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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족에 관한 이야기 4.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제갈길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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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족에 관한 이야기 1. 조선족을 키운건 한국 사람들이다 https://www.dogdrip.net/382583422

조선족에 관한 이야기 2. 베트남에서의 조선족 https://www.dogdrip.net/382848385 

조선족에 관한 이야기 3. 흑룡강과 연변의 조선족은 다르다. https://www.dogdrip.net/383019342

 

 

나는 2009년 중국 동관의 한 한국계 회사에서 외노자 생활을 시작한뒤,

본사의 인사이동 지시에 따라 2018년에 베트남 공장으로 파견되어 현재까지 근무중인 벳남 외노자임.

 

 

 

마지막 글임. 졸필이니 많은 이해를.....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제갈길로 가자.

 

 

1. 서로 다른 이해관계를 하나로 묶기에는 ‘한민족’ 이라는 개념으론 부족하다

 

지금까지 써온 글들을 요약하면서 한번 써보자면,

중국의 개혁개방 이전에는 중국내에서 별관심도 받지 못하던 소수민족에 불과했던 조선족이,

한국의 중국 진출 이후, 어쨌든 한민족인 것은 분명하고 또 서로 의사소통이 가능하다는 점,

중국 진출 초기인만큼 한국으로서도 현지 중국인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점 때문에 한국계 기업에 채용되고 자영업을 운영하게 되었고,

그 결과 중국내의 다른 소수민족에 비해서는 보다 용이하게 도시로의 진출 및 생존터전 마련이 가능해졌고

그 결과 조선족의 중국내 신분 상승이 이루어졌음.

 

 

 하지만 이런 잦은 접촉 과정에서 막연히 서로에 대해 ‘한민족’ 이라며 가졌던 기대감 역시 많이 훼손될 수 밖에 없었음.

한국인은 조선족에 대해서는 어디까지나 고용주, 고객이었고,

조선족은 한국인에게는 피고용인이자 서비스 제공자였기 때문임.

무엇보다도, 조선족이 한국인과 한민족인 것은 분명하지만, 조선족은 분명 중국인으로 성장해왔고

중국인으로서의 정체성도 가질 수 밖에 없는데,

한국인은 그점에 대해 내심 섭섭한 감정을 가지게됨.

그리고 조선족은 그런 한국인들에게 언제는 중국인 취급하더니 이제와서 뭔 말이냐 라며 역시 섭섭한 감정을 가지게 됨.  

 

 

 무엇보다도 조선족은 한국이 연변지역에도 본격적으로 진출하여 조선족 자치구의 개발에 큰 도움이 되어줄 것이라고 생각했으나,

조선족에 대한 한국의 영향력 강화가 내심 껄끄러웠던 중국의 입장 및

중국 해안가에 위치한 1선 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기대이익이 적은 연변지역의 특성등과 맞물려

연변 지역에 대한 한국의 직접적인 투자는 기대만큼 이루어지지 않았음.

또 이때부터 조선족은 한국으로 많이 건너오기 시작해서

본격적으로 한국 사회에서 한국인과 접촉이 이루어졌으나,

앞서 말한 여러 원인으로 인해 한국인과 조선족 양측의 반감은 더 깊어지게 되었음.

 

즉, 원래부터 서로 오랜 기간 떨어져 지냈던 민족이 서로 접촉하게 되면,

같은 민족이라는 개념으로도 서로 묶을 수 없는 이해관계가 상충하기 마련인데,

한국인과 조선족은 이러한 이해상충을 원만하게 해결하지 못했고, 결국 현재는 감정적으로 서로 너무 멀리 와버린 것 같음.

 

 

 

2. 그럼에도 우리가 서로를 다시한번 같은 민족으로 바라보아야 하는 이유

 

이부분은 감정적인 부분은 제외하고 철저하게 현실적인 이유만을 써볼려고함.

 

1) 중국내 친한 세력을 키울 수 있다.

 

> 세계 어느 나라에도 조선족 만큼 한국이 외국의 특정 국가에 같은 민족 계열의 공동체를 보유한 나라가 없다고 봄.

지금은 어떻게 하다보니 이 정도까지 서로가 반목하게 되었으나,

향후 다시 한번 서로가 한민족이라는 개념으로 유대할 수 있다면, 이는 한국에 무척이나 큰 도움이 됨.

 

2) 통일 한국을 위한 대비

 

> 조선족과도 이정도로 싸우는데 북한 주민들과는 통일 후 어떤 관계가 될까?

나는 통일후의 북한 주민과 한국 주민과의 관계가 지금의 조선족과 한국인의 관계와 똑같을꺼라고 생각함.

이는 막대한 사회적 갈등을 야기시킬 것임.

 

> 따라서 우리는 조선족에 대한 올바른 태도를 규정하는 것을,

향후 통일 한국의 사회적 안정을 위한 하나의 시뮬레이션으로 생각하고 접근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함.

 

 

3) 다문화 사회에 대한 대비

 

> 대한민국이 국가로서 존속하기위해서는 단일 민족이라는 신화를 뛰어넘어야 한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함.

그런점에서 한민족이지만 다른 국적을 가진 조선족을 어떻게 대하고 최소한 중국내의 친한파로 만들 수 있을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은,

향후 대한민국의 존속에도 꼭 필요하다고 생각함.

