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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압] 일본생활이라는 게 진짜나 표준이 어딨냐?

내 가입 날짜 보면 알겠지만 눈팅만 하다가 최근에 가입했다. 눈팅만 하는네 너네들 재미난 에피소드나 자랑거리 올려서 같이 웃고 즐기는 거 보고 나도 좀 즐길까 하고. 갑툭튀 해서 안녕 개붕이들아 이러는 것도 좀 아닌 거 같아서 다리 뻗을 자리 좀 보느라 가입도 늦었고 글도 늦었다.

 

대충 지켜보니까 아시아를 벗어난 곳에 이야기는 덮어두고 옳그떠 우러러 보는 경향이 있는데, 아시아, 특히 일본 이야기는 살고 있는 사람도 많고, 살아본 사람도 많고, 여행으로 한 두번은 와 본 사람, 그냥 이야기만 들어보고 짜깁기 한 사람 일본에 대해 아는 사람이 너머 많고 + 없지 않은 반일감정에 뻘글과 공격적인 댓글이 넘쳐나는 거 같더라고?

 

그래서인지 어그로성 글도 많고 주작글도 많고, 되지도 않게 반일감정을 조장하려고 그러는 건지 일본실상이랑 동떨어진 글도 많이 보인다. 거기에 반대하면 일뽕이라고 까이는 것도 많이 봤고. 

 

나도 원래 댓글은 안 달려고 하는데 아까 아침에 이상한 어그로꾼한테 끌려서 본의 아니게 뻘댓글을 좀 많이 달았다. 절대로 광역딜 넣을라고 그런 거 아니니 오해는 말아줘. 그냥 스플댐이 살짝 튄 거 뿐이야.

 

내 글의 요지는 어디서 얼마나 살았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떻게 뭐 하며 살았냐가 더 중요하다는 말이었고, 일본에서 살든 한국에서 살든 사람 사는 거 똑같은데 겪어보지도 않고, 일본인은 어떻다/일본은 어떻다 말하는 것도 웃긴 거 같아서 글쓴이한테 '니가 못 겪어봤다고 그런 말 마라'라는 취지로 쓴 거임. 전달이 잘 안 됐다면 다 내 업이지 그것도.

 

뭐 일뽕이니, 인싸가 아싸한테 훈계 한다느니 별 댓글들이 다 있던데, 그렇게 느낄 수도 있어. 실제 나는 한국에서 좆소, 심지어 비정규직으로 다니고 와우하느라 결혼이고 뭐고 다 포기하고 살았는데, 여기 와서는 그래도 나름 남들 하는 거 다 하며 사람답게 살고 있어서 일뽕에 취한 거 맞다면 맞다. 방구석 와우저 아싸새끼가 여기서 결혼도 하고 인맥 넓혀가며 인싸 생활 해보니 아싸였던 시절의 내가 미워서, 인생을 낭비한 나를 질책하듯이 일부러 그렇게 들리게 쓴 거 맞다.

니들 진짜 눈치 존나 빨라.

 

나도 내 삶이 국제표준도 아니고 남들보다 우월하게 잘 살고 있는 것도 아니고, 내 일본친구들이 일본 대표도 아니지만, 적어도 그 어그로꾼이 겪고 적은 거보다는 윤택하고 만족하고 행복해하며 살고 있고, 그러다보니 일본이라는 나라가 좋아질 수밖에? 딱히 한혐을 당해본 적도 없고. 일단 난 한국인 티를 지우고 살거든. 한혐을 당할 거 같아서가 아니라 설령 한혐이 있다고 해서 내가 굳이 소환해서 셀프 기분 나쁠 이유 없자나? 

 

여기까지 읽고 또 매국노네 쪽빠리네 하는 애들 있겠지만 좋을대로 생각해. 니들도 이쁜 일본여자랑 결혼하고 번듯한 직장에 변두리지만 작은 마이홈 마련하며 살게 해주면 당장에라도 창씨개명하고 달라들거면서.

 

나도 쌀 살 돈이 없어서 감자랑 바나나 먹고 1시간씩 자전거 타고 전철비 아껴가며 구질구질하게 유학생활도 다 해봤다.

여차저차 학위만 따면 금빛 미래가 펼쳐질 거 같지만 대학원생 미래가 니들도 알다시피 뭐 없자나? 나 심지어 문송이야. 

