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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중기의 군대 약세는 좀 더 복합적으로 보아야지.

화폐 유통 미비가 군대 약화의 결정적 요인은 아니지. 노예제 사회적인 문제도 논의 외 문제이고.

 

조선 같은 경우 고려 시대까지 이어지던 봉건적인 요소를 완전히 탈피했고 그 결과 지방을 완전히 직접 통제함. 그 과정에서 지방에 자생적인 세력들을 모두 흡수하거나 아전이라는 이름으로 격하시킴. 그러면서 지방에 독립적인 세력들이 사라짐. 문제는 이게 군대의 약화로 이어졌다는 것. 중세 시대에 기본적으로 군대 양성에 제일 효과적인 건 토지를 지급하고 거기서 나오는 부산물로 무장시키는 방법이었고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잘 쓰였음. 이런 봉건제 군사 귀족 집단의 정수가 유럽 기사들이고 당대 최강의 병종으로 이름을 날렸음. 고려도 이런 시스템을 어느 정도 이어서 지방에 유력자가 어느 정도 세력을 갖추고 군대를 조직했음. 특히 고려 말에는 고려 정규군이라는 건 사실상 이런 유력자들의 사병들의 합이었다고 보아야 함. 당장 이성계부터가 함경도 출신 군벌인데 말할거야 있나. 그런데 조선 왕조가 정립되면서 이런 독자 군벌을 죄다 흡수하거나 해체시키면서 토지에 기반한 군사 계급이 사라짐.

 

냉병기 시대에 항상 전투에 임할 자세가 되어있고 또한 전투를 전문적으로 준비하는 전문 군사 집단의 가치란 굉장히 중요한데 이걸 일반 징집병으로 대체하고 부족한 전문 군사집단은 무과 급제자와 갑사로 퉁쳤는데 제일 중요한 토지 지급이 이루어지지 않으니 군사 귀족화가 안 되고 상대적으로 질이 떨어질 수 밖에 없음. 거기다 초급 장교~부사관에 해당하는 범위를 갑사로 퉁치고 지방에 박아놓았는데 지방군에 체계적인 조직체계가 없음. 그래도 조선 초기까지는 고려 말 쌓아놓게 있어서 버티었는데... 이후에 조선 군대의 방향성은 고려 말과 다르게 흘러감.

 

고려 말에는 수만~수십만 단위의 외적과 맞짱을 떠야했기 때문에 대규모 야전군을 상시 편성하고 대규모 전역을 계획/실행하는 게 중요했는데, 조선은 초기의 대마도 원정을 끝으로 대규모 야전군 편성의 필요성이 사라짐. 북방의 여진족은 야인 이라는 이름으로 부족들로 나뉘어졌고 남부 왜구의 위협은 감소했고 더이상 대규모 침략은 없었음. 이 과정에서 조선의 제 1 위협은 북장의 야인-여진족 대비였고 유목민인 여진족을 잡기 위해서 정주 농경민족 주제에 유목민처럼 궁기병 중심으로 육성하기 시작함. 이런 와중에 창기병 같은 충격 기병의 비율은 낮아짐.

 

이렇게 북방의 여진 부족과 남쪽의 약탈단 수준인 왜구 정도만 상대하니 대규모 상비군을 유지할 필요성을 못 느끼고 여기에 맞는 대규모 군수 및 동원체제도 부실해짐. 임진왜란 때 용인전투 보면 숫자만 많지 체계적인 지휘체계가 없음. 또 이렇게 소규모 전투, 그것도 별로 대규모 집단으로 싸울 일이 없다보니 사단급 지휘관의 역량도 약해지고 국가도 딱히 필요성을 못 느낌. 전술한 군사 귀족 집단이 해체된 상태에서 무과 급제자와 갑사가 대신해야 하는데 이 사람들의 질은 이런 환경에서 점점 떨어지고 국가도 딱히 이런 질적 약화를 어떻게 개선하지도 못함. 대규모 양민 징집병들은 군사 훈련에만 종사하는 게 아니니 단병접전 능력이 점점 떨어짐. 애당초 국가간 전면전에 걸맞는 전쟁 계획에 대한 대비가 미비했음. 거기다 당시에는 그나마 이루어지던 징병도 방군수포제로 이름만 남은 상황.

