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글

[바람과나라 : 이고갱] 제 21화. 다시 만난 그녀

21화. 다시 만난 그녀










"그대의 충정과 공을 높이 사 대모달에 임명하노라."


태왕은 내관이 받쳐 들고 있는 장검을 들어 최성배에게 하사했다.


최성배는 무릎 꿇고 검을 두 손으로 받았다.






"이 몸이 쇠하여 말을 탈 수 없는 그날까지,


 고구려의 검이 되어 온 천하를 복속 시키겠나이다!"


우레와 같은 외침이었다.




최성배는 내관의 안내에 따라 옆으로 물러났다.




"고구려 7태녀 고예진과 부마 가을뫼는 앞으로 나와 태왕 태하의 명을 받으라!"


예진과 가을뫼는 계단을 올라 태왕 앞으로 걸어갔다.


하지만 가을뫼의 온 신경은 최성배에게 쏠렸다. 




'저 각진 턱선, 눈매... 눈빛, 틀림없어...'


곁눈질로 최성배를 훑어본 가을뫼는 확신 했다.  




내관 둘이 각각 직인과 장검을 들고 앞으로 나왔다.


예진과 가을뫼는 무릎을 꿇고 태왕이 직접 하사하는 직인과 검을 받았다.


"태녀 고예진을 유주목 유주자사에 임명하노라."


"소녀, 왕실의 사람으로서 유주와 연노부의 백성을 지키는데에 목숨을 바치겠나이다."




"그러지는 말거라."


태왕이 작게 한마디 했다.




그리고 가을뫼에게 돌아서 말했다.


"태녀의 배필, 가을뫼에게는 당주의 직위를 내리니, 자사의 활이 되어 국경을 수호토록 하라."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가을뫼는 예진에게 배운 대로 말했다.




"오늘은 크게 기쁜날이니 모두 짐이 베푸는 연회에 참석할 것을 권하오!"


태왕은 왕족과 신하들을 향해 크게 외쳤다.


"예! 태하!"


중궁전 앞 모든 사람은 엎드리며 답했다.


태왕은 중궁전안으로 들어가고 내관은


유시(酉時)에 흥루각 앞에서 연회가 있음을 알렸다.


왕족과 신하들은 저마다 연회 참석을 준비하러 흩어지기 시작했다.






"태녀 자가, 이렇게 가까이서 뵈는 것은 처음이옵니다. 오늘부로 대모달이 된 최성배라 하옵니다."


최성배가 다가와 묵례를 하며 말했다.




"반갑습니다. 7태녀 고예진 입니다. 오늘 함께 임명이 되어 참으로 뜻 깊은 연인 듯합니다."




가을뫼는 기분이 묘했다.


원수라면 원수, 하지만 고작 반나절도 안 살았던 인생의 원수.


기묘한 거부감이 들었다.




최성배는 고개를 들고 가을뫼에게도 인사말을 던졌다.




"부마도 처음 뵙습니다만... 눈빛이 예사롭지 않으십니다. 장차 나라의 큰 장수가 되시겠습니다."


"이미 높은 자리에 오르신 분께 그런 말씀을 들으니 쑥스럽네ㅇ...습니다..."


가을뫼는 말이 꼬였다.


최성배는 잠시 가을뫼를 빤히 쳐다보았다.




"듣자 하니, 활 솜씨가 보통이 아니시라던데 혹여 천제의 축복을 받은 분 아니십니까?"


최성배가 물었다. 




"하하하... 그렇게 봐주시니 정말 감사합니다. 부끄럽게도 종종 그런 소리를 들어 왔습니다만


 제 재주는 그리 대단하지 못합니다."


가을뫼는 능청스럽게 최성배의 말을 넘겼다.


최성배는 여전히 의혹의 눈초리로 가을뫼를 바라보다가 이내 예진에게 말했다.




"어제 안사람이 태녀님을 뵙고 어찌나 좋았는지, 잔뜩 취해 잠들고는, 잠꼬대까지 했습니다.


 오늘 연회 때도 아내의 말벗이 되어 주시지요."




"...네, 저도 태녀 언니들과 만날 시간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럼 저는 들어가 채비하겠습니다. 연회장에서 뵙지요."


