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일 까지 휴가를 내고 스텔라 블레이드를 즐기고 있는데 문득 사이버 아녀자의 엉덩이만 보고 있기엔 모처럼의 휴가가 너무 아까워졌음

 

뭘 하면 1mg이라도 더 알찬 휴가가 될까 3초간의 마라톤 브레인스토밍을 거친 결과 바다를 보기로 결정함.

 

 

 

 

 

이때가 일요일 오후 1시 54분 경이었다.

 

목적지를 강릉으로 정하고 네비를 찍으니 3시간이 소요되는걸로 나왔으나

 

 

 

철원군민 특) 홈플러스, 이마트 갈려면 50분 걸림

 

 

 

이 정도면 쌉개능이라 결론을 내리고 달리기 시작.

 

 

 

 

 

 

 

 

 

국도는 내가, 고속도로는 스마트 크루즈가 운전을 번갈아 하면서 우선 강릉 카페에 도착함. 

 

 

커피와 조각 케익을 사서 2층으로 올라가는 도중 엘리베이터가 있는줄 모르고 계단으로 올라가다 커피가 조금 흐르는 찐빠가 있었으나 어차피 나 혼자 먹는거 이런들 저런들 어떠하리! 라이라이차차차!

 

 

바다가 보이는 자리에 앉아 가볍게 커피와 케이끼를 조지고 가장 중요한 저녁을 뭘로 먹을지 고민을 함. 

(커피는 비싸고 향 좋고 맛있었고 케잌도 달달하고 비싸고 맛있었음.)

 

 

 

 

근데 죄다 가족, 커플 손님들이라 좀 기분이......

 

 

커피가격만큼 카페에 뭉개고 있으려 했으나 점점 늘어나는 커플들의 압력을 버티지 못하고 멜랑콜리한 기분으로 카페에서 나와 바다를 보고 있으니 트럭에서 체리를 파는 아저씨를 발견. 

 

 

 

 

 

깎아먹는 과일 빼곤 다 좋아해서 한 봉지 살 생각으로 가니 아저씨가 어디가서 이런 체리 못 먹는다며 시식을 권유함.

 

 

 

 

존맛임.

 

환상적인 당도, 아삭한 식감, 새콤한 뒷맛. 

 

이건 무조건 한 상자 사야겠다 생각하고 가격을 물어보니....

 

 

1키로 정도 되어 보이는 한 상자에 10만원이라함..... 

 

 

좇됐다는 생각이 먼저 들면서 혹시 딴건 없냐 물으니 아저씨도 대충 눈치를 까셨는지 한 근 씩도 판다하심. 

 

그럼 그건 얼마냐 물어보니

 

 

 

3만 4천원 이라하심. 

 

순간 여기 오는 길에 춘천 국도변에서 팔던 성주참외 16개 만원 짜리가 생각이 나면서 내 발은 나도 모르게 빽스텝을 밟게 되었고 아저씨도 굳이 날 잡지 않으셨음.... 

 

 

 

 

아저씨.... 체리는 참 맛있었는데 제가 체리 한 근에 3만 4천원을 쓸 수 있을만큼 성공한 삶을 살아가고 있지 않습니다.....

 

 

 

 

 

체리 아저씨와의 달콤 새콤 쌉싸름한 만남을 뒤로 하고 다시 저녁밥을 뭘로 할지 생각을 조금 해보다가

 

 

 

바다에 왔지만 사실 회나 비린걸 싫어하는 애새끼 입맛의 소유자라 고민 끝에 중앙시장에서 군것질 거리를 여럿 사서 밤 바다를 보며 먹기로 하고 중앙시장으로 향함. 

 

 

 

 

공영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거지 개붕이도 공짜로 즐길 수 있는 분수쇼를 5.7초간 눈으로 즐긴 뒤 한 시간 무료 주차 시간이 초과 되면 30분당 거금 600원을 내야 하기에 빠르게 시장으로 직행함.

 

 

 

 

(뭐지.... 방목해서 키우는 애들인가......)

 

 

횟집 앞에서 호객 행위를 하던 오리들을 지나쳐 시장 안으로 들어오니 예상보다 가게 문도 많이 닫혀있고 한산한 시장 분위기에 살짝 당황함. 

 

 

 

 

 

아마 일요일 저녁이다보니 다들 일찍 퇴근 하신 듯....

 

 

 

그럼에도 엄청나게 사람들이 줄을 선 가게가 있었는데

 

 

다들 알만한 그 가게였음.

 

 

참고로 남들이 예쓰라 외칠때 눈치가 보여서 노 라고는 못하지만 립씽크로 외치는 척만 하는 심성이 베베꼬인 사람이 나란 개붕이다 보니 닭강정은 저녁 리스트에서 과감히 삭제. 

 

 

 

정처없이 시장 이곳저곳을 기웃기웃 거리는데 막상 땡기는게 읍음.... 

 

점심을 먹고 출발해서 커피부터 조진거였는데 이게 큰 실수였음.

하다못해 케이꾸는 먹지 말았어야 했는데.....

 

적당히 식욕이 돌아야 먹고 싶은게 바로바로 생각날텐데 어중간 하게 배가 부르니 그냥 그럼..... 

 

 

 

 

 

 

점심으로 냉면과 우대 갈비를 조진것도 한 몫 한 거 같다.

 

그냥 집에가서 남은 고기나 구워 먹을까 하다가 내 애새끼 후각이 예민하게 반응하는 냄새를 포착

 

 

 

 

 

 

 

 

 

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기껏 강릉 까지 와서 분식집에서 떡볶이랑 튀김 포장을 하는 나란 새끼...... 

 

 

 

 

 

분식만 사긴 아쉬워서 반미 샌드위치랑 사탕수수 음료도 사서  차로 복귀 함. 

 

 

그리고 적당한 해변에서 바다를 보며 애새끼 디너를 즐기려고 차를 몰고 가는데

 

 

 

 

 

 

 

갑자기 똥마려움......

 

 

 

진짜......

 

 

 

아무런 전조 증상도 없이 갑자기 마려움.......

그리고 배가 꾸륵 거리는게 설사 느낌임.......

 

 

 

내 재산 목록 2호인 붕붕이에게 똥칠을 할 순 없단 생각에 목적지를 가까운 휴게소로 변경

 

 

 

휴게소 똥칸을 열자 밀려오는 쓰나미에 기립성변혈압을 느껴 지릴뻔 했으나 간신히 인간의 존엄을 지킴.

 

 

 

 

근데 여긴 어디지

 

 

 

 

 

구정 휴게소네. 살면서  여기 첨 와봄. 

 

 

 

다시 바다로 가기에도 귀찮고 그냥 집에 가기로 함. 

 

 

근데 비우니까 배고픔.

 

 

 

 

 

프로 혼밥러는 차에서도 쓸 수 있는 식탁을 가지고 있음. 

 

 

 

 

 

 

 

중앙 시장에서 테이크 아웃한 반미 샌드위치와 사탕수수 음료를 먹으면서 지금 이 뻘글을 쓰고 있는 개붕이가 바로 나다. 

 

 

 

집에 언제 가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