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글

망상4

그를 생각하면 우선적으로 떠오르는 것은 눈동자이다.

어딘가 먼 곳을 보는 것 같은 그러나 눈 앞에 있는 것을 보는 것이 아닌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보려는 듯한 눈동자 어쩌면 사람의 외면이고 어쩌면 그보다도 더 먼 곳에 존재하는 무언가를 보려는 눈이지만 그럼에도 대화를 하는 와중에는 줄곧 상대방의 눈동자를 주시하며 대화한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기분이 나빠질 정도이지만 어쩐지 나에게는 편안하게만 느껴졌다 어쩔 때에는 무자비하게 느껴져서 가슴을 찌르는 듯한 기분이 들지만 그것조차도 참을 수 없는 매력이라고까지 느껴진다고 하면 나는 훨씬 더 이상한 사람이다.

그가 나를 아무렇지도 않게 느낀다는 것을 알기에 나는 그에게서 더 친밀감을 느낀다 더 가까워지고 싶어한다 하지만 그럴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임을 더더욱 알기에 나는 그에게서 질리지 않을 수 있다 그렇게 생각하기에 나는 행복하다 어째든 그렇게 느낄 수 있으니까 말이다.

어째든 자기만족이라는 소리다 진실이 무엇이든 생각하지 않고 그렇게 생각할 수 있기에 나는 행복하다 하지만 그런 것을 생각할 수록 정말로 행복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조금 더 생각하게 된다 사실 이 모든 것이 헛소리에 불과하다 그저 앞으로 한 발을 내딛는 것을 극도적으로 회피하다가 이런 나의 모습이 된 것일지도 모른다 나는 그저 안정을 원하다 그저 눈을 감고 있는 것만으로도 주변의 모든 것이 조용해지는 기분이 나빠질정도의 고요함을 원한다.

우스꽝스러운 행동의 결론은 그런 것이다 절대적 고요함을 원하지만 그런 것이 일생 이룰 수 없는 일임을 알기에 나 자신이 주변보다도 시끄러운 사람이 되는 것이다 불안정으로 완전함을 얻으려는 행동은 너무나도 아이같다고 느껴지지만 그것으로도 만족할 수 있다 나 스스로와 대화를 하면서도 몇 번이고 느끼지만 나의 모든 것이 희미하고 무가치하게 느껴진다 대화를 하면 할 수록 마음의 텅 빈 부분이 점점 그 공간을 넓혀가는 것을 느끼면서도 이런 자신에게 익숙해져버려서 이제는 돌아갈수도 없게 되어버렸다 이건 괴물이다 진짜 끔찍한 괴물이다 그렇기 떄문에 가끔 구역질이 나기도 한다.

이런 괴물같은 나에게 진짜 괴물이 오는 것도 사실 이상한 일은 아니다 정말로 이상하지 않은 것이 남아있냐고 묻는다면 할 말이 없어지기에 우스꽝스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상한 일은 아니다 괴물은 나의 추악한 밑바닥까지 꿰뚫어보고는 거절하지 못할 제안을 했다 그야말로 혼이라도 팔고 싶을정도로 달콤한 제안이다 받아들이는 것은 어렵지는 않지만 절대로 후회하게 될 그런 것 제안을 받아들이는 그 순간마저도 후회를 하지만 이루워짐이란 그 후회를 덮고도 남을 정도이다.

나의 모든 것은 후회에 불과하다 그렇기 때문에 그가 나를 죽이려하는 것도 역시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내 몸은 차갑게 식어간다 그럼에도 상처가 너무나도 뜨겁다.

나의 세계는 완벽해졌다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에는 후회마저 사라져간다 정말로 원했던 것이 죽음이였다고 하면 그렇지는 않다 정확히는 나의 세계에서 이런 죽음을 맞이하는 것이 내가 원했던 것이다.

그럼에도 죽음은 두렵지만 이루워짐에는 그 두려움을 덮고도 남음이다.

희미해져가는 의식 속에는 그가 바라던 세계가 무엇이였을까하고 궁금증이 생겨져버렸다 그러나 묻는다해도 가르쳐주지도 않을 것이고 그가 누군가에게 평생 그런 이야기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으려니 입가에 희미하게 미소가 번졌다.

왜 기쁜 마음이 드는지는 도통 모르겠다 아마 완전히 죽어버리는 그 순간까지도 알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니 웃음까지 나와버린다.

1개의 댓글

2018.02.08
듀려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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