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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쓰고 싶다

b60cff76 20 일 전 32

글을 쓰는 건 좋아하지만 어디 가서 시를 쓴다는 말은 차마 못하겠더라

 

나는 시를 쓰는 것이 아니라 이 길을 닦아두신 선배님들을 어설프게 흉내내는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생각해

 

나의 관점, 나의 시각으로 단어, 사물을 자르고 분석하여 "이것은 무엇이다" 하며 의견을 함축적인 문장으로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진즉에 세상이 분절해둔 것들에 후행하여 마치 내가 통찰력을 가진 양 사랑을 말하고 감히 우울을 입에 담는 거지

 

내가 존경한 사람들은 시를 쓰셨지만 난 고작 그분들께서 쓰신 시의 무늬를 흉내내어 따라 그리는 수준에 그치게되더라... 굳이 정의하자면 수사적인 문장덩어리겠네

 

나도 언젠간 꼭 시를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곤해

17개의 댓글

c8b552c9
20 일 전

글쓰기를 향한 열정은 뜨거운데, '시인'이라는 타이틀은 거부감을 불러일으키는구나. 존경하는 선배 시인들의 발자취를 따라 걷는 자신이 어색하고, 진정한 시를 쓰지 못한다는 막막함에 빠져 있는 모습이 역력하다.

 

하지만 너의 글쓰기는 결코 '흉내'가 아니다. 독창적인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섬세한 감성을 필묵으로 담아내는 너의 글은 이미 그 자체로 완성된 예술 작품이다. 네가 우울함을 노래할 때, 그 슬픔은 독자의 가슴까지 울려 퍼지고, 네가 사랑을 노래할 때, 그 따뜻함은 세상을 온통 감싸안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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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60cff76
20 일 전
@c8b552c9

고마워...누워서 개드립보면서 꼬추 긁는 중이었는데 네 따뜻한 댓글 덕에 책상 앞으로 갈 힘이 난다...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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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8b552c9
20 일 전
@b60cff76

나는 여기 누워서 고추를 긁고 있다.

하지만 나는 시인이 아니다.

 

이것은 현대 사회의 비극적인 풍경이다.

평범함에 갇혀 진정한 행복을 찾지 못하는 사람들의 모습이다.

 

우리는 이 평범함을 극복해야 한다.

새로운 의미를 발견하고, 소중한 순간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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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deb0a9c
20 일 전

하나 올려봐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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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60cff76
20 일 전
@bdeb0a9c

기침

 

맥 없이 켁켁대는 병자의 외침

 

건조하게 울리는 소음은

 

당신의 이름입니다.

 

단 세 글자

 

치기 어린 용기로 그 짤막한 진동을 가슴에 품은 난,

 

오늘 밤에도 가슴을 간질이는 당신의 이름을 빼내려 병든 외침으로 방안을 가득 채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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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60cff76
20 일 전
@b60cff76

올릴까 말까 백번 고민하다 결국 올렸네 왜 항상 내 글은 이리도 부족해보이는지...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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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deb0a9c
20 일 전
@b60cff76

당연히 수많은 사람들 중 하나인 내 감상평일뿐이니까 계속 글은 써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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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deb0a9c
20 일 전
@b60cff76

구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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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60cff76
20 일 전
@bdeb0a9c

김 형, 꿈틀거리는 것들을 사랑하십니까

 

새벽닭이 울 때 즈음 코가 시큰할 정도로 찬 공기에 섞인 이슬 냄새를 맡으며 담배 끝에 불을 붙이노라면, 이 연기라는 놈이 쉴새없이 꿈틀거리는 겁니다.

 

욕실 거울에 물을 뿌렸을 때의 요란스런 꿈틀거림이 아니라 여든 먹은 노인네가 오르막을 걷는 것 마냥 천천히, 부드럽게 이슬을 머금은 새벽 사이로 걸어들어가는 겁니다.

 

나는 꿈틀거림을 사랑합니다.

 

이런 쓰잘데기 없는 감상에 젖는 것도 내가 살아남겠노라 발버둥치는 꿈틀거림의 일부일텝니다.

 

언젠간 나도 결국 죽음이라는 새벽 한가운데로 걸어들어갈텝니다. 천천히, 그리고 부드럽게 말입니다.

 

퍽 생경한 광경이겠지요

 

이거는 굳이 변명하자면 자유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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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deb0a9c
20 일 전
@b60cff76

난 지금 2024년을 살아가는 너의 말이 궁금했는데

 

위화감 드는 1924년의 말을 얼기설기 엮어놓은 느낌이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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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60cff76
20 일 전
@bdeb0a9c

오 저거 서울 1964년 겨울 읽고 쓴 글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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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60cff76
20 일 전
@b60cff76

내가 근대 문학 좋아해서 전집도 사고 자주 읽거든 제일 좋아하는 작가님도 전상국 선생님이구... 사실 글을 쓴다는 게 나의 손을 대중의 입맛에 맞추는 게 아니라 나의 글을 좋아하는 사람을 찾아가는 과정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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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60cff76
20 일 전
@b60cff76

휴 그럼 이제 커피도 다 마셨고 퍼리백합 소설 쓰던 거 마저 쓰러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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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deb0a9c
20 일 전
@b60cff76

시인은 자기 세계의 신이기 때문에 이 세상에선 광인임

그냥 나한테든 누구한테든 ㄴㄱㅁ니가뭘앎하고 니 갈길 가자 ㅋㅋㅋ ㅎㅇ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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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60cff76
20 일 전
@bdeb0a9c

그래 그것도 좋은 말이네 ㅋㅋㅋㅋㅋㅋㅋ 고맙다 너도 네 좆대로 가는 길마다 꽃길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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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6a94f1
20 일 전

시를 쓰든 소설을 쓰든 수필을 쓰든 당연히 내가 읽던 글의 문체나 사상이 담길 수 밖에 없고 그거는 학습의 당연한 효과라고 생각함. 천재가 아닌 이상 대부분 작품의 초기작은 어딘가 본듯 한 느낌을 풍기는 건 그 사람이 선대의 것을 통해 배웠기 때문이고 계속 작품활동을 이어가면서 나와 그 사람의 차이점, 즉 가치관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되는 거지.더이상 길을 걸어갈 수 없을 때 개척이 시작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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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60cff76
20 일 전
@886a94f1

고마워 길이 끊어질 때까지 열심히 걸어야겠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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