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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선배님들! 아니 누구든지 이 불쌍한 개발자 지망생 좀 도와주십시오...

05fc9105 14 일 전 186

혹시라도 제목이 너무 어그로 같았다면 죄송... 하지만 워낙 머릿속이 복잡해서 여기에라도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음.

 

졸업과 전역을 마치니 만으로 26살이 됐는데, 진로도 갈팡질팡하며 제대로 설정을 못했고

겨우 개발 쪽으로 마음을 다잡나 했지만 여전히 흔들려서 차라리 조언을 더 구해야겠다고 생각함.

 

먼저 상황 설명을 제대로 해야겠지?

 

대학은 전자컴퓨터공학 전공으로 해외대학 들어갔음. 17학번이고 4년 휴학없이 졸업함.

문제는 학점을 심각하게 말아먹음. 재능도, 배경지식도 부족한 상태에서 들어간 것도 문제고, 게으른 성격도 문제였음.

내 수준을 아득히 뛰어넘는 대학에 들어간게 오히려 독이 된 느낌임.

 

들어간 대학이 그 국가에서는 탑 순위권이고, 들어간 학부도 미국 대학교와 협업해서 강의 수준들이 너무 높았고

실력, 재능, 노력, 성격 모두 현지인 천재 학생들 따라가기에는 벅찼음. 그래서 학사경고도 2번이나 받을 정도였음.

그래서 학점 몇 점이냐고? 4점 만점에 2.6점으로 끝났음. 전교 꼴찌 겨우 면한 수준.

 

다만 코딩을 한 학기에 하나씩은 해서인지 익숙은 해져서 마지막 학기 쯤에는 코딩은 유학생치고 흉내는 조금 내는 수준까지 올라갔는데

주변 코딩 천재들과 비교해보면 민망한 수준. 솔직히 졸업한 게 기적같아. 졸업식 때는 허망하더라.

 

그리고 몇 개월간 유튜브 채널의 작가로 일했고 이건 재밌고 나름 대우 잘 받았다고 생각함. 오히려 과분하게 대접받았지.

아마 근 몇 년간 유일하게 1인분 하는 인간으로 살았던 시기 아닐까

 

그 다음에 군대에 갔고 군 생활은 운이 좋아서 후방 공군 부대에서 편하게 지내다 끝냈음.

통역병 겸 행정병이었고 통번역 업무에서 나름 인정받아서 군생활은 보람찼다고 자평할 수 있음.

남들 다 자기계발에 공들일 때 진로조차 못 정해서 그냥 하염없이 코딩 책만 펼쳐놓고 한숨 쉬고 있었다는 게 문제지만.

 

그렇게 3달 전에 전역했음. 그리고 다음 진로에 대해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보고 고민을 꽤 오래 했지만

속 시원한 답이 나오지 않음. 과장 안 하고 취직, 대학원, 공부, 단기여행 정말 모든 걸 생각해 봤지만... 결국 피같은 3개월이 그냥 흘러감.

 

여기서부터 본론.

 

나는 장점이 없음. 지금까지 건드려본 모든 분야가 다 애매한 최악의 인간유형임.

그나마 조금 할 줄 아는 것도 AI 발전하면 다 휩쓸려 나갈 분야라는 게 슬픔.

가령 영어는 평균 이상이라고 자부함. 근데 솔직히 그게 무슨 장점임. 완벽한 통번역 할 줄 아는 AI 출시가 코앞인데

코딩? 아예 모르는 사람이 3달 동안 공부하면 나를 따라잡을 수준임. 내가 여기서 더 공부한다 해도 무슨 소용임... AI가 훨씬 잘할텐데

 

결국 내가 좋아하는 게 뭔가, 그거라도 붙잡아보자 해서 나온게 게임 개발 공부.

어릴 때부터 게임 창작 욕구가 있었으니까.

게임메이커 붙잡고 공부해보기도 했고, 좋아하는 게임의 시나리오를 써보거나 모드를 만들어 봤을 때 나름 좋은 평가도 받았으니까.

