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글

[바람과나라 : 이고갱] 제 14화. 납치된 서유, 그리고

제. 14화  납치된 서유, 그리고










"누나"


"음?"


가을뫼는 여화의 등을 쓰다듬으며 불렀다.


"혹시... 인형굴 문이 사라졌는데 왜 그런지 아세요?"




"하아... 그거 설명해주기는 너무 복잡한데...


 그냥 운 좋게 내 덕에 들어갔던거로 생각해."




"... 그만한 사냥터가 없어 보이던데, 다시는 못 가요?."




"효율이 좋았겠지. 거긴 나중에 추가된 특별한 던전이니까..."


"예?"


"아 몰라 몰라 설명하기 귀찮아~"




'은근 깍쟁이 같다니까...'


가을뫼는 속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아 그리고 제가 인형굴을 못 가게 돼서, 


 비밀 세작의 집을 가려 했는데, 


 거기도 인형굴처럼 지도에 안 나오더라구요."




"괜히 '비밀' 세작의 집이겠니, 근데


 오늘 너가 다녀온 곳 중에 걔네 아지트가 있어."




"네?"


"조심해, 너가 아는 인간형 몬스터는 


 몬스터가 아니라 그냥 인간이야. 


 목적이 다른 적일뿐, 차이가 없어. 교활하지..." 




"넵..."


"내가 추모각궁을 가진 널 걱정하는 건, 


 오히려 그 활이 너무 강해서 그래.


 무기가 백날 강해봤자, 한순간 방심하면 아무 소용 없어. 조심해."


"네."


가을뫼는 낮에 서유가 했던말이 떠올랐다. 


'사람을 잡아서 승단하는 건... 훨씬 위험한 일예요... 가을뫼님.'


서유뿐만 아니라 여화누나가 이렇게 말할 정도면 


확실히 일반 몬스터들과는 다른가 보다.






"근데... 누난 평소에 뭐 해요?"


문득 가을뫼는 자신이 사냥하는 동안 여화는 


무슨 일하며 시간을 보내는지 궁금해졌다.




"응?"


"그 동굴에서 지내시는 건 알겠는데 


 매일 뭐 하시나 궁금해서요."


여화는 한숨을 내쉬었다.




"넌 내가 느긋하게 지내는 모습만 봐서 잘 모르겠지...


 우리도 은근 바쁘단다. 뭐라 말하면 좋을까...
 
 그래 너가 게임할 때 운영자들 있잖아? GM가을뫼 뭐 이런애들


 나는 현실판 GM일을 하지."


"오... 누나가 게임 비유를 드니까 신기하네요."




"을뫼야, 내가 게임했다하면 랭커가 아닌 게 없었어.


 금방 질려서 잘 안하는 거지. 흐아암... 졸립다."


'오 드디어 나도 잘 수 있는 건가."


여화의 감촉이 좋긴 했지만 한 시간씩 등을 쓰다듬는 건 피곤한 일이었다.




"팔베개"


"...?"


"팔베개 해 달라고 자게."


옆에 있는 베개를 줄까 하다가 뒷감당이 안 될 것 같아서 


그냥 순순히 팔을 내주었다.




"야, 무드없게 팔만 '띡'하고 뻗냐 사근사근한 포옹이 이어져야지."


"...넵."


가을뫼는 반대쪽 팔로 여화를 감싸 주었다.




"넌 임마 복 받은...거야... 어디 여신니..."


여화는 말하다 잠들었다.




'무슨 여신이 이렇게 잠들어...'


가을뫼는 여화가 확실히 잠든 것을 확인하고 좀 더 편하게 누웠다.


여화의 머리에서 좋은 향이 올라왔다.












아침에 일어나니 여화는 먼저 일어났는지, 사라지고 없었다.


괜스레 옆이 허전했다.


어제도 신수를 품고 자서일까 유난히 몸이 개운했다.


