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사랑하던, 아니 짝사랑하던 연인의 지갑에서 콘돔을 보게 되었소.

짝사랑이기에 연인이라 부르기에 뭐하지만 당신과 나만이 있는 이 곳에서는 연인이라 하고 싶소. 

연인은 얼굴을 붉히며 황급히 감췄지만 난 딸기향, 초박형, XL 다 보고 말았소.

그녀가 말하기를

'안전하게 즐겨야지. 헤헤'

솔직히 말하기를 너무나 화가 남과 동시에 질투가 났고, 야릇한 감정을 느꼈소. 

하지만 당시에는 별말하지 않고 웃으면서 넘어갔소. 

사실 뭐라고 할 수 없는 입장이오. 

우린 그저 친구였기 때문이오.

그 후, 집에 들어가 내 이불 밑에서 그녀 생각을 했소. 

그러다가 잠이 들었고 곧 몽정을 하게 되었소. 

나이를 꽤나 먹었기에 부끄러워서 화장실에 조용히 들어가 팬티를 빨았소. 

그러다가 꿈을 되새겼소.

꿈에는 오늘 아침에 본 딸기향의 콘돔이 있었소.

아침이 되자, 곧장 GS25를 가서 그 딸기향의 콘돔을 찾기 시작했소.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고 금방 딸기향의 콘돔을 찾게 되었고 편의점 직원에게 작지 않은 돈을 주고 사 왔소. 아마 돌기형이라 그런 것 같소. 부끄럽지만 이 나이가 되도록 콘돔을 사거나, 사용해 본 적이 없소. 그래서 주머니에 든 콘돔에 상당한 이질감이 들었소.

사온 콘돔을 들고 이리저리 살펴보면서 그녀를 상상했소. 

금세 달아오르기 시작했소. 

그래서 어제의 꿈을 상상하며, 콘돔을 들키던 때를 상상하며 수음을 하였소. 

그리고는 변기통에 던져 넣고 내려버렸소. 

그리고 기억 속에 지워버리고 낮잠을 한 숨 잤소

낮잠을 자던 중, 귓방맹이를 맞았소. 

아버지였소. 

아버지는 노발대발하시면서 다 같이 사는 집구석에 어떤 년을 데려와서 그랬냐며 하셨소. 

난 침묵으로 있었소. 

아버지에게 욕을 먹으면서 

"연인과 하고 맞았으면 덜 억울하겠는데"라는 생각이 들었고, 

내 사랑하는 연인이 모르는 놈과 함께 콘돔을 쓰는 모습을 상상해버렸소. 

그래서 눈물이 왈칵 쏟아졌소. 아버지는 당황하셨는지 다음부터는 그러지 말라고 하시면서 들어갔소. 

나는 꺼이꺼이 울면서 다시 잠이 들었소.

며칠이 지난 후, 또다시 연인에게서 콘돔을 보게 되었소. 이번에는 바나나향, 초박형, XXL.

연인은 이제 당황하는 기색도 없이 말했소.

'ㅋㅋㅋ이태원에서 새남친 사귀었다.'

난 겉으로는 웃었지만 속으로는 펑펑 울었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