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글

나의 적에게.

 내가 태어난 곳에서는 우리들 스스로를 비엠이라고 칭한다.

그곳은 지구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과학력과 극도로 진화한 고지능 생명체가 서식한다.

지구와 다른 점을 꼽자면 행성 전체의 기후는 아주 습하고 기온 자체가 높은 편이며, 지성과 이성을 겸비한 수준까지 진화한 종이 한 종이 아니라는 것.

다른 종이니만큼 서로 서식하는 기후와 성향은 다르지만

그들은 그들 뜻대로 균형을 이루어 서로 경쟁하거나 상생하며 지금까지 살아왔다.


 우리는, 비엠은 태생적인 신체능력에 한계가 많았다.

우리와 다른 종인 비에이치는 초인적인 신체능력을 갖게끔 진화했으나 지능은 우리 수준에 미치지 못 한다는 게 통상적인 인식이다.

그래도 우리는 타협했다.

그렇게 우리는 상생했다.


 일련의 사건이 있었다.

비에이치의 수뇌부는 그들의 고도로 훈련된 요원들의 DNA를 이용해 한 생명체를 만들었다.

로봇이나 기계가 아닌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 움직이는 일종의 초인이었다.

비엠 무리에서의 반발은 당연한 지사였다.

다른 종끼리의 마찰이었다.

우리는 서로가 두려웠다.


 내 검디 검은 피부가 유리창에 비친다.

가끔 그런 생각을 한다.

'내가 비에이치로 태어났다면?'


 비엠과 비에이치는 그렇게 대립했다.

비에이치는 과학기술의 산물이자 자신들이 일궈낸 기적임을 인정해 달라고 했지만 그것은 너무 위협적이었다.

현존하는 가장 강력한 군사 무기였다.

수많은 기관총이나 화학 무기, 미사일을 무력하게 만들며 그것들보다 더 강한 살상력을 지녔다.

그 초인은 너무나도 압도적이었다.

비엠에서는 해당 초인을 폐기처분해 달라고 요구했다.

비에이치에서는 그는 우리들의 과학 산물이기 전에 한 생명체라며 반발했다.

비엠과 비에이치는 그렇게 대립했다.


 비엠은 결국에 한 가지 결단을 하기에 이르렀다.

비에이치의 초인에 뒤지지 않는 초인. 그것을 만드는 것.

그들에게 뒤지지 않는 신체 능력과 그들이 결코 범접할 수 없는 두뇌를 가진 초인을 만드는 것.

그것이 비엠의 목적이 됐다.


 비엠은 성공했다.

비에이치가 초인을 만드는 데에 걸린 시간보다 훨씬 짧은 시일만에 고지능 생명체를 창조해냈다.

그 뒤로도 비엠은 계속해 생체공학을 이용한 초인들을 공장에서 공산품 생산해 내듯 찍어내기 시작했다.

총 260체가 만들어졌다.

비엠의 두뇌가 비에이치를 훨씬 상회한다는 것이 입증되는 순간이었다.

비엠이 만들어낸 초인들은 비에이치의 초인과는 달랐다.

비엠의 초인들은 비엠의 과학 발전에 박차를 가하듯 미친듯이 어마어마한 것들을 만들어냈다.

초인들이 만든 발명품들은 군사용 보급품부터 생활 가전 용품까지 모든 부분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그게 우리였다.

더 월등한 종족에 의해 탄생한 더 월등한 초인들.

나와 내 형제들.



1개의 댓글

2018.03.15
초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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