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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온지 오래된 책이지만 구해서 읽길 잘했다

보수의 빈곤과 정책담론

 

 

“한국에 보수세력은 있어도 보수주의는 없다.”

노무현 정부 출범 이후 한국 보수층은 자유주의를 축으로 집결하고 있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자유주의와 보수주의는 분명히 다른 뿌리를 지니고 있음을 지적하면서 한국 보수세력의 정체성을 묻는 책이 나왔다. 임채원(40·사진) 한국행정연구소 연구원이 저술한 ‘보수의 빈곤과 정책담론’(한울)이다.

임 연구원은 이 책에서 자유주의, 공동체주의, 연성화한 사민주의(제3의 길), 중상주의, 보수주의의 역사적 연원과 변용을 추적했다. 또 이들 이념에 따라 경제, 조세, 노동, 복지, 교육 정책이 어떻게 차별화될 수 있는가를 분석했다.

“한국에서 ‘이념의 과잉과 정책의 빈곤’이 논의되지만 제가 보기엔 정책의 빈곤은 이념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없어 발생합니다. 노무현 정부의 문제는 입으로 말하는 이념과 이를 실천하는 정책이 일치하지 않아 혼돈을 낳는 것입니다.”

그가 이 책에서 특히 주목한 것은 보수주의다. 보수주의는 프랑스혁명 이후 유럽의 자유주의적 개혁에 대한 반대를 위해 탄생했으며 △인간과 제도의 불완전성을 인정하고 △목적의식적 개혁을 저지하기 위한 분권적 질서를 옹호하며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온정주의를 3대 기본원칙으로 삼는다. 이는 오늘날 영국 보수당과 미국 공화당의 강령이나 정책에서도 뚜렷이 드러난다.

“한국 보수주의의 취약성은 이런 기본원칙에서 확인됩니다. 보수주의자들은 일사불란한 중앙집권적 정치권력을 더 선호하고, 사회적 약자에 대한 온정주의가 부족합니다.”

그는 또 “한국에서 보수세력은 구체적으로 무엇을 지키려는 보수인가”라는 질문을 통해 한국의 보수주의의 취약성을 지적한다.

보수주의는 세계적 보편주의에 맞서 국가별로 구체적으로 지켜야 할 가치와 전통을 분명히 밝힙니다. 영국의 보수주의는 유럽대륙의 자유주의 물결에 맞서 왕정, 국교회, 일국주의를 영국의 고유가치로 수호해 왔습니다. 반면 한국의 보수가 지키려는 한국적 가치와 전통은 무엇인지가 불분명합니다.

한국의 보수세력에 그 가치는 자유민주주의 아니었던가.

사회주의에 대항하기 위해 자유주의와 보수주의가 손을 잡았지만 대표적 자유주의 이론가인 하이에크조차 ‘나는 왜 보수주의자가 아닌가’를 조목조목 밝혔을 만큼 자유주의와 보수주의는 다릅니다. 또한 자유민주주의는 한국적 가치가 아니라 세계 보편의 가치입니다.

임 연구원은 서울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노동운동에 뛰어들었다가 1990년대 후반 서울대 행정대학원에 진학한 뒤 하이에크에 심취해 자유주의와 ‘제3의 길’에 눈을 떴다고 고백했다. 그러나 “최근 한국의 보수세력이 자유주의 재평가 움직임에 관심을 보이면서도 보수주의 또는 이를 계승한 공동체주의에 대한 전망이 보이지 않아 책을 펴내게 됐다”고 그는 덧붙였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0/0000304563?sid=100

 

 

 

요즘 바빠서 다 읽어보지는 못했고 대충 훑어봤지만, 일단 읽은 부분만 가지고 평가하자면 굉장히 마음에 드는 책이네. 

 

이 책이 노무현 정부 시기인 2005년에 나왔는데, 나는 개인적으로 "한국에 보수세력은 있어도 보수주의는 없다"는 지적이 2024년까지도 유효하다고 봐서 씁쓸하다. 

 

"한국의 보수세력이 자유주의 재평가 움직임에 관심을 보이면서도 보수주의 또는 이를 계승한 공동체주의에 대한 전망이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도 마찬가지. 

