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소련 서기장이 바라보는 서방과 러시아의 갈등

0. 들어가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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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와 서방은 계속해서 대립하고 있으며, 전쟁은 장기전으로 변하고 있어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각 국가들은 자신의 입장에 따라 다르게 인식하며 어떤 행동이 자국에 이익이 될 지를 고민하고 있어

물론 이건 국가들의 입장이고 우리같은 개인들은 국익보다는 도덕론에 기반해서 러시아를 비판하는 경우가 많아

그리고 커뮤니티를 보다보면 가끔 '역시 소련놈들은 상종 못할 놈들이다'라는 반응이 있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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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들으면 그럴듯하긴한데.. 진짜 소련까지 거슬러 올라가야하는건가? 그냥 러시아가 나쁜거라고 해도되지 않나?

근데 또 이런걸 알아보는게 재밌으니깐 한번 알아보자

다만, 소련은 이미 20세기에 붕괴한 국가고 소련인민이라 할 지라도 다 성격이 다를테니깐 누구한테 물어봐야할까?

소련대빵정도면 대표성도 있고 실제로 결정하는 사람이니깐 괜찮은듯

그리고 찾아보니깐 소련대빵이 현재 러시아와 서방의 대립을 어떻게 보는지 인터뷰한게 있더라고?

근데 소련대빵이 누구냐고?

 

 

소비에트 연방의 마지막 서기장이자 소련의 개혁개방과 붕괴를 지켜본 역사의 산증인

조금 나이가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는 유명한 사람이지만, 2030들은 모를 가능성 큰 사람

다들 역사 속의 인물로 알지만 아직까지 멀쩡하게 살아있는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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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하일 고르바쵸프 ]

 

고르바쵸프를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그냥 소련독재자고 대충 김정은같은거 아님? 하겠지만

고르바쵸프는 소련을 개혁하고자하며 서방과의 관계를 개선했기에 서방세계로부터 상당히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어

그리고 2019년에 BBC와 '서방과 러시아의 대립'이라는 주제로 인터뷰를 했어

이 인터뷰를 통해 그가 현재의 대립을 어떻게 보고있으며 어떤 패러다임을 가지고 있는지 알아볼거야

다만, 그가 누구이며 어떤 삶을 살았는지 알아야 인터뷰를 온전히 이해할 수 있기에 우선 그의 일생부터 보자

 

1. 일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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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고르바쵸프가 처음부터 공산당 집안은 아니었고 그냥 농사꾼이었음

다만 농사꾼은 농사꾼인데 미친놈마냥 일했고 나중에는 모스크바까지 소문이 날 정도로 수확을 많이 하는거야

당시 소련정부는 인민들이 본 받으라는 의미로 인민영웅훈장을 수여했는데, 이게 고르바쵸프의 인생을 바꿨어

영웅훈장을 받는 순간 고르바쵸프는 무서울 게 없었지

평소에 대학에 가서 공부를 하고싶었는데 훈장도 받았겠다 모스크바 법대 문 발로 차고 들어갔지.

누가 영웅을 막겠어

물론 입학이 비정상이었지만 공부 자체는 잘했고 이후 정치인으로서의 커리어를 밟아나갔어

영웅훈장도 있겠다, 눈치도 있고 운도 있어서 모스크바 중앙공산당까지 금방 승승장구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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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의 브레즈네프 서기장, 옆에 헤이아치컷을 하고 있는 안드로포프 서기장

그러다가 1982년 브레즈네프 서기장이 병으로 죽었어

워낙 평소부터 골골거려서 다들 그러려니하고 다음 서기장을 누구할까하고 보니 고르바쵸프도 있네?

근데 그 당시에 고르바쵸프는 끽해봤자 50대라서 너무 젊다는 이유로 탈락하고 안드로포프라는 노인이 서기장이 되었어

물론 안드로포프는 사실상 고르바쵸프의 빽으로 고르바쵸프를 팍팍 밀어줬지만 나이가 너무 많았어..

