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싫어해져서 식는 건 아님

지금 여친은 게임하다 만났고 장거리라 평소에는 대부분 디코 키고 게임만 하는데

여친은 게임을 존나게 잘함 그래서 웬만한 랭겜은 다 상위권이고 나는 게임을 못하는 편이라 브론즈실버따리임

아무래도 실력차가 크다 보니까 랭겜이든 일겜이든 대부분 나 때문에 게임이 꼬라박는데

나는 게임 좀 못할 수도 있는 거 아니냐, 모든 사람은 서로 다르다 이런 입장인 반면에

여친 입장에서는 자기는 항상 상위권이었으니까

게임에 엄청 스트레스 받아하고 게임 못하는 나를 잘 이해하려 해주지 않음

원래부터 지는 걸 싫어하는 성격이라 나랑 하는 걸 떠나서 게임에서 지면 스트레스 많이 받는다함

그래서 게임하다 2~3일에 한번 꼴로 싸워서 요즘은 게임할 땐 서로 같이 안 하는 편임

물론 통화도 하긴 하지만 평소엔 하루 대부분을 같이 게임하면서 보냈는데

이런 시간이 없어져 버리니까 뭔가 좀 공허함

그리고 가끔씩 여친이 다른 사람들이랑 게임하면서 캐리한 썰이나 웃긴 썰 있으면 얘기해 주는데

뭐랄까 나하고 게임했을 땐 볼 수 없었거나 보기 힘든 모습들이 보여서

뭔가 설명할 수 없는 박탈감이란 게 좀 많이 듦

일단 저런 썰 풀어주면 맞장구 쳐주면서 하하호호 해주긴 하는데 

솔직히 그럴 떄마다 눈은 그대로고 입만 웃고 있음

걍 나랑 있을 때 말고 다른 사람들이랑 있을 때 행복하고 재밌어 보이니까

그런 부분에서 오는 우울감이 요즘 많이 생긴 듯

여친은 나보고 공략영상도 보고 연습도 좀 많이해서 같이 잘해보자는데

내 기준에서 이건 노력만 하면 서울대 갈 수 있다는 말이랑 동급처럼 들리거든

잘하려고 해도 잘 안 되는 부분에서 스트레스를 받는 와중에 여기서 또 왜이렇게 게임을 못하냐는 소리를 들으니까

요즘에 이런 경우들이 계속 생겨서 자주 우울하고 자존감이 푹푹 떨어짐

둘 다 서로 싫어하진 않고 좋아하고는 있는데

내가 겉으로 티는 잘 안 내도 점점 작아져서 뭔가 다다가기 힘들어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