ㅡ퇴근길

서울에서 일한지도 삼 년이 넘었나,
무정한 도시는 인구 천만의 중력으로 나를 잡아당겼으면서
퇴근 시간 일곱 시를 넘기면 나를 내팽개쳤다

아무래도 대전에 갈 일은 아득했다
귀향을 아무도 소망하지 않았으며
은행 대출께서 허락하지 않았기에
나는 함부로 중력을 거부하지 못했다

결국 이곳에서 시달리는 수밖에 없다
애초에 말라버린 청운의 꿈을 마저 털고
저마다의 지옥에 사는 흩어진 친구들을 위로하며
비대해진 소유욕을 애써 짓누르는 수밖에
볼 사람도, 연락할 이도 없는,
세상의 중심이자 이 무정한 도시 서울에서
언제 갈지 모를 망향 대전을 소망하며
또다시 반기는 이 없는 빈 집에 돌아가는 수밖에는
잔뜩 몸을 웅크리고 견디기 밖에는
 

대전가면 친구들 많은데..

가서 애들이랑 놀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