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글

금 목걸이

금 목걸이

 

 

 

 

"내가 볼때는 그 여자가 소유욕이 심하네"

 

 

 

"아 그래? 니가 볼때 어떻게 해야 좋을것 같아?"

 

"글쎄... 나도 잘 모르겠네"

 

"아 그러지 말고 나랑 사귀었으니 방법도 알거아냐“

 

“몰라 당사자끼리 해결하셔~”

 

 

 

이런식이다, 그녀가 네이트온에 접속하기만하면

그 흔하디 흔한 접속했다는 기계, 아니 프로그램의 산뜻함을 가장한 빛좋은 개살구 같은

무미건조한 벨소리에도 내 마음은 혹시나 하며 들어온 기대감과 공명하듯

둥당둥당 대는 것이다

 

“야, 씨발 그만해라 니가 걔에 비해 훨씬 아깝다”

 

경망스럽긴해도 연애를 어느정도 해본 내 친구놈은 그런소리를 했다

답이없다고 근데 이 문제는 꼭 니가 풀 필요는 없는거라고 그냥 답이 없으면 없구나 라는

마음으로 가라고

 

사실 그렇다

 

풋풋한 첫사랑 혹은 애간장을 태우며 조마조마하는 짝사랑은 아닌데

왜 이러고 있는지 모르겠다

 

사실 이럴필요도 없지

 

 

 

 

 

 

“대충 이 정도까지 왔으면 어떤 상황인지 알겠지?”

 

한달전인가 두달전쯤인가 아무튼간에 하도 특별한 날이라 기억한다

해가 바뀌는 첫날 1월1일 오후5시 정도였던거 같은데

 

하도 연락을 안받길래 처음에는 납치나 불의의 사고를 의심했다

새벽에 남긴 문자를 점심까지 답을 안보내고 전화를 걸어도 받지않는건

말이 안되는거라는 생각과 함께

 

누구라도 그랬으리라 며칠전 아니 불과 어제까지만 해도 웃고 떠들던 사이였는데

갑자기 연락이 안된다면 말이다

 

말이 안되는 말이라는걸 깨달은건 내가 문자보게되면 전화를 해달라는 문자를 보내고

몇분도 안돼서 그녀로부터 온 전화를 받고 저 말을 들었을 때였다

 

“대충 어떤 상황인지 알겠지?” 라니, 그러나 질서 속 혼돈이 있고 혼돈 속 질서가 있듯

황당함 속에 의연함 또한 있다

 

사실 어느정도 몇주전부터 예상은 했다 의미없는, 계단이 있다고 착각하고 헛디디는 것 같은

실속은 없고 뜬 구름잡는 대화들, 전에 받은 상처가 아물지않아 핏물이 묻어나는 것처럼

울컥울컥 발작처럼 나오는 지난 기억들 속에서 어느순간 이별을 직감했다

 

“우리 헤어지더라도 직후에 한번은 만나자”

곧 이별이 닥칠지 모른다는 느낌에 했던 말에

 

“그래”

 

라는 답을했던 그때와 다르게 그녀는

 

“내가 왜?” 라고 기세가 등등했다

 

하기사 이 판국에 약속이란 의미 없는 지껄임이겠지

 

 

1월 1일 그러니까 그 사단이 난 날 며칠 전 쯤 여느 연인들처럼 크리스마스에

만날 때 였다, 자신의 친구라는 남자애가 연애상담을 하더라며 나에게 그녀가 얘기를 꺼냈다

 

 

 

 

 

흔히들 말하는 남자보다 여자의 감이 좋다는건 거짓말임이 분명하다

얘기를 쭉 듣자니 그 ‘친구’라는 놈이 어딘가 의심이 가더라는게 이유다

 

논리의 영역이 아니다 그냥 그렇게 느끼니까,

 

어쩌면 인간 진화 수백만년의 역작일지도 모르지

 

노래방에서 있는데 내가 친구들과 대화한 내용을 보여주던 그녀의 카톡을 이리보고 저리보다

대화방 목록을 내리면서 살피자 꼭 고무망치로 무릎을 친것처럼

반사적으로 움찔대며 핸드폰을 빼앗아갈 때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28일 마지막 데이트후 불과 일주일이 지나지 않아

“귀하는 현 상황에 대한 이해를 하고계십니까?”

