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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지켜라, PMC 더 벙커, 타짜3 후기

PMC:더 벙커

개인적으로는 괜찮은 블록버스터 팝콘 영화같았다. 감독이 '더 테러 라이브' 감독이던데 긴박한 상황에서의 스릴을 어떻게 뽑아내야하는지에 대해 감각이 있는 듯은 한데, 사실 흐름 자체는 더 테러 라이브와 비슷하게 흘러가서 사실상 자기복제라고 불러야 할 수준이었다. 카메라 워킹이나 소재 자체가 그간 국내에서 보기 힘든 방식이었기 때문에 그런 점은 새로웠지만, 사실 까고 보면 국내에서만 제작비나 환경이 받쳐주지 못해 시도하지 못했을 뿐이고 할리우드에서는 이미 닳아빠지듯 사용한 용병 소재고 새로운 건 카메라 워킹같은 스타일 뿐인데 스타일마저 심지어 본인의 전작을 그대로 답습했다. 닳은 것 몇가지 모아다 새로운 모양으로 포장해놓았을 뿐인 영화다.

하지만 흥미로운 점은 영화 자체는 상당히 오락성이 높아서 상업용 팝콘 영화로는 쓸 만한 모양새를 갖추고 있다. 무엇보다 스릴감을 잘 끌어내는데, 긴장감을 계속해서 고점에 점 찍어놓고 쭉 유지시키는 방식이다. 영화 속에서 처음으로 보는 사람에게 긴장감을 확 주는 시점이 있다. 보통은 완급조절을 통해서 그 이후 계속 긴장을 줬다, 풀었다를 반복하며 영화를 끌고 갈 텐데 이 영화는 한 번 준 긴장감을 풀지않고 계속 끌고 간다. 그래서 정말 생각없이 시간을 녹이기 좋은 영화로 보인다.

물론 문제는 영화 자체의 취약성인데, 감독 취향인지 뭔지 더 테러 라이브때도 그렇더니 스타일이며 볼거리 다 갖춰놓고 스토리는 좀 이상하게 흘려버린다. 이 영화에서도 좀 이상한 대입을 시킨다. 처음 북한 캐릭터를 '북한', 남한 캐릭터를 '남쪽'이라고 서로 호칭할 때부터 감이 쎄했는데 마지막 최후반부 가면 이게 감독이 뭘 노린 건지 느낌이 온다. 그래서 사실 다 보고 조금 어이없어질 수도 있는데 영화 자체는 오락성 충분한 영화라 머리 비우고 집중해서 보면 킬링 타임용으로는 적당하다.

 

 

 

 

지구를 지켜라

예전부터 항상 보고 싶었던 영화였다. 영화 매니아층들이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해대고 포스터를 까대던 영화다 보니 항상 궁금했다. 기회가 생겨서 봤는데,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과소 평가된 걸로 과대 평가된 영화라는 느낌이 들었다. 영화는 B급 그 자체다. 당시 국내 영화계에 심지어 소재도 B급인데 백윤식, 신하균이 그런 영화에 나오다니 좀 신기하다. 신하균이야 그 전부터 B급 영화들 찍긴 했지만 백윤식은 좀 놀라웠다.

영화 자체는 사실 뭐 딱히 후기라고 할 만큼 강렬하게 다가오진 않았다. 처음에는 조금 완곡한 방식으로, 블랙 코미디적으로 사회를 풍자하는 듯하다가 중반 넘어가면서부터는 사회 비판성이 강해지고 블랙 코미디성은 점점 사라져서 "이렇게 대놓고 말할 거면 굳이 왜 이렇게 어려운 비유법을 사용했을까?"하는 의문도 든다. 게다가 슬슬 보다보면 사회 풍자인 건 알겠는데 풍자의 대상이 뭔지 조금 불확실해지는 면도 있다. 쉽게 말하면 블랙 코미디적인 풍자로 시작해서 비판으로 색이 바뀌는데 색이 바뀌면서 풍자에서 비판의 대상도 불분명해지고 그냥 좀 붕 뜨는 느낌이 강하다. 간단하게 그냥 전형적인 B급 영화 느낌이 확 온다. B급 영화라는 게 으레 그렇듯 마니아층은 취향 저격 당하는 거고 아니면 그저 그런 영화로 남는 것이다 보니 나한테는 조금 시덥잖게 느껴지지 않았을까 싶다.

