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3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sage]:2009/11/20(金) 01:34:58.05 ID:E4IhXLEZP
중학교 때는 어떤 녀석였어?
>>273
빈틈 투성이라는 존재감이 있는 오오라를 극한으로 뿜은 느낌
육상했습니다. 단거리였습니다.
285 :구미남 ◆CD1Pckq.U2 []:2009/11/20(金) 01:46:03.48 ID:PZWjuI3X0
야마다가 부를 관둔 진상.
실은, 경음악부의 어느 애가
"어, 재즈 밴드? ㅋㅋㅋ관두는 편이 좋아ㅋㅋㅋ"
라고, 신입생한테 있는 일 없는 일을 폐에 바람 분 듯.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본인은 가볍게 농담였다, 고.
그래서, 주변 애들도 재밌어서 합승하는 바람에,
신입생은 그렇게 몇 명한테도 듣고 "아, 진짠가요" 가 됐다는 거지.
난 개인적으로 경음하고 사이좋게 하고 싶었으니깐
그것만으로도 쇼크였지만....
그 애, 같은 밴드에서 제일 친했던 애였던 거지.
289 :구미남 ◆CD1Pckq.U2 []:2009/11/20(金) 01:53:35.28 ID:PZWjuI3X0
이건 정말 화났어.
평소에는 나른나른하고, 온순한 나도 역시 화났던 거지.
"잠깐만"
"응 ? ㅋ" (항~상 이런 느낌으로 가볍게 웃는 애였다)
"재즈 밴드 건 말인데"
"아아...ㅋ 요즘 열심히 하더라ㅋㅋ"
(발끈☆)"들었어, 이상한 소문 흘리고 있대매?"
"아아~ㅋ 미안 미안ㅋㅋ그거 농담였는데ㅋㅋ"
"응. 덕분에 한 사람 관뒀어, 알어?"
"어ㅋ진짜로 ? ㅋ진지하게 받아드렸네. 미안ㅋㅋㅋ"
"....(이 녀석 안 되겠다)"
난 그 녀석을 패버렸으면 좋았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할 수 없었다. 때릴 마음 조차 없었다.
조용히 집에 돌아오고나서,
동료가 한 사람 줄었다는 걸 갑자기 실감하고, 조금 울었다.
290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11/20(金) 01:56:44.37 ID:LvTxS6nIO
(;_;)
293 :구미남 ◆CD1Pckq.U2 []:2009/11/20(金) 01:57:43.43 ID:PZWjuI3X0
왠지 어두운 얘기가 되버렸네.
SOIL 같은 걸 들으면서 쓰고 있어서 일지도 모르겠네.
밝은 얘기라도 할까.
뭐지, 요즘 M짱 성분이 부족한 것 같으니깐
M짱 얘기라도 해야지
결론, M짱하고 저는 사귀고 있었습니다.
죄송합니다. 이런 구미라 죄송합니다.
294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11/20(金) 01:58:24.62 ID:qnMD/0/h0
로그 삭제해야지
297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11/20(金) 01:59:46.63 ID:LvTxS6nIO
이봐
내 M짱을
죽어
300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11/20(金) 02:00:28.46 ID:WDiSue54O
어, 과거형 ? 벗어도 되는 거지?
301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11/20(金) 02:00:45.49 ID:4ifOElQuO
M하고 어디까지 갔어?
아아?
303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11/20(金) 02:00:56.32 ID:1N1czqL10
자 로그 지우고 잘까나
316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11/20(金) 02:05:23.14 ID:4HkAp/DBO
이 쓰레기 구미가
306 :구미남 ◆CD1Pckq.U2 []:2009/11/20(金) 02:02:43.40 ID:PZWjuI3X0
모두의 구미 기대율이 바닥을 친 것 같은 기분이 들지만
신경 안 쓰는 척
발끈한 사람들은 신맛 구미 먹으면 좋아
입 안이 시원해서 추천
M짱하고의 얘기나 여름 축제 일을 쓰려고 했는데
필요 없을 것 같으면 뺄게.
309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11/20(金) 02:03:48.38 ID:5cPVfern0
>>306
써 젠기랄
310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11/20(金) 02:03:52.38 ID:b1fqeWTTO
>>306
얼른 써 임마 !
313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11/20(金) 02:04:22.25 ID:WeaHhhmSi ?2BP(201)
>>1이 전력으로 현실충 라이프 보냈을 때
난 고등학교 중퇴하고 방에 박혔어
317 :구미남 ◆CD1Pckq.U2 []:2009/11/20(金) 02:06:22.30 ID:PZWjuI3X0
살짝 얘기하면, M짱은 정말 좋은 애였습니다
그거야말로 구미한테는 아깝지. 그치그치 정말 아깝지.
참고로 이미지는 얼마 전의 미야자키 아오이랑
야마세 마미를 합친 듯한 느낌
318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11/20(金) 02:07:02.96 ID:b1fqeWTTO
>>317
야마세 마미는 빼둬
320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11/20(金) 02:08:00.54 ID:5cPVfern0
>>317
구미 얼려버린다 이 놈아
315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11/20(金) 02:05:11.39 ID:8acrGssmO
>> 1이 자도 되니깐, 시간 순서대로 얘기해줬으면 좋겠어
보존은 우리들이 해둘테니 정리한 다음에 얘기해주라
>>315
시간 순서대로 쓰면 보충 설명이 길어지니깐 귀찮아
필요한 것만 쓰고 다시 원래 스토리로 돌아가는 형태로 들어줬으면 좋겠어
326 :구미남 ◆CD1Pckq.U2 []:2009/11/20(金) 02:12:00.78 ID:PZWjuI3X0
그래서, 시간적으로는 부가 생기기 전, 1학년 여름 방학으로 돌아간다.
나랑 M짱하고는 아마 그 때부터 서로 알기는 시작했다.
처음에는 "아 귀여운 애 있네. 과일 구미 먹어야지"
정도로 밖에 생각 안 했었지만,
경음의 친구를 경유해 조금 친해졌다는 것 뿐였지.