서기장 취임하고 약 1년정도를 살아있었는데 여기서도 절반은 병원에서 사경을 헤매고 죽었지

그 다음에 취임한 체르넨코 서기장은 애초에 70대 노인이었고 취임식부터 헐떡거리다가 1년도 못하고 죽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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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시 분위기)

 

 

이쯤되자 소련인민들에게는 서기장이라는 자리가 죽기직전의 할배들이 영정사진 찍으러 가는 곳으로 보이는거야

그리고 소련도 좀 새로운 뭔가를 하고 해야하는데 할배들만 권력을 잡다보니 사회발전도 거의 없었지

상황이 이렇게 되자 서기장 후보중에 가장 젊은 고르바쵸프(당시 54세)가 서기장으로 등장하면서 많은 기대를 받았어

일단 소련인민들은 적어도 늙어죽지는 않겠구나 하면서 안심했고, 서방세계 역시 뭔가 바뀌지 않을까 기대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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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기장이 된 고르바쵸프가 봤을 때 소련사회는 정말로 노답이었어

군사력은 강할 지 몰라도 경제력으로는 이미 독일과 일본보다 못한 수준이었으니깐

그래서 살아남기 위해서 아프간에서도 철수하고 이데올로기보다는 실리를 추구하는 개혁을 추진했지

다만, 너무 급진적인 개혁이었기에 인민들과 공산당이 받아들이지 못하고 내부적으로 불만이 쌓이기 시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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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보드카 마시고 헤롱거리지말고 일 좀 하라고 금주령을 내렸어. 말이 금주령이지 그냥 좀 적게 마시란 수준으로 제한한건데

인민들은 광택제, 향수, 본드, 구두약에서 어떻게든 알코올을 뽑아서 마시기 시작했어, 부작용은 엄청났고

또 빵값에 보조금을 줄이면서 더 열심히 일하라고 하면서 술과 빵을 빼앗긴 인민들은 점차 고르바쵸프에 실망하기 시작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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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베를린 장벽 붕괴로 대표되는 유럽 공산정권의 붕괴에 대해 소련의 군사적 개입이 없을 것임을 선언했어

해당 국가의 인민의 자주적인 결정을 존중하겠다고는 했지만 실상 개입할 여력이 없었겠지

하지만 이런식으로 소련의 구성국가들이 떨어져나가자 공산당 강경파의 불만이 폭발해버렸어

강경파는 쿠데타를 일으켰고 고르바쵸프를 감금시키는데 성공하면서 쿠데타가 아닌 혁명이 성공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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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련인민들은 이런 쿠데타에 분노했고 옐친이 국회의사당 앞에서 반 쿠데타 성명을 발표하면서 새로운 정치스타가 되었어

옐친을 중심으로 인민들이 집결하면서 점차 쿠데타세력 vs 소련인민전체의 구도로 변하자 결국 쿠데타를 포기하고 고르바쵸프를 풀어주었어

문제는 쿠데타로 인해 옐친이 정치적 스타가 되었고 고르바쵸프는 이미 정치적 실권을 잃어버렸단 거야

원래 인기도 없었는데 쿠데타로 감금당했다가 옐친이 겨우 살려준 지도자, 고르바쵸프

쿠데타는 실패했지만 고르바쵸프는 쿠데타로 인해 정치적으로 사망했어

결국 고르바쵸프는 국민영웅이 된 옐친에게 모든 권력을 넘겨주고 소련에서 러시아로 국가가 바뀌는 것을 지켜봐야만 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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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이 반란군노무 sㅐ끼야!

이렇게 소련이 붕괴하고 러시아가 탄생했지만 공산당은 여전히 옐친에게 개겼고,

결국 옐친이 국회로 탱크를 끌고가 대가리를 깨주면서 진압했지. 러시아 국민들은 이런 화끈한 옐친에 환호했고

다만, 옐친은 화끈하지만 일 잘하는 지도자는 아니었어

러시아 경제는 나락으로 가면서 결국에 모라토리움을 선언해야만 했고,

군사적으로도 체첸과의 전쟁에서 개털리면서 푸틴이 등장할 때까지 해결하지 못하고 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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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련이 붕괴하고 새롭게 탄생한 러시아조차도 경제적-군사적으로 흔들리는 상황에서 푸틴이 등장하기 전까지 혼란 그 자체였어

그리고 푸틴이 등장하고 나서야 러시아는 회복하면서 나라꼴을 갖추기 시작하지

왜 굳이 옐친의 몰락과 푸틴의 등장까지 말하냐고? 고르바쵸프는 이 모든걸 살아서 봤거든

그런 고르바쵸프는 현재의 러시아 vs 서방의 대립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긍정적인 이미지대로 그는 다른 러시아사람과 다르게 볼까? 아니면 푸틴하고 똑같을까?