결국 먹고는 살아야 해서 택한 좆소기업인데 그나마도 애매하게 가방끈 길다고 안 받아주더라고. 할 수 없이 리크루트 사이트 전전하다가 운 좋게 하나 얻어걸려서 다녔다. 

여담이지만 나중에 인담한테 들어보니 뽑힌 이유가 '절박해 보여서'였다. 

그 때 드는 생각은 '나는 이렇게 안 살 줄 알았는데. 좆소기업 비정규직이라니ㅋㅋㅋ'였다. 비하하는 건 아니다. 나름 그 때도 즐거웠고, 그 때의 발판으로 지금이 있으니 감사하고 있다. 

 

암튼 다시 일본 유학시절도 돌아가서, 

&야칭 4만엔짜리 좆만한 방에서 감자 먹어가며 유학생활을 했을 때 내가 친구들이랑 술을 먹고 다니는 건 미친 사치 중에 사치였지. 그래도 우리 엄마가 항상 '없이 살아도 없이 보이지 말라'고 하셔서 친구들 모임이나 그런 건 꼬박꼬박 다 갔다. 지금은 그 친구들이 변호사하고 지방공무원에, 대사관에 있고 그런다. 나름 학교는 좋아서 애들이 엘리트더라고. 그 때 잘 지내놓아서 인지, 일단 대충 일본 어딜 가도 비벼볼 곳은 있다. 그게 다테마에인지 혼네인지 알 게 뭐야. 나를 모른 척 쌩까지만 않는다면야.

 

근데 그거랑은 별개로 일단 유학시절 삶이 좆같잖아. 괜히 없이 사니까 자격지심 이런 것도 심해지고, 괜히 같은 말도 좆같이 들리고. 유학 때 기억, 좋았던 것만 채에 걸러서 지금의 여유로운 삶에 토핑으로 얹어서 남들에게 좋다고 말하지만 사실 그 걸러져 나간 일본이라는 나라는 끔찍히도 싫어서 두번 다신 일본은 갈 일도 없을 거라 생각했었다. 사실 일본이 나한테 뭘 잘못했냐. 내가 돈없고 게으른 게 병신이었지. 한국이었으면 이게 나라냐 욕이라도 했겠지만, 누가 나가래? 외국이라 그걸도 안 통함. 근데 그 때의 삶이 좆같이도 싫어서 지금도 그 유학했던 지역을 별로 안 좋아한다. 그 때 입버릇처럼 했던 말이 '한국은 이런 데 일본은 왜 이래?'였다. 

 

하나하나 한국이랑 비교하며 내 삶의 방식과 맘에 들지 않는 부분, 내 뜻대로 되지 않는 부분은 다 '일본의 단점'이었다. 이해하려 들지도 않았어. 그냥 에혀 일본애들 겉속 다르고 융통성 없다였지.

 

그리고 그 기억은 쉽게 안 지워지고 편견과 선입견으로 누가 일본 유학 이야기, 일본 삶의 이야기를 할 때 나보다 잘 살았을 거 같고, 내가 겪어보지 못한 이야기를 들으면 진짜 부들거렸다. 억울했거든. 난 그 시간에 알바 뛰고 있었는데 누군 여행다니고 나는 피곤해서 단위도 겨우겨우 따는데 누군 애초에 그런 거에 연연하질 않고. 

 

가진 게 없었던 시절의 '내'가 싫은 걸 그 때 살았던 그 동네, 그 나라를 욕하게 되는 건 어쩔 수 없는 거 같아. 아, 물론 내가 그랬다고 남들도 그런다는 건 너무 내 뇌피셜이기도 하지만. 어릴 때부터 가진 게 없어서 남한테 지는 것도 싫어하고 없어보이는 것도 뒤지게 싫어서 독하게 무는 습관이 잘 안 고쳐지는 건 사실이다.

 

근데 적어도 난 지금은 내가 여유가 어느 정도 생기니 감사할 줄도 알게 되고, 내가 베푸니까 남들도 나에게 더 많이 베풀고, 자연스럽게 주변에 사람도 많아지고(국적, 성별 상관없이), 일본이라는 나라가 좋다. 이걸 일뽕이라 하면 난 상당히 취해 있는 거 맞다. 