327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11/20(金) 02:14:18.24 ID:tTLlHMHcO
동호회 생기기 전부터 사귄 거냐ㅋㅋㅋㅋㅋㅋ
329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11/20(金) 02:15:00.76 ID:b1fqeWTTO
>>326
너 임마……
333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11/20(金) 02:19:41.94 ID:8acrGssmO
>>326
뭐야 이 좋아하는 애가 실은
이미 남자친구 유 였다 같은 절망감은…orz
331 :구미남 ◆CD1Pckq.U2 []:2009/11/20(金) 02:17:09.24 ID:PZWjuI3X0
그 경음 여자애하고는 밴드 취향이 맞았으니깐, 조금 친해졌어.
그래서, 난 그 때 신학기 2주만에 빠르게도 실연,
그것도 "왠지 처음부터 안 좋아했을 지도" 라는
최고로 하에 레벨한 방법으로 차여서 상심했던 거지.
그래서,
"아무나 좋은 여자애는 없는 거냐"
라고 했을 때, 돌아온 대답이 M짱였다.
336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11/20(金) 02:20:35.80 ID:2T32x9ph0
친구는 없어도 여자친구는 있었던 거냐!
337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11/20(金) 02:21:52.93 ID:eyZk8gs+0
남자 친구들 만들기 전에
먼저 여자입니까 그렇습니까
338 :구미남 ◆CD1Pckq.U2 []:2009/11/20(金) 02:24:05.89 ID:PZWjuI3X0
이것만 쓰면 미남인 것처럼 보이겠지만,
그건 고등학교 데뷔했다는 들뜬 중이병환자 같은 걸 보는
느낌으로 용서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암튼 실제로는 꽤 어이 없었겠지.
아프로가 "여자 소개시켜줘"라니.
"쿠바에나 가버려" 라고 대답 안 들은게 어디야.
탈선했지만, 그 때부터 M짱이랑 나는 사소하지만
메일도 교환하게 됐다.
"안녕. 메일 주소 물어봤어요. 구미에요"
"안녕 ! 있잖아 어머니한테 뭐라고 불려?" (이 시점에서 이미 뭔가 이상함)
"어? 아, 평소에는 이름으로 구미, 라든지....
그리고 형제 있으니깐 형, 이려나?"
"후응~! 그럼 난 구미 아니면 구밋치라고 부를게 ! "
"어? 아아, 응"....응응?
첫 메일이 이거.
340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11/20(金) 02:25:49.58 ID:yR2sY1I60 ?2BP(100)
M짱 귀여워어어어어어 스~하 스~(략
341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11/20(金) 02:26:11.96 ID:FYA+safsO
청춘 부럽네 이봐
슬퍼졌잖아
342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11/20(金) 02:29:27.19 ID:b1fqeWTTO
안 돼……
안 돼 눈물이 나왔잖아……
343 :구미남 ◆CD1Pckq.U2 []:2009/11/20(金) 02:30:24.96 ID:PZWjuI3X0
그래서 서로 특이하다는 걸 느끼면서도,
너무 한가함에 발군해 나는 자주 메일을 보내게 됐다.
그리고, M짱도 메일로는 긴장하지 않을 정도로 담담했다.
하지만 결코 대화는 안 한다.
옆 반이라 가끔 얼굴을 마주칠 때도 있지만,
인사 조차 별로 안 했다. 랄까, 눈을 피했다. 엄청난 기세로.
"메일로는 친하다"
↓
"하지만 얼굴을 마주보지도 않는다"
↓
"이건 설마...."
날 안 좋아한다
삑 ☞ 이 녀석....나한테 반했군
망상 전개의 에세리아충한테 사각은 없었다
344 :구미남 ◆CD1Pckq.U2 []:2009/11/20(金) 02:32:36.17 ID:PZWjuI3X0
완벽하게 착각한 구미충을 말릴 자는 아무도 없었다
"이 녀석...잘 보니 귀엽잖아ㅋ사귀어줘도 괜찮겠네ㅋㅋㅋ"
여러분 죽일거면 지금입니다
345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11/20(金) 02:33:15.24 ID:LvTxS6nIO
죽으면 될텐데
346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11/20(金) 02:34:03.46 ID:sjQTic7tO
죽어, 제발 죽어
347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11/20(金) 02:35:15.97 ID:b1fqeWTTO
>>344
괜찮냐?
다들 말리지마!
348 :구미남 ◆CD1Pckq.U2 []:2009/11/20(金) 02:36:56.08 ID:PZWjuI3X0
그래서 나는 완전히 M짱한테 반했다
나한테 반했다고 착각해, 실은 내가 반했다.
무, 무슨 소릴하는 건지 모를 수도 있찌만....
자주 있는 일이야.
그렇네 나는 나날이 M짱만 생각하게 됐다.
M짱은 화려하진 않지만, 스타일은 꽤 좋았다.
특히 다리가 예쁜 애였다. 그리고 스커트가 짧았다.
349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11/20(金) 02:37:16.71 ID:LGZxq315O
똥꼬에 구미 구겨넣어준다
356 :구미남 ◆CD1Pckq.U2 []:2009/11/20(金) 02:40:17.27 ID:PZWjuI3X0
그리고, 계절은 어느 새 여름 방학 직전.
학교 돌아오는 길에 패미치킨 먹으면서 걷고 있으니,
여름 축제 포스터가 눈에 들어왔다.
"여름 축제"
↓
"데이트 가자고 한다"
↓
"M짱의 유카타 모습"
여기까지, 0.3초
난 M짱을 여름 축제에 같이 가자고 하게 됐다
359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11/20(金) 02:46:08.94 ID:cH/BGFaDO
구미 죽어!