19년에 고르바쵸프가 했던 인터뷰를 보면 알 수 있을거야

3. 인터뷰

https://youtu.be/qYVsKoQXATY

 

 

영어번역 있으니깐 영어로 볼 수 있으면 영어로 봐 아니면 내가 한글로 번역해서 올릴테니깐 아래의 내용 참고하고

Q - 사회자의 질문 / A - 고르바쵸프의 답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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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당신의 관점에서 현재(2019년) 러시아와 서방의 대립은 얼마나 위험합니까?

A : 대량살상무기, 그러니깐 핵무기가 존재하는 한 그 위험은 언제나 거대한 것이오.

어떤 정치적 결정이 내려지더라도 그것과 관계없이 핵무기의 존재 자체만으로 위험하지

오늘날에 이곳저곳에서 말썽을 부리는 악한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 지 알 지 않소?

그런 악한 사람들 중 일부는 핵무기를 얻고자 할 것이며 일단 얻는다면 사용할 가능성이 크지

그들이 핵무기를 사용하면 반대측도 역시 핵무기를 사용해서 보복하고자 할 것이오

이런 일은 결단코 있어서는 아니 되오

따라서, 모든 국가는 서로의 핵무기를 폐기할 것을 요구해야 하오."모든 국가"말이오

이것이 바로 우리 인류 스스로와 지구를 구하는 방법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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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한 때 일본에 있었소, 나가사키 말이오

나가사키는 미국인들이 처음 핵폭탄을 사용한 곳이고 여전히 핵으로 인해 고통받는 곳이지

미국인들이 왜 그런짓을 했겠소?

그건 모두에게 경고한 거요, '미국에게 복종하라 그렇지 않다면 일본처럼 핵공격을 받을 것이다'

미국이 핵무기를 쓴 것은 이런 이유때문이라고 생각하오, 그렇지 않다면 왜 그들이 핵폭탄을 사용했겠소?

난 이런식으로 행동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주위에 있다는 것이 무섭고 또 두렵소

우리들은 그들로부터 멀리 떨어져있지도 않고 자유롭지도 않소

그리고 또다시 이런 일(*핵폭탄의 사용)이 발생한다면 우리는 이에 대해 단호하고 강력하게 대응해야만 하오

우리같이 전쟁으로 수천 만 명이 죽은 나라는 없을 것이오

내가 소비에트 연방의 총 서기장이 되었을 때, 인민들이 사는게 어떤 지 묻고자 거리로 나가보았소

그 때 모든 인민들이 공통적으로 말하는게 하나 있었소.

"서기장 동무, 우리가 어떤 어려움을 겪을지라도 걱정하지 마십시오.

고난 속에서 우리 인민들은 살아남을 것이고 결국 이겨낼 것입니다.

단지, 단지 전쟁이 없을 것이라고만 말해주십시오"

나는 인민들의 이런 말에 망치로 얻어맏은 것처럼 놀랐소

이거야말로 그때 당시 인민들의 삶이 어땠는 지 잘 보여주는 말이었지

대조국전쟁(*2차세계대전)에서 인민들이 얼마나 고통받았는 지 말이오

 

Q : 과거에 소련과 미국의 대립을 '냉전'이라고 표현했습니다.

그렇다면 현재 러시아와 서방의 대립은 어떻게 표현되어야 할까요? 이 역시 '냉전'일까요 아니면 다르게 불러야 할까요?

A : 차갑지만 여전히 전쟁이지

사회자 양반,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한번 보시오

지구 곳곳에서 충돌이 발생하고 총성이 울려퍼지고 있소, 또 전투기와 군함이 여기저기 이동하며 온 세계를 돌아다니오

이런건 우리가 원하는 상황이 아니오

우리는 반드시, 반드시 피를 흘리지 않는 방식을 찾아야만 하오 지난 수십년간 그랬듯이 말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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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베를린 장벽 붕괴 당시 상황을 말해주시겠습니까?

