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글

고백록

고백하기전에,
당신에게 당당했던것이 더 많습니다
당연히 그 으뜸은 내 강렬한 사랑이며
그 다음으로
그대 앞에서 다짐했던 굳은 의지.
나를 다잡기 위한 약속과 같은것들이요

그것들은 당당함의 페이지 위에서만 서술되었지만
고백하건데,
당신이 본 페이지는 온갖 난잡하고 헝클어진 사랑을 수없이 퇴고한 결과물이었습니다.

당신 몰래 약해졌던 새벽날들은
왜그리도 깊고 어두웠는지

당신 몰래 가졌던 당신에 대한 환상만큼
당신 몰래 컸던 당신에 대한 실망은
왜 그리도 높은 절벽에서 떨어지듯 온도차가 났던지

그리고

당신 몰래 당신을 포기했던 밤은,
왜 그리도 스스로에대한 거짓말 같던지.

결국 그 밤은 한번도 실현되어 아침을 막지 못했지만

나는 사랑 혹은 이기심으로
끊임없이 그것들을 퇴고하고
지우고 숨기며 그대에게 깨끗한 페이지만을 보여주었습니다.

어쩌면 당신은 페이지의 뒷면을 보기에 너무 약해서
혹은 페이지의 뒷면을 보여주기에 내가 너무 약해서 ㅡ
오지않을 영원한 밤을 두려워하는 마음으로 경계선을 그어놨나봅니다.

나는 가끔 나도 속인채
나몰래
그렇게 페이지의 앞면만을 넘기며 살았습니다.

이제는 쓰여진 글자들이 아니라
퇴고하는 내 손에 사랑이 깃들어있음을 알기에.
그대 몰래 내 마음에 썼던것들에 대한 고백을
이 짧은 시에 담습니다.

이젠 몰래 사랑하지 않으렵니다.
흔들렸던 나인채로도 충분히 진실되다면

어머니의 고백록/이지용

1개의 댓글

2018.02.19
어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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