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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의 흔한 세금 슈킹법

그건 바로 '조운선'을 이용한 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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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 시간에 졸지 않았다면

 

 

 

조선이 삼남, 그러니까 경상, 전라, 충청도의 조세를 쌀로 거두어서

 

 

 

한양까지 조운선을 통해 실어 날랐다는 것을 알고 있을 거야

 

 

 

 

 

이게 처음에는 관에서 직접 조운선을 띄워서 한양으로 운송했는데

 

 

 

수확철과 태풍이 오는 시기가 겹치다 보니

 

 

 

조선왕조실록을 보면

 

 

 

조운선이 태풍이나 풍랑을 맞아 침몰했다는 기사가 수두룩하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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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태종 이방원 시절에는

 
 
 
한양으로 쌀을 실어나르던 조운선 30여척이 침몰하여
 
 
 
천 여명의 사람이 사망한 참사가 벌어졌는데,
 
 
 
 
 
실종자 수색 과정에서 한 생존자가 사람만 보면 도망쳐서
 
 
 
그 사람을 붙잡아 그 까닭을 물어보니
 
 
 
'이런 지옥 같은 일은 더 이상 하고 싶지 않습니다.
 
 
 
소인은 이런 일에서 해방되고자 도망하여 머리를 깎고 숨으려 했습니다' 라고 하자
 
 
 
 
 
자기 권력을 위해 사람을 신나게 도륙낸 이방원조차도
 
 
 
'쌀을 잃은 건 아깝지 않지만, 사람을 잃은 건 너무나 불쌍하다' 라며
 
 
 
이방원이 사망한 조운선 선원들의 가족들에게 위로의 선물을 보냈다고 할 정도였지
 
 
 
 
 
그러면서 이방원이가 이렇게 사람이 죽어나가는데
 
 
 
차라리 육로로 실어나르는 게 어떻겠냐고 밀어붙이다가
 
 
 
신하들이 경제성이 문제라고 지적하자 결국 포기하고
 
 
 
고종때까지 조운 제도가 계속 유지되었거든?
 
 
 
 
 
근데 이게 관에서 조군들로 하여금 조운선을 운행하게 하니까
 
 
 
허구한 날 침몰하고 그러니 감당이 안 되는 거야
 
 
 
 
 
그래서 조선 중후기에 가면 이렇게 위험한 건
 
 
 
차라리 전문성을 가진 집단, 그러니까 상인들에게 위탁하고
 
 
 
그 대가로 운송 수수료를 주고 조운선 운행을 맡기게 되었지
 
 
 
오늘날로 따지면 일종의 아웃소싱, 그러니까 민영화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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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다들 민영화가 뭐가 문제인지 잘 알잖아

 

 

 

민영화 사업자가 수익이 나면 그 수익은 사업자가 가져가지만

 

 

 

손실이 나면 그 손실은 사회 전체가 짊어져야 하는 구조 말이야

 

 

 

 

 

 

 

그러다보니 조선 후기에 가면 상인들이 세금을 횡령하고자

 

 

 

미곡을 받아다가 검사용 미곡은 따로 빼두고

 

 

 

나머지 미곡에다 물을 불린 다음 장난쳐서

 

 

본보기로 저잣거리에 효수되는 놈도 나왔지만

 

 

 

 

 

이런 짓은 결국 증거가 남으니까 위험하기도 하고

 

 

 

해먹으려고 해봐야 100석 정도 밖에 해먹을 수 없다보니

 

 

 

생각보다 이런 경우는 많지 않았어

 

 

 

 

 

보통 좀 규모 있고 스케일 큰 애들은 이런식으로 슈킹했지

 

 

 

 

1. 일부러 폐선 직전의 썩어빠진 조운선을 준비한다

 

 

 

2. 1000석 싣고 간다고 기재해놓고 빈 배로 출항시킨다

 

 

 

3. 도중에 물살 험한 곳에서 고의로 배를 침몰시킨다

 

 

 

4. 조정에다 배가 침몰하여 전부 바다에 빠졌다고 보고한다

 

 

 

5. 애초에 싣지 않았던 1000석은 관찰사와 수령 향리 등과 적당히 나눠 갖는다

 

 

 

6. 만일 선원이 살아있다면 입막음 조로 개평을 챙겨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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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내용만 봐도 사탄이 울고갈 수준인데

 

 

 

이런 식의 사기가 얼마나 횡횡했는지 고패故敗 라고 이름이 붙었을 수준이었어

 

 

 

 

 

참고로 병자호란 당시 남한산성이

 

 

 

그렇게 험한 곳에 성을 다 지어놓고

 

 

 

어째서 거기에 군량미를 비축해 두지 않아서

 

 

 

결국 굶주림에 투항하고 말았냐 말이 많은데

 

 

 

 

 

그것도 당시 양곡을 운반하는 걸 상인들에게 맡겼는데,

 

 

 

상인들이 관료들을 구워 삶아서

 

 

 

성 아래에 있는 창고 까지만 옮겨놓아서 그런 참사가 터진 거였거든

 

 

 

 

 

 

 

이렇게 보면 당시 조상님들 인성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할 텐데

 

 

 

동시대 유럽에서도 처음 보험이라는 개념이 등장했을 때

 

 

 

저런식으로 고의로 배를 침몰시키는 짓이 유행했었다는 거지

 

 

 

 

 

어차피 침몰하면 보험에서 다 보상해 주니까

 

 

 

더 이상 정상적인 항해가 불가능한 배를 사들인 다음

 

 

 

쓰레기 같은 잡동사니 실은 다음에

 

 

 

일부러 대서양 횡단 같은 위험한 항해에 투입시켜서

 

 

 

배가 침몰하면 보험금 받아먹는 식이었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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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대서양 한 가운데서 배가 침몰하면

 

 

 

선원들은 전부 어떻게 하지도 못하고 죽었을테니 목격자도 없을 거고

 

 

 

 

 

부랑자가 넘쳐나서 선원 같은 건 소모품 취급하던 시절이라

 

 

 

참피 드립처럼 '선원은 다시 모집한면 그만인 데스우' 이 현실이었던 때였으니

 

 

 

 

 

이런 거 보면 사탄보다 사람이 더 사악한 게 아닐까 싶더라고

 

2개의 댓글

24 일 전

재밌다

0
24 일 전

조운이 의외로 중단 되었던 적도 많고 그 기간이 꽤 길었음. 서해 항로가 진짜 난이도 높고 위험한 루트였다고 함. 이거 때문에 왜군 해로 보급설 관련해서도 꽤 파이어 났었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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