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글

하루 한 번 글 쓰기 -9-

커뮤니티에서의 익명성은 사람이 어디까지 추할 수 있을까 시험하는 껍데기다.

아무리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람이라도 익명성이라는 가면을 씌우면 험담을 하기 마련이다.

득이 있으면 실이 있고, 악이 있으면 선이 있기에 그 중간에 있는 인간이라는 족속은 가슴속에 이를 담을 수 있는 바구니를 지니고 있다.

좋은 것이 담기면 한없이 좋다만, 이따금 원치 않는 무언가가 담기면 그것을 덜어낼 만한 구실을 찾곤 한다.

그중 좋지 않은 방법으로 덜어내는 사람들은 요즘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인터넷 공간에서 행한다.

자신이 이 만큼 스트레스를 받았음을 알아줬으면 하는 바램은 공격이 되고 티를 내지 못해 안달이 난 짐승처럼 타인을 씹고 비난하고 입맛에 맞춰주길 원한다.

그로 인해 상대방도 스트레스를 받아 공격적인 자세를 취하게 되어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서로를 공격하는데 시간이 흘러 주춤하고 나면 결국 남는 건 낭비와 허탈함이다.

왜 괜히 헐뜯지 못해 안달이 난 것일까.

고치지 못할 성향을 굳이 가지고 있는 이유가 뭘까.

 

개드립 사이트 또한 마찬가지다.

수십 번 탈퇴를 하고 눈팅만 할까를 고민했다.

하지만 이렇게 글을 쓰는 취미와 이따금 질문할 수 있는 공간이었기에 이것을 포기하기까지 해서 그런 부류들을 피해야 할 이유가 있을까 싶었다.

노력은 하겠지만 내가 과연 그런 공격들을 무시하면서 지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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