A : 우리는 그때 결론을 내렸소, 베를린에서 피를 보지 않겠다는 결론 말이오

우리는 독일의 그런 중대한 변화에 소련군이 개입해 피를 보게 할 수는 없었소

우리 자신을 위해, 아니 전 유럽을 위해, 어쩌면 전세계를 위해서 말이오

Q : 소련군의 개입을 막은 것은 당신의 결정이었습니까?

A : 나를 포함한 소련 중앙 정치국의 결정이었소. 다시 말하지만 우리는 독일의 통일에 소련군을 개입을 허락할 수 없었소

나는 이걸 독일의 통일에 반대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반복해서 말해야만 했지. 심지어 마가렛 대처에게도(*당시 영국 총리)

아 물론 프랑스에도 말을 해두었지

어찌되었든 우리는 소련군이 개입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선언했지

왜냐하면 이는 독일의 문제이기에 독일인이 결정해야 하는 것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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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현재(*2019년) 러시아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러시아에서 민주주의는 현재 위협받고 있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러시아의 미래에 대해서 우려하는 바 없으십니까?

A : 물론 나는 러시아를 걱정하오

우리 러시아는 더 좋아질 것이고 더 빠르고 더 강해질 것이오

그러나 잘 알지 않소? 앉아서 이렇게 말만 하는 것은 참으로 쉬운 일이지

Q : 당신의 책에서 지도자를 바꾸는 것의 중요함에 대해서 쓰신 부분이 있습니다

그러나 러시아는 정치체제가 오직 한 남자를 위해서 설계된 것처럼 보입니다, 푸틴말입니다.

이런 정치체제는 어떤 부분이 위험하다고 생각하십니까?

A : 나는 여전히 지도자를 바꿔야 한다고 생각하고 러시아의 헌법 역시도 그렇게 말하고 있소

그러나 국가에는 한 시대에서 다른 시대로 넘어가는 시기가 있으며, 새로운 시대의 무게를 짊어질 준비가 안 되어있는 경우가 있소

그리고 난 러시아가 바로 그런 시기라고 생각하며 우리의 현 대통령인.... 내가 비록 이름은 모르겠지만 당신이 생각하는 그 사람이 맞소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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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립듣고 빵터지는 사회자)

 

 

짧게 말해, 난 우리의 현 대통령이 그런 시대적인 혼란을 물려받고 짊어지고 있다고 생각하오

그리고 러시아 국민들이 보았듯이 그는 혼란을 막아냈고 모든 혼란을 국민들을 대신해서 짊어지고 있소

언론에서도 말하듯이 러시아 국민들은 그가 계속 대통령을 하기를 바라지, 혼란을 완전히 잠재울 때까지 말이오

물론 나는 법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는 편이오. 하지만 러시아 국민들이 원하는 것에 반대하지는 않겠소

3. 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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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부터는 그냥 나의 생각정리에 불과하니깐 안봐도 돼

고르바쵸프는 인터뷰를 통해서 푸틴을 비난할 생각이 없음을 밝혔어

그리고 16년에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병합했을 때 러시아의 행위가 정당하다고 밝혔으며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도 비슷한 입장이야

우선 왜 고르바쵸프가 푸틴을 비난하거나 전쟁에 반대하지 않는지는 크게 2가지 이유가 있다고 생각해

첫 번째로 고르바쵸프는 과거의 권력자고 푸틴은 살아있는 권력자야

과연 우리가 고르바쵸프라면 푸틴을 비난할 수 있을까? 나라면 푸틴을 건드리기보다는 그냥 조용히 살고싶어

자기 생각이 어떻든 간에 일단 살고봐야하니깐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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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두 번째로는 러시아(소련)의 시각에서는 정말로 잘못된 게 없으니깐 비난하거나 반대할 이유가 없는거지

고르바쵸프가 선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고 소련의 개혁개방을 이끈 인물이지만 결국 그도 러시아사람이야

한 때 소련의 지도자로서 러시아의 국익이 최우선으로 보이겠지

그래서 푸틴이 약해진 러시아를 규합해 서방으로부터 맞서 싸우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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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언제나 말하듯이 우리는 러시아의 입장을 이해할 필요는 있지만, 그것을 받아들일 필요는 없어

일본에서는 카레를 밥에 섞어서 먹지 않고 인도에서는 카레를 손으로 찍어 먹는데, 나는 숟가락으로 밥에 비벼서 먹거든?