 

그래서 며칠 전에 유니티를 다운받고 공부를 시작하는데 또다시 고뇌가 밀려오더라. 어려웠거든.

"이게 정말 맞나?"

"지금 내 모습이... 음악 하겠다고, 음악 좋아한다고, 잘 되면 돈 된다고 청춘 의미없이 갈아마시는 홍대병 환자 아닐까?"

"가족들도 응원해 주는데... 내 재능이 그 응원에 부합할 수 있는 재능인가?"

"이미 다소 늦은 나이. 지금이라도 그냥 중소기업 사무직 얻어서 돈 벌고 그거 굴리는 게 맞지 않을까?"

매일매일 심장 소리가 귀에 들린다. 가끔은 아예 그만 탈출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고.

 

혹시 이 글을 읽는 사람 중에 개발자 형님들 계시면 가혹하더라도 조언을 구합니다.

컴공 출신, 영어만 조금 하고, 코딩은 일반인보다 크게 나을 것 없는 사람... 1년 정도라도 파보고 포기하는 게 나은지 아니면 미리 나오는 게 현명한건지?

 

이래놓고 댓글 몇 개 읽고 난 다음에 울면서 글삭튀할 새X가 나란 새X이고,

특정 가능할 정도로 개인사를 너무 늘어놓아서 혹시라도 주변인은 이 글의 정체를 몰랐으면 좋겠음.

 

AI에 쓸려나갈 인간 1로 비실되다 아무것도 없는 잉여 서른을 맞이할 공포에 질려있는 이 인간의 하찮은 고민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9개의 댓글

e3e9c7db
14 일 전

남이 정해주면 결국 후회밖에 없다. 잘 고민하고 정해 봐

0
3a02d679
14 일 전

대놓고 글삭튀하겠다고 본문에 적어놔서 애들 답변 안해줄거같은데 일단 글삭튀하지말고 놔둬봐봐

 

일단 개발이 적성에 맞고 재미가 있으면 나는 하는거 추천함. 근데 글쓴이 본인은 지금 이런 상태인거 같음. 내가 뭐하나 뛰어나게 자신있게 잘하는건 없는거같은데 그나마 지금까지 해왔던게 개발분야(IT)니까 이거나 해야하나? 이 상태인거 같은데

 

당장 취업이 급하지 않고 여유가 있으면 다른 적성 찾아보는것도 괜찮다고 생각함. 근데 시간이 여유가 없다면 일단 취업부터해서 고정적인 수입을 만들어놓고 플랜B를 생각하는게 맞는거 같음.

 

그리고 개발쪽으로 당장 취업을 생각하고 있다면, 나는 아직 완전 최악은 아닌거 같음 일단 외국 대학나왔고 영어로 현지에서 일할정도면 영어는 문제없는거 아냐? 이게 개발뿐만아니라 다른 일을 할때도 엄청 큰 장점이라고 생각함. 근데 개발은 거기서 더 플러스 점수 먹는다고 생각한다. 모든 공식문서 트러블 슈팅, QnA 양질의 자료는 영어로 되어있는데 너는 언어의 장벽없이 습득할 수 있음. 그래서 나는 개인적으로 컴공나와서 영어 못하는 사람보다 영어 잘하는데 컴퓨터공학적 지식이 없는사람이 나중에 더 가파른 성장곡선을 그린다고 생각함.

 

만으로 26이니까 한국나이로 27~28인거 같은데 한국식 정해진 루트를 봐도 아직 취업못한거 늦지 않았고, 너는 영어가 되는 상황이니까 따지고 보면 졸업후 1,2년정도 영어 공부했다고 생각하면 문제없음. 컴공나왔는데 공학적 지식 별로 못챙긴거 같다? 이건 너가 의지가 있으면 나중에 채워 넣으면 되는거고, 어자피 현업에서 일하면 모르고싶어도 알아야하는 순간들이 옴.

