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비례나 근육은 요점을 나름 파악한 것 같아 보이니 넘어가고, 눈에 띄게 아쉬운 점은 우선 밑그림서 선 자체가 확실하지 않고 짧게 여러번 덧대어그리는 점. 자신이 익힌 형태는 최대한 단숨에 그릴 수 있도록 스케칭 연습을 더 강화하면 좋겠다. 명료한 선은 그림의 전달력을 높이고 작업의 생산성에 지대한 영향을 끼침.

그리고 자세가 매우 정적이어서 동세와 사실감이 떨어진다. 지금 포즈를 보면 기본 직립 자세에서 고개-어깨-고관절에서만 유효한 회전이 있을뿐이고 다른 부위의 변형이 없다시피하지. 실제로는 주요 관절부 자체의 위치가 움직이기도 하는데 그림처럼 흉곽과 골반이 나란히 같은 방향으로 정렬해있는 경우는 흔치 않아. 인체공부할 때 근육뿐 아니라 골격을 같이 공부해야 하는 이유가, 비례와 함께 신체가 움직이는 구조를 근원적으로 파악할 수 있기 때문임.

정지된 그림은 사건을 나타낼 부수요소들에 대한 표현-잔상,움직임에 휩쓸려 튀는 부스러기, 옷과 악세서리의 움직임등-이 부족하기 때문에 자세에 약간의 과장이 더 섞여있는 편이 좋다. 사진 트레이싱이 마냥 해답이 되지는 못하는 이유지. 심지어 머리카락은 동세 연출에 있아서 경로표현의 기능이 강하기 때문에 사실과는 다른 허구적 표현이 매우 중요하기도 하다. 상체와 하체의 무게중심이 벌어질수록 운동감을 살리기 쉬워져.

아직은 깔끔한 완성보다 다작의 학습효과가 더 높을듯하다. 밑그림에서 선을 따는 과정은 미루고 러프스케치 자체의 품질을 올리는 쪽으로 연습을 권해본다. 포징 레퍼런스는 2000년대 중반 이전의 만화중 극화체 스포츠물이나 판타지 액션물을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