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대 일주일전이라 싱숭생숭했는데 생각보다 반응이 좋아서 기부니가 좋습니다...

그래서 많이 질문했던 작업 프로세스에 대한 글을 가장 최근에 진행한 개인작업을 토대로 짤막하게 써보려고 함

지금 다니고 있는 학교 기숙사 1층에 편의점이 하나 있는데, 야외테이블이 있다 보니까 소음 관련 신고나 민원이 자주 들어옴.

그래서 점장님도 테이블에 저렇게 소음을 자제해달라는 종이를 부착하셨는데, 술먹고 고성방가 하는 사람이 A4용지에 적힌 글을 제대로 읽을것같지도 않고, 내용도 상투적이라 점장님이 기대하시는 만큼의 효과가 일어나기는 어려울 것 같았음.

그래서 [ 밤에 술먹고 봤을때도 읽을 수 있을만한 짧고 입에 착 붙는 카피 ] 를 주제로 작업을 구상하게 됨.

원래는 쉿! 섹스중같은 느낌으로 쉿! 작업중이나 취침중으로 하려고 했는데, 너무 유머러스하게 갔다가는 의미가 희석될 수 있어 고민하다,

결국 열두시 + 쉿! 을 합쳐서 열두쉿! 이라는 세글자짜리 카피를 만듬

단순 디지털작업으로 끝나는게 아닌, 프린팅을 해야하는 작업이라 고민했던 부분들은 다음과 같음

- 멀리서도 잘 보일 수 있도록

- 훼손이 쉬운 직각 / 얇은 서체는 최대한 지양

- 오염에 강한 재질인 시트지로 제작할 수 있는 디자인

위 조건들을 모두 합쳐서, 볼드한 디자인 / 라운딩처리 / 시트지 커팅으로 디자인을 마무리 함.

참고로 글자 만드는건 글상자 / 가로획과 세로획 두께 정도만 잡아두면 나머지는 도형 오려붙히는거라 간단함

편의점 사장님께 허락 맡고 시트지를 부착한 모습. 효과가 날지는 두고 봐야 알겠지만, 그래도 타이포와 언어의 힘을 믿어본다...

아래 문구도 시트지로 할걸 멍청해서 거기까지 생각을 못함 ㅠㅠ

타이포그래피 디자이너로 활동한지는 한 3년정도 됐는데, 그럭저럭 큰 회사들한테서 외주받으면서 살고있음

근데 군대때문에 강제로 경력 단절 예정이라 속상해서 글 올렸는데 반응이 너무 좋아서 개붕이덜한테 너무 고마웡...

+ 

Q.  타이포그래피 하는 사람이면 글자도 잘 써요?

A. : 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