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

이메일 보고 울게 된 썰

※ 이하 누나랑 엄마 대화 내용은 원래 캡처 사진이었는데 엑박 떠서 글쓴이가 캡처 내용 그대로 써 놓음 (그리고 썰 약간 수정함 오자 고치고 문장도 좀 읽기 편하게 해놓음)

    캡쳐 내용도 있는데 솔직히 글하곤 별 상관없어서 그냥 지움 

 

 

누나는 지금 필리핀에 가있고, 엄마는 지금 집에 혼자계신다.

그리고  나는 지금 공부하러 대전에 내려와있어

 

오랜만에 메일좀 확인하러 들어가봣다가 우연히 누나와 엄마가 주고받던 이메일을 보게되었다.

 

보고 한없이 울었다. 나는 남자라서 그나마 버틸만 했구나. 누나와 엄마는 여자라서 버티기가 힘들었겠구나.

 

이런생각도 들고 진짜 아버지가 원망스럽기도했다.

 

우리가족에 대한 얘기를 좀 하겠다.

 

우리는 일단 아버지가 없고, 누나,나,엄마 이렇게 셋이산다. 누나는 지금 대학생이고 나는 고1이다.

 

아버지는 우리 식구에게 빚말곤 물려준게 없었다.

 

공부도 잘하고, 집안도 좋고, 얼굴 예쁘고, 성격도 좋은 1등 신부감인 우리 어머니가 아무 보잘것없는 아버지같은 사람한테 시집와서 정말 고생하셨다.

 

이 아무 보잘 것 없는 아버지같은 사람을 그저 자기를 너무 좋아해주고, 누구보다 성실한 사람이었기에 결혼하셨다고 어머니는 내게 얘기해주신 적이있다.

 

엄마는 현모양처를 꿈꾸면서 아버지와 결혼했지만,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이사를 3년간 4번이나다녔고  수도없이 많은 돈도 대주셨다.

 

그리고 아버지가 사업 실패해서 우울해 있을때마다 늘 지갑은 두둑하게 채워주셨다. 어디가서 무시당하지 말라고 말이다. 

 

돈도잃고 , 현모양처의 꿈도 없어졌다.  근데 고생은 이걸로 끝나지않았다.

 

내가 태어나면서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큰 사업실패로 엄청난 빚을 어머니가 혼자 떠안게되었다.

 

어머니가 말하시길, 그 당시에 친척, 가족, 친구들에게까지 매일 빚쟁이들이 찾아왔다고한다. 돈도 돈이지만 주위사람들에게 너무 미안했다고 한다.

 

어머니는 그 돈을 갚기위해 맨손으로 어린 누나와 나를 데리고 서울로 올라오셨다.

 

손에 물 한번 안묻혀보신 어머니가 서울에 올라와서 노점상을 시작하시게되었다.

 

어머니는 무슨 일을해도 악착같이 하시는 성격이라 노점상을 하더라도 정말 악착같이 돈을 버셨다.

 

결국 7년만에 빚을 다 갚게되셨다.

 

난 아직도 노점상 하던 그 떄를 생각하면 정말 막막하고 착잡하고 짜증난다.

 

고작 초등학생이었던 누나가 어머니 노점상하시면서 물건 들여올때 누나가 어머니 도와드리던 기억이 아직도 선하다.

 

그당시 우리가족에겐 인생도, 미래도 없었다. 그저 오늘 하루만 버티면 감지덕지였어.

 

빚을 다갚고, 정말 하루벌어 하루먹을 돈만 벌고 있던 때에 우리에게 기회라는게 찾아왔다.

 

어머니가 7년간 노점을 해오시면서 그 바닥에서 인맥을 많이 쌓아놓으셨거든?.

 (어머니가 과부인데도 불구하고 열심히 사는걸보고 좋아해주는 사람도 많았고)

 

어느날, 어머니의 아는 사람이 어머니에게 좋은정보를 하나 줬어.

 

"내가 잘 아는사람중에 이불가게를 하던 사람이 있는데, 그사람이 이번에 도박으로 재산을 다 탕진해서 가게를 내놓았데. 아마 급한것 같아"

 

어머니는 그 말을 듣고 집에와서 늘 고민에 빠져있으셨지

 

아무리 싸게 가게가 나와도 우리집엔 그 매물을 살 돈이 없었기때문이야.

 

결국 어머니는 결단을 내리시고 여기저기 돈을 꾸기위해 연락을 하고 다니셨어

 

정말 별 소리를 다들어가면서 돈 꾸러다니셨다. 심지어 안 좋은 소리 듣고 우신적도 있었고

 

그러다 우리 가족에게 희소식이 하나 찾아왔어.

