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묘한 이야기

내 군생활 동안 전역을 시도했던 녀석들

내가 있던곳은 연대급 이지만

총인원이 300명 가량밖에 안되는 부대였다

그래서 대대가 다 달라고 대충 선임처럼 취급했다. 

나름 후방임에도 이상한 사람들이 많았다. 폐급이 아닌 그 이상이 

부대가 편해서 그랬나보다 

 

1. 백돼지

옆대대 사람이였는데 

어딘가 이상하기보단 부적응으로 

나무가지로 손목을 비벼 생채기를 낸 후

대대장실 앞에서 울고있다가 

위로받고 그 후로 있는듯 없는듯 군생활 하다가 전역

짬 차고 대우 받아보려다가 실패하고 무사히 전역

전역 날에 나한테 싸제담배 주고 가서 좋았다.

 

2. 잘생긴 이상한놈

얘는 우리 대대 사람이였는데

좀 까무잡잡한데 잘생겼었다 

약간 이목구비 뚜렸한 치차리토?

근데 뭔가 사람들이 대하는게 이상하다 싶었는데

백돼지와 다르게 진짜 그었다가 다행히 살아서 

심사 후 우리 훈련날 전역했다 

이땐 너무 부러웠다.

 

3. 자칭 염라대왕

이친구는 취사병이였나? 그랬는데

무슨 생각인지 상병 넘어서쯤 

군생활 못하겠다고 징징대다가

대대장인가 연대장 면담때

이놈! 난 염라대왕이다! 

하다가 혼나고 

탈영 하려고 막사 떠났다가 

탄약고 근무자에게 걸려서 바로 붙잡혔다

탄약고 근무자는 포상을 받을까 두근댔지만

헌병 와서 조사만 받음

염라대왕이 보살폈는지 보일러병으로 전직 후 

뽀송뽀송해져서 만기전역

 

4. 눈감으면 살의를 느끼는 녀석

얘는 어떻게 현역을 왔는지 모르겠는데

정신과 치료 전력이 있고 

따로 챙겨먹는 약도 있었다

근데 느낌상 구라같았다

눈을감고 태양을 바라보면 빨갛게 보이는데

그때 살의를 느낀다고 했다 

난 안죽이고 싶었나보다

당시 대대장은 승승장구하던 중령이였는데

겉으론 사람 좋아 보이지만 참군인 스타일이라 FM을 좋아했다

어찌저찌 얘를 유격훈련을 끌고 가서

PT 하던 도중 도저히 못하겠다고 울고있는걸

대대장이 가서 일으켜 세우면서 할수 있지? 라는 말에

포기한듯 움직였다

물론 다음날부턴 다 열외였지만

결국 이친구는 그린캠프 갔다가

전역 하게 되었는데 그해 KBO 한국시리즈 중계에

얼핏 잡혔다는 얘기가 있었다.

 

이 외에도 축구하다가 다쳐서 전역한 2명

탈영했다 피씨방에서 잡혀서 부대생활했던 상근 아저씨

등등 있었다

 

그 작은 한 동 짜리 막사에서 2년간 이정도 였는데

수많은 군부대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오지 말았어야 했을지 모르겠다

6개의 댓글

2021.06.17

ㅋㅋ 공감 많이 되네.. 나도 후임으로 온 친구중에 분노조절 장애 친구 한명.. 일부러 말 못알아 듣는 척 하는애 한명.. 허리 디스크로 박살나서 군생활 반은 병원에서 보낸애 한명. (상병에 전역한게 유머) 등등..

 

전역한지 오래 되서 이젠 잘 기억도 안나지만 오면 안되는 사람들이 오게 되는건 확실한거 같다는데 동감한다.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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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생활 빼는게 이득이라지만.. 스스로에게 떳떳하지 못할짓 하고 빼는게 맞나 싶긴하다.

뭐 스스로가 스스로를 돌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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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6.18
@기타치는고라니

이말에 공감 ㅋㅋㅋ 사람 이하의 수준으로 행동해야 전역할까말까 한데 그정도 존엄도 자존심도 없는 놈들이 선택하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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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6.18
@기타치는고라니

ㄹㅇ루 ㅋㅋㅋ 전역하려고 염병 떨던애들 보면 저러느니 걍 하지란 생각 절로 들더라. 범인이 할 수 있는게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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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6.18

80명 중대에서 탈영 3번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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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6.22

나는 최민식저리가라 할정도의 메소드연기하는놈봄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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