"네, 잠시 후 뵙지요. 대모달."




가을뫼와 예진은 기다리고 있던 서유와 합류해서 연화전으로 걸어갔다. 


"확실히 저 최성배란 사람... 흐음... 왜 *상가께서 경계한다는지 알 것 같아요."


(*상가 - 현재로 따지면 국무총리격, ex-승상)


예진이 가을뫼에게 말했다.


"왜?"


"보통 태녀와 결혼한 부마들은 태녀를 절대 낮춰 부르지 않아요. 


 '안사람'이라 부르다니... 그것도 또 다른 태녀인 내 앞에서..."


"보통 그렇게 말하면 벌을 받나?"


"그러기엔 살짝 모호하달까... 좀 무례한 수준이죠. 


 이거 가지고 요란 떨기는 좀... 애매해요.


 으... 언뜻 절 떠본 것 같은데요. 제가 어떤 사람인지."


'흠...'


최성배...


확실히 보통 사람의 기개가 아니었다. 


강렬한 눈빛...




지옥겁화를 맞고도 온몸의 불길이 다 꺼지기 전에


말을 몰고 와 칼을 휘둘렀던 장면이 다시 떠올랐다.




"읏..."


"가을뫼님... 땀이 흘러요... 괜찮아요?"


서유가 옆에서 물었다.


"어... 응... 괜찮아."


"헤에? 어디 아파요?"


예진도 걱정스럽게 물었다.


"아냐 아냐. 아까 임명식 때 긴장했다가 지금 좀 풀려서 그래. 우리도 얼른 준비하고 나오자."




***


유시(酉時, 이른저녁 시간 때)가 다 되었을 무렵


가을뫼는 진작에 준비를 마치고 연화전 앞에 나와 기다리고 있었다.


사실 가을뫼야 준비랄 것도 없이 연회복으로 갈아입은 게 전부였다.




여자들은 뭘 그리 준비 하는 게 많은지 예진과 서유는 궁녀들과 함께 방에 들어가더니


두 시간이 되도록 안 나오고 있다.


『드르륵』


마침내 문이 열리고 예진과 서유가 나왔다.


예진은 연회복으로 금빛으로 수 놓인 화려한 궁중 한복을 입었다. 


머리와 귀걸이에 눈부신 장식들까지 더해져, 새삼 대국의 공주 같았다.




서유는 예진에 비하면 수수한 복장을 입었지만 


마찬가지로 화려한 액세서리로 머리를 장식했고, 


옷은 단아한 방울무늬 가운 같은 것을 입었다.




"나 어때요?"


예진이 빙그르 돌며 가을뫼에 물었다.


"...예뻐."


"에잇, 좀 더, 좀 더어, 격하게 칭찬하란 말예요."




가을뫼는 예진의 귀에 속삭였다.


"당장 애기 만들고 싶을 정도로 예뻐."


"으... 변태..."


예진은 얼굴이 빨개지더니 먼저 수레 위에 올랐다.


서유도 소감이 듣고 싶은지 머뭇거리며 


작게 가을뫼를 불렀다.


"가을뫼님... 저..."


가을뫼는 서유에게도 속삭여줬다.




"잘 어울린다. 서유. 예뻐."


서유는 가슴이 벅차올라 수줍게 총총 거리며 수레로 향했다.




연회장에 도착하고 보니 태왕의 연회는 과연 장관이었다.


가장 앞에 태왕과 태비의 자리가 넓게 있었고, 굉장히 사치스러워 보이는 천막이 쳐져 있었다.


그 바로 앞 오른쪽에 왕실 남자들, 반대편에는 왕실 여자들이 자리하는 천막이 있었고, 


그 뒤로는 양쪽 다 신하들이 자리하는 천막이 거대하게 준비되어 있었다.


대부분 자리가 채워지자 태왕이 태비와 함께 거마를 타고 등장하였다.


태왕은 자리에 도착하자마자 일어나 크게 외쳤다.




"내 술 먹고 채통을 못지키는 자를 매우 경멸하나,


 그보다 더 싫어하는 것이 있소!"


장내는 쥐 죽은 듯이 조용해졌다.




