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글

현실 속 아포칼립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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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축하고 불쾌한 매트릭스의 감각과 누군가가 흘려놓은 쓰레기에서 나는 악취가 나를 깨웠다.

 

낯선 광경이었다.

 

폐공장에서 창문 너머로 들어오는 햇빛에는 아무런 소리도 울리지 않았다. 실로 기묘한 적막이라고 생각하면 이내 내가 서있는 곳이 어딘지도 모르는 불안감이 등줄기를 타고 올라왔다.

 

바깥을 향해서 열려있는 공장의 커다란 문은 날 환영하는 듯이 팔을 벌려서 오라고 손짓하는 듯 보인다.

 

밖으로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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맙소사. 입 밖으로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경악에 나는 공포에 빠졌다.

 

건축물에는 기묘할 정도로 가득 식물이 자라나 있었고 한 때는 인간이 세워놓은 인간스러움이 이제는 자연스럽게 땅과 그 아들들에게 먹혀들어간 상태였다.

 

찢겨진 천막에서 흘러내리는 벌레들의 행군은 생전 본 적이 없는 그러한 종류의 자연 그 자체였다.

 

뒷걸음질을 치며 주변 상황을 파악하려고 애를 쓰는 불쌍한 남자의 눈에는 무언가가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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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색 기둥이 저 멀리에 우뚝 솟아있었다.

 

온통 낡고 헤진 건축물들과는 다르게 티끌 하나 때묻지 않은 그 기둥은 하늘 아래에서 혼자 시간을 역행해서 뒤틀린 듯한 모습이었다.

 

시간이 흐르면 건물은 낡고, 식물은 자라고, 그러한 생각이 머릿속을 혼란스럽게 하다가 그냥 직감적으로 느꼈다.

 

세상에 무슨 일이 생겼다는 것을.

 

그러나 사색도 잠시, 조용한 도심 숲 속에서 부스럭 하는 소리에 놀라며 소리가 난 곳을 쳐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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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원근감이 이상했다.

 

풀로 가득히 메워진 건물 위에서 앉아서 날 바라보는 그것은 거대했다.

 

오한이 등 뒤를 타고 흘러내린다. 그 생물의 눈동자에서 죽음을 읽어낼 수가 있었다.

 

" 슉슉! 이리 와! 멍청아! " 

 

걸걸한 여성의 목소리가 폐공장 사이의 더럽고 비좁은 하수구로 가는 골목길 사이에서 들려왔다.

 

심장이 쿵쾅거린다.

 

그 생물은 내 눈동자에서 무엇을 읽어냈을까? 알 수가 없겠지만 적어도 그건 용감함은 아닐 것이다.

 

축축하고 역겨운 냄새가 가득한 하수구로 그녀의 목소리를 따라 들어가면 어두운 곳에서 씻지 않은 손이 불쑥 튀어나와서 나를 잡아 끌었다.

 

" 킁킁. 깨끗하네. 좋아. 다행이야. 따라와. "

 

그녀는 개처럼 냄새를 맡고는 나를 앞장 세우고 등을 뾰족한 창으로 밀며 어디론가 데려갔다.

 

뾰족한 창을 등에다가 쿡쿡 찌르면 굉장히 아프다. 이것은 현대인의 상식이다. 그러나 그녀는 아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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