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유형별 예능인 분석

+ 이하에서 다룰 내용은 예능에서 빅재미를 안겨주는 인물들의 유형 분석으로, 구사하는 개그 스타일을 기준으로 분류되었다. 따라서 개그 외적인 부분에서 영향력이 큰 유재석이나 강호동 등의 진행자 유형, 또는 윤종신 류의 서포터 유형은 제외하었다. 사실 이들 진행자들에 대한 분석자료는 너무 많아서 쓰는 입장에서도 별로 흥미가 없다.

 

아티스트 형(감성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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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예술가가 영감에 의해 작품을 짓듯, 이들도 말로 표현하기 힘든 순간적인 촉으로 개그를 짓는다. 가변적 상황을 포착하는 천부적인 재능을 요구하기에 숫자도 드물고 아무나 따라할 수도 없다. 이 유형의 대표격인 신동엽과 유세윤이 무명 시절 없이 데뷔하자마자 곧장 인기 스타로 올라선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같은 개그를 쳐도 뭔가 번뜩이는 재치가 있다.

 

대화의 흐름과 분위기를 파악하는 능력이 탁월하여 그 수위에 알맞은 적당한 개그를 던져서 공감을 이끌어낸다. 덕분에 연기나 꽁트에도 능하다. (남자들도 물론 좋아하지만) 특히 여자들이 선호하는 깔끔하고 비폭력적인 개그를 구사한다. 일상생활에서 여자들에게 '센스있고 유머감각 있다'는 얘기를 듣는 사람이 있다면 대체로 이쪽 유형에 속한다고 보면 된다.(자신이 재밌는 사람이라고 자처하는 많은 남자들이 여자 앞에서 빛을 못 발하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묘하게도 실제 예술가만큼이나 감수성도 풍부해서 실제 모습에선 어두운 면을 동시에 갖고 있다. 겉으로는 더없이 유쾌해보이지만 내적으론 사회와 불화하고 있다는 고독감을 안고 있는 듯. 유세윤의 감정기복이 좋은 방향으로 흐른다면 진지한 면을 발전시켜 한국의 기타노 다케시로 성장할지도 모르는 일.

 

 

 

저널리스트 형(지성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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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들 '독설가 형'으로 부르곤 하지만 단순 독설과는 다르다. 이들이 가장 경계하는 것이 맥락없는 독설이다. 이들 화법의 기저에는 배경지식, 사실관계, 논리, 개연성이 깔려있다. 신문에 나올법한 풍자나 비유를 주로 사용하기에 탄탄한 어휘력과 적절한 언어감각이 뒷받침되어야 가능하다. 상대의 아픈 곳을 예리하게 찌르는 차갑고 시크한 장르. 때문에 호불호가 갈리는게 당연하다.

 

이 분야를 사실상 홀로 개척한 것은 단연 김구라다. 양복 입은 채로 꺼림직한 질문을 눈 하나 깜짝 않고 던지는 일종의 '기자 정신'을 지니고 있던 것이 성공요인. 그의 능력에 있어서 드립을 치는 '액티브 스킬'만큼이나 남의 개그를 받아들이는 '패시브 스킬'이 중요하다. 작은 웃음에 같이 웃어주면 저널리즘 본연의 긴장감을 상실하기 때문에 정색과 무시로 일관하는 것이 특징이다. 한편 개그맨으로서 남의 개그를 평가/비평한다는 점에서 '메타 개그맨'이라고 불러도 무방하다. 

 

공격적 성향이 강한 탓에 아티스트 형 개그와는 상충되는 면이 있다. 한 쪽은 지성으로, 한 쪽은 감성으로 유머에 접근하기 때문에 호흡이 어긋난다.(김구라와 신동엽이 같이 나와서 망한 화신이 대표적) 이경규는 아티스트와 저널리스트 성향 모두를 지닌 흔치 않은 유형으로, 요즘은 힐링캠프에서 과감한 인터뷰어의 역할을 해내고 있다.

 

 

 

플레이어 형(본능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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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 자체가 재밌는 유형. 그냥 방송국 가서 늘 하던대로 놀다오면 빵 터진다. 4차원이나 돌아이 같은 말보다는, 그래도 뭔가 있어보이는 '플레이어 형'으로 이름붙여 보았다. 그렇다고 이들이 무턱대고 돌출 행동을 하는건 아니고, 흐름과 정황 속에서 어느 정도는 계산되어 있다. 들이댈 때와 들이대지 말아야 할 때를 잘 아는 이들만이 플레이어로서 성공할 수 있다.사실 실시간 이슈가 되는 대다수의 예능인들이 여기에 속한다.