일본과 인도는 카레를 저렇게 먹는구나하고 받아들여야지 그걸 미개하다고 막을 수는 없는거야

그러나 받아들이라는 것은 저 사람들은 저렇게 먹는구나 ㅇㅇ 하라는거지 내가 상대방의 방식대로 먹어줄 필요는 없는거야

물론 숟가락으로 비벼먹는 입장에서는 일본과 인도의 방식이 이상하고 미개해보이겠지

왜? 관점(패러다임)이 다르니깐

제일 좋은 건 왜 그들이 그런 방식으로 먹게 되었는 지 공부하는 거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그것을 바라는 건 무리한 일이야

따라서 이해할 수 없고 그렇게 먹지도 않겠지만 상대는 그렇게 먹더라, 왜? 몰라 그렇게 먹던데? 정도의 시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해

https://youtu.be/fFD4Dqe0F8w

상대가 나를 위협하면서 자신의 방식으로 카레를 먹을 것을 강요하기 전까지 말이다

러시아는 현재 자신의 방식으로 카레를 먹을 것을 요구하며 우크라이나, 아니 국제사회를 위협하고 있어

이런 상황에서 고르바쵸프는 푸틴을 암묵적으로 지지하거나 최소한 모른 척하고 있지

하지만 우리는 고르바쵸프를 비판할 수 있을까? 가능하다면 어떤 논리로 그것이 가능한가?

전쟁을 막지 못하여서? - 영락한 지도자에게 그것을 바라는 것은 무리일거야

푸틴에 반대하지 않아서? - 몰락하고 늙어버린 인간에게 목숨을 걸고 행동하라고 요구할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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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고르바쵸프의 인터뷰에서 러시아 중심의 패러다임을 느끼고 묘한 불쾌감을 느끼지만

그럼에도 고르바쵸프의 푸틴과 전쟁에 대한 태도를 비판할 논리를 찾지는 못했다

내가 고르바쵸프라면 과연 나는 어떻게 행동할까를 생각했을 때, 나 역시도 그와 크게 다르지 않을거라고 생각했거든

사람들은 자신이 일제시대에 태어났다면 당연히 독립운동을 하며 부당함에 맞서 싸울 거라고 말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독립운동을 했던 쪽이 소수였으며 대부분의 경우 평범한 소시민으로서 생계를 위해 살아갔다

따라서 이 글에서 고르바쵸프에 대한 비판은 없다, 논리없는 비판은 그야말로 무가치한 것이기 때문이다.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침묵해야 한다.

따라서 '역시 소련놈들은 상종 못할 놈들이다'라는 커뮤니티 의견만 확인하고 글을 끝내고자 한다

간략하게 말하자면 세부조건만 추가한다면 전적으로 옳은 말이라고 생각한다

' (역사적으로 침략이 반복된 동유럽국가에게 )역시 소련놈들은 (자신의 관점을 상대에 강요하는) 상종 못할 놈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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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줄요약

1. 고르바쵸프는 20세기의 위대한 정치가이지만 당연히 러시아중심의 패러다임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2. 나와 다른 관점과 방식은 존중받아야한다, 상대가 나를 존중하는한

3. '소련놈들은 상종 못할 인간들이다'라는 말은 생략된게 많아서 그렇지 틀린말 자체는 아니다

 

출처 : https://blog.naver.com/chatho1103/222834961804

25개의 댓글

2022.07.31

재밌다 학구적이고, 근거를 갖춘 말을 하려는 태도가 닉네임에 부합하네

잘 읽고 간다~

2
2022.07.31

러시아 연방 공산당도 이와 비슷한 스탠스를 취하고 있지. 전쟁에는 긍정적인 침묵으로 동조하고, 푸틴 정권에 향해서는 우회적인 비판 발언들을 이어간다는 점에서..

2
2022.07.31

시야가 넓어지게 해주는 좋은 정보글 고맙다. 부끄럽지만 스스로 돌아보건데 아마 나라도 일제강점기에 살았다면 대부분의 사람들과 그다지 다르지 않았을 듯싶다. 그런 암울한 상황에서 하나뿐인 목숨줄 걸고 나설 용기있는 사람들은 정말이지 손에 꼽을 정도일테니.