 

 

 

이 책에서는 자유평등, 개인공동체라는 구도를 바탕으로 1987년 민주화와 1997년 경제위기 이후 한국 사회가 어디에서 균형점, 합의점을 찾을 것인지 모색하며 자유주의, 보수주의, 공동체주의, 연성화한 사회민주주의(제3의 길), 중상주의를 소개하고, 이러한 이념들을 정책 담론과도 연결해서 정책적으로 어떻게 실현되는지까지 설명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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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는 동구권에서의 사회주의 실험은 이미 망했으며 유럽식 복지국가 모델로 대표되는 전통적 사회민주주의(또는 구사회민주주의)는 이미 한계를 드러냈다고 전제하면서 어디까지나 연성화한 사회민주주의(또는 신사회민주주의 제3의 길)를 중심에 놓고 있음.

 

저자는 1987년 민주화와 1997년 경제위기 이후 한국 사회가 박정희식 개발국가에서 새로운 모델로 전환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유럽식 복지국가 모델이 우리가 추구해야 할 정책 모델도 아니라고 보고 있음. 신자유주의에 대해서도 비판적임. 저자는 사회주의가 실패하고 전통적 사민주의가 한계에 봉착한 상황에서 신자유주의의 대안으로 나온 좌파의 연성 사민주의와 우파의 공동체주의, 특히 연성 사민주의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으며, 자유를 지향하는 자유주의와 평등이나 공동체, 사회적 연대를 지향하는 연성 사민주의 · 공동체주의 간의 합의점을 모색하고자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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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 자유주의는 과거 영국의 자유당이나 '새자유주의', 오늘날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미국 민주당이나 미국의 '리버럴리즘', '현대 자유주의'와 같은 자유주의 좌파(또는 복지국가 자유주의)가 아님. '고전적 자유주의'나 '자유지상주의', '신자유주의'와 같은 자유주의 우파(또는 자유시장 자유주의)를 의미함. 프리드리히 하이에크, 로버트 노직, 밀턴 프리드먼 등이 대표적이지. 독일의 자유민주당도 예시로 들 수 있겠고. 이 책에서는 주로 하이에크가 언급되고 있음. 읽어보니까 사실상 신자유주의와 동의어로 봐도 무방함. 이 책에서만큼은. 

 

(다만, 이렇게 될 경우에 문제점이 있기는 하지. 신자유주의는 어디까지나 작은 정부, 큰 시장, 감세, 규제 완화, 민영화, 노동시장의 유연화, 국내 시장의 완전 개방 등을 내세우며 케인스주의를 밀어냈던 경제자유화 정책 기조를 의미하는데, 여기에는 하이에크나 프리드먼과 같은 자유주의 우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오늘날 영국 보수당 습파인 데이비드 캐머런이나 조지 오스본과 같은 자유주의적 보수주의자들도 해당되며, 무엇보다 영국 보수당 건파인 마거릿 대처와 미국 공화당의 로널드 레이건으로 상징되는 자유시장경제 중심의 신보수주의자들도 해당되니까. 심지어 더 넓게 보면 미국 민주당 빌 클린턴의 '신민주당' 노선이나 영국 노동당 토니 블레어의 '신노동당' 노선과 같은 제3의 길도 여기에 포함됨. 우파만이 아니라 좌파도 해당될 수 있다는 이야기. 게다가 우파만 보더라도 캐머런과 오스본까지는 가능할 수 있겠지만 사회질서와 전통적 가치를 중시했던 대처와 레이건까지도 자유주의 스펙트럼 안에서 설명할 수 있는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어 보임. 에드먼드 포셋의 저서인 『자유주의』에서 자유주의 우파의 예시로 대처와 레이건도 들고 있는데, 책에 대한 평가들 가운데 그 사람들은 자유주의가 아니라 보수주의로 분류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음. 그러나 포셋의 또 다른 저서인 『보수주의』에서도 대처와 레이건을 다루고 있기는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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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이 책에서는 보수주의를 다루면서 영국 보수당의 벤저민 디즈레일리가 주창했던 '하나의 국가' 토리주의, 즉 일국 보수주의를 가장 모범적인 사례로 들고 있음. 이러한 일국 보수주의를 영국 보수당의 스탠리 볼드윈이 계승했으며, 또한 리처드 버틀러, 해럴드 맥밀런, 이언 매클라우드 등 보수당 습파(오늘날 캐머런, 오스본 등 보수당 습파와는 차이가 있는)가 이어나갔는데, "보수세력은 있어도 보수주의는 없는" 한국의 보수세력이 일국 보수주의에서 배워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인 듯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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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래스데어 매킨타이어나 패트릭 드닌과 같은 이들이 주장하는 공동체주의도 언급하고 있음. 애초에 사회주의가 실패하고 전통적 사민주의가 한계에 봉착한 상황에서 신자유주의에 대한 반성적 이념으로 나온 것이 좌파에서는 연성 사민주의, 우파에서는 공동체주의라고 언급하기도 했고, 보수주의를 계승한 것이 공동체주의라고 보고 있는 듯함. 