여자애의 유카타 모습 좋지……
구미 얘기 듣다 보니,
차였던 일이 떠올라 괴로워졌어
360 :구미남 ◆CD1Pckq.U2 []:2009/11/20(金) 02:46:29.69 ID:PZWjuI3X0
"이번에 여름 축제 있는 것 같더라. 알어?" (매우 일부러)
"아, 포스터 붙여져 있더라. 좋지 여름 축제"
"그래서, 괜찮으면 같이 안 갈래?" (매우 알기 쉽다)
"응...뭐, 그래"
(뭐....?)"오, 아싸. 그럼 이번 주 토요일에, 역에서 볼까?"
"오케이. 축제 오랜만이라 기대돼 !"
이겼다.
난 승리했다.
당연히 난 이불 속에서 구르거나, 승리포즈와 함께 승리를 확신했다.
참고로 M짱은 그 때
"솔직히 귀찮았어"
라고 얘기한다.
울어도 되냐
364 :구미남 ◆CD1Pckq.U2 []:2009/11/20(金) 02:53:48.93 ID:PZWjuI3X0
데이트 당일.
현실충이 되지 못 한 구미충인 나는 당연 인생 첫 데이트라
전 날 밤부터 생각하고, 가능한 유행스러운 차림으로,
하지만 너무 지나치치 않을 정도로 내가 고를 수 있는
베스트한 패션을 몸에 두르고 출진했다. 음 전부 라이트온였지만.
그리고 만나기로 한 장소.
망했다. 역 홈으로 해둔 건 좋은데, 너무 길어. 멀어.
랄까 어디에 있는지 모르잖아 ! 사람 많어 !
지금 생각해보면 지극히 당연하지만,
당시에는 거기까지 머리가 안 돌았다.
그러자, 등에 무슨 감촉이.
돌아보니, 거기에는 M짱이 고개를 숙여 "저...그~....음" 하고 있었다.
귀여운 사복였다.
유카타가 아니여서 나는 죽을 만큼 실망했다.
366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11/20(金) 02:55:33.21 ID:BqwyThnLO
부 만들기 전부터 청춘 만끽하고 있잖아 !
367 :구미남 ◆CD1Pckq.U2 []:2009/11/20(金) 02:57:50.16 ID:PZWjuI3X0
자 본격적으로 늦어졌네
지금까지 읽어준 사람 고마워
라곤 해도 여름 축제에.
하지만, 서로 긴장되서 대화가 안 이어진다.
"사람 마 많네"
"응"
"오, 저거 뭐지"
"아, 응. 그...."
"....."
"아, 얼음 빙수"
"어? 먹을래! 어디?"
왜 갑자기 기운이 나는 거냐
372 :구미남 ◆CD1Pckq.U2 []:2009/11/20(金) 03:03:14.29 ID:PZWjuI3X0
그래서, 얼음 빙수를 먹기로.
축제길에서 놀고 있는 애들을 보면서,
M짱은 자상한 표정을 짓고 있어서,
조금만, 진심으로 귀엽네 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때부터 의외로 분위기도 좋아져서
어느 새 해는 떨어지고, 축제도 폐막 무드로.
"오늘은 재밌었네"
"정말. 와서 좋았어"
"갑자기 가자고 해서 미안"
"아냐. 한가했고, 얼음 빙수 맛있었고 !"
"얼음 빙수 좋아하네ㅋㅋㅋㅋ"
"....."
"....."
".....있잖아, 공원 안 들릴래?"
"어?"(두근)
"나 밤의 공원 좋아해"
있잖아, 그거.
심장이 터지는 줄 알았어.
377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11/20(金) 03:06:55.46 ID:Ro5zSdsuP
뭐지
이 그리운 감정은ㅋ
378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11/20(金) 03:08:41.68 ID:bB/oQoXTO
우와…
러브러브 청춘 보내기는…
역시 낚시지…
진짜 아니야
죽어
살 의미가 없다
(세로로 우라야마시 - 부러워)
379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11/20(金) 03:09:10.30 ID:8pgEvYRJO
고등학교 시절이 떠오르네
385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11/20(金) 03:12:39.93 ID:Uw307tqBO
뭐야 이 청춘
분하지만 기대하게 되잖아
388 :구미남 ◆CD1Pckq.U2 []:2009/11/20(金) 03:15:43.90 ID:PZWjuI3X0
그래서, 둘이서 학교 근처의 어두운 작은 공원에
그쵸, 죽을 만큼 동요했습니다.
너무 동요해서 아침에 산 브레스 케어를 그냥 삼키고 말았고
입 안 초 시원 더울 때 추천
공원에 도착해 벤치에 앉는다.
뭐라고 설명해야 되나 벤치 한 가운데에 팔 두는 거 있는 녀석
있잖아?
그거 때문에 조금 좁은 거야.
거기에 두 사람이 앉는다.
초 가까워. 안 돼. 가까워. 어깨랑 어깨가 닿고 있어.
가까워요 누님
392 :구미남 ◆CD1Pckq.U2 []:2009/11/20(金) 03:18:50.95 ID:PZWjuI3X0
"...."
"...."
"....있잖아"
"응?"
"왜 나랑 가자고 한 거야?"
"....."(두근)
"....."
"....."
앞에 놓인 손을 잡는다.
손 작아~. 그리고 부드러워.
자식이 폭발할 것 같았다
393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11/20(金) 03:20:41.22 ID:1JxKSyvdO
토나와ㅋㅋ
394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11/20(金) 03:22:02.48 ID:yt5iIuMWO
>>392
뿜었어ㅋㅋㅋㅋ
하지만 그 마음은 정말 알 것 같애ㅋㅋㅋ
396 :구미남 ◆CD1Pckq.U2 []:2009/11/20(金) 03:22:43.61 ID:PZWjuI3X0
그 때부터는 잘 기억이 안 나.
기억 나는 건 긴 가로등의 조명과, 거기에 비춰진 큰 미끄럼틀과,
그리고 눈을 감은 M짱의 얼굴.
슬픈 공지입니다만, 낚시는 아닙니다.
반복합니다. 이건 낚시는 아닙니다.
첫 쪽였습니다.
