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의 일입니다. 평소처럼 인터넷의 여포가 되어 이곳저곳을 둘러보다가 변방의 사이트를 알게 되어 접속했습니다.
평상시라면 일단 대충 읽고 냉소적인 비판을 받지만 그 날만큼은 글이 읽고 싶었습니다. 아마도 그것마저 작성자의 재능이었는지 싶습니다. 여하튼 글을 읽으면서 묘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제 글을 읽으면서도, 유명 작가의 글을 읽으면서도 느끼지 못하던 그런 기운이었습니다.
순식간에 글을 다 읽고 나서 저도 모르게 감탄을 했습니다. 이런 몰입감, 완성도 등 모든 게 놀라웠고 신통방통했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암울한, 우울한 침묵만이 감돌았습니다.
평소 여포로 살아온 저로서는 하늘 아래 저보다 높은 이를 꿈 꾼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전 아찔한 충격에 잠시 머리가 어지러웠고 침대에 쓰러져서 생각에 빠졌습니다. 그리고 이내 잠이 들었습니다.
꿈에서 여포를 만났습니다. 여포는 단지 저에게 “씨발 좆밥새끼야 내 이름 좀 들먹이지 마” 그 소리를 듣자마자 꿈에서 깼습니다. 어느덧 시간은 새벽이었습니다.
여포의 말을 곰곰이 생각하다가 다시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꿈속에서 간옹, 손건, 미축이 나왔습니다. 그들은 별말을 하지 않고 조용히 웃더니 사라졌습니다.
다음 날 아침이 되어서 저는 눈물만 찔끔찔끔 흘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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