 

앞서 말한 포셋의 저서인 『보수주의』에서도 매킨타이어나 드닌의 공동체주의보수주의 사상으로 다루고 있음. 

 

(나중에 시간이 되면 반드시 매킨타이어의 『덕의 상실』과 드닌의 『왜 자유주의는 실패했는가』를 완독해야겠다. 하던 일 때문에 계속 미루고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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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상주의, 그 이후 신중상주의도 다루고 있음. 한국 국가 모델의 성격을 분석하기 위한 차원에서, 그리고 한국 보수주의를 분석하기 위한 차원에서 박정희 체제, 즉 박정희식 개발주의 또는 개발국가 모델을 중상주의 국가로 보며 우선적으로 분석하고 있음. 실제로 다른 책들에서도 박정희식 개발국가 모델을 권위주의적 발전국가나 신중상주의적 발전국가 모델이라고 평가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음. 

 

다만, 저자는 중상주의 국가가 국가 형성이나 산업화 초기에 국가 주도로 할 수밖에 없는 조건 속에서는 긍정적인 성격을 인정받을 수 있겠지만, 산업화가 진행되어 민간에서 본원적 축적이 이뤄지고 중산층의 정치경제적 요구가 증대되는 상황에서는 그 긍정적인 성격이 축소되고 과도한 국가 개입에 의한 부정적인 성격이 증대된다고 보고 있음. 

 

한국 보수주의의 철학적 빈곤도 한국 보수세력이 1987년 민주화와 1997년 경제위기 이후 더이상 유효하지 않게 된 박정희주의에 안주하면서 어떤 보수주의를 지향할 것인지 고민하고 구체적인 제도와 정책을 모색하는 일에 게을렀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음. 

 

(내가 생각하기에는 나름대로 고민하고 모색하기는 했지만 그 답이 '뉴라이트'라서 망한 것 같은데......)

 

 

이 책이 마음에 드는 점은 자유주의, 보수주의, 공동체주의, 연성 사민주의(제3의 길), 중상주의와 같은 이념들을 소개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정책 담론과 연결해서 그것이 정책적으로 어떻게 실현되는지까지 설명하고 있다는 점임. 

 

산업정책과 경쟁정책, 조세정책재분배정책, 노동정책, 복지정책, 교육정책을 중심으로 다루고 있음. 

 

 

다만, 아쉬운 점도 있는데, 

 

첫째, 이 책에서 설명한 이념들 중에서 주로 자유주의연성 사민주의만을 정책 담론과 연결해서 비교 분석한다는 점임. 보수주의를 계승한 공동체주의는 이념 분석에서 정책 담론 분석으로 가면 사실상 연성 사민주의와 한편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정책 담론에 있어서 연성 사민주의와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알 길이 없음. 중상주의는 산업정책에 대해서 설명할 때 잠깐 나오는 게 전부이고. 그래도 중상주의는 저자가 1987년 민주화와 1997년 경제위기 이후 한국 사회의 정책 담론으로 모색하고 있지는 않으니까 그럴 수 있겠다 싶은데, 과연 정말 정책 담론에 있어서 연성 사민주의공동체주의 사이에는 유의미한 차이가 없는 것인지, 그저 자유주의의 반대편에서 연성 사민주의와 별 차이가 없이 존재할 뿐인 것인지 의문이다. 