 

그리고 이런 상황에서 전쟁이 빵 터졌는데, 조선의 예상은 한 몇 만 오겠지 했는데 1~2만 수준이 아니라 아예 10만이 넘는 대군이 몰려오니 대규모 지방군이 없는 조선군이 버틸 수가 있나? 거기다 상대방 일본은 군사 육성하기 좋은 봉건제 기반에 당연히 집권층도 전부 군인. 100년동안 자기들끼리 치고 박는라고 말단 농민부터 최고 지도자까지 전부 군바리에 냉병기 단병접전 전문가. 이런 대규모 창병, 보병이 총병의 엄호하에 접근전을 펼치니 궁기병 중심의 소수 부대 위주로 스웜 전술 굴리던 조선이 버틸 수가 있나. 깨질 수 밖에 없지. 거기다 대규모 군수 동원체제가 미비한 상황에서 대규모 명군에게 보급할 준비가 안 되어서 시장에서 사지 하면서 온 명군은 보급 준비가 안 되서 허덕이게 되는 악순환이 벌어짐.

 

그래도 단병접전을 벗어난 상황에서는 조선군은 꽤 잘 싸우는 모습을 보여주었음. 조선은 대형~중형 화기와 대량 궁병을 통한 수성전과 야지 방어전, 그리고 함상 전투에서 꽤 성과를 거둠. 권율은 이치 전투와 행주산성 전투에서 목책을 두르고 화약 무기를 배치하고 우주방어를 실시해서 단병접전 상황까지 몰리면서도 막아냈고 1차 진주성 전투도 적절한 우주방어로 막아냄. 결국은 일본군이 칼을 휘두르기 시작하면 조선이 밀리고 그전에 제압하면 일본이 밀리는 양상이 되는데 이게 조선군 짬밥이 쌓일수록 발전했고 조선의 행정력을 바탕으로 대규모 병력을 동원하기 시작하면서 10만 단위로 야전군을 편성하자 공세로 나설 수도 있게 됨.

 

이후 조선은 임진왜란 때 단병접전 능력 부재를 너무나 뼈아팠는지 명 남부에서 왜구와 싸운 척계광의 병법을 도입하고 군제와 병기를 운용하려고 하는 등 단병접전 능력 개선에 힘을 쓰기 시작했고 궁기병 위주에 조선 기병은 명군의 편곤을 도입해서 충격력을 보완하는 등 개혁을 실시하고 나름 만 단위의 야전군도 편성해서 국경에 박아두기 시작했는데... 여기서 인조가... 이괄이... 후금이... 그리고 또 기병에게 털린 조선은 다시 대기병 전술 도입과 연구에 머리를 쥐어짜고...

 

 

PS. 고려도 그렇고 조선도 세종 때 화폐를 발행하고 유통을 강제하려고 법까지 제정했지만 유통상 문제만 발생해서 실패했다. 발행할 재정이 안 된 게 아니라 사회가 화폐 유통이 필요할만큼 충분한 경제적 성숙이 안 된건데 조선이 발행도 못할 빈곤 국가냐. 조선의 생산력 한계를 지적한 거면 맞는데 조선이 화폐 발행도 못할 가난뱅이이었다는 식은 아니다.

4개의 댓글

2018.12.15
0
2018.12.15

왜란 초기 그ㅈㄹ난거는

이각 박홍 등 죄다 빤스런한게 크지뭐

버티기만 잘했어도 뭐

경상도선에서 커버가능하다고 보는디

제승방략의 헛점이랄까

원균도 트롤짓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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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15

흠...그렇군

0
2018.12.15

꿀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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