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언 일병 구하기나 밴드 오브 브라더스 같은 전쟁물들도 대부분 전쟁은 허무하다.. 이런 얘기를 하고 있긴 한데

 

1917은 어떤 엇갈림? 기대의 배반? 같은 걸로 이런 걸 더 표현하지 않나 싶더라.

 

 

 

임무 처음 받을 때부터 블레이크는 자기 형 목숨이 달린거고 장군이 직접 내린 명령이니까 중요하다고 생각했을텐데

 

사실 별로 중요한 명령 같지 않음. 진짜로 중요했다면 달랑 일병 2명을 보내지는 않았을거고, 그 둘이 나갈 때 왜 우리 둘만 보내냐는 질문에 장군이 시큰둥하게 대답하진 않았을 것 같음.

 

 

영화 결말 부분에서 스코필드가 장군의 명령을 전달하자,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ㅅㅂ새끼들 공격하라고 할 땐 언제고' 이렇게 얘기하는거보면

 

장군에게 공격 중지 명령은 그냥 수 많은 명령 중에 하나였을 뿐이었던 것 같음. 정말로 며칠 뒤엔 다시 공격해서 꼬라박고 뒤지라고 명령할지도 모르지.

 

 

장군한테는 사실 전달 실패해도 그만이었던 명령이었을지도..

 

이와 달리 블레이크는 자기 목숨까지 걸어가면서 엄청 필사적이었지만, 군대라는 조직의 관점에서 보면 블레이크는 그냥 소모품이었던..?

 

형이 있다는 사실 땜에 선택한 것도 어떤 필사적인 명령이기에 당위성을 부여해주려던게 아니라

 

아 대충 보내긴 보내야하는데 어떤 놈 보내지?

그 연대에 형 있는 놈 있는데 걔보낼까오?

ㅇㅋ

 

이딴 식으로 대충...

 

 

그 명령을 전달한 것도 결국은 형 목숨을 위해 필사적이었던 동생이 아닌... 왜 날 선택했냐며 투덜거리던 애였고..

 

블레이크 조종사한테 칼빵맞고 허무하게 죽었는데, 죽자마자 설렁설렁 아군부대가 오는 (물론 얘네도 전투를 치르고 온 거지만) 상황은 너무 허무한 죽음이고..

 

 

도중에 언급된 솜전투도 찾아보니까 영국군이 그냥 기관총에 꼬라박아서 하루만에 5만 8천명이 죽은 전투더라.

 

허무한 전투..

 

이거 언급한 블레이크는 사실 이 임무조차 솜전투와 마찬가지로 별 의미 없는 임무라는걸 알았을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목숨 걸고 필사적으로 가야하고, 도중에 꼭 형 살려야 한다는 놈은 죽어버리고... 물에서 기어나왔을 때 울었던게 이해가 감.

 

 

 

영화가 그렇게 감흥 일어나진 않는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곰곰이 생각해보까 도리어 지금보다 더 차분하게 갔어야 됐던게 아닐까 생각도 들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