 

어머니 친구 소개로 알게된 고려대를 나와 건축업계에서 일을 하고있는 사람이 하나있었는데

 

어머니를 정말 좋게 봐주시던 분이셨어 가끔 우리집에 와서 맛있는것도 사주고 그랬지

 

그 분은 어머니가 돈을 꿔달라고 연락 하지도않았는데

 

선뜻 먼저오셔서 "oo씨를 믿는다. 내가 그 돈 빌려주겠다. 천천히 갚아도된다. oo씨의 능력을 믿고 빌려주는 돈이다. 그러니까 사양말고 이 돈 받아라."

라고 하셨어

 

어머니는 처음엔 안 받겠다고하셨어

 

평소에 너무나도 우리에게 잘해준 사람이었기에 더 이상 손벌릴 수 없다고 생각하셨거든

 

아저씨가 계속해서 엄마를 설득 했고

 

결국 엄마는 아저씨에게 빌린 돈으로 그 가게를 구입하게됐지.

 

3억정도하는 가게를 1억정도에 구입하셨다.

 

어머니는 그 가게를 열심히 운영하셔서 빌린 돈을 1년만에  이자까지해서 결국 다 갚으셨고,

 

그 동네 주변에서 제일 잘나가는 사장님이 되셨다. 

 

그후로 수년이 지난 지금도, 어머니는 가게를 잘 운영하고 계시고, 우수 대리점으로 상까지 받으셨다. 집에 패도있다.

 

어머니는 가끔 나와 단 둘이 있을 때 이런 얘기를하신다.

 

"우리 옛날 생각해보면 참.. 지금 행복한거지? 정말 통닭한마리 사먹으려면 정말 엄청 고민하고 사먹고, 매일 반찬은 김치밖에 안 올라와있고,

옷은 맨날 남들이 주는 옷만 입엇었는데 말이야. 먹고싶을때 먹고싶은거 먹고, 입고싶은 옷 사고 하는게 참 별거아닌데 .."

 

 

정말 지금 생각해보면 우리가족 용됐다싶어 누나는 필리핀으로 유학도가고.

 

나는 이제 공부란것도 하면서 고등학교 다니고 참 많이 변했지.

 (자식 교육에 신경을 안 쓰신 덕에 중학교때 꼴통짓 많이 했어 알파벳도 중학교 들어갈때 처음 알았고

근데, 어머니 가게로 성공하신후, 참 많은걸 생각하게됐지

나를 위해 노력하시는 어머니를 위해 인문계 고등학교가서 진짜 어머니한테 효도하고싶어서 공부를 시작하게됐어.

진짜 열심히 해서 내신도 대폭 올렸지 중학교때 58%였는데 고등학교 들어와서 14%로 올라갔다.)

 

 

 

끝으로

 

아버지없이 산다는걸 티를 안 내려고해도 안 내기가 힘든 것 같다.

 

친구들이랑 얘기하다가 아버지 얘기 나올때마다 말 돌리는것도 너무 어색하고 나 혼자만 눈에 띄게 말을 안하고

 

그리고 내가 아버지가 없다는걸 아는 친구들이, 그걸 소문을 내고 다닐때마다 정말 죽고싶었다.

 

종종 사람들이 재미로 "애미 없네." "애비 없네." 하곤 하는데 나는 함부로 그런말 못한다.

 

나처럼 상처받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또, 어린시절의 가난은 아이에게 정말 씻을 수 없는 아픔을  남겨준다.

 

나는 기초생활 수급자였을때, 임대아파트에서 살았기 때문에 친구들이 어디 아파트사냐고 물어 볼 때가 가장 두려웠다.

 

그래서 일부러 친구들 집에 놀러가지도 않았고, 놀러오라고 하지도않았다.

 

나는 부모님을 본받아서라도, 나중에 내가 아이를 낳게되면 가난을 절대 물려주지않을거야

 

 

지금까지 글봐줘서 고맙습니다 형들.

 

갑자기 오늘 이메일보고 필받아서 막쓰게 되서 좀 두서가 없습니다.

 

 

이제 막 고 1올라가서 글 쓰는게 좀 많이 서툴어요 ㅎㅎ; 이해해주시길 바랍니다.

 

3줄 요약

 

1. 애비없이 살음+ 아버지 돌아가시면서 빚 존나 많이남겨주고감

 

2. 어머니 혼자 노점해서 다갚음

 

3. 잘살고있음

 

 



썰 퍼가실 때 주소: http://ssulz.net/12980

 

이거 수정한다고 했는데 병신같이 한 것 같아서 슬픔

2개의 댓글

케케
2012.08.17
나 아는사람이 일본에 갔는데 후쿠시마 사건 터지고나서 연락이 안댐...

이거 썰 풀까나...
0
2012.08.17
@케케
ㄱㄱㄱㄱ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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