"그것은 술자리에서 흥에 겹지 못한 자들이오! 모두 격없이 먹고 마시며 즐기도록!"


"예! 태하!"


신하들은 큰 소리로 답하고는 크게 웃으며 함께 술잔을 들었다.






"세상에 정말 우리 예진이가 돌아왔구나."


"이 매정한 것 어찌 서신 한 통 없더냐, 내 얼마나 보고 싶었는데..."


"흥, 밖을 돌아다니다 돈이라도 떨어진 것 아니냐? 내게 말했으면 쌀이라도 보내줬을 텐데."


오랜만에 일곱 태녀 중 여섯이 모인자리, 


3년 만에 공식 석상에 모습을 보인 예진은 


태녀들에게 둘러싸였다.




"흑... 언니들 보니까 너무 좋아요. 죄송했어요. 제가 주술을 갈고 닦느라 너무 바뻤어요."


"그래, 그래서 몇 단이 되었니?"


제일 맏이 1태녀 도효가 물었다.


"99단이 되었어요."


"어머나 세상에..."


모든 태녀들이 놀랐다.




"괜히 유주자사가 된 게 아니구나... 우린 너가 큰 잘못이라도 한줄 알았다.


 그런 험한 곳으로 태하께서 널 보내신다기에..."


3태녀 나루가 말했다.




"아녜요. 제가 태하께 보내달라고 했어요. 저는 원래 밖을 좋아했잖아요."






"흥, 너 결혼 했다면서? 왜 네 낭군은 우리한테 인사도 안 오니?"


4태녀 소로가 삐딱하게 말했다.




"소로 언니는 참, 그렇게 말하면 사람들이 언니를 오해 한다니까요. 


 세상 다정한 언니면서 맨날 그런 식으로 말해."


4태녀 소로는 예진의 아양이 싫진 않은 듯 흠흠 거리다 다시 말했다.


"그야 뭐... 아무튼 네 낭군을 우리가 구경도 못한 건 맞잖니."




"그래그래, 어떤사람이야? 어떻게 만났어? 너 정말 소문대로 연애 결혼한 거야?"


5태녀 진아시가 물었다.




태녀들의 질문이 쏟아지자 서유는 옆에서 벙쪘다.


마음 같아선 가을뫼 옆에 있고 싶었는데,


예진이 여자들은 여기 앉아야 한다며, 태녀들 자리에 서유를 끌고 온 것이다.


"저~기 저 남색 도복 입은 사람이예요. 조금 이따가 데려와서 인사 올릴게요."


"어머 훤칠하네~"


눈이 좋은 3태녀는 멀리 있는 가을뫼를 보며 말했다.




"그러면 흐흐흐..."


태녀들끼리 눈빛이 빠르게 오갔다.


6태녀 희라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3태녀가 입을 열었다.


"첫날밤에 어땠어?"


"네에???"




"예진아, 우리가 늘 언니들이 무슨 얘기하는지 궁금해하던 게 바로 이거였단다..."


6태녀 희라가 말했다. 작게 한숨을 내뱉고 말을 덧붙였다.


"유부녀 언니들이 우린 어리다고 안껴준 얘기가 이러한 얘기였어..."




"어머머? 희라 너도 결혼 후에 실컷 같이 떠들어 놓고서 이제 와서 내숭 떠는 것 봐?"


"..."


3태녀 나루의 타박에 희라는 아무 말 못했다.




"키가 좀 큰 것보니, 꽤 크겠는걸?"


4태녀 소로가 가을뫼 쪽을 바라보며 말했다.




예진과 희라를 제외한 태녀들은 꺄르륵거리며 난리를 쳤다.




"그래서 어땠는데? 말 좀해 봐."


5태녀 진아시가 보챘다.




"으..."


예진은 유부녀들 넉살에 쑥스러워 죽을 것 같았다.


자기편인 줄만 알았던 희라마저 은근 귀기울이고 있는 걸 느꼈다.








"우리 서방님은... 끝내줬어요..."








"에에?"


"어머나."


"응?"


"우리 예진이, 벌써 낭군이라고 치켜세우는 거야? 첫날엔 엄청 아프기만 했을 텐데..."