영화가 쓰레기라는 소리는 아니다. 다만 영화 자체는 전형적으로 마니아층이 좋아할 만한 영화고 그래서 사실 자신의 취향을 고려했을 때 B급, C급 영화를 좋아하지 않는다면 굳이 추천하고 싶지 않다는 말을 길게 써놓는 중인 거다. 

 

 

 

 

 

타짜 : 원 아이드 잭

사실 안 보려고 했다. 보고 싶지 않았는데, 임지연이 "씨발 양아치새끼"하고 욕하는 모습을 봐버리는 바람에 뿅 가서 유혹을 참지 못하고 봤다. 영화 자체는 '타짜' 딱지만 붙이지 않았다면 그냥 닳아빠진 팀업 무비에 더 닳고 닳은 겜블링 소재가 합쳐져서 흔해빠진 겜블링 팀업 무비로 그냥 저냥 팝콘 씹기 좋은 영화로 남았지 않았을까 싶다.

타짜1이 화투를 소재로 했어도 섯다라는 소재는 낯설 수 있음에도 길게 설명하지도 않고 그냥 그 모습 하나로 긴장감을 줬다 뺏었다 아주 감독 맘대로 연출을 해냈고 결과적으로 굉장히 성공적이었다. 그러다보니 이후 타짜 시리즈를 보는 관객은 모두 도박하는 장면에서 흔히 말해서 '쪼는 맛'을 느껴야 뭔가 타짜 시리즈 영화를 본 것 같고 그렇다. 기술을 썼니 마니, 저새끼가 내가 기술 쓴 걸 알고 역으로 기술을 걸어서 내 손목을 도끼로 찍으려 들진 않을까 하는 긴장감. 타짜2는 그래도 도박판에서의 '쪼는 맛'을 낼려고 노력한 티가 났는데(물론 실패했지만) 타짜3는 처음부터 그걸 놔버리고 들어갔다. 7포커 소재는 익숙하지가 않을 테니 그걸로 긴장감을 느끼게 할려면 룰을 설명해야할 것 같아서 그런 건지 뭔지 하여튼 도박하는 장면 자체가 손에 꼽는다. 애초에 더 이상한 건 가장 중요한 도박의 쪼는 맛을 뺀 많은 부분에서 타짜1을 참고했다는 티가 난다. 도박의 긴장감을 캐릭터의 서사로 대체하고서 하나의 복수극으로 만들어놓고선 다른 부분들은 타짜1을 참고하다니 이게 영화가 앞뒤가 안 맞다. 그래서 더 '타짜' 타이틀을 달지 않았다면 좋았을 뻔했단 생각이 사라지지 않는다.

영화 자체는 그냥 그럭저럭 조금 못 만든 한국 영화의 전형적인 모습이라 뭐 딱히 할 말도 없고 매력도 없는데 타짜라는 생각을 안하고 보면 그래도 못 봐줄 정도는 아니다. 역시 문제는 타짜 타이틀이고, 그런 거에 정말 마음을 다 내려놓고 본다면 못 봐줄 폐기물은 아니다. 개인적으론 그래도 2보다는 낫지 않았나 싶다.

3개의 댓글

2020.02.21

타짜3는 겉멋만 잔뜩 든 사람이 영화 만들면 저렇게 나오는구나 라고 느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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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짜3는 팀플로 사기 치는 영화인데 굳이 팀플로 할 이유가 뭔데? 라는 생각이 절로 들음.

어떤 새끼는 능력이 있는 거야 없는 거야?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친목질 하는 모습이 그대로 나오고

 

팀플로 무언가를 하는 영화는 항상 비교할 수 밖에 없는 영화인 오션스 시리즈가 있는데 오션스 시리즈에 비하면 타짜3는 그냥 개병신 ㅋㅋㅋㅋ

생각 없이 볼 수 있다도 어느 정도 말이 맞아야 생각 없이 그냥 보지 영화 자체에 태클 걸 부분이 너무 많아서 개병신 같음.

 

애초에 주인공 새끼가 학원 다니는 도박 중독자 새낀데 영화에서 하는 말 들어보면 아주 씨발 지는 공부할 기회도 없이 도박 밖에 없었다고 개지랄 떠는 거 보고 화딱지 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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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21

지구를지켜라 과소평가로 과대평가됐다는거 진짜 동감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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