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글

올바른 지식으로 살아남기 1. 누가 내 초콜릿을 옮겼을까? 1

 - 금일 생산 완료. 
 - 수고하셨습니다. 보급 품목 확인 후 선택해 수령하십시오.
 "제발 이끼 통조림 만큼은…."
 진은 묵직한 개인 단말기에 표시가 시작된 수령 물품을 확인하며 빌었다.
 "벌써 3일 동안이나 이끼 통조림이라구. 좀 봐주라."
 - 이끼 통조림 3ea
 - 이끼 통조림 1ea, 이끼 담배 5개비, 이끼 빵 1ea
 - 이끼 통조림 1ea, 이끼 빵 1ea, 이끼 버터 10g
 "이런 씨발!"
 단말기를 캐비넷 안에 던져 버린 진이 머리를 감싸 쥐며 주저앉았다.
 "최악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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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끼 통조림은 말 그대로 가공된 이끼가 한가득 담긴 통조림이다.
 제한된 환경에서 마음껏 얻을 수 있는 식료품이 있다는 것은 큰 행운이지만 이건 좀 달랐다.
 "어떤 놈이 이런걸 만든 거냐구."
 처음 이끼 통조림을 열면 세 가지에 놀란다.
 첫 번째는 식욕을 말살하는 녹색이요.
 두 번째는 후각을 마비 시키는 냄새이고.
 세 번째는 농축된 콧물이 연상되는 식감이다.
 이곳에서 사는 사람들 치고 이 저주받은 물건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어찌하랴 진에게는 선택권이 없었다.
 "차라리 담배랑 빵, 버터가 선택지에 있었으면!"
 그런 경우는 없다. 생산도 쉽고 재고 관리도 편한 통조림은 빨리빨리 치워 버려야 하는 물건이니까.
 다른 물건들은 인기도 많고 생산이 까다로워 통조림에 끼워 넣는 경우가 많다.
 특히 이끼 담배는 다른 노동자들끼리 물물교환으로 사용되는 실물화폐에 가깝다.
 문제는 진 역시 다른 골초 노동자들과 같이 담배를 좋아하는 헤비 스모커였다.
 "통조림과 빵은 아니지!"
 적어도 담배로 버터를 교환하는 수도 있지만 그런 건 진의 사고방식에 통용되지 않다.
 그렇다고 통조림과 빵, 버터를 고르자니 어찌 보면 가장 이상적인 선택지 같지만 담배의 유혹은 참을 수가 없다.
 "담배, 담배, 담배!"
 통조림은 받는 즉시 던져 버리고 빵과 버터로 배를 채울까.
 아니면 담배를 반찬으로 빵으로 배를 채울까.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던 진의 옆으로 누군가 다가왔다.
 "진! 사람들끼리 담배빵 하기로 했어! 올 거야?"
 2미터 남짓 거구의 대머리 사내 올프의 등장으로 인해 진의 고민이 날아갔다.
 "담배빵? 담배빵!"
 진의 머릿속으로 따갚되 라는 단어가 생각났다.
 "그래도 참가할 수 있는 최저 개비는 5개야. 모자라면 참가하고 싶어도 못 해."
 덩치에 맞지 않게 능글맞은 미소를 지어 보이는 올프.
 이미 진의 총알이 얼마나 되는지 파악이 끝난 모양.
 "종목은?"
 "언제나처럼 로봇 파이트!"
 로봇 파이트는 버려진 안드로이드를 수동으로 움직이게끔 마개조하고 콜로세움처럼 어느 한쪽이 부서지면 끝나는 투기장이다.
 물론 주최자도, 참가자도 노동자인 만큼 화려하지 않지만 거칠고 폭력적이라 인기가 아주 높다.
 "그거 사기잖아."
 진이 툭 뱉었다.
 로봇 파이트는 기본적으로 사람이 조종하므로 얼마든지 시합 내용을 조작할 수 있다.
 차라리 조작만 하면 다행이지 이겨도 배팅한 담배를 얻지 못하고 관람료라는 명목으로 얻어맞고 쫓겨 날수도 있다.
 물론 올프는 바로 반박했다.
 "사기라니! 요즘 같은 시기에 그런 말 함부로 하면 자다가 총 맞아!"
 올프는 장장 10분이 넘도록 로봇 파이트가 얼마나 서비스 좋고 공명정대한지 역설했다.
 "됐어. 한 두 번 속아?"
 "그러지 말고…."
 끈질기게 진에게 질척거리는 올프.
 - 삐리릭!
 "연락왔다."
 "지금 연락이 중요해!"
 올프가 화를 내거나 말거나 다시 단말기를 집어 든 진이 확인했다.
 - 작업반장
 "조졌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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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끼는 의외로 먹을 수도 있습니다. 수분 보충에도 좋죠.

무분별한 사용은 차단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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