'다들 일어났나?'


가을뫼는 예진이 일어났나 확인해 보러 갔다.


『똑똑똑』


"일어났어?"


"가을뫼씨?"


문이 확 열리더니 예진이 뛰어나왔다.


"주작님은... 가셨어요?"


"응."


"힝... 다행이다."


예진은 가을뫼를 안았다.






"안녕히 주무셨어요."


어느새 뒤에서 나타난 서유가 인사했다.




"서유야, 언니가 애정 표현 중인데 잠깐 비켜 주면 안 될까?"


"...주작님이 언니에게 말씀 전하라며 저를 잠깐 보고 가셨어요."


"어??"


"언니가 주작님을 너무 무서워하는 것 같아서, 이번은 안 보고 그냥 가는데


 자꾸 자기를 피하면 조만간 '쓸이솜' 하게 될 거라고 전하라 하셨어요."


예진은 아연실색했다.


"아니... 그..."




"쓸이솜이 뭐야?"


가을뫼가 물었다.


예진은 말없이 고개만 열심히 저었다.


"서유 넌 알아?"


"저도 잘..."


"뭐야... 예진, 말해 봐 쓸이솜이 뭔데? 


 뭐 솜으로 간질간질 거리는 건가?"




"밥 먹으러 가요. 우리. 밥..."


예진은 화제를 돌리며 탁상으로 급히 나갔다.






아침을 먹은 일행은 가을뫼의 고집으로 오늘도 비밀 세작의 집을 찾아 나섰다.


여화누나의 경고가 있긴 했지만, 


진짜로 위험했다면 아마 못 가게 하지 않았을까란 생각에


수색을 강행했다.




어제 다녀간 폐허 중 3번째 집을 다시 볼 때였다.




『스스슥』


어디서 나타난 것인지 황색옷을 입은 밀정들이 순식간에 일행을 둘러쌌다.


그중 직급이 높아 보이는 밀정하나가 입을 열었다.




"어디서 온 놈이냐? 


 여기는 어떻게 알았지? 


 대답만 잘하면 살려는 주마."




"왜국이면 일본사람아닌가? 한국말 아니... 고구려 말 겁나 잘하네?"




"일본? 그게 뭐지?  


 찢겨 죽기 싫으면 묻는 말에 


 알기 쉽게 대답해라."


밀정들은 낫 같이 생긴 무기를 들고 점차 간격을 좁혀왔다.




"서유는 차폐 걸고 예진이는 내 뒤쪽 애들부터 마비 걸어봐."


가을뫼는 그렇게 말하며 기민하게 추모각궁을 뽑아 바로 화살을 날렸다.




곧장 [멸극염일시]가 발동하며 가을뫼 전방의 여섯 밀정을 순식간에 잿더미로 만들었다.




뒤를 돈 가을뫼는 활시위를 당기며 말했다.


"타 죽기 싫으면 묻는 말에 알기 쉽게 대답해라. 네들 본 거지는 어디지?"




"^&@#$@$@#"


모두가 고구려 말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닌지 긴장한 밀정이 일본말로 마구 뭐라 뱉어댔다.


"뭐라는 거야?"


마비에 걸려 제대로 움직일 수 없는 밀정은 미친 듯이 몸을 떨더니


눈빛으로 옆 초가집을 가리켰다. 


"예진아 저 녀석만 마비 좀 풀어볼래?"


예진은 별봉을 휘두르며 외쳤다.




[활력]!


마비가 풀린 밀정은 말릴새도 없이 전속력으로 달아났다.






[띠링 - '멸극염일시'를 외웠습니다.] 




도망치던 밀정과 함께 남은 밀정 여섯 명도 싸그리 전멸했다




"으... 속이 좀 불편해요."


예진이 가을뫼 팔을 붙잡으며 말했다.


확실히 인간을 죽이는 것은 설령 적이라 할지라도


목각인형들 따위를 죽이는 것과는 느낌이 달랐다.




