러 문제들에 대한 건설적인 고민을 시작하게 만들고 있음이 분명해 보인다.

 

거의 모든 정상급 EDM 아티스트들이 하나 같이 치밀하게 기획된 마케팅으로 이미지를 만들고 관리하는 시대에, 자신의 지위는 신경 쓰이지 않는다는 듯이 하고 싶은 모든 말을 속시원히 내뱉는 그의 존재가 다행스러운 이유다.

 

 

 30.jpg

 

 

 

6개의 댓글

2014.02.09
http://below.co.kr/magazine_feature/43307
출처!
0
WTF
2014.02.09
머싰다
0
2014.02.09
개인적으로 다펑만 안 건들면 됨 ㅇㅇ
0
2014.02.09
@명의 애들엄마
다펑이 즐거움을 위해 데드마우스 노래를 듣진 않는다고 했는데.. 이거 디스인가?
EDM이 DJ 이름인줄 알았다네ㅋㅋ
0
2014.02.09
나도 다펑만 안까면 상관없음
다른 일렉음악들은 가볍게 듣을수있고 좋긴한데 오래듣지는 못하겠음
이렇게 쓰면 다들 반발심에 지랄할지도 모르겠지만 내 솔직한 감상을 말하자면 왠만한 일렉음악은 아이돌음악까지는 아니더라 비슷한 수준으로 오래들을만한건 거의 없다고봄
0
2014.02.10
@Sananda
취존ㅇㅇ
나도 오래들을 노래는 발라드같은거라고 생각했는데 EDM을 벌써 한 십년째 듣는다
그냥 나한테 맞는듯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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