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우주의 크기는 얼마일까? - 1

이 글은 http://www.dogdrip.net/index.php?document_srl=25424588 에서 이어지는 글이고 필수는 아니지만 가급적이면 이 전의 글을 읽어봤으면 하고 원해. 이전 글에서 읽판에 적으라는 지적을 많이 받아서 이번 글부터 읽판에 올리기로 했어.

 

우주의 크기는 얼마일까라는 문제는 꽤 복잡해. 이 글은 단순히 우주의 크기는 이정도 만해! 라고말하는 글이 아니라 읽는 사람이 이해하면서 재미나게 읽기를 원하기 때문에, 나는 지금부터 여러분들을 과학자로 임명하고 싶어.

 

       우주의 크기를 알기 위해서 우리는 우주를 쳐다보기로 해. 그런데 어떤 친구가 재미있는 걸 발견했어. 같이 우주를 보던 도중, 별들과 별들의 사이가 점점 멀어지고, 그것이 서로 더 많이 멀리 떨어져 있는 별일수록 더 빨리 멀어진다는 사실을 발견한 거야. 어떻게 발견했냐고? 도플러 효과야. 도플러 효과는 파동을 발생시키는 물체와 관찰자의 상대속도에 따라 진동수와 파장이 바뀌는 현상이야. 실생활에서도 자주 접할 수 있는데, 앰뷸런스가 여러분의 등 뒤에서 달려오다가 여러분을 지나치는 순간 앰뷸런스의 소리가 바뀜을 관찰할 수 있지? 바로 이거야.

 

       앰뷸런스는 소리이지만 우리가 우주를 볼 때는 빛을 보기 때문에 이것을 조금 어려운 말로 적색편이라고 불러. 원리는 똑같지만 이번엔 소리의 높낮이가 아니라 색깔이 약간 붉게 변한다는 뜻이야. 별이 멀어지면 나오는 빛의 파장이 길어져서 실제보다 약간 적색 쪽으로 기울게 되는 것이지.

 

           옆에 있던 초등학생이 여러분에게 질문했어. “과학자님. 우주에는 진짜 별이 셀 수도 없이 많아요?” “물론이지!” “그런데 왜 밤하늘은 까만색이에요? 정말로 별이 셀 수도 없이 많다면 밤하늘에는 별이 엄청 촘촘하게 박혀 있어서 거의 하얀색처럼 보여야 하는 거 아닌가요?”

        여러분은 이제 이 질문에 답할 수 있어. 빛이라고 해서 모두 사람의 눈에 보이는 건 아니고 일정 영역만 눈에 보이게 되지. 가시광선 말이야. 멀어지고 있는 별의 적색편이 효과로 인해서 그 빛은 너무 빨개지다가 결국 가시광선 영역을 벗어나서 우리 눈에 보이지 않게 돼. 우리가 초등학생에게 설명해 줬지만, 너무 어려웠는지 아니면 아직 설명이 충분하지 않았는지, 혼자서 조용히 고민하기 시작하는군.

 

        별들은 서로 멀어지는데, 멀리 있을수록 더 빨리 멀어진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할까? 풍선을 생각해보자. 풍선을 하나 사서 풍선에 점을 찍어. 그리고 풍선을 불면? 점들의 거리는 멀어지고, 또한 점들이 멀수록 더 빨리 멀어지겠지그래서 우리는 우주가 점점 커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어! 자세한 설명은 힘들지만 우주는 실제로는 커지고 있을 뿐 아니라, 커지는 속도가 점점 증가하고 있어. 우주가속팽창이라고 불리는 이것은 2006년과 2011년 노벨상을 배출했어. 얼마 전의 일이지.

 

        이제 과학자들은 싸우기 시작했어. 우주가 점점 커지고 있다면, 먼 과거에는 아주 작은 크기가 아니었을까? 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었고, 어떤 과학자들은 그것은 말도 안 된다, 우주는 옛날부터 그냥 그렇게 존재했다. 라고 말하는 사람들이야. 양쪽 모두 일리있는 말이면서 헛점을 드러냈어.

 

            우선 정상우주론에 대해서 살펴보자. 이 이론은 그저 옛날부터 있었던 이론으로 우주는 그냥 존재했다는 것을 말해. 상상하기에 간편하지만 미심쩍은 부분이 존재해. 그것은 엔트로피에 위배된다는 거야. 태양이 빛을 내고, 물은 아래로 떨어지고, 우리가 살아가고. 이것은 모두 무질서도가 증가하고 있단 뜻인데, 우주 전체로 봤을 때 처음에는 엔트로피가 매우 적은 상태였단 뜻이잖아. 그런데 그냥 그렇게 존재하던 우주에서 왜 엔트로피는 적은 상태로 있었을까?