"그래... 내가 잘못 생각했던 것 같다. 


 돌아가자. 해골이나 도깨비 같은걸 잡..."




"꺄아아아아!!! 읍읍.으..."


서유의 비명이 서유의 모습과 함께 폐허 안으로 사라졌다. 


"서유야!!"


가을뫼는 폐허안으로 뛰어들어갔다.


폐허 아래쪽에서 희미하게 소리가 들렸다.




"젠장 지하가 있었구나!"


가을뫼는 미친 듯이 지하실 입구를 찾았다.  


가을뫼는 화살을 꺼내 밑바닥을 쿵쿵 찍으며 돌아다녔다.


그 모습을 본 예진도 별봉으로 바닥을 두들기며 지하로 가는 입구를 찾았다.




"가을뫼씨! 여기가 소리가 좀 달라요!"


예진이 있는 곳으로 달려가 보니 과연 밑바닥색깔이 미묘하게 주변과 달랐다.


자세히 보니 작은 손잡이 같은 틈도 있었다.


가을뫼는 지체 없이 틈을 잡아당겼다.


지하로 내려가는 가파른 계단이 나왔다.




"나부터 내려갈게."


가을뫼는 급히 내려갔다.


계단을 통해 내려와 보니 수십명은 되어 보이는 밀정들이 가을뫼를 향해 뛰어 오고 있었다.




[띠링 - '멸극염일시'를 외웠습니다.]




엄청난 화염에 밀정들 뿐 아니라 아지트의 나무 벽들도 불타기 시작했다.




"예진아, 이 불들 꺼줄 수 있어?"


뒤따라 내려온 예진에게 말했다.


예진은 곧장 주술을 외우며 나아갔다.


[진'자천무주'첨]! [진'자천무주'첨]![진'자천무주'첨]![진'자천무주'첨]!


예진이 지나가는 길 사방에 얼음들이 내리꽂히며 불은 곧 사그라졌다.




'지도!'


가을뫼는 급하게 지도를 켜보았다.


혹시나 지도가 제구실을 못 하진 않을까 걱정했지만


다행히도 [비밀 세작의 집]이라고 나오며 


다음 방으로 가는 길이 표기되어 있었다.




가을뫼는 행여 예진마저 잃을까 봐 예진을 붙잡고 


다음방으로 뛰어갔다.


적이 나올 때마다 가을뫼가 [멸극염일시]로 제압하고


예진이 [진'자천무주'첨]으로 불길을 잡는 과정이 반복 되었다.


그렇게 도착한 3번째방 


가을뫼는 잠시 멈칫했다.




지도에 다음방으로 가는 길과 


어디로 이어지는지 알 수 없는 [비밀통로]로 가는 길, 두 가지가 나왔기 때문이다.




잠시 고민에 빠진 가을뫼는 [비밀통로]를 선택했다. 




'분명 쫓기고 있는 쪽도 다급할 거야. 


 쉽게 알 수 없는 길을 택하겠지.'




[비밀통로]를 지나자 지도는 이곳이 9번째 방이라 알렸다.


9번째 방에 도착하자, 예사롭지 않은 일식 복장을 한 밀정이 


낫을 서유의 목에 갖다 대고 있었다.




"거기까지다."


"..."


"네놈은 말로만 듣던 '천제의 축복을 받은 자' 인가 보군..."


"..."


"네 녀석이 충분히 강하다는 건 잘 알겠다. 움직이지 마! "


가을뫼의 손이 조용히 활로 향하자 밀정이 버럭 소리쳤다.




"이년의 목숨이 귀하다면 활을 버려라. 


 허튼짓만 하지 않는다면 이년의 목숨은 보장하지..."




"가을뫼님... 전 괜찮..."


"입 다물어!"


밀정두목은 서유를 윽박질렀다. 그리고 가을뫼와 예진을 향해 소리쳤다.




