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글

내 첫사랑의 외도

내 첫사랑은 실업계 고등학교를 다녔다.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구미에 있는 삼성전자 공장으로 갔다.

그리고 스물하나에 거기에 있는 과장님과 결혼을 했다.

 

내가 대학교에서 두 학기를 마치고 군대를 다녀와서 

종로에서 알바를 하고있을 때 첫사랑한테 전화가 왔다.

 

내첫사랑 : 잘 지내?

몽실언니 : 와- 진짜 오랜만이네. 근데 내 전화번호 어떻게 알았어?

내첫사랑 : 니 친구한테 물어봤지.

몽실언니 : 아.... 그래. 알려고 하면 다 알 수 있는 거였지ㅋㅋㅋ

내첫사랑 : 지금 뭐해?

몽실언니 : 알바 하고있어. 이제 오픈 준비하려고 첫 숯불 넣고있다.

내첫사랑 : 숯불? 공부를 그렇게 하더니 숯불이나 피우고 앉았어?

몽실언니 : 노동의 가치를 무시하지마. 지도 공순이면서 뭘.

내첫사랑 : 우리 신랑이 돈 잘 벌어서 난 그냥 집에서 애 키워.

몽실언니 : 어머나! 애엄마야? 마음이 괜히 이상하다.

내첫사랑 : 나 다음주에 서울 가는데 한 번 보자.

몽실언니 : 서울은 왜?

내첫사랑 : 그게 참 나도 신기했는데, 우리 시댁이 니네학교 근처더라.

몽실언니 : 어허..... 시댁이 굉장히 부자구나? 여기 땅값 어마어마한데.

내첫사랑 : 당연하지. 내가 미쳤다고 열 세 살이나 많은 남자랑 결혼했겠어?

몽실언니 : 알았어. 오기 전 날 전화줘.

 

그리고 며칠 뒤에 내 첫사랑이 서울로 왔다.

대학로에 있는 까페에서 만나기로 하고 나갔는데.......

아니 이게..... 신랑이랑 같이 나왔다.

형님은 나한테 이렇게 말했다.

"첫사랑 만나러 간다고 해서 궁금해서 나왔는데 첫사랑처럼 생겼네. 인상이 좋아.

해지기 전에는 애엄마 보내줘요. 나눌 말씀 많으실테니까 저는 이만 일어나겠습니다."

 

참 나....... 삼성전자 생산직 과장이 이렇게 쿨할 수가 있나 싶었다.

내 첫사랑은 남편이 나가자마자 내 옆으로 와서 팔짱을 꼈다.

그리고 내 어깨에 볼을 부비면서 너무너무 보고싶었다고 했다.

 

몽실언니 : 너 이러면 안되는 거 아니야?

내첫사랑 : 괜찮아. 다 괜찮다고 했어. 우리는 잠만 같이 안 자면 돼.

몽실언니 : 뭔 소리야? 미쳤어?

내첫사랑 : 뭐야뭐야~ 지금 니 표정 나랑 첫키스 하기 직전같애.

몽실언니 : 와- 아줌마되니까 아주 저돌적이네.

내첫사랑 : 누나가 쏠테니까 나가서 밥먹자.

몽실언니 : 학교앞에 기가막힌 치킨집있는데 거기 가자.

내첫사랑 : 차 오래 탔더니 피곤해. 근처에 깨끗한 모텔 없어?

몽실언니 : 뭐? 

내첫사랑 : 아니, 내가 뭐 너 잡아먹니. 그냥 편하게 먹고싶어서그래.

몽실언니 : 여긴 모텔 없고 종로로 나가야돼.

내첫사랑 : 나 진짜 종로에 가보고싶었어. 

 

그렇게 우리는 모텔로 갔다.

내가 카드를 꺼내려고 하니까 첫사랑이 신랑의 카드로 계산을 했다.

나는 흠칫 놀랐는데 얘는 씽긋 웃더라.

어차피 문자는 자기한테 오니까 상관없다고 하더라.

 

우리는 모텔에서 짜장면 하나와 탕수육을 시켜먹었다.

내 첫사랑은 시댁욕을 많이 했고 애 키우는 게 보통일이 아니라고 말했고

나는 대학교는 노는 곳인 줄 알았는데 여전히 공부를 해야하는 학생이라고 말했다.

 

그렇게 식사를 마치자 내 첫사랑은 덥다고 씻으러 들어갔다.

나는 안절부절 못했지. 이거이거.... 큰 일 나는 거 아닌가....

그 때 첫사랑이 욕실문을 빼꼼히 열고 "우리 같이 씻으면 안돼?"라고 하더라.

거기서 난 무너졌다. 상의와 하의를 벗는 시간이 1초 걸렸던 것 같다.

 

욕실에 들어가자마자 온몸을 물고 빨았다.

오랜만이야 젖꼭지, 오랜만이야 배꼽, 오랜만이야..... 

우리는 몸에 묻은 물을 닦지도 않고 침대로 쓰러졌다.

진짜 너무너무너무 좋았다.

 

그리고 한참을 가만히 서로를 끌어안고 허공을 봤다.

그러다가 첫사랑이 갑자기 일어나서 한 번 더 하자고 했다.

 

근데 막상 그렇게 직접적으로 말하니까 별로더라.

그래서 그냥 가만히 안아줬는데 얘가 꾸물꾸물 내려가서 빨더라.

그래서 나도 보답으로 빨아줬는데, 흐음..... 냄새가 쪼오끔 나더라.

 

아무튼 대실 시간이 다 돼서 인터폰이 오더라.

그래서 마지막으로 샤워를 하면서 짧게 한 번 하고

모텔을 나와서 다시 대학로로 왔는데

아니...... 참 어이가 없지만 첫사랑의 신랑이 대학로까지 마중을 나왔더라.

 

내 첫사랑은 광장시장에 가서 빈대떡을 먹었다고 했다.

나는 맛있었다고 했고.

그리고 부부는 골목길로 사라졌고 나는 들어가는 길에 순댓국 한 그릇 먹었다.

2개의 댓글

2019.09.10

신뢰는 무언으로 찾아온다

0
2019.09.11
@Quissont

다시 읽어보니 신뢰라기엔 체념이네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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