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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똥글 싸기 (꿈 이야기)

52050051 13 일 전 17

난 예전부터 남자에 약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관심에 약했다.

누군가 나에게 관심 가져주는게 좋았고 나도 관심을 주는게 좋았다.
관심이 집중되어 집착이 되기도 해 잘못된 사랑도 해보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게 사랑인가 싶기도 하다.

사랑이 아니고 그저 날 좋아해준다니 너무 기뻤던게 아닐까 싶고, 시간이 지난 지금도 사랑을 정의하라고 하면 뭔지 모르겠다.


나는 나에게 관심을 주면 그저 그 배로 갚는거 밖에 못하는 사람이 되었다. 

나쁘게 말하면 호구당하고 이용당하기 쉬운 사람이다.
좋게 말하면 정많고 섬세하고 착하고 헌신적이고 1등신부감.....(자기 PR)

계기가 언제일까 돌아보려 해도 언제인진 모르겠다.
부모님께서 사랑을 듬뿍 주진 않았지만 모자라진 않게 자란 것 같은데 말이다.

 

주절주절 얘기했지만 오늘의 이야기는 단순히 내 "꿈"에 나온 이야기이다.
미래에 대한 계획을 세우는 꿈이 아닌 잘 때 꾸는 꿈. 그 이야기다.
남들은 그냥 지나칠 수 있는 꿈이겠지만 생각보다 깊게 박혔으며 여운이 오래 남는다.

알아보기 쉽게 꿈이 아닌 것처럼 내가 실제 겪은 것처럼 얘기해보려 한다.

 

 

[내 성격에 관한 부분 등 일부의 내용은 현실반영임]

 


2년정도 사귄 남자친구가 있다.
잘생겼고 키도 큰 멋진 남자친구다.
성격은..뭐 그냥 저냥 내가 간이고 쓸개고 빼주고 하다보니 미안해서라도 잘 해주는 편.
나는 평범하다.
육덕이라고 주장하고 있고 외모도 나쁘지 않은 편이다.

 

나름대로 우리 둘은 연애를 잘 하고 있었다.
싸우지도 않고 사이도 좋고 취향도 잘 맞았다.
남자친구가 다른 여자와 키스를 하기 전까진 말이다.


그 일을 알게된건 남자친구가 자기 입으로 말해서이다.
사과를 했냐?그건 또 아니다.
그냥 보고였다.
나 다른여자랑 키스를 했었고 그 여자는 이뻤다.
이게 다였다.
헌신적인 나에게 있어서 꽤나 큰 충격으로 다가왔고 왜 그랬냐고 물었을 때 그냥 그 여자가 일방적으로 했다더라
그때 쳐냈어야 했는데 쳐내지 못했다.
왜냐면 나는 관심이 좋았고 사람이 옆에 없으면 꽤나 외로움을 많이 타 힘들어 하는 성격이었으니까.
멍청하고 한심하다는걸 알지만 끊어내지 못하고 그러지 말아달라 얘기했다.


그러고 얼마 뒤 길을 가다 꽤나 능글맞아보이는 잘생긴남자와 마주친 적이 있었다.
내가 지나가면서 기억을 할 정도면 엄청나게 잘생겼으리라.
왜냐면 나는 자존감마저 떨어져있는 사람이라 사람을 잘 안보는 성격이기 때문이다.
*성격은 꿈이 아니고 현실에서도 그대로이다. 이 점은 좀 수정이 된 상태로 나오지
(이렇게 적고 보니 꿈에서마저 내 자신이 한심해 보이기 짝이없다...)

 

역시나 꿈이라서 그런지 그 사람과의 접점이 있었다.
우연히 간 횟집에서 마주쳤다.
회식 자리였고 회식이 끝난 뒤 그 사람과 눈이 마주쳤고 자연스럽게 그도 날 알아봤다.
왜냐? 꿈이니까, 현실에서는 절대 절대 나에게 관심조차 주지 않을 사람이 날 알아본 것이었다.


꿈에서 마저 어안이 벙벙하여 어색하게 인사를 하고 서로의 호구조사를 했다.