"분명히 말하는데 날 죽여볼 심산이라면 무조건 이 계집도 죽는다. 


 어떻게든 길동무로 데려가겠다."




가을뫼는 천천히 활을 내려놓았다.


가을뫼가 활을 내려놓는 모습을 보자 밀정두목은 일본말로 부하들에게 무언가를 지시했다.


밀정들이 줄을 들고 다가오는 걸로보아 포박을 지시한 것 같았다.




그때였다.


[금강불체]!!


서유의 외침이었다. 


서유는 있는 힘껏 밀정두목을 밀쳐 냈다. 


하지만 밀정두목의 손에서 벗어나긴 역 부족이었다.


밀정두목은 낫으로 서유를 내리쳤지만 [금강불체]덕에 낫은 튕겨져 나왔다.




그 틈에 가을뫼는 잽싸게 활을 주워,


다가오는 밀정들과 밀정두목에게 화살을 퍼부었다.




[띠링 - '멸극염일시'를 외웠습니다.]
[띠링 - '멸극염일시'를 외웠습니다.]
[띠링 - '멸극염일시'를 외웠습니다.]




세방향으로 퍼부은 공격으로 인해 실내는 온통 불바다가 되었다.


서유를 쥐고 있던 밀정두목이 재가되어 사라지자 서유는 털썩 쓰러졌다.


"서유야!!!"


가을뫼와 예진은 서유를 향해 뛰어갔다.


멸극염일시의 화염이 서유의 옷마저 태우고 있었다.


가을뫼는 급히 겉옷을 벗어 그것으로 서유의 옷에 붙은 잔불을 꺼주었다.




"전 괜찮아요... [금강불체] 덕에 하나도 안다쳤어요..."


[태양의기원] [태양의기원] [태양의기원]


서유는 가을뫼와 예진에게 회복마법을 외워주었다.


문제는 탈출이였다.


다른 방으로 통하는 모든 길이 불타고 있었고 불 보다 무서운 매캐한 연기가


실내를 가득채우고 있었다.


"비영사천문을 쓰려면 얼마나 남았지?"


"네? 몰라요! 일단 지금은 안 써져요!"


[비영사천문 동]!


[띠링- 전투가 끝난 지 60초가 되지 않아 장거리 이동 마법을 쓸 수 없습니다 - 32초 남았습니다.]




이미 시커먼 연기는 일행 코앞까지 닥쳐왔다.


잠깐 애초에 왜 이 주위는 연기가 없었지?


가을뫼는 추모각궁을 쳐다보았다.


추모각궁에서 바람이 새어 나와 연기의 접근을 막고 있었다.




"둘 다 계속되는데로 시도해 봐! 최대한 빨리 탈출하게!"


예진과 서유는 염불 외듯이 [비영사천문]을 외워댔다.


가을뫼는 행여나 자기가 먼저 탈출하게 되면 


추모각궁의 바람장막이 없어질까 봐. 


예진과 서유가 빨리 이동 되기만 기다렸다. 




'연기가 아니라 불길이 이 바람에 닿으면 오히려 더 크게 타지는 않을까?'


가을뫼는 초조했다.




[비영사천문 동]!


드디어 30분 같던 30초가 지나가고 서유와 예진이 탈출했다.




『콰앙!』


가을뫼 눈앞에서 엄청난 불길이 일었다.


"큭... [비영사천문 동]!"








동문에 도착한 가을뫼는 연신 기침을 토했다.


먼저 와 있던 예진이 와서 등을 토닥여주었다.


그때 금빛휘광이 일행들의 몸을 타고 올라왔다.




[띠링- 비밀 밀정들의 소굴 격파, 추가 경험치가 가산됩니다.]


금빛휘광은 멈출 줄을 몰랐다. 연이어 5번을 더 휘감고 올라가더니 그제야 잠잠해졌다.


"... 6연속 승단...?"