 

둘째, 이 책에서 설명한 이념들을 정책 담론과 연결해서 비교 분석할 때 주로 교육정책 정도를 제외하면 산업정책, 경쟁정책, 조세정책, 재분배정책, 노동정책 등 경제정책을 중심으로 비교 분석하고 있기 때문에 경제적인 입장이 아니라 사회적인 입장에서의 차이는 두드러지지 않는다는 점임. 아무래도 공동체주의가 이념 분석에서는 존재하다가 정책 분석에서는 자유주의의 반대편에 위치한 연성 사민주의와 하나로 묶여 사라진 까닭이 여기에 있는 듯하다. 

 

자유주의, 보수주의, 공동체주의, 연성 사민주의, 중상주의를 각 정책 담론별로 정리해서 어떤 입장 차이가 있는지 비교 분석할 줄 알았는데, 기대와 달리 자유주의연성 사민주의만 각 정책 담론별로 정리해 비교 분석하고 있어서 김이 빠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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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기본 전제로, 

 

그리고 보수주의공동체주의를 바탕으로 해서 

 

경제적으로 기업의 역할을 중시하되 국가가 산학연 연구개발(R&D) 지원 등 산업정책에 신경을 쓰는 혁신성장을 추구하면서도(신슘페터학파 경제학자인 마리아나 마추카토의 '기업가형 국가') 경제민주화(자유롭고 공정한 경쟁을 촉진하기 위해 공정한 시장 질서 확립, 부동산 투기가 아니라 주식시장 활성화)나 중부담-중복지 수준으로 사회안전망 강화(특히 결혼을 통한 가족 형성과 출산을 장려하는 정부의 경제적 지원 강화), 가족 친화적인 노동환경 조성(부부 공동 육아휴직 의무화와 그 실질적 적용 범위 확대 및 소득보장정책, 칼퇴근법, 산업재해 근절 및 대책 마련) 등 중도화 노선을 이어가고,

 

사회적으로는 공동체의 관습과 전통, 특히 가족의 가치(일부일처제 윤리, 결혼으로 맺어진 부모와 그들의 자녀로 이뤄진 가족 형태 중시, 가정과 생명에 대한 책임감)를 중시하면서 낙태 문제에서는 친생명(pro-life) 입장에 바탕을 두되 헌법재판소의 기존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을 어쩔 수 없이 수용해 의료기록 존치를 바탕으로 한 10주 이하 허용안이라는 온건한 보수주의 입장을, 그리고 비(非)페미니즘적이면서 가족 친화적인 성평등을 지지하고,

 

역사적으로도 뉴라이트 역사관과는 거리를 두면서 독립과 민주에 바탕을 두고 한반도의 유일한 합법정부인 대한민국 주도 평화적 남북통일을 지향하는 우파 민족주의 역사관을 가진, 

 

그런 중도우파가 한국 보수주의의 철학적 빈곤을 채우고 정책 담론을 이끌어야 한다 

 

늘 말해왔는데, 

 

이 책을 보고 나니 그런 생각이 더욱 강해진다. 

 

그런 중도우파가 한국 정치 지형에서 나타날 수 있는지, 설령 나타나더라도 과연 정치적으로 성장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지만. 

 

나온지 오래된 책이지만 구해서 읽길 정말 잘한 듯. 

 

15개의 댓글

24 일 전

이거 읽판에 가야될 퀄리티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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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일 전
@쇼크블루

과찬이십니다. ;;; 읽판에 저보다 훨씬 많이, 깊게 아시고 글도 잘 쓰는 분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와 같이 부족한 사람을 그렇게까지 과대평가해주시니 한편으로는 고마우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부끄럽습니다.