397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11/20(金) 03:23:10.75 ID:hI1u7+zn0
젠자아아아아아아아아앙 구미 죽어어어어어어어어
402 :구미남 ◆CD1Pckq.U2 []:2009/11/20(金) 03:25:07.05 ID:PZWjuI3X0
나랑 M짱의 얘기는 그런 느낌였어.
참고로 나중에 물어보니깐,
"축제 갈 때까지 실은 그렇게 안 좋아했어"
"손 잡길래 놀랬어"
였습니다. 울었어.
여기서부터 다시 원래 스토리로 돌아갑니다.
404 :구미남 ◆CD1Pckq.U2 []:2009/11/20(金) 03:27:34.43 ID:PZWjuI3X0
라고, 생각했지만 너무 질질 끌었던 점 반성.
역시 하고 싶은 말을 정리해두지 않으면 안 되겠네 이건
밤 늦게까지 미안. 그리고 읽어줘서 정말로 고마워.
잠깐 내 안에서 얘기를 정리하게 해주라
405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11/20(金) 03:28:59.16 ID:0Nz/0vnMO
엄청 기대할게.
406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11/20(金) 03:29:05.46 ID:wDAhBbiaO
기다릴게, 느긋하게 정리하고 와
409 :구미남 ◆CD1Pckq.U2 []:2009/11/20(金) 03:36:20.25 ID:PZWjuI3X0
여기까지의 정리
일단, 부를 세우는 얘기 전부터, 나랑 M짱은 사귀고 있었습니다.
이걸 처음에 쓰지 않았던 것은,
이걸 썼다간 그냥 현실충의 연애 자랑 스레가 되지 않을까 해서.
하지만, 나랑 M짱하고 사귀고 있다,
라는 건 얘기하지 않으면 나중에 이해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에, 썼습니다.
자랑 같아져서 기분을 상하게 했다면 미안. 이건 내 역량부족이지.
그리고, 부를 세우게 됐습니다.
여기 얘기는, 내가 개인적으로 변하게 됐다고 해야되나,
지금의 나의 기반이 됐다고 해야되나,
"인생의 전환기" 였다고 생각해 (지나칠 수도 있지만),
만약 나처럼 지루한 사람이 있다면,
부디 열심히 했으면 좋겠다, 싶어 쓰고 싶었어.
그래서, 스레를 세웠다는 겁니다.
410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11/20(金) 03:37:02.92 ID:46yY/MheO
부럽지만 기대하게 되잖아 분노 분노
412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11/20(金) 03:39:32.46 ID:bB/oQoXTO
고3이지만, 잠깐 내일 빅밴드 부 만들게
414 :구미남 ◆CD1Pckq.U2 []:2009/11/20(金) 03:41:26.00 ID:PZWjuI3X0
그래서 신입생이 들어와, 대규모 밴드가 되서,
처음으로 큰 공연인 문화제를 하는 얘기. 이걸 지금부터 쓸게요.
그 뒤에, 전에 썼던 것처럼, 멤버의 작은 변동.
그리고, 최종적으로는 우리들이 활동의 클라이맥스가 되는
"은퇴 콘서트" 부분까지 쓰고, 끝내려고 생각합니다.
이건 아마 내일까지 (이미 오늘인가) 걸리려나.
길어질지도 모르겠지만, 마지막까지 쓰고 싶습니다.
괜찮다면, 상대해주세요.
415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11/20(金) 03:43:42.19 ID:mQyej4iSO
레포트를 희생해서라도 읽을 가치는 있어
상관 없어 계속해
418 :구미남 ◆CD1Pckq.U2 []:2009/11/20(金) 03:47:43.80 ID:PZWjuI3X0
자, 아직 기적적으로 잠기운이 오지 않으니 계속합니다.
졸려오면 사라질 지도.
그, 맞다. 문화제에 나가게 됐습니다.
할 곡은 2곡. 동경 스카 파라다이스 오케스트라의
"은하와 미로" "24hours to ska"라는 곡.
둘 다 좋은 곡이라 관심이 있는 분은 부디.
하지만, 부원의 대부분이 초보자.
그것도 음악 초보자. 리듬감도 허접하기도 하다.
자 어떻게 된 걸까.
24hours to ska
은하와 미로(銀河と迷路)
422 :구미남 ◆CD1Pckq.U2 []:2009/11/20(金) 03:52:04.14 ID:PZWjuI3X0
일단 연습하지 않으면 시작하지 않는다, 이지만
연습하려고 해도 방이 없다.
전에도 썼지만, 우리 학교에는 방음 시설은 음악실 밖에 없고,
그렇다고 해도 보통 교실에서 연습했다간, 혼나기 일쑤.
그걸로 좋은 연주라면 참을 수 있겠지만....
응. 다들 시즈카짱의 바이올린 레벨이니깐.
연습 시작하자 마자 불평, 이동, 또 연습, 불평....
이젠 난민 수준
424 :구미남 ◆CD1Pckq.U2 []:2009/11/20(金) 03:56:23.86 ID:PZWjuI3X0
일단 난 부장으로서 첫 일은, 연습실의 확보였다.
음악 부에 얼굴을 내밀며 교섭을 해보거나, 고문하고 상담해보거나.
그래도 방은 잘 확보 못 하고.
모처럼 신입생도 들어왔는데....어쩌지.
시험 삼아 와타파치랑 치롤 쵸코로 교섭해봤다. 안 됐다.
녀석들은 뭘 모르네.
427 :구미남 ◆CD1Pckq.U2 []:2009/11/20(金) 04:02:33.43 ID:PZWjuI3X0
그래도 포기를 안 하고
안 되는 걸 알면서도 "합창부"에 상담해보기로.
우리 학교 합창부는 꽤나 실력이 대단해서,
아버지나 어르신들한테도 평판 좋은 부였다.
합창부도 당연 문화제에 나가기 때문에,
방은 빌려주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서.
실은 별로 교섭도 안 했었다.