 

한국에선 가방끈 짧으면 무시하고 길면 길어서 재끼고, 일본관련 회산데 토익 점수 없다고 재끼고, 나이 많다 재끼고, 학점이 너무 평균치라 재끼고, 4.0보다 3.5가 낫다해서 3.8로 마물 쳤는데 다 뻥이다, 고득점해라 무조건. 

 

근데 일본에선 그냥 일본어 잘 하는 거 보고, 나이가 많은데 왜 일본까지 오려 하냐는 질문에 '내 인생에 마지막 도전이다. 이제 난 물러설 곳이 없다.'는 한마디로 합격했다. 한국에서의 내 찌질이같은 스펙은 일절 안 보고 그냥 내 두 눈과 의지만 보고 뽑아줬다. 

이 와중에 내가 일본 씨발 좆같아라고 하면 내가 진짜 ㄱㅅㄲ 아니냐? 그렇다고 내가 한국을 욕 하는 것도 아니잖아? 난 그냥 한국에서 걍 패배자였고, 일본에선 한국의 평범한 직장인이 가질만한 걸 이제 겨우 하나씩 가져보게 된 것뿐이고, 가져보니 그게 좋았고. 좋은 건 좋은 거잖아? 한국에서 이걸 누렸어도 감사해하고 아마 국뽕에 취해있었겠지.

 

그래서 아침에 어그로글 쓴 글쓴이같은 글 읽고 일본에 대한 단편적인 선입견 + 삶의 질에 대해서 잠시 좋은 말씀 전하려고 하던 거였는데, 아직 타케팅이랑 딜량 조절이 미숙해서 좀 튀었네. 맞은 친구들 미안.

 

아무튼 아침부터 내가 쓴 댓글에 기분 나빠했을 개붕이들 미안하고, 첫 글부터 두서없이 긴 글도 미안하고, 어쨌건 첫 글 텄으니 앞으로 일본에서 재미난 일 있으면 글도 종종 올릴게. 

 

잘 지내보자.

20개의 댓글

2019.04.25

뭐가이렇게 혓바닥이 길어 오로치마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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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25

요약없어서 ㅂ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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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25

뭔 얘긴지 관심없어서 붐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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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25

응 ㅂ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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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25
@수박나무

정말 행복하고 일본 생활에 녹아들었다면 왜 한국 커뮤니티와서 부들부들 거리는지 모르겠네. 이러는 행동 자체가 일본에 적응하지 못했다는 방증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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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25
@수박나무

글쎄? 일본생활에 녹아들었다고 한국 커뮤니티 보면 안 되는 것도 아니고, 부들거린 것도 아닌데. 그렇게 느꼈다면 뭐.

0
2019.04.25

너무길어서 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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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25

눈팅을 많이 해봤다면 세줄요약 적는걸 잘알텐데

 

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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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25
@공업용알코홀

미안하다 깜빡했다. 넣을라고 했더니 이제 수정이 안 되네 담부터 조심할게.

0

아침 내내 불타올랐던 애가 너냐 다른애냐.

 

표준이 없는건 맞지만 너무 추했다.

 

그 글쓴이 경험도 표준이 아니어도 분명 글쓴이 본인이 느낀 일본에 대한 경험인건 맞는데, 어떻게든 부정하려고 드는 꼴들 너무 추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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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25
@이미존재하는닉네임입니다

ㅇㅇ인정한다. 좀 흥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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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25

원래 사람마다 시점은 다 다른거자너.. 그래도 아재는 아싸 탈출했네 어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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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25

아무도 관심없음 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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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봤는데 찐따 냄새가 좀 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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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25
@엄마심장에점화

냄새 좀 나면 어떠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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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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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25

누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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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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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25

나도 일본에 살고있다.

사람사는게 다 다르니까 일뽕 국뽕거려도 걔는 그렇게 살다 가겟지 하고 늘 넘긴다.

너 첨 쓴 댓글부터 봣는데 첨엔 맞는 말 하다가 어느순간 핀트가 어긋나가더라.

이래서 말이 길어지면 안돼. 첨에 내 생각이랑은 다르게 흘러가 버리거든.

뭐 그럴수도 있지.

남의 인생사, 나의 인생사, 남의 이념, 나의 이념. 다 다른데 뭐가맞는게 어딨어.

 

그냥 그려려니 하면됨.

 

나도 글 보다가 안타까워서 글 남긴다.

0
2019.04.25
@GoodGromit

그래. 주의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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