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글

FWB 1편

 

 

 

그의 입술이 내 목을 따라 내 몸 여기저기를 훑으니 내 꽉 다문 입에서도 옅은 신음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그의 숨과 내 숨이 방을 메워 갔고 나는 밀려 들어 오는 쾌락을 한껏 참다가 이내 한꺼번에 받아드렸다

 

그런 내 모습이 만족스러웠는지 아니면 그의 흥분됨을 이끌었는지 곧바로 내 몸 안에 들어왔고 나는 큰 소리로 터트렸다 그 소리는 방 안 가득 찼고 그도 내 몸 안 가득히 차올랐다

 

만난지 한달쯤 됐나 처음 만났을 때 나는 속으로 아싸라며 좋아했다 보기 드문 우뚝 솟은 코와 단정히 입은 셔츠의 걷은 팔뚝도 튼튼했고 이정도면 충분히 만족스러운 남자였다

 

우린 몇 번 술 잔을 주고 받고 자연스러운 절차인듯 인근 모텔로 향했다 틈틈이 운동을 한다는 그는 다부진 몸만큼이나 여자를 만족시킬 줄 아는 부분이 컸다

 

그런 그와 3번의 관계를 맺고 우린 서로의 파트너가 되기로 했다 무례함과 암묵적으로 하지말아야 할 질문이지만 그에게 나는 왜 연애 대신 이런 관계를 이어 가냐 물었고 그는 따뜻했던 시선을 거두고 조금은 날카롭게 나를 보며 대답했다

 

“그냥 연애는 지겹잖아 서로 하루종일 연락하고 구속 받고 나는 이런 관계가 더 편하더라고 서로 필요할 때 연락하고 목적성이 뚜렷하잖아 끝맺음 할 때 감정소비도 없고 그래서 그래 너는?”

 

나는 뭐 그의 시선에 베일 거 같아 시선을 여기저기 돌리며 그냥..뭐 편해서 라고 얼버무렸다

 

“음 그래 뭐 근데 나랑 연애를 하고 싶다거나 그런 건 아니지? 너도 처음은 아니라며 난 미안한데 연애는 생각이 없어“

 

나는 그의 말에 살짝 발끈하며 그런 거 아니거든 오해하지마 나도 이런 관계가 편해 나도 연애 할 생각 없어 라며 딱 잘라 말했다 그러니 그는 다행이라는 표정으로 그럼 됐어 라며 답했다

 

그러고 난 뒤 우린 늘 그렇듯 익숙한 모텔로 향했고 지금 이렇게 있다 관계를 다 마친 뒤 그는 핸드폰을 쓱 보더니 사정이 있어 먼저 일어나 보겠다 했다

 

정확한 직업은 우리 관계 특성상 서로 말하지 않았지만 그의 성격과 옷차림으로 유추했을 때 법조계나 전문직종일 거라고 생각이 들었고 그렇듯 늘 그는 바빴다

 

물론 나도 한가한 직업은 아니었다 대학병원 간호사로 근무한지 5년차였기에 일이 얼마나 바쁘고 중요한지 이해했다 물론 우리는 연인도 아니고 서로 우선순위의 위는 일 아니 뭐 우정이나 기타 잡다한 저 밑의 순위이니 서로 볼 일을 보면 먼저 일어나는 상황이 빈번했다

 

나는 내일 오프라 여기서 자고 가기로 했다 침대에 누워 있다보니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남들이 말하는 그런 문란한 생활을 하기 시작한 건 학창시절 때문이 아닐까 모텔 천장을 보면서 혼자 중얼거렸다

 

형형색색 촌스러운 천장은 카운터에 앉아 있던 주인 아저씨의 취향인 건지 아니면 값싼 벽지로 단가를 낮추려는 사업의 일종일지 의구심이 들었다

 

나는 평범한 학생이었다 공무원인 아빠와 주부인 엄마 밑에서 큰 탈선 없이 성적도 중간쯤인 세상에 흔한 여학생 중 한 명 그게 나였다

 

그럼에도 나는 현실을 받아드리고 내 삶에 스스로 위안을 느끼며 살아왔다 성인이 되면 바뀌겠지

 

매일 아침 고데기를 하며 틴트의 색을 맞추기 위해 흰 교실 벽을 빨간 지문으로 메꾸는 애들은 내가 보기에도 예뻤다

 

물론 그 애들은 내가 자습서에 얼굴을 박고 있을 때 어떤 화장품이 본인에게 맞을지 고민하고 다 똑같은 교복이지만 수선해 어떻게도 자신의 몸매를 부각시키려고 노력하니 펑퍼짐한 치마에도 수긍하는 나와는 다르겠지 라며 걔네들의 수려한 외모는 부럽지 않았다

