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글

액귀


 오늘도 선로에 뛰어든다.
그리고 죽는다. 이것이 매일 반복된다.
마셔본 적도 없는 술이 땡겨서 마스크 너머로 입가를 문질렀다.

 

 면포의 감촉이 짜증났다.

 

 지하철이 들어오면 헛것은 사라진다.
이 또한 매일 반복되는 일이다.
뛰어내린 지도 10년이 다 되어간다. 그땐 스크린도어가 없었던가.
있었더라면 다른 곳에서 목숨을 끊었겠지.

 

 차라리 지하철에 뛰어든 게 다행일 지도 모른다.
놈은 최대한 많은 사람이 불행하게끔 죽고자 했다.
죽음이 마지막 복수할 방법이라면서 떠들어댔었지.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이미 퇴사한 지 오래인데도 승강장에 오게 된다.
헛것이 사라진 뒤에도 몇 시간을 이렇게 멍때리며 있게 된다.

 

 막막함에 입술을 깨물어본다.

 

 야. 떠벌리는 것치고는 꽤 소소하게 죽지 않았냐.
사람들 출근 시간 늦춘 게 다야?
난 무슨 불이라도 지를 줄 알고 무서워했었는데.

 

 놈의 말이 자꾸만 떠오른다.
산 사람들은 우리같은 산 송장 마음을 모른다고.
살아갈 생각만 하는 놈들이 죽을 생각하는 놈들을 어떻게 이해하겠냐고.

이해해주리란 기대는 버려.
그 새끼들은 우리같은 산 송장을 절대 이해하지 못 해.
그러니까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행동은 죽는 것뿐이야.
희망이고 나발이고 다 개나 줘. 지금 이대로 살아서 뭐가 달라질 것 같아?
최대한 많은 사람을 길동무로 삼고, 트라우마를 심어주고, 민폐를 끼쳐.
안그러면 억울하잖아.
나만 당했는데 혼자서 뒤지는 호구짓을 하라고? 그럴 순 없지.
저 새끼들이 우리들을 위해서 해준 게 뭐가 있어?
어차피 난 죽을 생각 밖에 못 하는데.
난 어차피 죽는 것 밖에 못 하는데.
개같잖아. 좆같잖아!
안그래?
저 새끼들은 매일 날 불행하게 만들어놓고 이제와서 무슨 힘을 내니 뭐니 하냐고!
난 돈도 없고 빽도 없고 좆도 없어 씨발 새끼들아!
뒤질거면 혼자서 뒤지라고?
그럴 순 없지 개새끼들아!
내가 누구 좋으라고?
절대로 혼자서 죽지마.
최대한 많은 사람을 끌어들여.
많은 사람이 욕한데도 그보다 더 많은 송장들이 찬사를 보낼 거야.
어차피 죽은 뒤엔 아무 것도 없어.
남들을 신경쓸 필요가 전혀 없다고.
우리같은 산 송장들이 늘어나면 늘어날 수록 사람들은 두려워하게 될 거야.
그리고 놈들도 곧 우리가 되겠지!
전부 뒤지라지!
전부 뒈지라지!

 

 전부! 전부! 전부!
아아아아아아아아이아! 이아!
판글루이 글루나파 야드으타타그 얄라리아!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오늘도 선로에 뛰어든다.
그리고 죽는다. 이것이 매일 반복된다.
매일.
마셔본 적도 없는 술에 취해서 소리를 질렀다.

 

 위러덩셩 위러덩셩.
아으 동동다리 프타근.
이아 이아 동동다리.
아으 동동다리.
이아! 이아! 아으 동동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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