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글

부끄럼 많은 생애를 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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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어찌나 아름다운가

저 빛나는 별을 보라

저 뜨겁게 빛나는 물체는 세상 모든 것을 밝혀나간다

 

그에 반해 나는 무엇인가

나는 아무것도 아닌 것

빛나지 않는 것

아름답지 않은 것

 

세상은 저것을 만들고 왜 나를 만들었는가

세상이 빛나는 것들만 있다면 빛나지 않는 것들은 괴로워하지 않을 텐데

나는 빛나기 위해 태어난 것

빛을 위해 태어난 것

별을 위해 태어난 것

세상이 버린 것

 

하지만 나는 알고 있다

별들은 잘못이 없다는 걸

저들은 나와 같다

내가 불행을 위해 태어났다면

저들은 행복을 위해 태어났다

 

신을 원망한다

없을지라도 혹은 있을지라도

원망하지 않으면 나를 원망해야 하니까

 

자문하고 자답하고 생각의 깊이가 저 밑까지 내려올수록

답은 선명해져만 가는데 나는 존제조차 희미한 무언가를 믿고 있구나

 

별은 오늘도 아름답다 아마 세상의 끝까지 아름다울 것이다

그 아름다움이 내 가슴까지 들어와 추잡한 열등감을 드러내는구나

 

별은 알고 있나 그래서 내 치부를 들어내는가

혹시 날 비웃고 있는가 알고 있지만 알지 못한다

 

나는 그저 빛나고 싶었다

그게 잘못인가 빛나지 못한 것이 빛을 내는 게 죄인가

아름답지 못하면 끝까지 아름답지 못하는가

 

아아 밉다 모든 게 밉다

저 빛들은 나를 어둡게 만든다

빛은 나쁜 것이다 나는 피해를 입고 있다

 

어째서 아름다운 것이 나쁜 것이 될 수 있나

아름다움은 절대선이 아닌가 나는 잘못된 선을 믿고 있는가 나는 죄를 짓지 않았는가

 

나는 죄를 짓지 않아도 된다

모든 생각들은 정리가 됐다

선이든 악이든 내 잘못은 없다

하지만 왜 행복하지 않은가

 

빛나지 않기 때문이다

빌어먹을 신의 설계다

애초부터 빛나지 않는 것들은 행복할 수 없다 그 전제가 미친 듯이 나를 저주한다

 

나는 빛날 것이다 나도 저들처럼 빛날 것이다

아름답지 않아도 된다 빛을 내지 않아도 된다

빌어먹을 신에게 보여주고 싶다

 

내 행동이 수많은 빛나지 않는 것들에 영감이 되기를

그들이 행복할 수 있기를 나와 같은 고통을 받지 않기를 열등감을 가슴속에서 지우기를

 

나는 빛나지 않는 거대한 무언가를 찾아 나선다

나처럼 빛나지 않지만 정해진 대로 움직이는 무언가

답을 알고 있지만 순응한 채 시간에 묶인 무언가

그것으로 떨어질 것이다 왜냐면 그것은 알고 있을 테니까 내가 떨어지는 이유를

 

나를 따라 할 수도 있고 그저 미련한 것이라 할 수도 있고 눈물을 흘리는 걸로 끝날 수도 있지만

중요한 건 그게 아니다

이해받는 것. 그거면 충분하다

 

아아 죄 많은 생을 살았다

하지만 끝은 아니리

나는 죄에서 해방되리

뜨거운 불꽃이 열등감을 모두 태우리

 

몸은 점점 뜨거워지고 정신은 아득해져 간다

눈 옆으로 세상이 길게 늘어지며 귀에선 폭음이 찢어질듯하다

아프다 고통스럽다 지금이라도 그만두고 싶다

 

그럴 순 없다 마지막까지 나약함이 방해한다

이 고통은 앞으로 겪을 고통이다 수억 년의 고통을 몇 분 내로 끝낼 수 있다

홀가분함이 정신을 맑게 깨운다

 

정신을 차려보니 조금씩 무언가 보이기 시작했다

울퉁불퉁한 그것은 초록 또는 갈색이었고 평평한 무언가는 파랑 또는 하얀 이었다

그 모습이 썩 아름다웠지만 내 눈길을 빼앗은 건 따로 있었다

 

조그맣지만 환한 그것이 수억 개가 모여 환하게 빛나고 있었다

별빛에 비해 보잘 것도 없는 밝기였지만 그것은 빛나고 있었다

 

그 순간 몸이 빠직하며 부서지기 시작했다

혼란스럽다 어째서 빛나지 않는 것이 빛나는 것을 만들 수 있는가

저들은 나보다 어리고 나보다 작지 않는가 내 생은 무엇이고 내 생각은 무엇이었나

 

또 한 번의 빠직 소리를 시작으로 내 몸은 산산이 흩어지기 시작했다

수없이 조각나며 허공으로 날아가는 나는 허망하게 그들을 바라본다

 

몸이 손 한 뼘도 안 남았을 때쯤 나는 입꼬리를 올렸다

그들은 나를 향해 손을 모으고 고개를 떨구거나 손가락으로 나를 가리키고 미소를 지었다

 

그들은 내 열등감을 보았다 그들은 내가 빛나지 않는 것임을 안다

그들은 내 질투, 선망, 시기, 좌절, 죄책감, 더러움, 추함을 모두 알고 있다 그럼에도 나를 바라봐 준다.

 

내가 빛나니까 별들보다 내가 더 빛나니까 별들보다 내가 더 아름다우니까

 

어느새 무언가는 사라졌다

그것은 빛나지 않았던 것 빛났던 것 아름답지 않았던 것 아름다웠던 것

돌덩이였던 것이자 별똥별이었던 것이었다.



1개의 댓글

2020.08.03

다자이오사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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