라는 소리를 들은 것이다

 

어찌 됐건 우리는 내가 했던 말처럼 다시 한 번 얼굴을 봤다

잠실 아이스링크에서 우리관계만큼이나 열심히 뒤뚱거리며 스케이트를 타고

다시 한 번 이별을 확인했지만 말이다

 

공부를 한다나? 옘병 그럼 그 ‘친구’가 정말 친구냐는 질문에 “왜?”라고 답변하는데

 

의심은 사실이 됐고 나랑 사귀는 기간도 겹치는게 당연하다는 듯 헤어진지 2주만에

대화명도 22♡인 지금,

 

왜 금목걸이가 생각난지는 모르겠다

금반지나 하다못해 금팔찌도 있을텐데 말이다

 

시작은 이랬다

 

네이트온의 접속을 알리는 소리에 나는 대화를 신청했고 주제는 연애상담이였다

 

“간만이네?”

내가 흔히 치기어린 뭇 사내들의 으레 이별후 하는말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심드렁을 가장한 심각함으로

 

“ㅇ? 그러게”

그녀가 마찬가지로 심드렁하게 받았다

 

 

 

 

“미안한데 안바쁘면 내 연애상담좀 해줄래?”

 

씨발 도대체 뭐가 미안한걸까 무슨 인도에 있다는 불가촉 천민이라 높으신 전 여친님에게

감히 말을건게? 난 한없이 비굴했고 또 비겁했다

 

“말해봐” 라는 짧은 그녀의 말에 나는 이야기를 시작했다

 

새로운 만남을 시작했노라

연상의 여인인데 사귄지 얼마 안 지나서 나에게 금목걸이를 선물했다 거기까진 좋은데

점점 나를 구속하고 마치 금목걸이의 값만큼 움직이고 대해줬으면 하는거 같다

친구들과의 관계도 의심하고 연락도 안 받으면 의심 한다 어떻게 해야 좋을까

 

그 뒤로는 처음 내가 말했던 대로다

그녀는 네이트온을 나갔고 나는 혼자 창밖을 바라보며

 

“여기서 뭘 얻은거지”

 

글쎄, 니가 새 남친을 얻은 것 처럼

나도 꿇리지 않는 여친을 얻었고 혼자 잘 살아간다는 알량하고 졸렬한 자존감?

 

아니면 있지도 않은 여자친구를 창작해내는

어린시절부터 해오던 학습지에 강조된 창의력을 실생활에서 응용해내는 쾌거를 이룬 것?

 

그러다 문득

 

목걸이라는게 사실 목을 옥죄는 멍에일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기 좋으면 목걸이요 거슬린다면 멍에 아닌가?

목을 장식하느냐 모가지를 틀어쥐느냐의 문제니까

 

“그래 어쩌면”

 

기껏 생각해낸 금목걸이가

멍에라는 생각에 미치자 우스웠다 기껏 생각해낸 핑계가 금목걸이를 선물하는 있지도 않은

여자친구와의 연애문제

 

공상 허언증 따위면 이해라도 한다만

 

그도 아니고 최종목적은 어디까지나 그녀가 사귄지 얼마 안되는 사이에 금목걸이를

선물 받으며 타인에게 집착의 대상이 될 만큼 이런 ‘훌륭한’ 남자를 다시 판단해서

잡길 바라는거 아닌가

 

한때는 목걸이라 생각했다

아니, 분명 그건 충분히 빛나는 목걸이였으리라

지금은 멍에가 된 목걸이

 

나는 내 목에 걸린 멍에임이 분명한 목걸이를 느끼며 창밖에서 시선을 거두고

조용히 손으로 얼굴을 덮었다

 

마치 못 볼 걸 본 사람처럼

하늘을 손바닥으로 가리려는 사람처럼

 

도망치듯.

 

끝.

 

 

옛날 mp3 찾아서 꽂아봤더니 고딩졸업때 썼던거 살아있네 ㅋㅋㅋ 지금은 글쓰면 치매환자가 어제 있었던일 기억하듯 쓰는데

이때는 지금보다 훨씬 나았네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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