 

다만 그 아이들이 받는 관심은 부러웠다 내가 오랫동안 짝사랑 해온 운동도 잘하고 공부도 잘해 선생님들한테도 그리고 같은 학생들에게도 선망이 되어 오던 김현 선배에게 받는 관심이 나는 부러웠다

 

교실 중간 자리 앉아 그 날 학원 분량의 자습서를 풀고 있을 때도 나는 힐끗 힐끗 뒤를 보곤 했다

 

우리 교실에 꾸미길 좋아하는 여자애들과 웃으며 농담을 주고 받는 선배는 너무 잘생기고 멋있었다 나와는 한 마디도 안하지만 우리 교실 아니 우리 학년 중에 제일 예쁘다고 하는 세미와는 뭐가 그리 재밌는지 이야기를 끊이질 않고 재잘재잘 떠들어댔다

 

내가 김현 선배를 좋아하게 된 모습은 체육대회였다 

 

운동에 소질이 없는 나는 벤치에 앉아 열심히 고교생활을 즐기는 청춘 드라마를 바라보고 있었다 남자애들은 여자애들에게 멋있어 보이고 싶어 부지런히 움직였고 여자애들은 그런 모습을 보며 신나했다

 

“저기 혹시 지금 어디 아픈 거 아니야?“

 

뒤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멍때리고 있던 나는 휙 돌아봤다 따뜻한 햇살 때문인지 현 선배는 유독 더 잘생겨 보였다

 

네? 하고 현 선배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니 내가 앉은 나의 자리를 보게 됐다 피가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아침부터 불안했는데 생리가 생각보다 일찍 터져버렸다 그 붉은 피마냥 나의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 올랐다

 

“이걸로 가리고 얼른 보건실 가 봐 내가 정리할테니깐 걱정하지말고”

 

얼굴만큼이나 따뜻한 그의 배려에 나는 창피함이 올라왔다 어색하게 감사합니다 하고 그의 윗옷을 받아 젖은 바지를 가리며 보건실로 달려갔다

 

그 다음 날 깨끗하게 세탁하고 혹시 몰라 잡지에서 보고 용돈을 모아 구매한 향수를 뿌리기도 했다 구매하고 몇 번 칙칙 뿌려 본 거 말고는 사용해보질 않았는데 새삼 참 근사하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꽂혔던 구절은 우아하면서도 살짝 매혹적을 넘어 선정적이기도 한 잔 향은 처음엔 고고한 우아함을 선사하다가 어느새 다가 오는 이성에게 본인이 숨겨오고 있는 치명적인 섹시한 향이 인상적이다 라는 참으로 과장되고 그 과장된 값의 무게가 참으로 비쌌지만 그 해 제일 핫한 연예인들이 애용한다는 이야기가 나를 구매하게 만들었다

 

근사하기도 하고 살짝 야릇하기도 한 그 향이 잔뜩 밴 운동복을 아무도 없는 아침 이른 시간 그 오빠의 책상 위에 초콜릿과 감사했습니다라는 메모를 남겼다

 

그 이후에 마주쳤을 때 초콜릿 잘먹었어 라는 감사인사를 받기도 했지만 그게 우리 학창시절의 대화의 마지막이었다

 

그런 그를 보게 된 건 어플에서 처음이었다

 

-

끄적 끄적 편하게 쓰고 있는 소설입니다 자유로운 피드백 괜찮습니다만 너무 아프지는 않게 꼬집어주셨으면 합니다 맷집이 약해요ㅠ

 

2개의 댓글

2024.01.29

잘읽었어요 여성캐릭터에 대한 묘사가 진짜 좋았어요 정말 여자캐릭터의 인생을 사는 느낌이었음

매일 아침 고데기를 하며 틴트의 색을 맞추기 위해 흰 교실 벽을 빨간 지문으로 메꾸는 애들은 내가 보기에도 예뻤다

그 다음 날 깨끗하게 세탁하고 혹시 몰라 잡지에서 보고 용돈을 모아 구매한 향수를 뿌리기도 했다 구매하고 몇 번 칙칙 뿌려 본 거 말고는 사용해보질 않았는데 새삼 참 근사하다는 생각을 했다

 

이 문장들이 덤덤하게 삶을 잘표현해주는 느낌

 

다만 남자캐릭터가 사람이 아니라 섹스마네킹같이 느껴졌음

그럴듯한 을 넘어서서 드래곤 묘사가 투명드래곤은 짱쎘다 그래서 크아ㅏ아아하고 울었다

이런느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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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05
@MarionCotillar

피드백 감사합니다 남성들은 그저 지나가는 바람처럼 연출하려고 무심하게 표현해봤는데 남성캐릭터도 디테일을 살려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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