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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애에 대한 짧은 생각.

동성애는 정신적인 질환인가? 현대의학은 동성애를 정신질환으로 분류하지 않는다. 동성애 역시 이성애와 마찬가지로 자연스러운 성애의 하나일 뿐이고, 질환으로 분류되지도 범죄로 취급되지도 기피되지도 말아야 한다는 것이 보편적인 공감대가 되었다.

 

그렇다면 소아성애는? 동물성애와 시체성애는 어떠한가? 이것들은 동성애와 어떤 차이가 있기에 현재까지도 범죄의 영역이며 사회적 터부가 되는가?

 

동성애가 정신질환 분류목록에서 삭제된 것은 세 가지의 중요한 분수령을 넘었기 때문이다. 첫째는 동성애가 주관적인 고통을 동반하는 것은 아니므로(사회적 압박에 의한 것을 제외하고) 정신질환으로 분류될 수가 없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 둘째는 그러므로 사회적 압박에 의한 고통만 제거된다면 애초에 치료할 필요도 없으니 역시 정신질환으로 분류할 수 없다는 주장이 힘을 얻은 것. 마지막으로 인권운동의 영향을 받아 정신과 의사들의 투표를 통하여 목록에서의 삭제가 결정된 것이 그 분수령이었다.

 

그런데, 이상의 과정을 살펴보면 알겠지만 질환분류의 실효성 및 인권보장의 차원이 아닌 순수 의학적 측면에서 동성애가 어떠한 신경의학적 작용의 결과인지 알 수 있어서 질환 분류목록이 수정되었던 것은 아니다.

 

사실 인류가 뇌와 신경계를 본격적으로 연구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루이스 시마로 라카브라와 카밀로 골지가 19세기 말~20세기 초 신경조직학의 시대를 열어젖힌 후 신경의학과 정신의학은 점진적으로 발전해왔으나 아직도 대부분의 영역이 미개척의 상태로 남아있다.

 

단편적인 예를 들자면, 많은 동물이 본능적으로 염분을 찾아 섭취한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있다. 그러나 그게 의학적으로 정확히 어떤 기전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최근의 몇몇 연구만이 그나마 가장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이는 신경회로의 유력한 위치를 지적하고 있을 뿐이다.

 

이처럼 정신의학이 아직 발달하지 못한 상태이기 때문에 동성애는 물론 모든 종류의 성애(이성애까지도!)를 의학적으로 규명해내는 것은 현재로서는 불가한 일이다. 그러므로 정신의학의 측면에서 이성애와 동성애, 나아가 소아성애와 동물성애, 시체성애 모두 다르게 취급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조류와 포유류 자체도 그게 무엇인지 전혀 모르는 상태라면 박쥐가 조류인지 포유류인지 구분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지금 이성애와 동성애, 소아성애와 동물성애를 비롯한 수많은 성애들 사이에 정신질환 분류목록 포함여부와 형법상 저촉여부, 금기와 사회적 터부의 정도를 비롯한 척도들에서 조금이라도 차이가 존재한다면 그것은 순수히 사회문화적 이유에 의거한 것이지 정신의학에 의거한 것이 아니다.

 

따라서 사회문화의 변화에 따라 동성애가 '자연스러운 성애'의 하나로 편입되었다면, 소아성애와 동물성애, 시체성애도 '자연스러운 성애'로 편입되지 않아야 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성애자 본인이 아닌 타방의 동의능력에 대한 법적 논의를 차치한다면.).

 

다만 오해는 않길 바란다. 본인은 그렇게 되어야 한다고, 혹은 그렇게 되어서야 되겠느냐고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당위의 문제이지만, 본인은 존재의 문제를 논하고 싶다.

 

다시 논의로 돌아가, 요컨대 소아성애와 동물성애, 시체성애 등의 '범죄적 성애'와 이성애, 동성애 등의 '자연스러운 성애' 사이에 놓인 장벽은 정신의학도 정신질환 분류목록도 아닌 오직 사회문화적 관념 하나뿐이라는 것이다. 어떠한 사회문화적 관념도 개인의 가치를 굴종시킬 수 없다는 현대 인권이론은 이 상황을 어떻게 정당화하는가? 그렇지않고 현대 인권이론이 마침내 현실과 타협해야 한다면 그것은 무엇의 포기를 의미하는가?

19개의 댓글

2022.01.29

구성애 선생님…

0
2022.01.29

모르겠고 소아성애자는 죽어도 돼

2
2022.01.29
@드라이크리링

소아성애는 엄연히 정신질환으로 분류되는 장애입니다. 그 사람들이 그렇게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났습니까?

