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글

어느날 잊고 가져오지 않는 것

약을 두고 왔다.

 

침착하려 했다. 내 몸뚱아리하나 멀쩡히 건재하지도 못하는 인간일까 자신을 치켜 올렸다.

 

치켜올린 손가락이 하늘에 닿았다.

 

머리가 닿았다.

 

발바닥에 더 이상 남는게 없다.

 

아득히 멀리 정신을 날려 버렸다.

 

평생을 살았음에도 애써 부정했던 감각들이 돌아온다.

 

현실을 애써 마주하게 하는 역한 느낌.

 

그것이 나인가 그것이 나인가.

 

내가 있는 곳이 그것이 있던 곳인가 그것이 내게 온 것인가.

 

난해한 질문만 하며 대답을 하려하지 않았다.

 

날아간 정신을 붙잡을 것이 필요했다.

 

내가 못잡으니 남이 잡아주면 되겠지 싶었다.

 

뱉어 멀리 뻗어 질퍽할게 질척였다.

 

기분나빠 찡그린 얼굴에서 환희를 느꼈다.

 

손가락에 감각이 돌아온다.

 

기분나빠 내뱉은 욕설에 미소를 지었다.

 

핑 돌던 머리가 멈췄다.

 

머리가 바닥을 향했음을 몰랐다.

 

잘못됨을 깨달았을 때는 손가락이 갈색 하늘에 닿았을 때.

 

아 맞다. 약을 두고 왔다.

 

아. 약을 두고 왔다.

 

아.

 

무분별한 사용은 차단될 수 있습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추천 수 날짜 조회 수
32456 [그림] 뜌땨뜌땨 뜌따따 2 뿔난용 3 12 시간 전 84
32455 [그림] 카드캡터 체리 6 2049 10 1 일 전 120
32454 [창작 글] 뉴스레터 잡지 식으로 글 써봄 (주간 개초 1호) 개초 1 1 일 전 26
32453 [기타 창작] 3D 최근 만든것들 5 킹냥이 3 3 일 전 252
32452 [그림] 털박이 밀덕 짤 털박이협회원 4 4 일 전 159
32451 [음악] 2초에 4개씩 찍어내는 AI BGM 생성기 추천 드림..! beckysky 0 4 일 전 94
32450 [그림] 민초와 싸우는 에스파 그려봤어요.jpg 5 장곤단 8 5 일 전 228
32449 [창작 글] 글쪼가리 #234 2 Plasir 2 5 일 전 105
32448 [잡담] 피규어 드로잉하기에 좋은 사이트 3 구파 6 5 일 전 203
32447 [그림] 짜리몽땅 사슴 1 뿔난용 3 6 일 전 121
32446 [그림] 블아 사키 7 2049 14 6 일 전 232
32445 [기타 창작] 다들 금손들이많네 나르사랑카드 1 6 일 전 89
32444 [잡담] 그림공부할때 보면 좋은 시리즈 영상 1 구파 2 6 일 전 117
32443 [창작 글] 글쪼가리 #233 Plasir 1 7 일 전 45
32442 [그림] 걸판 BT-42 미카 4 UHwa 5 7 일 전 229
32441 [그림] 베니슈가 4 구파 8 7 일 전 204
32440 [그림] 블루아카 시미코 5 오늘밤사냥을나선다 7 7 일 전 275
32439 [기타 창작] [ 레 고 ] 42170 가와사키 닌자 H2R 분후퇴근 3 9 일 전 229
32438 [창작 글] 구름[시] 1 호조지망생 3 10 일 전 216
32437 [그림] 어제 먹은 롤케잌 6 뿔난용 4 10 일 전 2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