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글

우리 어머니 틀니 하신 날

우리형은 치과의사다.

어릴 때부터 공부를 워낙 잘했다.

나는 공부를 못하는 편이 아니었는데 형이 워낙 공부를 잘해서 나는 그냥 찬밥이었다.

 

형은 Y대 치의학과를 갔다.

첫 등록금은 집에서 줬다.

그리고 나머지는 형이 알아서 과외도 하고 대출도 받아서 공부를 했다.

난 4년만 공부하면 치과의사가 되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더라.

거의 10년을 공부하고 나서야 형은 치과의사가 됐다.

 

형은 나를 만나면 학교 욕을 그렇게 해댔다.

집에 돈 없으면 교수가 될 수 없는 현실이 좆같다고 했다.

형은 현실에 환멸을 느끼고 학교를 나와서 개원을 했다.

꼼꼼하기로 소문난 형이 개원을 하자 환자들이 구름처럼 몰려들었다.

 

형은 그렇게 돈과 시간을 맞바꾸는 삶을 살게 됐다.

나는 이가 조금만 아프면 형의 병원을 찾아갔다.

물론 나는 진료비를 내지 않았다. 아니, 형은 진료비를 받지 않았다.

그래서 형네 병원에 갈 때마다 병원 앞 빵집에서 롤케잌이나 타르트 같은 걸 사갔다.

 

그러다가 문득 엄마는 어디 아픈 데가 없을까 싶어서 엄마한테 갔다.

몽실언니 : 엄마, 이빨 괜찮아?

우리엄마 : 늙으면 다 이빨 아픈 거지.

몽실언니 : 아니 엄마! 아들이 치과의산데 거길 안 가보고 뭘 했어!

우리엄마 : 늬 형 교수 못 만들어준 게 미안해서 자꾸 오라는 걸 안 갔다.

 

그 날 형은 간단한 가방을 들고 와서 엄마의 이빨을 살폈다.

그리고 그 다음 날 엄마는 처음으로 형의 병원에 갔다.

진료 결과, 엄마는 몇 개의 치아를 빼야했다.

임플란트를 하면 좋겠지만 엄마의 치주가 너무 약해져서 틀니를 할 수밖에 없었다.

 

형수한테 들은 얘기로는

형이 그 날 집에 와서 많이 울었다고 했다.

 

엄마가 처음으로 틀니를 하신 날 우리는 갈비를 먹으러 갔다.

돼지갈비도 아니고 무려 소갈비였다.

엄마는 아들이 해준 틀니라서 그런지 고기가 잘 씹힌다며 맛있게 드셨다.

그 옆에서 나는 열심히 고기를 구웠다.

형의 표정을 살피니 눈물을 꾹 참고있는 것 같았다.

그래서 괜히 아버지한테 김치 좀 뒤적거리지말고 그냥 집은 거 드시라고 큰 소리를 냈다.

형은 피식 웃었고 아버지는 나를 흐뭇하게 바라봤다.

다만 형수님만 어찌할 바를 몰라서 아버지의 눈치를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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