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에게도 꿈은 있었습니다.
영화가 끝나면, 조그마한 사각형 속에서 부드러운 음악과 함께 흘러나올 것 같은 나날들이 제게도 분명 있었습니다.
제 가슴에도 사랑은 있었습니다.
어느날 모태솔로인 저에게 여자 문제로 푸념하던 친구가 뱉었던, 넌 이해하지 못할거라는 말에
나는 비록 바보지만 사랑도 모를만큼 바보는 아니라고 주제넘게 말하려다 고개만 끄덕거렸습니다.
제가 어째서 사랑을 모르겠습니까. 어두워 집으로 돌아가는 길, 눈 위로 달빛이 파랗게 떨어지는데.
지피지기면 백전불태
그래서 오늘도 위태롭습니다.
분명히 십년 전에는 이리도 위태롭지는 않았는데, 이제는 한발짝도 제대로 내딛는 법 모르는 얼간이가 다 되었습니다.
학창시절 배웠던 철학이 다 무슨 소용입니까. 이제는 그런건 다 쓸모 없어진 세상이 되었고, 저도 쓸모없는 인간이 되버리고 말았습니다.
1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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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만 더 참아보세여 님 말고도 이제 상상 이상의 사람들이 다 쓸모없어질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