"실례합니다"
"네~. 어머 구미군" (합창부의 고문. 음악 선생. 미인)
"지금 조금 연습실이 없어서 그런데, 설명설명설명"
"어머 어머. 그럼 같이 써요"
( ゚ Д゚)
난 신한테 사랑 받는다고 생각했다.
429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11/20(金) 04:03:02.01 ID:auvP3xIl0
구미의 행동력에 전 내가 울었다
재즈 하고 싶어・・・・
피아노 솔로라든지 못 하지만 동경하게 되네・・・・・
431 :구미남 ◆CD1Pckq.U2 []:2009/11/20(金) 04:04:44.67 ID:PZWjuI3X0
안 되겠다.
생각 만큼 문장이 안 나온다. 역시 졸려.
정말 미안한데, 자도 될까요...?
정말 미안
433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11/20(金) 04:07:44.68 ID:5pLgDhLf0
맘대로 해
나도 졸려
435 :구미남 ◆CD1Pckq.U2 []:2009/11/20(金) 04:09:42.95 ID:PZWjuI3X0
아마 내일 낮에 또 올게요
사라져도 세우고 쓸게요
여기까지 상대해준 사람들 정말 고마워
밤 새게 해서 미안
437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11/20(金) 04:11:46.65 ID:Y/95bStyO
수고!!
438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11/20(金) 04:12:57.80 ID:R90VbladO
수고~
잘 자 구미☆
445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11/20(金) 04:46:01.74 ID:QMkuz/LrO
오늘 구미 먹자
472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11/20(金) 08:08:27.09 ID:LGriyjyUO
뭐지, 이 스레 보니 괜히 구미가 먹고 싶어졌어
486 :구미 ◆CD1Pckq.U2 []:2009/11/20(金) 09:58:26.94 ID:PZWjuI3X0
좋은 아침
이야~ 좋은 아침이네
488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11/20(金) 10:02:33.72 ID:VLjAVi2l0
왔다ーーーー
489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11/20(金) 10:03:10.09 ID:0dRdVbFOO
오, 좋은 아침.
방금 따라잡았어. 얼른 그 다음을 부탁할게
505 :구미 ◆CD1Pckq.U2 []:2009/11/20(金) 10:50:22.55 ID:PZWjuI3X0
자, 어디까지 썼더라
일단 문화제 연습실 확보 부분 부터였나
511 :구미 ◆CD1Pckq.U2 []:2009/11/20(金) 10:57:38.68 ID:PZWjuI3X0
문화제 연습을 제대로 할 수 있게 된 것은,
이미 5월도 끝날 무렵였다.
이 때가 개인적으로 지금도 엄청 인상이 남아있다.
매일 방과후에 교실에 모여 연습, 우리 학교는
어떤 사정으로 17:00까지 밖에 연습 못 하니깐,
끝난 뒤에는 다들 뿔뿔이 잡담하거나 음악을 듣거나 했다.
어느 날은 연습 뒤에 스튜디오 가서 연습.
스튜디오 끝난 뒤에는 다같이 맥도날드에 가거나,
과자 가게에 가거나.
즐거웠어. 매일 학교가 기대됐었어.
뭣보다 후배가 귀여워. 정말로 귀여워.
아니, 얼굴이라든지 그런 게 아니라.
512 :구미 ◆CD1Pckq.U2 []:2009/11/20(金) 11:05:34.86 ID:PZWjuI3X0
후배들은 모두 실력이 늘었어.
원래 소질이 있던 걸지도 모르겠지만,
난 미키 선배의 덕분이라고 생각하고 있어.
미키 선배는 혼자 3학년으로, 그래도 너무 친절한 사람이라,
금방 1학년하고도 죽이 맞았다.
담담한 태도가 인상적. 뭐라고 해야되나, 정말로
누나 같은 존재였다.
그리고, 역시 경험자, 어드바이스가 확실했다.
상대의 레벨에 맞춰 정중히 가르쳐주거나,
실력이 늘면 좀 더 어려운 걸 가르쳐주기도 했다.
그리고, 잘 못 했을 때도 잘 지적했고.
어라, 이거 나 부장 아녀도 되는 거 아냐
513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11/20(金) 11:08:44.92 ID:dsiAIJYCO
읽고 있으니 너무 청춘여서
내 위가 아파오기 시작했어
515 :구미 ◆CD1Pckq.U2 []:2009/11/20(金) 11:12:38.96 ID:PZWjuI3X0
핵심의 나는, 사진을 찍었다.
연습 풍경이나, 잡담 풍경, 방과후의 풍경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로 사진만 찍었던 기분이 든다.
어째서지. 아마, 내 머리속에서 시작한 부가
실제로 움직이고 성장해가는게 너무 즐거워서
어쩔 수 없었던 거겠지.
지금도, 그 때의 사진이 있는 옛 핸드폰은 큰 집에 보관해놨어.
"선배ㅋㅋㅋ사진 찍지 마요ㅋㅋㅋ성가셔요ㅋㅋㅋ"
링고 넌 조용해
518 :구미 ◆CD1Pckq.U2 []:2009/11/20(金) 11:17:49.38 ID:PZWjuI3X0
곡 얘기인데, 이것도 미키 선배가 우리들의 편성에 맞춰
어레인지 해줬다. 트럼본이 없는 곳을 클라리넷으로 채우거나,
기타가 두명 있어서, 지금 생각해보면 꽤나 억지였지만,
그건 어쩔 수 없다.
미키 선배는 정말로 실력이 좋았다. 작은 몸과 악기로
누구보다 큰 소리를 냈고, 당연 솔로도 압도적.
멋지게 트럼본의 구멍을 매꿨다.
이거 미키 선배 없었으면 망했지
519 :구미 ◆CD1Pckq.U2 []:2009/11/20(金) 11:24:27.91 ID:PZWjuI3X0
떠올랐다 !
"모처럼 재즈 밴드인 이름이니깐, 재즈도 하자"
그래서, 한 곡 소수 밴드로 곡을 했었어.
곡은 "Over the rainbow" 초 명곡.