 

 

 

3. 우린 서로를 많이 냉정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

 

이부분은 앞에서 이미 다 써놔서 별로 쓸말이 없다.

 

서로 잘지내다 어느날 이혼의 위기를 맞이하는 부부들이 꼭 하는 말이 있다.

 

‘저 사람이 그런 사람인줄 몰랐다’

 

근데 냉정하게 따져보면 그 사람은 원래 그런 사람이었고,

그저 내가 콩깍지가 씌워 잘못바라보았거나, 이해력이 부족해졌거나,

상대방으로부터 취할 수 있었던 장점이 이제는 사라져버렸거나 ,

세월의 흐름에 따라 상대방의 새로운 점이, 그간은 보지 못했던 점이 보인 것일 뿐이다.

 

 

한국인과 조선족의 관계도 마찬가지이다.

꽤 오래전에는 조선족에 대해 ‘그들은 독립투사의 후손이다. 독립투사의 후손이 아니더라도,

최소한 일본의 압박에 못이겨 한반도를 떠난 분명한 우리의 민족이다’ 라고 인식했던 시절이 기억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근데 -_-ㅋ 원래 사람이란게 다 그렇다. 편견과 선입견이 벗겨지면 내가 봤던 그 사람은 전혀 새로운 사람이 되니.

 

조선족은 어디까지나 중국인이다. 그들은 한국보다는 중국의 정치사항과 경제상황에 더 많은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다.

한국이 발행해주는 재외동포 비자보다 훨씬 더 많이.

따라서 그들에겐 중국에 대한 지지가 필연적인 것이고,

특히나 애국주의를 강조하는 현시대에 사는 그들에겐 보다 더 철저한 중국과 공산당에 대한 충성이 필요하다.

그들이 조금 더 한국에 가까워지는 것은, 보다세월이 흘러 한국에 대한 반감이 사그라들고

한국이 보다 더 친화적인 조선족 정책을 펼때야 가능할 것이다.

물론 그건 우리만 한다고 해서 되는게 아니라, 중국의 눈치를 봐야하는 일이긴 하지만.

 

 

결론은 간단하다. 조선족을 한민족이라는 감정을 가지고 바라보기보다는, 그들은 중국인이다 라고 바라보아야한다.

그래야만 조선족에 대해 가지는 막연한 기대가 사라질 것이고, 막연한 기대가 사라져야 섭섭함이 없어질 것이다.

그리고 그때서야 한국은 조선족을 비롯한 다른 재외동포와 심지어 이민자들과의 관계를 합리적으로 설정할 수 있을 것이다.

 

어쨌든 우린 한민족이므로 언젠간 다시 만날 기회가 있을 것이고,

또 그렇게 될꺼라고 생각한다. 다시한번 좋은 기회가 오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

 

 

 

졸필 끝.

 

> 더 자세하게 또 정성들여 쓰고 싶었는데, 회사에서도 그렇고 집에서도 그닥 여유가 없어서,

그래도 원래 쓰기로 했으니 더 미루기도 어려워 후다닥 써봄.

 

 

10개의 댓글

2022.02.15

민족 개념을 버리면....

"이미 상호간 인식이 나락으로 갔으며 참깨국 내에서 지분도 거의 상실한 차오센 vs 인식 개차반이지만 참깨국 내에서 지분 확실한 한족".......... 차라리 후자가 한국의 이익에는 더 유리하지 않을까????

1
2022.02.15
@렙달성이꿈

그렇게 되면 우리 입장에선 정말 최고이긴 한데, 한족을 우리에게 친화적으로 바꾸기에는 좀 많이 어렵겠지. 근데 조선족은 어쨌든 '한민족' 이니, 서로 이 핑계로 접촉할 수 있다고 생각함.

 

가족끼리 싸움나도 왠만하면 다시 가족 구성원으로 돌아오는 것처럼.

1
2022.02.15
@r3315

가족끼리 찐싸움나서 차라리 남보다 못하게 되는 경우를 많이 봤지

쟤들이랑 우리와는 이미 선을 넘은 것 같은데.

앞으로 접촉한다고 해도 지금 중국식 교육, 문화에 익숙해진 애들이 과연 지금 우리쪽과 융화할 수 있을까?

우리가 차오센과 융화되는 사전 전제조건이 현재 참깨식 교육, 문화의 서구식 변화이니 답이 없네.

0
2022.02.15
@렙달성이꿈

언젠가 다시 한번 좋은 기회가 올꺼라 생각함 ㅎ

0

문화라는건 성장기에 겪은 문화를 절대로 벗어날 수 없음.

 

중국에서 자란 한국인은 중국인이 되고

 

한국에서 자란 중국인은 한국인이 됨.

 

진짜 안바뀌더라고 진짜

5
2022.02.16

고양이 목에 방울달기

0
2022.02.16

문화차이라는게 작아보이면서도 참 크다는걸 느끼는거같음.

0
2022.02.16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0
2022.02.16

재밌게 잘 봤어.

개인적으로 조선족 관련한 문제에 대해서는 볼때마다 교육의 중요성을 크게 체감하게되네.

 

같은 재외동포임에도, 재일교포, 고려인들과 달리 조선족들에 대한 문제가 큰 이유가 중국이라는 정부가 주도적으로 행하는 교육이 원인이 아닌가 싶어.

0
2022.02.16

일단 공산당 망할 때 쯤부터 이야기를 해보는게 낫지않을까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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