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들어가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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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은 러시아가 점령한 지역에 대해 합병하겠다고 발표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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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지역은 러시아에서 크림반도로 이어지는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이고 구체적으로는 헤르손, 자포리자, 도네츠크, 루한스크 4개 지역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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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미 점령지에서는 러시아 돈이 사용되며 사회전반적으로 러시아의 체계가 들어오고 있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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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체계나 교육체계 등 학교나 관공서에서는 이미 러시아 공무원이나 교사들이 앉아있는 상황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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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상징적으로 점령지의 주민들에게 러시아 여권을 발급해주면서 해당 지역의 합병에 대한 사전준비를 하고 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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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게이 라브로프 외교부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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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외교부장관인 세르게이는 점령지역에서 물러날 생각이 전혀 없으며, 점령지는 협상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단언하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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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각 점령지역은 우크라이나 혹은 러시아 중에 어떤 나라에 속할 지 스스로 정할 권리가 있다고 말하기도 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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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합병의 합법성을 갖추기 위한 말장난에 불과하지만 문제는 장난이 아니고 진심이라는 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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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이 글을 보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게 뭔 개소리라고 생각할거고 국제사회 역시 똑같이 생각하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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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2014년에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합병할 때 똑같은 과정을 겪었는데 러시아는 성공적으로 합병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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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는 성공적이었던 크림반도의 사례를 따라서 4개의 점령지에서도 합병을 진행할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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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회는 인정하지 않겠지만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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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나는 러시아의 이런 행위에 대해 옳고 그름을 따지기보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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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러시아는 이런 행동을 하는지, 러시아가 합병을 통해서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싶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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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합병하려고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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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묻는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당연히 그게 전쟁의 목적이었으니까"라고 말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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틀린 말은 아니지만 너무 단편적인 시각이고 "그냥 러시아는 나쁜 놈들이라 그럼 ㅇㅇ"에 불과한 답변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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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우크라이나 동부의 도네츠크과 루한스크주는 괴뢰국가를 수립하고 러시아가 간접지배하고 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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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새롭게 점령한 지역도 그냥 말 잘듣는 괴뢰국 수립하고 간접지배하는게 훨씬 편한 방법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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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림반도처럼 흑해로 나아가는 해상요충지고 해군기지가 위치한 것도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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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러시아는 굳이 합병을 통해 직접지배를 시도하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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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도 "합병"이 21세기 국제사회에서는 1도 안먹힐 단어라는걸 모르진 않았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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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왜 굳이 무리하면서 "합병"이라는 선택을 한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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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두 가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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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합병이라는 선택을 한 것은 크게 2가지 이유때문이라고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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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마이너한 이유부터 짚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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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러시아는 각 점령지에 러시아 말 잘듣는 친러 우크라이나 엘리트를 주지사로 임명한 상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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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으로 치면 일본말 잘 듣는 엘리트출신 친일파들이 장관자리 차고 있는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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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친러성향이지만 어찌되었든 우크라이나 사람, 그것도 자기나라를 배신한 사람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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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료로서의 경험도 없고 점령지 통치에 필요한 지식도 없는데 게다가 현지민심을 얻을 수 있는 인원들도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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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우선 앉혀는 뒀지만 러시아가 봐도 장기적으로 오래 쓸 사람들은 아니란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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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들 갈아치우고 러시아 관료들을 앉혀놔야 푸틴이 좀 안심하지 않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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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단순히 러시아 관료 앉혀둔다고 점령지 통치를 갑자기 잘하지는 못할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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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점령지에 대한 확실한 통치와 지배를 위해 간접지배가 아닌 러시아의 직접지배, 즉 합병을 선택하는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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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령지가 아닌 러시아의 영토가 된다면 중간에 귀찮은 과정이 사라질테니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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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랗게 동그라미친 곳은 우크라이나가 반격으로 되찾은 영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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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 글의 주제가 되는 또다른 이유는 러시아군이 그 어떤 점령지에서도 확실한 통제력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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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최근 우크라이나가 동부에서 많은 영토를 탈환하면서 러시아의 장악력에 큰 타격을 입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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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의 반격을 막아내는 걸로도 이미 한계상황에 내몰려 있어서 점령지 안정에 신경쓸 여유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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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푸틴 입장에서는 군대가 실패한 일을 정치적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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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러시아 내부의 강경파들은 군의 이러한 실패에 분노하며 보다 강경한 대응을 원하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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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으로서는 강경파의 불만을 달래거나 혹은 이용하기 위해 충격과 공포라는 선택을 고려하게 될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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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정치적으로 해결한다는게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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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핵무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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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러시아가 점령지에서 주민투표를 마치고 합병을 완료한다면 전쟁은 비가역적인 새로운 단계로 넘어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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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하면 합병이 된 '자국영토'가 침략받는다면 러시아는 전술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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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더이상 특수군사작전같은 말장난 집어치우고 공식적으로 전쟁을 선포할 수도 있고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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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자원이나 남자를 끌어다가 꼴아박고 있지만 공식적으로 전쟁이 선포되면 말그대로 총력전으로 바뀌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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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은 핵으로 엘리전이 되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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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푸틴이 핵무기를 사용하겠다는건 우크라이나가 아닌 서방세계가 보라고 꺼내는 카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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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으로 비교하자면 서방세계는 판 자체를 러시아에게 불리하고 만들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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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그냥 판 돈 포기하고 '다이 OR 홀드'하면서 포기하기를 바라는 상황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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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판 돈을 걸었지만 자기 패가 불리한 상황이라면 그냥 이 판은 접고 다음판 노리는게 합리적인 선택이니깐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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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러시아가 게임의 판 돈을 올리면서 '올인'을 선언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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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껏 불리하게 만들어놨더니 핵이라는 새로운 카드를 가져오면서 쫄리면 뒈지시든지 이러고 있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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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에 서방세계가 여기에 콜!하면서 똑같이 올인해버리면 그건 악몽같은 핵전쟁의 시작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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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으로서도 핵전쟁은 솔직히 조금 후달리고 러시아도 이걸 알고 쫄?하는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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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서방도 판돈을 적게 걸지는 않아서 이제와서 '다이'하기에는 좀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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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나 나토가 이제와서 핵무섭다고 물러나기에는 체면이란게 있으니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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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서방이 가진 패가 러시아보다 유리한 것 같은데 정말로 러시아가 핵을 사용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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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러시아의 블러핑에 속는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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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러시아의 2인자인 메드베데프는 이렇게 말하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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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병된 영토를 지키기 위해 러시아는 그 어떤 수단이라도 사용할 것이며 이는 전략핵무기도 포함된 것이다.