이건 A. 색스 솔로의 콤보로 하기로 했다.
즉, 1학년이 솔로.
523 :구미 ◆CD1Pckq.U2 []:2009/11/20(金) 11:30:01.50 ID:PZWjuI3X0
그 때 솔로 담당했던 게 약간의 경험자인 여자애인데,
링고나 호로가 "핑코ㅋㅋㅋㅋ"라고 불렀었다. 이유는 까먹었다.
아마 사복였을 때 핑크 옷을 입고 있어서, 어째서인지 그게 웃겨서
"핑크ㅋㅋㅋ" "에로하네ㅋㅋㅋㅋ"하며 두 사람이 웃었다.
음, 여고생이란 그런 느낌이지.
526 :구미 ◆CD1Pckq.U2 []:2009/11/20(金) 11:35:56.65 ID:PZWjuI3X0
자, 여기서 사소한 문제가 일어났다.
알토 색스 담당 (예정) 인 쿠로군 얘기다.
그는 키가 커, 그리고 화려하다. 완전히 쳬육계.
처음에 만났을 때도
"웃스, 오쓰"
같은 느낌으로 "이 녀석 절대로 잘 못 들어온 거 아냐"라고 생각했다.
그는 어째서 (예정) 였는지.
그건 그가 가지고 있던 색스가 너무도 오래 된 거라,
망가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수리하러 보냈다.
하지만, 이게 잘 안 돌아온다.
527 :구미 ◆CD1Pckq.U2 []:2009/11/20(金) 11:38:40.89 ID:PZWjuI3X0
쿠로군은 외견으로 봤을 때도, 음악 초보자였다.
그런데도, 아무리 기다려도 악기가 안 돌아온다.
악기가 없으면 연습을 못 한다.
쿠로군이 연습에 참가 못 한 채, 드디어 문화제 2주전.
528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11/20(金) 11:39:53.45 ID:3QK1gDLLO
아니 음, 수리는 시간 걸리는 거니깐.
529 :구미 ◆CD1Pckq.U2 []:2009/11/20(金) 11:43:07.64 ID:PZWjuI3X0
"쿠로군, 악기 안 돌아오네"
"아, 내일 돌아온데요"
"진짜냐! 다행이다 다행이야"
"이제 2주간이네요"
"그러게 (괜찮나 ? ) "
"응. 음, 어떻게든 할게요"
"그, 그래. 기대할게" (어디서 그런 자신이....)
솔직히 엄청 불안했다.
하지만, 쿠로군은 입만으로 끝날 남자는 아녔다.
533 :구미 ◆CD1Pckq.U2 []:2009/11/20(金) 11:50:36.84 ID:PZWjuI3X0
악기가 돌아오고 나서,
쿠로군은 그 조용한 투지를 색스에 불어넣었다.
암튼 엄청난 집중력였다.
그거갸 그거 나날이 향상하는 쿠로군.
미키 선배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아니 반대로
지적을 곧이 흡수해, 자기껄로 만들었다.
그야말로, "나날이 성장"이라는 느낌.
이래서 체육계통은 무섭다.
"선배"
"응. 왜 그래"
"집에서 연습하게 소음기 사려고 하는데, 어떨 까요"
"에엑 ! 그거 비싸!"
"그래도, 연습하고 싶어요"
"진심이네"
"재즈 좋아하니깐요"
뭐야 이 녀석, 하고 생각하면서도, 조금은 기뻤다.
534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sage]:2009/11/20(金) 11:55:50.05 ID:VDjfFxrsO
쿠로…무서운 아이…
535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11/20(金) 11:56:28.37 ID:vPIdeBc50
얼마야? 소음기는
537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11/20(金) 11:58:07.35 ID:uplMLFM4O
>>535
e-sax라면 알토 5만
테너 6만이려나…
갖고 싶어…
536 :구미 ◆CD1Pckq.U2 []:2009/11/20(金) 11:56:50.08 ID:PZWjuI3X0
드디어 문화제 전날이 됐다.
마지막 연습이라 모두 역시 긴장해서인지,
약간 신경질적인 무드였다.
그런 중에, 온화한 표정의 미키 선배.
역시 분위기를 지켜주네, 라고 생각하고 있으니,
"다들 실력이 늘었네~"
그렇게 웃으면서 말했다.
우리들은 못 했지만, 어느 새 조금은 정상적인 연주를
할 수 있을 정도가 됐다.
내일은 문화제.
그래서, 미키 선배는 내일 연주를 마지막으로,
은퇴하기로 되어 있었다.
568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11/20(金) 14:36:43.05 ID:BqwyThnLO
이 스레를 보고 있으니 오랜만에 불고 싶어져서, 고등학교 이후로 한 번도 안 불었던 트럼펫을 꺼냈어.
금색 메탈이 녹이 슬었고, 꺼내둔 채였던 마우스 피스나 튜닝관은 굳어서 안 움직였어.
그래도 소리는 나왔어. 한 번 더 청춘이 하고 싶어졌어. 구미남, 고마워.
>>568
왠지 나도 기뻐졌어. 읽어줘서 고마워.
모두 악기는 소중히!
580 :구미 ◆CD1Pckq.U2 []:2009/11/20(金) 15:18:47.69 ID:PZWjuI3X0
문화제 얘기.
우리 학교 문화제에는 매년 의외로 사람이 많이 온다.
아빠 뻘 사람도 그렇지만, 우리 학교를 노리는 중학생도 꽤 있다.
문화제 전날에는 아마 수업은 거의 없고,
각각의 반 축제물 준비라든지를 하는 느낌.
어느 학교도 그런 건가나.
왠지, 문화제 전날의 분위기는 독특하지 않어?
다들 두근두근하는게 전해진다는 느낌이랑,
열심히 준비한 문화제가 앞으로 조금이면
끝나고 만다는 감정적 기분이 섞이잖아.
582 :구미 ◆CD1Pckq.U2 []:2009/11/20(金) 15:27:48.16 ID:PZWjuI3X0
그래서, 우리 부는 아직 동호회고, 암튼 못 하니깐,
체육관의 스테이지가 아니라 음악실을 빌려
스테이지를 하기로 됐어.