***


서유의 옷이 상당 부분 손상 됐기 때문에 가을뫼는 자기 겉옷을 서유에게 입혔다.


그리고 서유를 업고 주막으로 향했다.


밀정에게 끌려갈 때, 기둥에 무릎을 부딪친 서유가 다리를 절었기 때문이다.


뼈를 다친 것인지 [태양의기원]도 별 효과가 없었다.




"가을뫼님... 저... 괜찮아요..."


"됐어, 멍도 시퍼렇게 들었던데."


"...감사해요. 가을뫼님..."


서유는 가을뫼에게 기대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아... 가을뫼님의 냄새를 맡으니까 진정되는 것 같아...'






"서유 너... 오늘만이야."


예진은 입이 뾰로통해져서 찡얼거렸다.


방금 전까지 납치 당하고 부상까지 입은 애라 화는 못 내겠는데,


가을뫼에게 업혀 좋아하는 모습은 또 싫었던 것이다.


"네... 언니... 언니도 고마워요."


"우린 일행이잖아. 많이 안다쳐서 다행이야."


"..."


서유는 너무 기분이 좋았다.


좋아하는 사람에게 구출되었고, 


그 사람에게 업혀 있고, 


또 조원으로써 사랑받는 기분도 들고.


이런 결말이라면 10번을 납치당해도 될 것 같다.




주막에 도착하자 여느 때처럼 서영이가 뛰어 나와 일행을 맞았다.


"언니? 언니 다쳤어??"


서영이가 가을뫼에게 업혀 있는 서유를 보며 말했다.




"조금 넘어졌어. 괜찮아. 서영이 배고프지? 어서 밥 먹자."


서유는 서영이를 안심시키려 아무 일 없던 것처럼 말했다.


일행은 탁상에 자리를 잡고 잠시 몸을 추슬렀다.






가을뫼는 국밥을 4개 주문했다.


주문한 국밥이 나오고 탁상에서 밥을 먹으려는데 무릎이 아픈 서유는 


평소처럼 무릎 꿇은 자세로 밥을 먹을 수 없었다.


결국 서유는 인어처럼 비스듬 하게 앉아 먹기 시작했는데 


보는 사람도 불편할지경이었다.




그 모습을 본 가을뫼는 서유가 기대서 먹을 수 있게 옆에서 몸으로 서유를 받쳐주었다.


"으으..."


예진의 눈은 마치 멸극염일시가 나올 것처럼 이글거렸다.


"아파서 그런 거잖아. 하하하..."

 

 

가을뫼는 땀을 삐질 흘리며 말했다.


서영이는 언니가 사랑받는 것 같아 헤헤거리며 좋아했다.




오후는 쉬기로 했다. 오전에 워낙 큰일이 있기도 했고.


두벌밖에 없는 서유의 옷을 태워 먹은 김에 서유 옷도 사고 


읍루성에 짐을 놓고 와서 옷이 얼마 없는 예진과 가을뫼의 옷도 사기로 했다.


무릎이 아픈 서유는 서영이와 함께 주막에 남고 가을뫼와 예진 둘만 장터로 향했다.




"우리 이러니까 꼭 저번에 장터로 외출 나갔을 때 같네요."


예진이 말했다. 예진은 저번 장터에서 가을뫼가 사주었던 귀걸이를 하고 있었다.




"어라? 그 귀걸이 안 잃어 버렸네? 읍루성에 두고 온 거 아니었어?"


"이거는... 매일 갖고 다녔어요. 치... 근데 가을뫼씨는 내가 사준 옷 잃어버렸잖아요."


"옷은 들고 다니기 좀 그렇잖아."


"흥! 그 옷을 늘 입고 다녔으면 안 잃어 버렸겠죠."


가을뫼는 볼을 부풀리고 삐진척하는 예진이 너무 귀여웠다.


그래서 걸어가며 예진의 허리를 감싸 끌어당겼다.