 

사실 이곳에서 비추 스토킹은 기본이고 말도 안 되는 억지를 부리며 생트집을 잡고 제가 하지도 않은 말을 만들어내서 공격하는가 하면 패드립성 발언까지 일삼는 일부 이용자들(아마 더불어민주당 일부 강성 지지층이거나 기본소득당이나 진보당과 같은 진보정당 지지층, 특히 페미니스트들이 아닌가 싶습니다)에게 시달려 온 터라 읽판으로 옮겨갈까 생각해본 적도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래도 제가 쓰는 글들의 내용이 정치 이념, 오늘날 정치 현안, 정책에 대한 것이나 오늘날 한국 정치와 뗄레야 뗄 수 없는 한국현대사에 관한 것이라서 읽판으로 갈 경우 '옳그떠'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했습니다.

 

또한, 이곳에서 활동하고 있는 분들 중에는 저와 입장은 다르더라도 상대방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를 지키면서 저와 교류하는 더불어민주당 일부 지지자, 국민의힘 일부 지지자, 개혁신당 일부 지지자들도 있습니다. 주로 온건한 성향을 가진 분들이지요. 이분들과의 인연은 이어가고 싶은 마음에 이곳을 손절하지 못하고 계속 들어오게 되는 것도 있습니다.

 

아무튼, 저에게 과분한 칭찬을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그리고 요즘 현생에서의 일 때문에 글만 쓰고 댓글에 대한 답글은 늦게 작성하는 일이 빈번한데, 저의 부족한 글에 댓글 달아주시는 분들께는 늘 죄송한 일입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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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스크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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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일 전

글 잘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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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일 전
@보라사과

과찬이십니다. 저의 부족한 글에 과분한 칭찬을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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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dogdrip.net/politics/558112659

 

왜 국힘을 찍어야 하느냐? 이 질문에 답을할 사람이 하나도 없습니다.

1
22 일 전
@띵호아띵호잉루

님께서 댓글을 달아주셔서 정말 기쁜 마음입니다. 제가 이곳에서 교류하는 분들 중에서 제가 인간적으로 좋게 볼 뿐만 아니라 저의 입장과도 거의 비슷한 입장을 가지고 있어서 특별하게 생각하는 분들이 몇 분 계시는데, 그 중에 한 분이 바로 님입니다.

 

링크 달아주신 글을 읽었습니다. 저 역시나 여러모로 동의하는 바입니다. 오늘날 한국 현실 정치에서의 보수세력이, 특히 민주자유당-신한국당-한나라당-새누리당-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국민의힘으로 이어지는 보수정당이 전직 대통령 두 사람이 잘못을 저질러 감옥에 가고 선거에서 질 때마다 '보수의 재건', '보수의 변화', '보수의 혁신', '보수의 쇄신' 등을 말해왔지만, 저는 도대체 무엇이 바뀌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할 말이 많습니다. 지금은 다른 일을 하다가 잠깐 답글을 다는 것이라서 나중에 장문의 답글로 이어가겠습니다. 본문에서 소개한 책이 2005년에 나왔는데, 이 책에서 한국의 보수세력에 전하는 메시지가 2024년까지도 유효하다는 점에서 한국의 보수세력은 할 말이 없다고 봅니다.

1
22 일 전
@띵호아띵호잉루

지적할 것이 한두 개가 아니기는 하지만, 적어도 뉴라이트 세계관에 먹히지는 않았어야 한다고 봅니다. 또한, 태극기 부대와 같은 이른바 '아스팔트 보수'나 이른바 '보수' 유튜버(아스팔트 보수를 대변하는 음모론자이거나 뉴라이트 계열 학자들의 주장을 맹신하면서 그보다 더 나가는 혐한일뽕이거나) 등 강경우파에 휘둘리는 것도 심각한 수준이고요. 특히, 육군사관학교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논란은 정말 경악스러웠습니다. 그런데 또 생각해보면 국민의힘의 핵심 지지층이 그런 강경우파라서 문제인 것이기도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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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일 전

보수 딱지를 달고 있지만 민정당계의 본질은 부칸과 크게 다를 바 없는 전근대 귀족정, 잘해봐야 제국주의 시절 가치관이기에 그 출력물은 현대 기준으론 무철학일 수 밖에 없음, 신자유주의를 택해서 망한게 아니라 철학적 진공상태의 가치관인 신자유주의를 택할 수 밖에 없는 집단임. 거기서 보수주의를 찾는건 쓰레기장에서 우물을 파면 언젠가 맑은물이 나올거라는 소리로 들림.