이거에 관해서는, 합창부랑 오케부의 사람들한테 엄청 신세 졌어.
애초에 음악실은 매년, 합창부랑 오케부들의 발표용였는데,
올해는 그게 재즈밴드도 같이 하게 된 겁니다.
그것도, "같이 안 할래?" 라는 얘기가 나온 것도 그 쪽에서 였다.
"요즘 열심히 하는 것 같고"
사람한테 자기가 하는 걸 인정 받는다는 건 좋은 거죠.
585 :구미 ◆CD1Pckq.U2 []:2009/11/20(金) 15:34:30.10 ID:PZWjuI3X0
그리고, 문화제 당일.
"손님 오면 좋겠네"
"응. 어떨까"
음악실은 본관에서 떨어져 있는데다, 4층 건물의 꼭대기.
가벼운 기분으로 오기에는 멀다는 거죠
588 :구미 ◆CD1Pckq.U2 []:2009/11/20(金) 15:42:59.54 ID:PZWjuI3X0
음악실 앞에는, 1주일 전 정도에 다같이 만든 간판을 뒀다.
"구미 재즈 오케스트라" (가명)
(약간 네타바레하자면, 현재도 실존하는 단체라 실명은 가립니다)
다같이 생각한 밴드명과, 큰 나비 넥타이를 한 검은 고양이를 그린 간판.
참고로, 다 된 간판을 호리한테 들게해 찍은 사진이 있는데
신기한 것은 호로의 모습이 1밀리도 안 찍혔다.
호로 작어 호로
592 :구미 ◆CD1Pckq.U2 []:2009/11/20(金) 15:51:50.80 ID:PZWjuI3X0
그 날은 라이브 말고도 M짱 실종미수라든지
내가 하던 밴드 해산 라이브라든지 여러가지 있었지만, 생략.
라이브 10분 전.
음악실 앞에 빈 교실에는, 의외로 온화한 무드였던 기억이 있다.
이 날의 복장도, "재즈는 역시 정장"이라 넥타이를 매기로.
M짱은 여전히 으~으~ 중얼거리고 있었다.
미키 선배는 악기의 정비를 하고 있던 기분이 든다.
1학년 여자애는 신나게 쵸코를 먹으면서 떠들고 있었다.
"선배ㅋㅋㅋ쵸코 줄까요?ㅋㅋㅋ"
"오 고마워"
"아, 이제 없네요ㅋㅋㅋㅋ지송ㅋㅋㅋㅋ"
링고 너 임마
594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11/20(金) 15:55:23.96 ID:It24lngF0
링고ㅋㅋㅋㅋㅋㅋㅋ
596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11/20(金) 15:58:54.19 ID:0gh71IN9O
릭오ㅋㅋㅋ좋은 캐릭ㅋㅋㅋㅋ
595 :구미 ◆CD1Pckq.U2 []:2009/11/20(金) 15:56:49.34 ID:PZWjuI3X0
1학년 남자는 정신 통일 중였다.
각각이 창 밖을 향해 명상.
너네들 어디까지 체육계인거야.
안경은...아마 다른 부 발표때문였는지, 아슬아슬하게 합류했다.
난....
난 뭐했지. 여전히 구미라도 먹고 있었겠지.
597 :구미 ◆CD1Pckq.U2 []:2009/11/20(金) 15:59:04.12 ID:PZWjuI3X0
단지,
"이 멤버로 연주하는 건 마지막이네"
라고, 생각했던 건 기억 난다.
모두의 모습이 인상적이였던 것도,
그래서 기억하는 걸지도 모르겠다.
598 :구미 ◆CD1Pckq.U2 []:2009/11/20(金) 16:05:35.57 ID:PZWjuI3X0
라이브 5분 전.
음악실의 무거운 문을 열어, 안에 들어간다.
자세히는 기억 안 나지만, 꽤나 사람이 있었던 기분이 든다.
아마 오케의 연주 뒤라, 사람이 있었던...걸까나.
암튼 많았다.
재즈는 세팅이 의외로 귀찮아서, 얼른 세팅 개시.
기재는 여러 군데에서 빌려오거나, 집에 있는
허름한 거를 가져오거나.
601 :구미 ◆CD1Pckq.U2 []:2009/11/20(金) 16:08:09.89 ID:PZWjuI3X0
자, 새삼 세팅이 끝나고 나서 객석을 보니
어라 왠지 사람 늘었네요
아까보다 명백하게 많다. 랄까, 입구에서 계속 들어온다.
어느 새, 음악실에는 사람이 가득했다.
602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11/20(金) 16:12:37.16 ID:Rys1JQz2O
이젠 되돌아갈 수 없는 청춘
그 때가 제일 빛났지
603 :구미 ◆CD1Pckq.U2 []:2009/11/20(金) 16:12:37.63 ID:PZWjuI3X0
객석을 보니, 부모님들로 시작해,
같은 학교의 사람에 모르는 교복의 애나,
선생님도 몇 명은 있었던 기억이 있다.
아는 사람, 모르는 사람이 눈 앞에 떼거지.
예상 밖의 사태에 약간 당혹감. 하지만 얼굴은 웃고 있다.
나 긴장하면 웃어버리는 거지. 얼굴이.
606 :구미 ◆CD1Pckq.U2 []:2009/11/20(金) 16:18:19.10 ID:PZWjuI3X0
"에~, 아, 마이크 들어왔나요. 들어왔네요"
"아, 안녕하세요. 구미 재즈 오케스트라입니다.
오늘은 와주셔서 정말로 감사합니다"
조용한 객석.
긴장감 때문에 목소리가 떨린다. 머리가 새하얘져간다.
"에~, 저희들은 올해 막 생긴 단체라, 거의 초보였습니다"
"하지만, 여기까지 두 달간, 즐겁게 열심히 할 수 있었습니다"
"즐겁게 들어주신다면 기쁘겠습니다"
이 구미, 여전히 MC가 허접했다는 거다.