예진은 당황해했지만 곧 예진도 가을뫼의 허리를 감싸며 같이 걸었다.




"어? 아저씨는??"


살 것을 다 사고 장터를 둘러보며 돌아가던 가을뫼와 예진은 


읍루성 장터에서 낡은 활과 화살을 팔던 아저씨를 만났다.




"어이구, 날 아슈?"


"그럼요, 전에는 읍루성에서, 장사하고 계시지 않았어요?"


"거기가 흑건적한테 점령당한 후로는 거기는 안 가재. 이제는 고구려에서 먹고 살려구."


"호오... 오늘도 혹시 화살을 사려면 활 하나를 사야 하나요?"




"그럼! 당연하고말고.  


 내가 예전에 팔던 활을 쓴다면 아마 긴 각궁을 쓰고 있을 텐데, 이거 어떤가?"




상인은 아주 작은 활 하나를 꺼내보였다.


"이게 저 어디 남쪽나라에서 큰 상인들이 


 산적으로부터 몸을 지키려고 들고 다니는 


 단궁인데, 보기엔 이래도 제법 화살을 잘 날린다네.

 

 

 보조활로 아주 딱이지."




'쩝.. 그냥 낡은 단궁이네...'


"이거 사면 화살은, 한 3통 정도는 파실거죠?"


"그럼 그럼! 게다가 내 오늘은 특별한 덤도 줄 테니 한번 써 보게나."


"덤이요?"


상인은 밑에서 특이하게 생긴 화살뭉치를 하나 꺼냈다.


이 화살들은 화살촉 대신 그 자리에 작은 럭비공 같은 것이 달려 있었다.




"이게 뭐예요?"


"연막시라는 건데, 화살이 꽂힌 곳에 검은 연기가 잔뜩 피어올라서 


 사냥터 같은 곳에서 도망칠 때 아주 유용하지.


 내가 직접 제작하는 건데, 써 보고 사람들한테 입소문 좀 내주게나."




'흐음...'


가을뫼는 어차피 추모각궁으로 싹 다 한 방에 죽여 버릴건데 이게 무슨 필요가 있나 싶었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공짜로 준다는데.. 받아두지 뭐...


"그럼 그거랑 단궁이랑 화살3통 주세요."


"예이."


상인은 흡족해하며 물품들을 내주었다.






"활까지 매고 있으니까 정말 그때랑 똑같네요."


돌아가는 길, 예진이 왠지 뾰로통한 말투로 말했다.


"응? 화살도 사고 좋잖아."


"흥."


"뭐야, 왜 그러는겨."


"이러면... 활이 거슬려서 아까처럼 못 걷잖아요... 아야!"


가을뫼는 예진의 볼을  한번 꼬집고 손을 잡아주었다.



예진은 가을뫼가 잡은 손을 살짝 돌려서 깍지를 꼈다.



"우리... 내일... 우리 집으로 갈래요?"


예진이 수줍게 말했다.


"너희 집?"



"네... 어머니께 인사도 드리구... 


 우리가 사냥나갈 때마다 서영이도 혼자 있지 않아도 되구..."



'꼭 결혼전에 부모님 뵈러 가는 것 같잖아...


 나 진짜 이렇게 결혼하는 거야? 이게... 맞나?


 아니...뭐 인사 드린다고 바로 결혼하는 건 아니겠지만...


 예진이도 사랑스럽고 좋지... 


 근데 질투가 좀 많긴 하는데.'




"싫어요...?"


예진이 가을뫼를 바라보며 말했다.


가을뫼가 바로 대답해주지 않자, 많이 서운한 표정이었다.




"가서 인사 드리자. 집은 어디 쯤에 있어?"


"졸본성 남서쪽 외곽에 있어요. "


"그래. 그럼 내일 오전에 장터 좀 다시 들렀다가 출발하자."


"에? 왜요?"