러시아는 길을 정했고 절대로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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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러시아는 이렇게 말하겠지만 서방으로서는 여전히 이게 진심인지 블러핑인지 알 수가 없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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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핵능력이 있는건 분명하지만 그걸 사용할 의지가 있는지는 푸틴만 아는거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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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이번 합병이 마무리되는 순간 서방과 러시아의 도박장이 열린다고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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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패를 숨긴채로 불러핑으로 상대를 흔들고 서로 상대가 '다이'를 외치길 바라는 모양이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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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그대로 치킨게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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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좋은건 둘다 다이를 외치고 서로 대화하는 것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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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선생님이 초딩 둘 붙잡고 서로 손잡고 화해해!하는 수준이니깐 말도 안되는 소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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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 중 하나가 포기하고 '다이'를 외치면 생각 외로 싱겁게 끝나겠지만 누가 포기할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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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무서운건 둘 다 올인에 콜하고 서로 상대의 패를 까보는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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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거야말로 국제정치적 재앙이 될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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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과 달리 국제정치에서 올인한 상대의 패를 확인한다는 건 승자는 없고 오직 폐허만이 존재할테니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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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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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전쟁에서 승자는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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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호확증파괴전략은 말그대로 MAD한 전략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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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이기기 위한 전쟁이 아니고 같이 죽자는 동귀어진이 목적이기 때문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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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러시아로서도 올인은 너무 위험한 도박이고 가능한 피하려고 할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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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도 서방과의 갈등이 더 격화되는게 마냥 좋은건 아니니깐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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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투표결과에 따른 합병을 조금 늦추거나 하는 식으로 조정되는 부분이 있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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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하면 모든건 러시아의, 아니 푸틴의 판돈을 올릴지 말지 판단에 달린거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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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달에 예비군 가는 입장으로서 핵전쟁은 안났으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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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로 커뮤가 시끌시끌하길래 짧게나마 올려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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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줄요약

1.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점령지 합병은 현상황에서 되게 무모한 시도임

2. 서방으로서는 불리한 판 만들고 러시아가 적당히 물러날 줄 알았는데 갑자기 핵카드 꺼내면서 올인하는 상황

3. 러시아가 쫄?하는데 그렇다고 콜!하자니 핵전쟁임

4. 하지만 우리는 언제나 그랬듯이 방법을 찾을 것이다

 

1줄요약
푸틴 : 쫄?

 

원본 : https://blog.naver.com/chatho1103/2228917267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