1
2022.07.31

고르바초프 장수하네 욕을 많이 먹어서 그런가

1
2022.08.01

논리없는 비판은 무가치 하다.. 추천추천

2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침묵해야한다, 이거는 왜 자꾸 인용한거지?

1
2022.08.01
@너무긁으면피남

나는 고르바쵸프의 인터뷰에 대해서 너무 안일한 태도와 러시아중심적인 패러다임을 비판하고 싶었는데 이를 비판할 근거를 찾을 수 없었음. 따라서 고르바쵸프에 대한 비판을 나는 말할 수 없었고 긍정도 부정도 아닌 중립상태로 두고자 했어. 이에 머리속에 떠오른 문구가 비트겐슈타인의 말이었을뿐임. 물론 그는 이런 의도로 말을 하지는 않았겠지만

0
@골방철학가

네말대로 비트겐슈타인의 저 말은 네가 얘기하는 그런 맥락과는 전혀 상관이 없고, 그러니 여기에 인용하면 안 맞는거같다. 차라리 지금 댓글에 쓴 대로 이러저러해서 뭐라고 말을 못하겠다, 라고 쓰는게 더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듬.

3
2022.08.02
@너무긁으면피남

근데 문장 자체가 굉장히 강력해서 이런 식으로 자주 인용되기는 함

0
@january

오용이지

2

여기 소개돤 인터뷰에서 고르바쵸프는 피흘리는 일은 피해야 한다고 말했는데, 근데 우크라이나 전쟁엔 반대 안 한다고? 뭐지..

0
2022.08.01
@너무긁으면피남

그게 바로 그 '조용히 살고싶은' 욕망때문이라고 생각한거지. 쓴이도 그랬잖아, 입장바꿔놓고 생각해도 고르바초프처럼 행동했을 것 같다고. 다 늙어서 방사능홍차 마시고 죽고싶냐? 아닐거임.

2
@년째 출근충

납득

0
2022.08.01

1989년이었나 발트삼국이 소련에서 독립하겠다고 할 때 탱크로 짓밟은 사람이 고르바쵸프임. 그 전까지 개혁개방을 추진하는 진보적 지도자로 생각했던 사람이 결국 똑같은 소련놈임을 그 때 깨달았지. 러시아인들이 자신들의 제국 프레임을 계속 유지하는 한 지도자가 누가 됐던 비슷하게 행동할 거라고 생각해.

1
@함부르거

피흘리는 일은 절대 피하고 싶다고 했지만 역시 소련인의 피가 아니면 흘러도 상관 없었던 건가

0
2022.08.03
@함부르거

무력진압 했다는 얘기 못찾겠는데 자료 있으면 좀 주라

0
2022.08.03
@함부르거

https://www.nytimes.com/1990/05/08/world/evolution-in-europe-latvia-selects-a-premier-after-soviet-tanks-roll-by.html

 

일단 라트비아에는 전승기념일 퍼레이드 명목으로 탱크가 굴러오긴 했는데 유혈진압까지 이어지지는 않은듯? 그리고 동서대립의 최전선이자 줄곧 엄연한 독립국이었던 독일이랑 소련일부였던 발트3국이랑은 대처방법이 달라도 이상하지는 않지. 타국의 통일에 개입하지 않겠다는거랑 국내 분열을 좌시하겠다는 거랑은 완전 다른 문제니까.

0
2022.08.03
@견쌍섭

리투아니아에서는 유혈사태가 있었구먼

 

https://en.m.wikipedia.org/wiki/January_Events_(Lithuania)

0
2022.08.01

아마 소련시절 정치인이면 지금전쟁을 두고

"하면안된다"라기보다는

"할거면 제대로좀해라"라고 보고있을거같음

존나 좆박고있는게 꼴불견이거든

2
2022.08.02

고르바초프 정도면 20대도 다 알거야 학교에서 배웠던기억 있음

0
2022.08.03

재밌구만

0
2022.08.03
0
2022.08.03

그냥 소련 공산당 출신의 늙은 러시아인일 뿐임.

그럴듯한 행적이었고, 그럴듯한 인물이지만 딱 그정도만 얘기하고 있음.

우리가 그를 고평가 하고 있는 것.

0
MDR
2022.08.04

형 글 안 쓴다더니 돌아왔네~

0
2022.08.08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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