그 사람은 30대 중반 쯤으로 기억되고 머리는 약간 장발머리에 자연갈색, 눈은 쳐졌으며 쌍커풀이 약하게 있었다.
몸은 슬림한 듯 탄탄했으며 흰색 셔츠와 베이지색 면바지를 입고 있었다. (꿈 맞아요)


횟집이라는 장소 특성 상 난 어느정도 취기가 올라와 있었으며 그는 술이 꽤나 센 듯 하였다.

둘이서 한두잔 씩 홀짝거리며 시덥잖은 얘기를 하는 중에도 남자친구와의 연락을 집착했다.
남자친구도 회식을 갔는데 계속 연락이 안되고 있는 중 이었거든

그렇게 핸드폰을 계속해서 보고 있으니 그 남자가 신경 쓰였는지 내 옆으로 왔다.

 

"왜 자꾸 봐요 핸드폰? 남자친구 연락 안와서?"
'네..연락 주기로 했는데 회식 가서 연락이 안되네요. 걱정돼서요'
"걱정만이 아닌 것 같은데 무슨 일 있었어요?"
'사실 다른 여자와 키스했다고 하더라구요. 그 때도 회식이었어요. 사실 지금도 뭘 하고 있을지 머릿속으로 다 상상되고 너무 걱정돼요.'
"그럼 우리도 이러고 있죠?"

 

그 말을 끝으로 백허그 자세로 안기게 되었다.
좌식인 식당이어서 몸이 다 닿을 수 있는 자세였다.

갑작스럽게 일어난 스킨십에 당황하였지만 썩 싫지 않아서 거절하지 않았다.
난 관심을 좋아하니까
(진짜 쓰레기같네요 누구든 상관없다 이거아니야 나는)

그러자 거짓말처럼 남자친구에게 연락이 왔다.
좋은 이야기는 아니었고 이번에는 나 다른 여자가 날 빨아줬다. 라는 내용으로 왔다.
도대체 날 뭘로 생각하는 걸까, 무슨 의도로 말한걸까 하는 생각에 머리가 아픈 와중에 그 남자가 날 안아주었다.
(그냥 A씨라고 부를게여)

A씨는 은글슬쩍 가슴과 허벅지와 같은 부분을 더듬었고 내 등 뒤에도 꽤나 딱딱한게 느껴졌었다.
복잡한 심정과 어지러운 머리를 가볍지 않은 키스를 나눠서 달래기도 했다.
그래도 약간의 죄책감이 있는지 더 이상 진도는 나가지 않았고 연락처를 교환 후 
나는 남자친구와 함께 거주하는 집으로 귀가하였다.


남자친구는 먼저 들어와있었고, 나에게 다시 한번 더 얘기해주었다.
다른 여자가 빨아주었다고
그제서야 머리가 다시한번 돌아와 나에게 왜 그런 말을 하냐 물었다.
답으로 돌아온 말은 [그냥] 이었다.

 

절대 그냥이 아니다.
내가 그에게 잘못한건 하나도 없었다.
굳이 찾자면 너무 답답하게 순종적인 것?
너무 답답하게 잘못하지 않아도 미안하다 사과하는 것?
자기가 야식 먹고 싶을 때 치킨을 같이 먹겠다고 해주지 않은 것?
자기 주도적으로 움직이지 못한 점?
내가 못생긴 점?
내가 못난 점?
그냥 날 떼어내려고 하는건가?

머리가 너무 복잡했다.
남자친구는 말했다.

 

"너는 내가 이렇게 말해도 절대로 떠나지 못할걸 알고있어서 말하는거야"

 

숨이 턱 막혀왔다.
왜냐면 틀린 말이 아니었거든.
나는 꼭 관심과 사랑과 사람이 필요한데 그런 사람이 나에게서 떠난다는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있다 하더라도 3년정도는 시달려야 헤어졌었다.

