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글

그냥 언젠가 생각난 단편글

끼익... 오늘도 녹슨 현관문이 닫히는 소리가 요란하다.

늦은 밤에 깨우기 싫던 내 귀찮음을 깨울 소리다.

 

"아빠!!!"

 

너무도 귀엽고 사랑스러운 내딸 까만 눈에 까만 머리 하얀 얼굴에 통통한 볼 언제고 일을 시작할때 들여다 보면 사랑스러움에 힘을 얻지만

정작 긴 하루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 듣는 맞이하는 그 사랑스러움은 피곤함에 눌려 빛을 잃는다.

이렇게 생각하면 안되는 것도 알고 더욱 잘해주고 싶지만

낡아 빠진 현관문이 지르는 비명처럼 내 피곤한 몸은 무심하게 아이의 목소리를 무시하게 한다.

 

귀찮게도 그리고 사랑스럽게도 내 다리에 달라붙은 아이를 무심하게 밀어내며 꾸역꾸역 거실로 걸어가 쇼파에 앉는다.

아이는 내 무심함에도 상처 받지 않는듯 내 옆에 앉아 조잘조잘 얘기를 한다.

불꺼진 어두운 거실에 조용히 퍼지는 내 숨소리에 조잘거림이 묻혀진다

 

아이는 내 팔에 붙어 끝없이 얘기하며 환하게 웃는다. 구름이 잔뜩 끼어 어둡다 못해 컴컴한 집안의 씰루엣은 여기저기 어질러 져있다.

아이가 뭘 치우겠냐 라는 생각에 가만히 앉아 멍하니 앞만을 바라봤다.

아 맞다 오늘 아이의 생일이었다. 선물하나 들려주지 않았다니 내가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용히 아이에게 오늘은 선물을 못샀으니 내일 사러가자 약속한다.

어차피 내일도 일하러 갈것이고 이시간즘 돌아올 것이다.

선물을 살 곳도 없는 시간에...

 

슬쩍 든 팔에 달린 금간 시계엔 3시라 써있다.

아이는 졸린 기색 하나없이 끝없이 말간 얼굴로 재잘된다.

한숨을 쉬며 아이를 방에 데려가 침대에 뉘이고 다시 거실로 나와 식탁 의자에 아무렇게나 걸터 앉아 축 쳐졌다.

 

오른팔에 느껴지는 이물감에 아무 생각 없이 오른 팔을 봤다.

누런 띄, 가운데 검은 줄 괴로움 덩어리가 팔에 걸려 있다.

 

아이는 생일에 떠났다 3시 늦은 밤에 지친 나에게서 내가 알지 못할때

어미 없이 키운다고 야간 대리 운전까지 하며 일하느라 그 가는길 보지도 못했다.

못난 아비 때문에

 

그렇게 어제도 그렇듯 그제도 그렇듯 벌써 몇일이나 반복 됐는지도 모르게 또다시 그렇게

세상이 허물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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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사랑하는 자식을 위해 일에 치이고 세상에 치이느라

정작 가장 사랑하는 아이를 돌보지 못해 먼저 세상에서 떠나 보낸 

부모는 어떤 세상에 갇히게 될까 생각했을 때 떠올랐던 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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