 

앞선 두 유형과는 달리 플레이어 형은 본래 자아의 모습과 방송에서 드러나는 모습 사이의 간극이 그리 크지 않다. 이로써 자신이 하나의 캐릭터 내지는 희극배우가 된다. 빈틈이 자연스럽게 드러나기 때문에 시청자들에게 친숙함과 감정이입을 이끌어낼 수 있다. 게스트로 출연해도(혹은 게스트일 때가 더) 재밌다. 즉각적인 웃음을 이끌어낼 수 있는 반면 캐릭터로 한번 고정되면 조금씩 진부해지기 때문에 롱런하기 어려운게 단점. 

 

생각이 많아지면 이들의 개그도 끝이다. 무논리나 반지성주의로 끝까지 밀고나가야 한다. 감정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아티스트 형과도 잘 맞는 한편(유세윤-장동민), 똑똑한 저널리스트 형과 계속 충돌하는 묘한 캐미를 이끌어낸다.(김구라-신정환/김흥국) 

24개의 댓글

2013.12.29
왜 과학?;
0
2013.12.29
@우루사
과학적 분석이어서ㅎ
0
2013.12.29
@고탱자
이게 어떻게 과학적 분석이야;
인문학적이면 모를까;
0
2013.12.29
@우루사
그냥 넘어가주면 안대냐ㅠ
사실 나 철학과다님ㅎ
0
2013.12.29
@고탱자
오오 철학이 밥먹여주냐?
라는 책을 본것같음ㅋ

아 나도 학점 남으면 인문학 신청해볼까...

일단 복학부터;
0
2013.12.29
@우루사
막상 철학전공과목 들으면 노잼이다
스터디같은것부터 참여해봐 여자애들 많은곳으로다가
0
2013.12.30
@우루사
인문학을 인문과학이라고도 해.
0
2013.12.29
ㅋㅋ니가 쓴거냐? 짧지만 공감할 수 있는 강렬한 글 잘봤다 ㅋㅋ 철학과라 그런가 글도 잘쓰네 ㅋㅋㅋ
0
2013.12.29
@Eluphant
ㅇㅇ자작.
본격 개그평론가 해볼기세
0
2013.12.29
@고탱자
ㅋㅋ니 블로그에서 글 읽고 있다 재밌는 글 많네 ㅋㅋ
0
2013.12.29
@Eluphant
ㅋㅋ정보수집력보소
0
2013.12.29
신주작은 왜 저 사진이냨ㅋㅋㅋ
유재석도 감성형인가
0
2013.12.29
신동엽이랑 흥궈甲이 나랑 코드맞는듯

동엽신은 드립 타이밍 잘재고 흥궈갑은 썰풀고하는 토크쇼에서 빛을 바라는듯
0
2013.12.29
나 철학과 지망생인데 ㅋㅋㅋ
난 저널형인듯
0
2013.12.29
나처럼 아예 재미가 없는 인간은 어떻게 해야되냐
리얼 드립 한 백개쳐서 한두개만 반응 나오는 수준임
0
2013.12.29
@남자맨
드립욕심을 버리고 남의 이야기를 잘 이끌어내어 들어줘라

유머감각 뛰어난 사람만이 환영받을 것 같지만 세상에 자기 얘기 잘 들어주는 것만큼 반가운 사람도 없다. 여자는 특히 그러함.
0
2013.12.29
진짜 잘썼네
0
2013.12.29
강호동이랑 유재석이 대표적인 국민MC인데 둘은 완전히 다른 유형인듯
유재석은 전체적으로 이끌고나가고
강호동은 그날그날 가장 재밌는 한사람을 정해서 철저히 그사람이 이끌어가게 하는 유형
0
2013.12.29
이런거 좋아 좋아
0
2013.12.29
김구라 방송 안 했으면 좋겠다
0
2013.12.30
왜 신정환만 병상짤?ㅋㅋㅋㅋ
0
G1
2013.12.30
신정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0
2013.12.31
유재석은 진행능력도 너무 좋지만 가장 뛰어난 점을 뽑자면 리액션을 참 잘 하는거?
0
2014.01.02
김흥국은 보기만 해도 터진다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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