2
22 일 전
@pacificWD

이 글 어디에서도 반드시 민주자유당-신한국당-한나라당-새누리당-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국민의힘으로 이어지는 보수정당에서만 보수주의를 찾겠다는 내용은 없습니다. 그런 말을 한 적이 없습니다.

 

다만, 민주자유당-신한국당-새누리당-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국민의힘으로 이어지는 정당이 "신자유주의를 택해서 망한 게 아니라 철학적 진공 상태의 가치관인 신자유주의를 택할 수밖에 없는 집단"이라는 지적에는 동의합니다. "북한과 크게 다를 바 없는 전근대 귀족정, 잘해봐야 제국주의 시절 가치관"이라는 말은 너무 갔다고 생각하지만, 정치민주화와 경제자유화 이후에는 유효하지 않을 뿐더러 애초에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의 헌법 정신과 헌정질서에 배치되는 박정희주의를 극복한 어떤 보수주의 철학이 있는 것이 아니라 오직 반북·반공으로만 일관하고 있는, 기득권 세력의 사익 추구 집단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더불어민주당의 일부 지지층이나 정의당, 기본소득당, 진보당 등 진보정당과 그 지지층, 한경오 진보언론, 민주노총, 진보적 시민사회단체 등에서 주장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이 진정한 보수'라거나 '더불어민주당은 보수정당이다', '더불어민주당이 서구 기준 중도우파'라는 말에 대해서는 제가 객관적 지표들을 통해서 살펴본 바에 의하면 도저히 동의하기 힘들고요. 설령 백 번 천 번 만 번 양보해서 더불어민주당이 서구 기준 중도우파라는 말을 수용한다고 하더라도 어디까지나 자유주의, 리버럴 정당이지, 보수정당이라고 보기는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한국민주당과 민주국민당, 민주당을 시작으로 해서 신민당, 통일민주당과 평화민주당에 이르기까지는 분명 보수야당이라 불릴 만하고, 민주당-새정치국민회의-새천년민주당에 이르기까지는 '제3의 길'의 영향을 받아 미국 클린턴의 '신민주당'과 같은 중도개혁 자유주의 정당이었습니다. 열린우리당에서부터는 운동권 출신들이 전면에 나섰으며 자신들을 '중도개혁'이 아니라 '진보'라고 소개했지만, 정책적으로는 노무현 정부 역시나 김대중 정부와 마찬가지로 제3의 길 또는 중도개혁 노선이었고, 민주노동당 등 진보정당의 시각에서는 "좌 깜빡이 켜고 우회전"한 것이었습니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잠시 우경화했다가, 2010년대 들어 세계금융위기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신자유주의에 대한 비판이 거세고 국내에서도 경제민주화와 복지국가가 시대적 화두가 되자 진보정당이 내세워 왔던 '무상복지'와 같은 정책 담론을 수용해 좌경화했으며, 오늘날 더불어민주당에 이르기까지 좌경화는 계속 진행 중입니다.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갈수록 진보적 색채가 강해지고 있지요. 지금 기준으로는 중도 내지 중도좌파에 가깝다고 봐야 할 듯합니다. 다만, 그래도 빅텐트, 포괄정당이니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고요.

 

만약 더불어민주당이 경제적인 입장은 몰라도 사회적인 입장에서 여성계의 주장을 더이상 수용하지 않고 가족의 가치를 중시하며 낙태 문제에 있어서도 친생명 입장을 보인다면, 더불어민주당은 한국형 기민련이 될 수 있을 것이고, 저와 같은 중도우파는 환영할 것입니다.

 

또한, 개혁신당은 자유주의 우파이거나 자유주의적 보수주의자들인 것으로 보이는데, 이들도 중도우파라고 보기는 하지만 제가 지향하는 바와 거리가 있어 보여서 아직 지지하지는 않고 있습니다.