"제 서방은... 부드럽게 잘..."


예진은 홍당무가 된 채로 떠듬떠듬 말했다.


"어머~ 부러워라."


"은근 기백이 있어 보이는데 부드럽게 했다구?"


4태녀 소로가 캐물었다.




"아니 그게 또... 어떨 땐 짐승 같... 에잇 몰라요!!"


"오우야..."


태녀들은 감탄했다.










덩그러니 왕족 남자들 사이에서 술을 마시게 된 가을뫼는 여러모로 낯설었다.


"동서는 올해 나이가 어떻게 되나? 무척 젊어 보이는구만."


부마들 중 나이가 제일 많아 보이는 어른이 가을뫼에게 물었다.


"예. 올해 22살 입니다."


"크허허. 젊구만 젊어. 그 나이에 벌써 당주가 되다니...내 자네 활 솜씨 얘기는 전해 들었네


 200보 밖에서 투구를 쏘아 맞췄다면서?"




"예... 운이 좋았습니다."




"허허 겸손하구만, 이거 이거 우리 대모달에 이어 부마 중에 큰 장수가 하나 더 나왔구려."


어른은 최성배를 슬쩍 바라보며 말했다.


"저는 그런 재주는 없습니다. 좌보 어른"


최성배는 겸손하게 말했다.




"허허. 이미 최고의 무관으로 인정 받은자가 그 무슨 말인가. 


 겸손도 지나치면 허물이라네. 이번에 그 골칫거리 흑건적을 뿌리째 뽑아버리지 않았나?


 내 듣기로 내일 흑건적 두목 육병관과 부하들을 저잣거리에서 공개처형한다 들었네만."




"천제님의 은혜와 태왕 태하의 성은이 있었지요... 저는 그저 칼을 휘두르는 필부에 불과한데


 태하께서 적재적소에 저를 보내주셨습니다."


"허허 참, 대모달씩이나 됐으면 어깨에 힘 좀 주게나. 껄껄."




가을뫼는 뭔 소리들을 하는지 잘 모르겠고 


그냥 자리 자체가 불편해서 듣고만 있었다. 




그때 내관 하나가 이쪽으로 와서 말을 전했다.




"태녀 자가들께서 새 부마님을 뵙고 싶어 하신답니다. 잠시 자리해주시지요."


그 말을 듣자 가을뫼 옆에서 가만히 듣고만 있던 


5태녀의 배필, 졸본 태수 '허영'은 가을뫼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툭툭 다독였다.


"잘 다녀오게..."


탁상에 둘러앉은 모두가 다 가을뫼를 안쓰러운 표정으로 보았다.


"예...예"


가을뫼가 태녀들의 천막으로 가자 허영은 혀를 끌끌 찼다.


"얼마나 기를 빨릴꼬..."






태녀들 앞에 선 가을뫼는 예진이 알려 준대로 인사했다.


"7태녀 예진의 배필, 가을뫼라 합니다."


가을뫼가 엎드려 절하자 태녀들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연회장인데 너무 깍듯하십니다. 어서 일어나세요. 당주."


1태녀 도효가 말했다.




태녀들은 처음으로 가을뫼를 가까이서 보니 그 훈훈한 얼굴과 기색에


다들 넋을 잃고 바라보았다.


3태녀 나루가 입을 열었다.


"과연 첫날밤에도 좋을 만 하다."


"언니이!"


예진은 빼액 소리를 질렀다.




"호호, 우리 3태녀 언니가 실례를 했습니다. 


 기왕 말이나온 김에, 우리 예진이가 밤에는 서방이 잠을 안 재운다는데 사실 입니까?"




4태녀 소로가 짖굿게 웃으며 물었다.


"언니!!! 제가 언제..." 




가을뫼는 여섯 태녀들을 스윽 보았다.


다들 어여쁜 왕비나 후궁에게서 태어난 공주들이라 그런지


한 외모들 하였다.


다만 다 미시들이라 그런지 음기가 장난 아니었다.






'기죽지 말자. 난 주작누님도 아래 두고 박는 남잔데, 그깟 공주들이야 뭐.'




"예진 태녀가 너무 예쁜 날엔 재우지 않았습니다."