 

'그 여자가 관계를 가지자 했었도 했었겠네?'
"응"
'그걸 도대체 나한테 왜 얘기해준거야'

 


"말했잖아, 너는 내가 이렇게 말해도 절대로 못떠나는 사람이니까"

 

 

너무나도 비참했다.
그럼에도 이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내가 뭘 잘못했던걸까? 하는 생각만 하고  있었다.
이 일의 원인을 나로 생각하고, 나로 생각하게끔 만드는 남자친구였다.
만약, 이 일을 또다시 그냥 넘어가게 된다면 연락이 되지 않을 때마다 다른 여자와 있는 남자친구를 상상하고 나 혼자 괴롭고 나혼자 힘들어하리라.
머리로는 아는데 당장 내 옆에 아무도 없다는 생각 또한 너무나도 비참하다.

 

 


아무도 없지 않다.

 


오늘 만난 A씨.
그 사람이 나에게 있어 대용품이 돼줄 수 있다.
안좋은 사람일 가능성도 있다.
그래도 난 사람이 필요하니까 그사람에게 가면 된다.

그럼에도 너무나 슬프다.


꽤나 좋아했다고 속삭였던 사이가 한순간에 이렇게 된 것도 그렇고
내 자신이 이렇게까지 비참하다는 것 또한 너무나 슬펐다.
눈물을 너무 많이 쏟아내서 숨쉬기가 힘들고 코가 너무나 막혀도 그는 달래주지 않는다.
그저 지켜만 본다.

 

차라리 몰카라고 해줘. 이경규라도 나와줘 해봐도 변하지 않는 현실 이었다.(꿈입니다.)


우는 나를 보고 하는 말은 앵무새같았다.

"너는 내가 이렇게 말해도 절대로 떠나지 못할걸 알고있어서 말하는거야"
"너는 내가 뭘해도 절대로 떠나지 못할걸 알고있어서 말하는거야"

 

그 말에 힘겹게 답했다.

 

'그만하자 우리'

 

그는 붙잡지 않았다.
그를 등지고 밖으로 걸어나왔다.

 

내가 세심하게 그 얼굴은 어떤 표정을 짓고 있을까

 

당황해서 눈 밑이 파르르 떨리고 있을까.
은은하게 미간 사이가 찌푸려져 있을까.
웃음을 참기 위해 입꼬리가 씰룩대고 있을까.
웃음기 없는 표정으로 그저 날 바라보고 있을까.
그저 멍때리 듯 허공을 바라보고 있을까.

 

차라리 지금이라도 장난이었다고 나밖에 없다고 달려와 안아주고 달래주면 좋겠다.
그런 일은 없겠지.
뒤 돌아서 내가 사랑하던 그 얼굴을 다시한번 보고싶다.
지금이라도 거짓말이라고 하면 다 용서 해줄 수 있다.
상처는 남겠지만 그럼에도 난 관심을 좋아하니까
그런 관심을 주는 그 사람을 사랑했으니까

 

그를 등지고 나오며 A씨에게 연락을 했다.
꽤나 감성적일 시간에 감정적인 일을 겪은 사람의 눈물샘은 멈출 줄 몰랐다.
기다렸다는 듯이 데리러 오겠다 해주었다.
나는 그냥 옆에 누구든 사람만 있으면 되니까 그걸로 충분하다.

꽤 좋아보이는 차를 타고 등장했다.
차를 얻어타 퉁퉁 부어버린 눈을 진정시키려 창 밖만 보았다.

"남자친구랑 헤어졌어요?"
'네'
"그럼 무슨 짓을 해도 찝찝하지 않겠네요"
'...'

A씨는 그저 내 몸만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이더라도 그것 또한 나에 대한 관심이니까
내가 사랑으로 생각하면 된다.
 

 

 

 

 

세줄요약

1. 내 성격병신같아서 남들한테 잘 휘둘림

2. 그게 꿈에도 나옴

3. 꿈이야기 살 좀 붙여서 소설처럼 써봄

 

쓰고나니가 좆병슨같네.

욕은 하지 말아조 욕할거면 그냥 보고 지나가잉 ㅜㅜ

4개의 댓글

a7ad8a20
13 일 전

요약 있어서 넘어가줌

0
52050051
13 일 전
@a7ad8a20

곰마워

0
92616136
13 일 전

응원한다

0
52050051
13 일 전
@92616136

곰마워 쓸까 말까 고민 했는뎅 먼가 적고 나니 속이 뻥~~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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