 

따라서 지금은 무당층으로 남아 상황을 관망하고 있을 따름입니다. 상황에 따라 더불어민주당이나 국민의힘, 개혁신당 중에서 어느 한쪽에 투표하거나 어느 쪽도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에 무효표를 던지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만약 제가 지향하는 바에 부합하는 정당이 나타난다면 그 정당을 전폭적으로 지지할 것이고, 또 반대로 저의 역린을 건드리면서 제가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는 법안을 발의하고 이를 통과시키는 정당이 있다면 그 정당에 대해서는 평생토록 적대할 것입니다. 그뿐입니다.

1
23 일 전

한국 정치지형에서는 그런거 주창하면 빨갱이로 몰려요.

유승민이 그런 거 주장하니 한국경제신문에서는 유승민을 아예 중도좌파로 소개하던데요.

https://www.hankyung.com/article/2017032851591

1
22 일 전
@ilIIlIIli

한국경제신문은 워낙 유명해서..... ;;; 그러나 한국 보수세력의 현실을 보면 꼭 한국경제신문만 그런 것은 아니지요. 정운찬의 '동반성장론'에 대해서 '반시장적 사회주의 발상', '사회주의 분배정책'이라고, 김종인의 '경제민주화'에 대해서도 '좌클릭', '사회주의나 좌파적인 것'이라고, 유승민의 '중부담-중복지론'이나 '칼퇴근법'에 대해서도 '사회주의'라고 공격하고 있으니......

 

제가 이전에도 글을 쓴 적이 있는데, 김종인이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맡고 있던 시절 미국 공화당 상원의원인 마코 루비오의 '공공선 자본주의'를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소개했더니 김종인한테 '좌클릭'하려고 한다며 맹비난해서 답답하고 불쾌하게 여겼다는 일화가 있을 정도입니다.

 

이러한 한국 보수세력의 시각에서 본다면 시장의 한계를 지적하고 정부의 적절한 개입을 지지하는 '사회적 시장경제'를 내세웠던 독일의 중도우파 정당 기민련도 좋게 봐줘야 '중도좌파'라고 보겠지요. 그러니 유승민을 아예 '중도좌파'라고 소개한 것도 그닥 놀랍지는 않습니다. 그저 씁쓸할 뿐이지요.

1
22 일 전
@기민주의

지금 한국사회엔 공화주의 같은 공동체 보수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현실정치에서는 공동체에 대한 헌신만을 요구할 때 쓰이는 수사로 전락하여 답답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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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일 전
@ilIIlIIli

저도 같은 심정입니다. 사실 공동체에 대한 헌신만 요구한다면 공동체주의와 집단주의, 전체주의의 차이는 없는 것이라고 봐야지요. 공동체주의는 분명 개인주의, 자유주의를 비판하는 입장에 서 있고, 공동체를 중시하는 입장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개인, 개인의 자유를 부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애초에 공동체주의 자체가 공화주의 - 고전적 자유주의 - (아나키즘이나 사회주의와 공산주의 등이 난립하는 혼세) - 현대 자유주의 - 공동체주의 순으로 등장한 것이라서 자유주의 세계관(자유주의나 민주주의, 시장경제 등)에 바탕을 두고 있기 때문에 집단주의적인 것, 특히 전체주의화에는 분명하게 반대하는 입장입니다.

 

그러나 공동체주의가 알고 보면 현대 자유주의(자유주의 좌파)와 별 차이가 없다느니, 개인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한다느니 하는 말들도 돌아다니던데, 그런 말들은 어디까지나 리버럴들의 바람이 투영된 해석에 불과하지 않나 싶어서 고개가 갸우뚱하고요. 물론, 앞서 말했듯이 집단주의, 전체주의에 반대하고, 이기주의나 방종, 더 나아가 고전적 자유주의(자유주의 우파)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것은 현대 자유주의와 유사합니다. 하지만 자유주의는 도덕을 개개인의 느슨한 동의와 교집합으로 보는 경향이 있는 반면에 공동체주의는 도덕을 관습적이거나 전통적인 것, 또는 어떠한 진리에 의한 것으로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서구에서는 기독교적 관점, 우리나라에서는 유교적 관점이라고 볼 수 있겠지요. 또한, 자유주의자들이 공동체주의는 개인을 희생시키기 쉽다고 비판한다면, 공동체주의자들은 자유주의가 공공선을 파괴하고 개인의 파편화를 초래한다고 비판합니다.