"헤에에???!!"


예진은 가을뫼의 발언에 깜짝 놀라 기겁했다.


"키야..."


"어머나..."


"..."
희라도  말없이 놀란 표정을 지었다.




4태녀 소로는 다소 감탄 했지만 내색 없이 다시 물었다.




"호오... 어떤 날에 예진이가 그리 예뻐 보이셨습니까?"






"해가 서쪽으로 지는 날엔 예진이가 예뻐 보입니다."




"꺄아아악!"


태녀들은 아주 자지러졌다.


잘 익은 수박 속 같은 얼굴이 된 예진은 차마 가을뫼를 똑바로 쳐다보지 못했다.


서유는 부러운 마음에 동동주를 벌컥벌컥 들이키고 있었다.




"우리 예진이는 정말 행복하겠습니다. 호호호, 
 
 당주께선 이리 와 합석 해주세요. 듣고 싶은 이야기가 많습니다."


3태녀 나루는 빈자리를 가리키며 가을뫼에게 말했다.




가을뫼는 서유 옆에 앉아 그 후로도 한참을 청문? 당하다가 


태왕이 술에 취해 침실로 돌아갈 때쯤에나 자연스레 숙소로 돌아갈 수 있었다.








***




유주자사와 연노부 지역의 당주로 임명된 예진과 가을뫼는 3주간의 발령 준비 시간을 받았다.


일행은 어머님과 가족들에게 소식을 전하고 함께 떠날 준비하기위해 퇴궁을 서둘렀다.


태왕과 태비에게 인사하고 궁궐을 나왔을 때, 


가을뫼는 예진과 서유에게 말했다.




"내가 잠시 들릴 곳이 있는데, 먼저 출발할래?"


"네? 어딘데요???"


예진이 물었다.


서유도 궁금해서 가을뫼를 빤히 쳐다보았다.




"어 그냥 좀..."




가을뫼는 어제 태녀들 손에 끼워져 있던 화려한 반지들이 계속 눈에 걸렸다.


사실상 혼인을 한 것이나 다름없는 여자들을 둘, 아니 주작누님까지 치면 셋이나 있는데


반지 하나 못 맞춰 줬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왜요? 뭔데요, 뭔데? 우리 사이에 비밀이 어딨어요? 말해 봐요."


예진이 자꾸 캐물었다.


으휴 평소엔 그렇게 눈치가 빠르면서 이럴 땐 둔탱이 같네.




"그런 게 있어."


"에에? 저 진짜 지금 궁금해서 숨 넘어갈것 같거든요?"


"응. 안넘어갔네. 서방 못 믿어? 금방 갈게."




일행을 졸본성 집까지 호위할 병사들은 영문을 모른 채 일행이 출발하길 기다리고 있었다.


"가을뫼씨의 마음은 믿죠. 달라붙는 여자들이 싫은 거지..."


"언니, 가을뫼님이 뭔가... 뜻이 있나 봐요. 우리 먼저 가요..."


"아니, 근데 우리가 어디쯤 가 있을 줄 알고 합류 한다는 거예요?"




가을뫼는 둘만 겨우 들을 수 있게 목소리를 낮췄다.


"나 '천제의 축복받은자' 잖아. 너희랑 같은 성안에 있으면 대략적인 위치를 알 수 있어."


가을뫼가 '지도'를 키면 같은 성내에 그룹원의 위치가 표기 되었다.


"흐음..."










힘겹게 예진과 서유를 보낸 가을뫼는 국내성 남쪽 장터로 향하였다.


날씨가 꾸물거리는 게 비가 내리는 건 아닌가 하는 맘에 가을뫼는 서둘러 장터를 돌아다녔다.


좀 둘러보니 반지를 잔뜩 파는 곳이 있어 바로 들어갔다.




'어디 보자. 예진이는 갈색 머리니까 갈호박반지가 잘 어울리겠고,


 서유는 늘 회색옷을 입는 게, 회색을 좋아해서 그런 거 맞겠지?... 


 그러니까 회호박반지... 잠깐 회호박반지를 도사가 낄 수 있나?


 에이, 여긴 현실인데 못 끼진 않겠지... 주작 누님은 적호박반지...


