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생각나네

환자 한분 가망이 없어서 연명치료 중단 동의서 보호자한테 서명 다 받고 약물치료로만 유지하고 있는데

보통 이러면 약물 최대용량으로 쓰다가 사망하시거든 근데 내가 퇴근하기전까지 버티고 계셔서

다음 연차높은 간호사한테 인계주는데 '왜 니 근무때 안보내서 내가 뒤처리 다하게 생겼냐' 라고 화내더라

이때 현타 좀 씨게 옴

근데 이 작가 우울증있음?

죽음도 많이 보면 무뎌지는게 맞는거 같아...동생 의새인데 실습돌다 환자 돌아가시는거 처음보고 소주까면서 멘탈털린다 의사 안하고싶다 울던때가 엊그제 같은데 요즘에는 익숙해하더라. 그런데 도지800층 물리고 대성통곡하는거보면 익숙함의 차이인거같어

응급실 간호사 친구 얘기 들어보니 연차쌓이고 저런 상황 자주 겪게 되면 덤덤해진다라고 하는거 듣고선 난 절대 간호사 못하겠다 싶더라. 정신력 소모 엄청 심할거 같음.

이렇게라도 간호사 대우가 개차반인거 알려주는거 자체의의도는 충분히 좋다고 봄

나도 간호사 그만하고싶음

근무부서가 중환자실이라서 환자 사망하는 경우가 많으니까...

보호자 면회 잠깐 하고 울고불고 하는데 임종 했으면 정리는 해야하지... 장례식장은 어디 쓰시냐고.. 병원비 결제 하고 올라오셔야한다고 설명도 하고..

임종 전까지 너무 힘듬

게다가 사체 만지는게 아무렇지도 않아졌다는게 너무 충격임

그냥 좀 차가운 피부 느낌?

우리 병동에 3달동안 입원한 백인 할머니 있었어. 위절제 수술 부작용으로 입원한 케이스였는데, 진통제랑 항구토제 달라고해서 드린 다음에 장난으로 "나도 부탁 들어줬으니깐 저도 부탁 하나만 해도 될까요? 테이블에 올려져있는 버터 스카치 캔디 엄청 맛나보여요~ 하나만 가져가도 될까요?" 막 능글맞게 장난치고 그랬었는데. 이제 다 회복해서 마지막으로 위 내시경 하고 퇴원한다는 소식듣고 파견근무 나갔다 왔는데, 내시경하고나서 장천공으로 돌아가셨다더라. 아직 그 버터스카치 못 먹고있다. 아마 앞으로도 못 먹을것 같네.

난 이 작가가 블랙핑크 간호사 복장 불만 터트렸다고 꼴페미로 몰아가는게 존나 어처구니 없더라

니만 먹냐고 태움 할 줄 알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