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 33살, 여친 30살 연애 3.5년차

여친이 나한테 먼저 호감 표시했고, 크게 감정이 많지 않던 나는 그냥 되게 날 좋아해주길래 한 번 만나보자고 사귐.

(여친한테 처음에 미지근했던 이유는, 외모가 내 스타일이 전혀 아니었음)

연애하면서 나한테 되게 잘해줬음. 정서적으로도 물질적으로도. 나름 고가의 선물도 많이 받고..

3년이 지난 이 시점에, 솔직히 말하면 여전히 나는 크게 감정이 커지지 않음.

여자친구를 너무 사랑하지도, 그렇다고 사랑하지 않는 것도 아닌 상태.

우리집은 흙수저라서 결혼한다 해도 아무것도 나한테 해줄 수 없음. 나도 서울에서 그냥 작은 월세 원룸 살면서 직장생활 하는 중.

여자친구는 서울에 작은 오피스텔형 아파트(1억 5천) 자가에서 살고 있고, 나랑 결혼한다고 하면 이거 팔고 부모님한테 더 달라고 해서 신혼집으로 살 아파트 구할거라고 함. 물론 여친 부모님네도 사업하셔서 꽤나 부유하심.

크게 모난거 없는 이 연애가 결혼으로 이어지면, 지금처럼 차분하고 따뜻한 감정을 가지고 살아갈 것도 같음.

20대때 돌이켜보면 가진 것 없을때도 그냥 웃으면서 열렬히 불처럼 사랑했던 과거 여자들과 생각해보면, 지금 여자친구에게는 그런 마음이 들지 않는 것에 죄책감, 불편함, 안타까움 등 복잡 미묘한 감정이 계속 듬.

그리고 하나 더, 많이 열렬히 좋아하고 사랑하지 않는 사람과 결혼해서 언젠가 이 순간을 후회할 미래의 내 자신이 걱정이 되기도 함.

나 진짜 나쁜 사람 같아, 너네는 어떻게 할 거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