610 :구미 ◆CD1Pckq.U2 []:2009/11/20(金) 16:24:03.12 ID:PZWjuI3X0
첫 곡의 카운트가 시작하고 나서는, 잘 기억이 안 난다.
신기하게도, "이 연주로 마지막인가"라고는 더 이상 생각 안 했다.
뭐라고 하면 되는 거지
라이브 했던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알지도 모르겠지만
자기 세계에 조금 먼 존재가 되어, 그 대신 감각이 타오른다고 해야되나.
눈 앞의 세계와는 조금 먼 곳에, 모두가 음악을 공유한다는 감각인가....
암튼, 라이브는 짧은 순간였다.
허리에 힘이 빠질 정도로, 금방 끝났다.
612 :구미 ◆CD1Pckq.U2 []:2009/11/20(金) 16:28:53.07 ID:PZWjuI3X0
역시 드라마가 아니라, 실제 연주가 신 내린 연주였다, 같은 일은 없다.
나중에 받은 DVD 영상을 보니, 베이스가 여전히 크고 못 해서, 웃었다.
단지, 끝난 뒤의 박수가 좋았다.
그리고, 밴드 모두의 웃고 있던 표정이 정말 좋았다.
613 :구미 ◆CD1Pckq.U2 []:2009/11/20(金) 16:35:32.07 ID:PZWjuI3X0
끝나고 다같이 사진을 찍었다.
사람이 없어진 음악실 앞에서, 각각의 악기를 들고.
사진을 찍었더니, 갑자기 힘이 빠지고 말아
어째서인지 웃음이 나기 시작했다.
"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
M짱도 마찬가지였는지, 얼굴을 보며 웃었다.
섭섭할텐데, 그 때는 그런 건 전혀 생각도 안 했다.
단지, 지금까지의 즐거웠던 일이 주마등처럼 역류한 것처럼,
게속 키득키득 웃고 있었다.
615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11/20(金) 16:38:52.69 ID:LGZxq315O
눈에서 과일 구미가 나왔어
617 :구미 ◆CD1Pckq.U2 []:2009/11/20(金) 16:42:39.98 ID:PZWjuI3X0
자, 문화제가 끝나, 미키 선배가 사실상 은퇴하게 됐다.
그리고, 야마다랑 안경도 부를 나가게 됐다.
짧은 기간였지만, 초대 구미 재즈는 암튼 이걸로 인단락을 맞이했다.
미키 선배는 문화제가 끝난 날 밤에,
부에서 만들었던 HP 게시판에,
한 사람 한 사람한테 메세지를 남겨놨다.
618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11/20(金) 16:42:45.27 ID:84nzbcwiO
고등학생은 아니지만 난 아직 젊어! 뭐든 할 수 있어!
라고 생각했어.
620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11/20(金) 16:43:35.45 ID:TKZ8Z+K30
안 돼, 울 것 같애
621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11/20(金) 16:43:45.32 ID:0n1emvBy0
오오, 아직 있었네
이런 청춘하고 싶어
고2니깐 너무 늦었나・・・
622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11/20(金) 16:46:13.81 ID:go0R32NR0
>>621
지금 시작 안 하면 후회한다
623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11/20(金) 16:46:39.83 ID:u8KkSDlb0
>>621
청춘은 하루만 있으면 충분하지
624 :구미 ◆CD1Pckq.U2 []:2009/11/20(金) 16:46:52.62 ID:PZWjuI3X0
길어서 문장 자체는 기억이 안 나.
이미 로그도 사라져서, 아마 저장해서 가끔 읽었지만,
큰 집 옛 핸드폰 안에 있어서 참고 못 함.
하지만, 부원 한 사람 한 사람한테 정말로 정중한,
메세지가 남겨져있었다.
아마 나한테는
"정말로 책임감이 넘친, 좋은 리더였습니다"
라고 쓰여져 있던 기분이 든다.
625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11/20(金) 16:47:24.37 ID:C8olcBCjO
남고라 로망의 파편도 없어
암튼 내년에는 재즈 밴드를 시작하겠습니다
627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11/20(金) 16:51:55.85 ID:zWbXt00cI
왠지 감정적으로 되버렸잖아
628 :구미 ◆CD1Pckq.U2 []:2009/11/20(金) 16:54:23.70 ID:PZWjuI3X0
마지막으로,
"처음에는 어떻게 되려나 생각했고,
솔직히 이렇게 좋은 밴드가 될 줄은 생각도 못 했습니다."
"너희들의 노력은 전부 봐왔고, 그러니깐 나도 열심히 해야지
라고 생각했습니다"
"너희들은 아직 막 시작해, 너무 작아,
불안할 때도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너희들이라면, 반드시 괜찮아.
내가 보장할게요. 너희들은 대단해 !"
"그러니깐, 천천히여도 되니깐, 앞으로도 다같이,
앞으로 나아가주세요"
"지금까지 고마웠어. 정말 즐거웠어요"
기억이 애매하지만, 아마 이런 식으로 써져있었다.
좋은 선배를 가졌다고 생각했다. 지금도 마음으로부터 생각한다.
636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11/20(金) 17:08:52.24 ID:+uSJd+Nh0
M짱 실종 미수 사건을 자세히 써주라
>>636
실은 문화제 전날에 M짱하고 가볍게 싸웠습니다.
그러자 M짱 집에 가는 길에 도망→울기 시작
난 안절부절
669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11/20(金) 18:27:56.14 ID:I1RyFNKuO
왠지 죽고 싶어졌어
남고에 귀가부였으니 괜히 더
671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11/20(金) 18:31:58.86 ID:DsEBoPNJO
아무나 살려줘
이 공기 죽고 싶어졌어
698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11/20(金) 19:46:18.30 ID:6P2UQSVsO
지금부터 구미 공장에 면접인데 진짜 긴장되네
출처 : 비 내리는 날의 홍차 두 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