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글

올바른 지식으로 살아남기 1.누가 내 초콜릿을 옮겼을까? 7

 진은 심장이 입으로 튀어나오는 감각을 느꼈다.

 설렘과 흥분이 피 대신 온몸에 흐르는 것만 같다.

 동시에 입에 흥건히 고이는 침.

 "고기."

 이제껏 맛대가리 없는 이끼만 먹다가 육즙 뚝뚝 떨어지는 고기를 상상하니 절로 어깨춤이 나오는걸 참느라 고역이다.

 물끄러미 쥐구멍을 바라보던 진이 뒤로 물러나 담배를 꺼내 물었다.

 "후우. 침착하자."

 단번에 담배 길이가 반으로 줄어들었다. 몸에 해로운 성분이 들어오자 약빨이 돌면서 진정됐다.

 "여기서 선택지가 늘어난다."

 첫 번째. 쥐를 한 마리 잡고 관리에게 넘겨준다.

 두 번째. 쥐를 암수 두 마리를 잡은 뒤 챙겨놓고 관리자에게 보고 한다.

 세 번째. 쥐를 못 본척 하고 과격파 노동자의 수법으로 몰아간다.

 "쥐를 잡아서 관리자에게 넘겨주면 멍청이나 다름없어."

 관리자급도 고기를 먹어본 적이 있을까?

 이끼 스테이크도 시중에 돌아다니지만 이끼랑 콩으로 만든 스테이크가 맛이 좋을리 있겠는가?

 하물며 콩도 귀하다. 당연히 가치가 높다.

 쥐의 존재가 발견되면 진을 죽여서라도 입막음을 시킨 다음 자기들끼리 해먹을게 분명하다.

 "그렇다고 암수 두마리를 빼돌리는게 쉽지도 않고..."

 심지어 발자국도 살펴보면 꽤 크다.

 덩치도 있는데다 몇 마리가 있는지 모른다. 산채로 잡아서 숙소에서 키운다?

 도둑한테 숙소가 털려서 쥐를 빼앗기고 경비가 들이닥쳐서 [너를 마약소지죄로 체포한다.] 같은 웃기지도 않는 죄로 빵에 쳐넣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쥐를 어디서 얻었냐고 고문을 하다가 처리하겠지.

 그리고 뭐라고 관리자한테 보고한단 말인가?

 -어... 뭔지는 모르겠지만 네발 달린 생명체가 전선을 이빨로 끊어먹은 것 겉습니다. 라는 개소리를 하면 관리자가

 -아예. 수고하셨습니다. 이제 돌아가시면 됩니다. 라고 할 것 같나?

 단박에 유즈한테 뭐 이런 형편없는 자식을 보냈냐면서 지랄이란 지랄을 다 할게 분명하다.

 그럼 인사고과 깎인 유즈는 진을 쥐잡듯 갈굴게 분명하다.

 "물론 방법이 없는 건 아닌데..."

 보통 이런 일은 진 선에서 해결되는게 아니다.

 쥐라는 유용한 단백질 보충 수단이 생겨났는데 그걸 처리하려면 부장급이나 차장급이 나서야 할거다.

 하물며 이곳은 진의 업무처도 아니지 않은가.

 진은 슬쩍 단말기를 만지작 거렸다.

 유즈라면 쥐의 정보를 가지고 유용하게 써먹을 수 있다.

 협상도 같은 급에서 하는거지 진이 관리자급에게 비비지 못하는 것처럼.

 "문제는 유즈를 믿을 수 있냐는 건데."

 자신이 줄을 댄 유즈 역시 다른 자들과 비슷하다.

 필요하다면 얼마든지 진을 버릴 수 있다.

 "이럴 줄 알았으면 호감도작을 열심히 해놓을걸."

 투덜거리면서 마지막 선택지를 생각했다.

 "이건 미친 짓이야."

 과격파 노동자 탓으로 돌린다?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는 자들 소행으로 떠넘기고 진은 떠나는 거다.

 대충 쓰레기 산에 본거지가 있다고 뻥치고 다 불태워 버리면 쥐도 없애고 일석이조 아닌가.

 귀찮은 일도 없어지고 일도 해결하고.

 '아무래도 세 번째가 정답이야.'

 "자작극이다. 자해한 다음 관리자에게 맡기고 튀어야지."

 죽지 않을만큼만 다친다음 저 쓰레기 산을 화염방사기로 날려버리면 모든게 만사형통이다.

 "하지만 이래서는 유즈에게 면목이 없지. 산물이라도 가져가야만 해,"

 쥐라도 한마리 잡은 다음 뇌물로 바쳐야 심신의 안정이 찾아올 것이다.

 "뱃속에 기름칠도 하고."

 진이 코트 주머니에서 이끼 빵을 꺼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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