 

치료를 기피하면서 마침내 범죄까지 저지른다면 몰라도 스스로 가진 질병과 치열하게 싸우면서 힘들게 사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요.

 

정신과 병원을 가보세요. 거기 온 사람들 다 이 약 먹으면 죽을 것 같이 피곤하고 정신이 몽롱하고 생활이 힘들어진다는 걸 알면서도 어떻게든 이겨내려고 온 사람들이에요.

3
2022.01.29
@Volksgemeinschaft

본인 내면의 소아성애라는 정신질환과 처절하게 싸우면서 힘들게 사는 사람이 그렇게 많다니 놀라운데요.

 

그래도 죽여도 된다고 보는 입장입니다.

0
2022.01.29
@드라이크리링

그렇군요. 부디 오래오래 건강히 사시고 세금 많이 내셔서 건보재정 좀 채워주세요. 죽어 마땅한 사람도 치료받아서 잘 살 수 있게요.

2
2022.01.29
@Volksgemeinschaft

전 소아성애가 정신질환이라고 보지 않기 때문에 제 건보료 빼가는 건 좀 아깝습니다

0
2022.01.29
0
lsp
2022.01.29

결국 자기의 의지를 제대로 투사할 수 있는 상태인지가 중요하다는 말인데

 

소아성애의 경우, 아직 잘 모르는 상태에서 취급된다는 게 좀... 그렇고

동물이 고통을 안느끼고 동의할지 몰?루겠음

시체는 살아있던 자와 가족들이 동의할지 몰?루겠음

0
2022.01.29

만약 동성애가 간단하게 '치료' 가능하게 된다면 동성애자들이 어떤 선택을 할지 궁금하긴 하다

0

진짜 입밖으로 꺼내기 쉽지않은 논제지만 꼭 얘기 해봐야 할 주제라고 생각함

1
2022.01.29

소아 성애의 문제는 소아한테는 자주적 성 선택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이지 뭐

2
2022.01.29

정신질환으로 분류되는 기준이 정치적/종교적 기준의 영향을 씨게 받는 건 맞는 것 같음.

본문에도 말했듯이 동성애도 옛날에는 질병으로 분류되었지만 오늘날엔 그렇지 않은 것처럼.

따라서 소아성애든 시체성애든 생물학적 요인으로 인해 발현하는 모든 성애는 정당하다고 본다.

 

특히 정신병의 기준의 정치권력의 입맛에 따라 재단된다는 사실은 너무나 무서운 현실이다.

대한민국의 정치적 헤게모니를 장악한 레디컬 페미들은, 일반적인 남성의 이성애조차 질병이요, 범죄로 재단한다.

한국 페미니즘이 아무런 정치적 저항을 받지 않고 그들의 권력을 강화한다면, 아마 언젠간 여성애 자체를 범죄로 규정하고 이를 차단하고자 이 땅의 모든 잠재적 여성애자를 가스실로 보내 말살시켜버리는데 이를 것이다.

3
2022.01.29

긴글 잘 읽었다.ㅎㅎ

0
2022.01.29

현실과의 타협? 현실은 커녕 현실인 척 하며 윤리의 껍데기를 뒤집어 쓴 종교적 관념과의 타협이겠지

2
2022.01.29
@쀎쀎

포기가 아니라 자신들을 옭아매던 족쇄가 개뿔도 아니었다는 깨달음일 것이다

0
2022.01.29

소아성애는 소아와의 합의라는게 그 자체로 인정되지 않기때문에 문제인거지

 

다만 그런 이유로 2d나 가상이면 상관 없다고 봄 그건 실제 피해자가 나올수 없는거니까. 아 뭐 그걸 대놓고 본다면 사람들한테 손가락질 받는거야 피할수 없겠지만

0
2022.01.29

기존에 금기시 되었다는 유사성만으로 동성애와 다른 성애들과 함께 자연스러움에 진영에 들어가야 하는가.. 이건 이견의 여지가 있어보이네

 

그외에 내용은 푸코가 성의역사에서 많이 써둔듯

0
2022.01.29

인형은 의식 자체가 없는 물건이지만 한국에서는 일단 동의를 하지 않는 것으로 법적 결론을 냈습니다.

3
2022.01.29

평소 생각이랑 겹치는 부분이 많네요 잘 읽었읍니다 ㅊㅊ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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