"뭣 좀 사 들고 가야지. 처음 인사드리는데."


"에이, 괜찮아요. 몸만 가도 돼요."


예진은 만족스러운 듯 가을뫼의 팔을 붙잡고 기대 왔다.












가을뫼와 예진은 주막에 도착해서 사 온 것들을 나눠 주었다.


서영이는 예쁜 적옥노리개를 선물 받자,


해맑게 웃으며 좋아하더니 양손을 모으고 배꼽 인사를 했다.




서유는 늘 애용하던 도사용 회색 도포와 실내에서 입을 통옷을 받았다.


서유는 눈물을 글썽이며 연신 감사하다고 말했다.




"아 그리고 이건 강황이라는 건데 가루가 있어서 사 왔어. 멍든데 바르며 좋다더라."


"네에..." 


서유는 두 손으로 강황가루를 받았다.




배분이 끝나고 식사도 마친 가을뫼는 간단히 씻고 짐정리를 하고 있었다.




'내일 예진이네 갈 때 입으면 되겠다.'


가을뫼는 새로산 옷을 잘 개어 옷장 안에 넣었다.




『똑똑똑』


"네?"




"가을뫼님... 저 서유예요..."


'응?'


"어. 문 안 잠겨 있어."


서유는 문을 열고 들어왔다.


손에는 조금 전 가을뫼가 줬던 강황가루가 들려 있었다.




"저... 이걸 어떻게 바르는지 알 수 없어서... 혹시 도와주실 수...있나요?"


"어... 그래 일단 그럼 여기 앉아봐."


가을뫼는 이불쪽 자리를 내주고 강황가루가 든 나무병을 건네받았다.


곧 가루를 뚜껑 쪽에 나눠 담고 


저녁에 마실 물로 떠 놓은 물을 살짝 부은 후, 손가락으로 잘 저었다.




"무릎 좀 보여볼래?"


서유는 치마를 살짝 들어 무릎을 꺼내었다.


『꼴깍』


서유의 하얗고 고운 다리에 가을뫼는 자기도 모르게 침을 삼켰다.




'2x2는 이, 2x3 육, 2x4 팔, 2x5십...'


가을뫼는 딴생각을 떨치기 위해 구구단을 외우며 


멍이 난 곳에 강황을 발라 주었다.




"흐읏!..."


서유가 신음을 내었다.


가을뫼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신음 소리 한 방에 남근이 불끈 서버렸다.


서유는 다리를 살짝 비틀었다.


치마가 많이 올라가 있는 탓에 그곳이 보일 듯 말 듯 아슬아슬 했다.




'와 씨... 어떡하지? 못 참겠는데.. '


가을뫼의 머릿속은 이미 원초적인 생각으로 가득 차버렸다.




"가을뫼님... 저 못 참겠어요..."


'??? 너도?'


서유는 몸을 비틀더니 가을뫼를 끌어당겼다.


『츄웁... 츱...음...』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서로의 입을 깊이 탐닉했다.


열렬한 키스를 나누며 

 

-(수위조절로 인한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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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요! ... 가을뫼님... 괜찮아요... 가을뫼님이라면...


 그러니까... 더... 안아주세요..."

 


-(수위조절로 인한 생략)-


가을뫼는 다소 지쳤는지 서유 옆에 누웠다.


서유는 꼼지락꼼지락 움직여서 가을뫼의 팔을 베고 누웠다.


그러자 가을뫼는 그 팔로 서유를 감싸주었다.




서유는 행복감을 느끼며 이 시간이 계속되길 바랐다.








-납치된 서유 , 그리고 첫날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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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441 [그림] 플러스터 토마+포세이혼 3 뿔난용 5 17 일 전 142
32440 [그림] 플러스터 토마+포세이혼(스케치) 뿔난용 1 17 일 전 67
32439 [그림] 오랜만에 샤프 낙서 장윈영 2 17 일 전 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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