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글

자려고 몸을 뒤척이다가 생각난 소재

방황하던 사춘기 시절, 어느날 그는 느닷없이 꿈에 나타나 나에게 물었다. 

 

'생을 알고 싶지않니?'

 

내 진로와 미래를 고민하던 나에게 있어 그 질문은 조금이지만 구미가 당겼다. 어차피 꿈에서 듣는 아무 의미없는 헛소리에 불과하겠지만 속는 셈치고 들어보기로 했다.

 

'눈을 감으면 수 없이 엉킨 실타래가 보이게 될거야, 그 실타래를 하나하나 풀어헤치다보면 넌 생을 깨닫게 돼.'

그의 대답은 역시나 꿈에서 들을만한 헛소리, 두루뭉실한 대답이었다.

'그것만으로 정말 알 수 있는건가요?'

그리 물으며 그가 명확한 답을 내어주길 바랬다.

그러나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고 나는 꿈에서 깨어났다 .

 

그 꿈을 꾼 이후로 내가 눈을 감으면 실타래가 보이기 시작했다. 이리저리 엉키고 엮여있어 한눈에 봐도 풀 수 있을 것 같지가 않았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실타래를 풀어보려 애써보았지만 실타래가 풀릴 기색은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실타래가 보이게 된 것으로 보아 그가 말했던 것에 거짓이 있으리라곤 생각할 수 없었다. 그래서 나는 시간이 날 때마다 눈을 감고 실타래를 풀었다.

 

어떤 때에는 실타래를 풀 시간도 없이 바빴고, 실타래의 뒤엉킨 부분이 도무지 풀리지 않아 막막하기도 했지만

시간은 계속해서 흘러갔고 실타래는 한가닥한가닥 천천히 풀려나갔다. 

 

그리고 어느새 실타래가 거의 다 풀려나가 두 가닥만이 남게 되었고,  새하얀 침실에서 침침한 눈과 다물어진 입을 열어 아내와 자식들에게 말했다. 

 

"내 생은 모두 풀렸어."

 

그 한 마디를 내뱉고 천천히 눈을 감아 마지막 남은 두 가닥을 풀었다.

 

 

 

 

 

 

 

1개의 댓글

2018.09.04

마지막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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