 음... 나는 오... 연청색 예쁘네 연청호박반지는 내가 껴야겠다.'




거금을 써서 반지를 4개나 산 가을뫼는 상점을 나와 지도를 켜봤다.




'호오, 아직 국내성 서쪽으로밖에 못갔네... 자 그럼 비영사...'




가을뫼가 비영사천문을 쓰려는데 장터 끝 쪽에서 시끌벅쩍한 소리가 들리더니


한 무리의 병사들이 나타났다.


병사들은 큰 철장을 수레에 실어 장터 중심부로 나르고 있었는데


철장에는 열댓 명은 되어 보이는 죄수들이 포박 당하고 입에 재갈을 물린 채 갇혀 있었다.




'아!... 어제 말한 흑건적 공개처형식이 이건가?'


가을뫼는 잔인한 처형식은 그닥 보고 싶지 않았지만, 


흑건적이 어떻게 생긴 놈들인지 궁금해서 병사들이 가는 곳으로 다가 갔다.




가을뫼가 병사들이 멈춘 곳에 도착하자 병사들은 철장에서 죄수들을 끌어내고 있었다.


가장 덩치가 크고 사납게 생긴 죄수는 아직도 저항했지만 


장정 여섯이 붙어서 무릎 꿇리자 별수 없었다.




'저놈이 아마 그 두목이라는 육 병... 뭐였더라.. '


죄수들을 다 끌어내 일렬로 앉히자 놀랍게도 개 중에는 여자도 있었다.


여자는 백발 이라기보다 은발에 가까운 머리색을 하고 있었는데,


머리에 가려져서 얼굴이 명확하게 안보였지만 입가와 얼굴 선이 왠지 가을뫼에게 낯익었다.




'뭐지... 왜 어디서 본 것 같지...'


가을뫼는 상태창을 켜보았다.




'상태창'


 

 

 


[자객] [바애] [고구려]

 

 

 

 



'바애...바애...바애...!!! 주모???'

 

 

 

 

 

 

 

 

 

 


 

--------------------------------------------

노벨피아에서 무료 연재중입니다.

무삭제판은 아래 링크에서 조회 가능합니다.

https://novelpia.com/viewer/1444523

https://novelpia.com/novel/106537

------------------------------------------

 

무분별한 사용은 차단될 수 있습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추천 수 날짜 조회 수
32452 [그림] 6장 7 2049 6 12 시간 전 46
32451 [그림] 에라. 그냥 올림 7 rulru 10 2 일 전 196
32450 [그림] 호인 뿔난용 2 4 일 전 104
32449 [잡담] 8월 일페부스 같이나갈 개붕이있니 10 뀰강정 3 4 일 전 203
32448 [그림] 자세를 창작해서 그리는건 힘드네 뿔난용 3 5 일 전 157
32447 [그림] 코하루 모작 연습 3 뀰강정 5 5 일 전 192
32446 [기타 창작] 3D 븜 열심히 진행중 1 에오리스 4 5 일 전 111
32445 [그림] ddsdsdsds 7 구파 10 6 일 전 103
32444 [그림] 블렌더 배경연습 한장 6 끠자치킨 6 6 일 전 123
32443 [그림] 플러스터 토마+포세이혼 3 뿔난용 5 10 일 전 129
32442 [그림] 플러스터 토마+포세이혼(스케치) 뿔난용 1 10 일 전 59
32441 [그림] 오랜만에 샤프 낙서 장윈영 2 10 일 전 116
32440 [그림] 야밤 동탄 4 프로수간충 7 11 일 전 372
32439 [그림] 플러스터 간+기가듈 뿔난용 2 11 일 전 62
32438 [그림] 플러스터 간+기가듈(스케치) 뿔난용 1 11 일 전 25
32437 [기타 창작] 개다, 요루시카 권주가 1 11 일 전 56
32436 [그림] 플러스터 간+테라 뿔난용 3 12 일 전 74
32435 [그림] 플러스터 간+테라(스케치) 뿔난용 1 12 일 전 32
32434 [그림] 스윽 5 구파 9 12 일 전 107
32433 [그림] 플러스터 간+바로제 뿔난용 4 13 일 전 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