 

지금 고민이 많고 실행력이 부족해보이는데 그냥 무지성으로 일단 하고 박는게 나음. 갈팡 질팡하는거는 나중에 개인플젝이나 사이드 플젝같이 개발자로 취업,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것들을 하는데도 방해물이 될 수 있음.

 

그냥 걱정하지말고 걍 질러.

1
201493e2
14 일 전

뭘 해도 시간 투자는 필요함. 네가 도피처로 생각하는 중소기업 사무직도 준비는 해야 하고 경쟁이 있음. 그런 점에서 게임 개발은 꽤 괜찮음. 컴공과 애들 연봉 높게 받으려고 다 웹 쪽 공부하지 게임 개발은 많이 안 하거든. 예술한다고 방황하는 홍대병에 비하면 현실적인 여건은 훨씬 나음. 세상에 개발 못 해먹겠다고 때려치는 사람도 많은데 너 정도면 적성 맞는 거임. 게임 개발 학원 다녀보는 거 추천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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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fe633f3
13 일 전

기획 같은 거면 너 말처럼 할 수 있어서

추천하든 화이팅을 하든 하겠는데

프로그래밍은 비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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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fc9105
13 일 전
@3fe633f3

혹시 비추하는 이유 말해줄 수 있음?

0
3fe633f3
13 일 전
@05fc9105

개발자들 경력직 뽑는 건

요즘 IT 쪽 트렌드인데

 

게임 프로그래밍은 요구하는 수준이

원래도 높았는데 더 높아짐

 

지금 허들 개 높은 상태라고 보면 됨

신입 잘 안 뽑는다

 

정말 그런 지 궁금하면 게임잡 사이트 가서 공고보면 됨

 

대부분이 3년 이상부터 뽑음;

신입은 중소가 많이 뽑는데

코로나랑 중국발 게임사 대공세 때문에 중소들 지금 줄줄이 망하는 중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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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fc9105
13 일 전
@3fe633f3

한국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혹한기인가?

0
3fe633f3
13 일 전
@05fc9105

외국은 잘 모르겠음

 

근데 냉정하게 말해서 유니티 공부 중인데 어렵다... 라고 할 정도라면

지금 현재 CS나 코딩 능력이 중 이상은 아니라는 건데, 그 정도면 보통 한 적어도 2년은 이쪽에

공부로 꼴아박아야 취업 시장에서 좀 얘기를 나눌 만한 견적이 나올 텐데

그 동안을 니가 버틸 수 있을 지 난 잘 솔직히 모르겠다..

 

기획 같은 거야 뭐 니가 창의력을 발휘해서 기획하고 문서 작성하고 설계하면 되는 거라서

어떻게든 비벼볼 수 있을 지 모르겠지만

 

프로그래밍은 말 그대로 CS의 집합체라서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자시고 할 게 없는

순수 실력빨이 있어야 비벼보는 거라서 난 추천하지 않는 거거든.

 

보통 너처럼 "게임 만드는 게 재밌네" "기획 해보니까 재밌네" 하는 친구들은

게임 프로그래밍을 추천하고 싶지 않음.

 

게임 프로그래밍은 게임 만드는 게 재밌네가 나오면 안 되고

 

"코드 한 줄 한 줄 돌아가는 거 확인하면서 이런 결과값이 나오는 게 신기하네"

"이런 버그는 어떻게 생기는 걸까?"

 

이런 좀 공학적 발상이 들어가야 살아남거나 진입하기가 용이할 거임

 

내가 좀 더 공학적 발상으로 게임을 좋아하는 건지, 아니면 게임의 데이터를 건드리고

수정하면서 재미를 느끼는 건지를 잘 생각해보길 바람

 

전자면 프로그래밍이 맞고 후자는 기획자나 QA 같은 쪽이 더 맞음

0
05fc9105
13 일 전
@3fe633f3

음... 현실적 조언 ㄱㅅㄱ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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