 

아무래도 공동체주의는 공동체의 전통과 관습에 대한 존중을 동반하기 때문에 본질적으로 보수적입니다. 물론, 어떤 책을 보면 공동체주의도 학자마다 여러 입장으로 나뉘고, 또 어떤 책에서는 좌파로 분류되는 '시민적 공동체주의'와 우파로 분류되는 '전통적 공동체주의'로 나눠서 보기도 하던데, 적어도 매킨타이어나 드닌의 공동체주의는 보수주의 사상의 한 갈래로 봐도 무방하다고 봅니다. 특히, 보수주의의 여러 갈래 중에서도 기독교 민주주의가 공동체주의와 가장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지요.

 

저는 한국의 보수주의가 이러한 공동체주의에 바탕을 둔 보수주의, 즉 보수주의의 여러 갈래 중에서도 일국 보수주의나 기독교 민주주의와 같은 부권주의적(paternalistic) 보수주의라는 방향으로 나아가길 바랍니다. 참고로 기독교 민주주의에서 '기독교'를 보고 오해하거나 우려를 표하는 분들도 계시던데, 기독교 민주주의는 어디까지나 가톨릭 사회교리나 개신교 신칼뱅주의와 같은 기독교의 인본주의적 가르침을 현실 정치에서 실현하자는 차원이기 때문에 정교분리를 부정하겠다는 것이 결코 아니며, 정 기독교(가톨릭, 개신교)가 서구의 전통이라서 꺼려진다면 동아시아의 전통에 맞게 일본 공명당과 같이 불교나 우리나라의 유교, 혹은 그도 아니라면 공동체주의 철학으로 대체해도 무방하다고 봅니다. 기독교와 불교, 종교라고 보기 힘든 유교 등은 이웃에 대한 사랑과 나눔, 전통 도덕과 가족의 가치 중시, 낙태 문제에 있어서의 친생명 입장 등을 공유하고 있지요. 이러한 종교나 철학이 민주주의와 만나서 중도우파, 온건 보수주의, 케인스주의나 사회적 시장경제 또는 사회적 자본주의, 사회보수주의, 평화주의, 친환경 등 방향으로 나아간 것이 기독교 민주주의, 혹은 불교 민주주의, 혹은 유교 민주주의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다만, 오늘날 한국 정치 지형에서 이러한 보수주의를 지향하는 중도우파가 성공할 수 있을지, 아니 그 이전에 등장할 수는 있을지 의문이기는 해요. 정말 간절히 바라고 또 바라고 있지만요. 과거의 민주당계 정당이라면 모르겠지만 오늘날 더불어민주당은 미국 민주당을 롤모델로 삼아 중도 내지 중도좌파인 리버럴 정당으로 가고 있는 듯하고(그래도 빅텐트, 포괄정당이라서 계속 지켜보고 있기는 합니다), 국민의힘은 핵심 지지층인 강경우파에 휘둘리고 뉴라이트에 먹히면서 '보수의 재건', '보수의 쇄신', '보수의 혁신'은커녕 정신을 못 차리고 있고(이들 역시나 빅텐트, 포괄정당이라서 계속 지켜보는 중), 개혁신당은 중도우파이기는 하지만 기독교 민주주의와는 거리가 먼 자유주의 우파이거나 자유주의적 보수주의자들이라서 제가 지향하는 바와 거리가 멀고(그래도 이들이 어떤 입장인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계속 지켜보는 중), 그래서 무당층이면서 부동층일 수밖에 없는 현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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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일 전
@기민주의

개인적으로 현재 국민의힘은 신자유주의의 탈을 쓴 집산주의로 보여, 보수라고 불러줄 수는 있는지 회의감이 듭니다. 개혁신당은 적어도 당분간은 빅텐트 정당이 되기에 무리로 보이고요.

보수의 사상적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 언론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보수정당, 기업과 적절한 거리두기에 실패한 보수 언론들을 보면 갑갑합니다… 평소에는 하이에크, 더 나아가 미제스를 내세우다가, 국민 동원이 필요할 때만 공공선을 내세우니 사람들이 공동체주의를 전체주의와 비슷하게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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