 

            두 번째 이론. 우주가 사실상 없다가 갑자기 커졌다는 이론. 그렇다면 지금 전 우주에 무지막지하게 큰 별들이 상상을 초월하는 숫자로 존재하는데 그게 옛날에는 엄청 작은 점 같은 거였단 말이야? 말도 안 돼. 그래도 많이 봐줘서 그게 작은 점이었다고 치면 어마어마한 고온이었을텐데 무한의 밀도와 무한의 고온을 가진 것이 점점 커졌다면, 별이나 어떤 천체와 관계없이 텅 비어있는 그냥 우주의 공간에도 그 고온의 흔적이 남아있어야 하지 않을까?

 

         두 번째 이론에서 부딪힌 난관은 아주 뜨거운 고밀도 고온의 상태의 흔적이었어. 그것이 점점 커진 것이라면 텅 빈 공간에도 그 에너지의 흔적이 있어야 한다는 거지만, 빈 공간을 아무리 유심히 봐도 그냥 빈 공간일 뿐이었으니까. 이것은 우주배경복사라고 불렸어. 텅 빈 공간이라도 배경(background)처럼 어떤 것이 있을 것이라는 뜻에서 ㅡ물론 찾을 수는 없었다. 그래서 두 번째 이론을 지지하던 과학자들은 꿀 먹은 벙어리가 되었지. 말싸움에서 이긴 과학자들은 두 번째 이론을 조롱하는 의미에서 이 이론에 이름까지 붙여줬어. “커다란 빵 하는 소리와 함께 우주가 생겨났다는 헛소리?” 라는 의미에서 Big Bang 이라고.

 

그러던 어느 날. 전화기가 발명돼. 하지만 전화기를 만든 기술자들은 난관에 봉착했는데, 이상한 잡음이 들린단 거였지. 아래 동영상을 반드시 보아주길.

http://www.ted.com/talks/lang/ko/honor_harger_a_history_of_the_universe_in_sound.html

 

이렇게 우리는, 빅뱅 이론 최대의 난관을 해결했어.

(다음에 계속 이어짐)

13개의 댓글

...뒷 내용 예상..

그들은 이상한 잡음을 발견했어.
그래서 안테나 방향을 이리저리 돌려서 잡음의 근원을 찾으려고 했지

하지만 결국 못 찾았어.
그 잡음은 넓디넓은 하늘 전체에서 똑같이 나왔거든...

그들은 고심 끝에 이 잡음이 우주배경복사의 흔적이라는걸 알게됐지

지금 TV를 켜면 나오는 잡음과 잡화면
그것들은 지금으로부터 몆백억년 전에 있었던 빅뱅의 흔적이야

우리는 알수 없지만 그 잡음속의 130억년 우주의 역사가 담겨 있는거지
0
2012.12.26
@비상금$€£¥₩
ㄴㄴ 그것은 여기까지의 내용 (동영상에 포함된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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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메트
미안 사실은 동영상 안봤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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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메트
근데 코메트라는 단어를 들으면
헤성이라는 뜻보다
독일 2차대전 로켓 전투기 Me 163B가 먼저 생각난다 말이지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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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초의 격렬했던 에너지들은 지금에 와서 늘어질대로 늘어났어..
파장이 늘어난 에너지의 파동은 이젠 전파의 형태로만 볼 수있지

만약, 우리가 가시광선을 눈으로 볼 수 있듯이 전파도 눈으로 볼 수 있게 되면

온 하늘은 빅뱅 초기의 아우성으로 밝게 빛났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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ㅁㄹ
2012.12.26
그럼 앞으로 우주배경복사의 해결해야될점, 열린우주와 평탄우주와 닫힌우주의 뜻과 이론 그리고 배경복사와의 관계에대해서, 그리고 암흑에너지에대해서 다루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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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2.26
근데 난 좀 납득이 안가는 부분이있다 우리가 살아가는게 왜 엔트로피 증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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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2.26
@되도않는드립
에너지를 소비하는 모든 행위는 엔트로피 증가로 보면 돼. 살기 위해서도 에너지를 소모하니까, 우리가 살아있단 그것이 현재 엔트로피가 증가하는 단계에 있다는 반증이기도 해. 만약 엔트로피가 최대치라면 생명체 역시 살아가고 있을 리가 없지. 생화학에서도 엔트로피는 다뤄진다. 다만 엔트로피의 역행이 가능하지(외부의 에너지 유입-밥 먹는거-이 있으므로).
0
2012.12.26
@코메트
아 그런 얘기였군 ㅋㅋ 살아간다라는 말을 약간 시적인표현처럼 이해한거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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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2.26
오 다음편 기대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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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2.27
이런 글 너무 좋다 고맙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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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2.28
읽판이 어느새 과학판으로 ㅋ

잘 읽었음. 담판 기대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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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1.04
동영상 중간에 소리가 안난다.. 기대햇는데..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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