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글

하루 한 번 글 쓰기 -3-

간밤에 시끄러운 개 울음소리가 복도를 울렸다.

대부분 잠이 든 시간인 새벽 1시.

퇴근이 늦었던 나는 하루의 고단함을 달래고자 게임을 하던 중이었다.

현관문을 뚫고 들어오는 개 짖는 소리는 연신 나를 괴롭혔고 이내 인내심은 바닥으로 치닫기 시작했다.

앙칼진 톤의 소리는 소형 개임이 확실했고 몇 평 되지도 않는 오피스텔에서 키우기엔 적합했으리라.

소음 문제건 흡연 문제건 직접 해당 집을 찾아가는 건 좋지 않다는 의견이 많았기에 소리의 출처를 파악하려 복도로 나섰다.

개는 현관을 나서는 나의 인기척을 느낀 걸까.

처음부터 짖지 않았다는 것처럼 소리를 숨겼다.

혹 슬리퍼를 끄는 소리가 들릴까 나도 마찬가지로 숨죽이고 소리를 기다렸다.

한 걸음 한 걸음 옮겨가며 복도를 누비고 있으니 저 끝으로 현관 하나가 열리며 남자가 나왔다.

바로 옆 비상 출구로 나가는 걸 보아하니 흡연하려는 모양이다.

그때 일순간 들리는 소리.

한 번은 건너편 세대 쪽에서 개 소리를 들었던 적이 있었기에 당연히 그 쪽인 줄만 알았던 내 생각이 착각으로 변한 순간이었다.

소리는 가까운 곳에 있었고 걸음을 돌려 다시 우리 집 쪽으로 향했다.

이쪽인가 싶은 집 앞으로 천천히 걸으니 조금 더 앞쪽에서 또다시 소리가 들렸고

소리의 출처는 바로 앞집인 1019호로 밝혀졌다.

조용히 1019호 앞에 서 있으니 흡연을 하러 나갔던 남자가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 게 보였다.

괜히 이상한 사람으로 오해하진 않을까 싶었지만, 시선조차 주지 않는 그에게서 나에 대한 흥미는 일절 없어 보였다.

멍-

1019호.

확신을 한 나는 집으로 돌아와 경비실을 호출했다.

"네."

조금 힘없는 목소리가 금방 잠에서 깬 목소리였다.

"네 사장님 여기 10층인데요. 자꾸 1019호에서 개 짖는 소리가 들려서요."

조금 간격을 두고 들려온 대답은 맘에 들지 않았다.

"아 근데 그게 거기가 확실한지 몰라서 어떻게 하기가 좀..."

마치 준비한 것처럼 들리는 멘트.

"아뇨 제가 직접 문 앞으로 확인까지 하고 왔어요 사장님. 1019호 맞아요."

"네 알겠어요."

곧 끊긴 인터폰.

그리고 바깥으로 아직 들리는 소리에 주섬주섬 벗었던 옷가지를 입고 다시 복도로 나섰다.

1019호 앞으로 가니 인터폰으로 호출하는 벨 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끝내 받는 사람은 없었다.

돌아오는 건 인기척을 느끼고 짖기 시작하는 개의 소리.

다시 집으로 돌아와 허탈한 마음에 인터넷에 방법이 있나 살폈다.

하지만 법적으로 해결방안이 없다는 내용에 직접 대면을 해보자는 마음이 솟구쳤고 다시 복도로 나가 1019호의 초인종을 눌렀다.

울림이 큰 소리가 복도로 퍼졌다.

그런데도 주인이 나오지 않아 재차 초인종을 눌렀고 얼른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그 사람의 얼굴을 보고 싶었다.

하지만 묵묵부답의 1019호.

돌이켜 보니 시간도 늦었고 당장에 해결을 하는 것에 조바심을 낼 필요가 없음을 깨닫고 집으로 돌아와 잠을 청했다.

여전히 불이 꺼진 방으로 소리가 몇 번이나 들어왔지만 그리 어렵지 않게 잠이 들 수 있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귀가해 집으로 돌아와 있을 1019호를 어떻게 회유할 수 있을지 생각했다.

"저 말고도 다른 세대들 분들이 개 짖는 소리 때문에 난리였다니까요?"

그저 나 혼자만의 쇼였지만 다른 세대들도 피해를 봤다는 거짓말로 설득해볼까?

"어떤 아저씨가 와서 개 짖는 소리 때문에 문을 발로 차기도 하고 시끄럽게 해서 진짜 난리였어요."

아니면 보복을 당할 수 있으니 조심하라는 뉘앙스로 거짓말을 해볼까?

 

여러 방면으로 생각하며 1019호로 가서 초인종을 눌렀지만 돌아오는 건 안에 있을 소형 개의 앙칼진 짖음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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