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두서없는 똥글주의] 27년동안의 재밌는 인생 썰 1편.

나는 평범한 삶을 살고싶었던 어린아이였을 뿐, 혼혈이거나 큰 특별한 일은 없었다.



나는 충남 대천에서 태어났다.


19살의 어린어머니와 7살 연상의 친아버지가 사고를 치는 바람에 세상 빛을 처음 보게되었다.


어머니와 아버지는 돈을 벌겠다며 서울로 올라가시고,

초등학교 입학전까지 동네아이들과 갯벌에서 조개를 캐먹고, 개구리도 잡고 올챙이도 잡는 평범한 시골아이였다.


초등학교 입학할 시기 직전에 부모님이 계신 경기도 포천에 잠시 거주했다가 부천으로 이사했고, 그와중에 동생이 태어났다.

다섯살 차이인데 내가 대천에 있을때 동생이 경기도에서 태어난거지.

당시 아버지는 대형마트의 과장으로, 어머니는 전업주부로, 작은 외삼촌은 컴퓨터회사에서 일하셔서 깨나 모자람없는 삶을 살았다.


아버지는 타 지역 신규오픈 때문에 출장이 잦으셨다.

나를 불러내 같이 일하는 누나라며 나와 아버지, 그 누나라는 분과 시간을 보내는 일이 잦았다.

그러다가 그분과 부천대 앞에 우동집을 차려 깨나 장사가 잘되었었지.


시간이 흘러 알고보니 아버지는 그 누나라는 분과 바람이나 두집살림을 차리고 있었다.

어른들의 깊은 사정까지 알턱없는 어린아이였기 때문에 자세한 것까진 모르지만 그렇게 이혼을 했고

동생은 아버지에게, 나는 어머니에게 맡겨져 다른삶을 살기 시작했지.


낙천적인 성격이기에 매일 엄마, 외삼촌과 웃으며 열심히 공부도 하고 친구들과 동네에서 칼싸움도 하며 그렇게 지냈지만

외삼촌이 다니던 회사의 갑작스런 부도에 우리집은 조금씩 기울기 시작했다.


엄마는 밤낮없이 식당일을 나갔으며 외삼촌은 노가다를 시작했다.

혼자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 매일 레드얼럿2, 메이플스토리를 즐기며 혼자 밥도해먹고, 야밤에도 집에 어른이 없으니 투니버스에서 못말리는 타잔과

괴짜가족보는 재미로 버텨나갔지.


그러던 어느날 어머니가 부천역에 고기를 먹으러 가자더라.

기분좋게 차돌박이를 먹고 영화도 봤다, 부천역 이마트 장난감코너를 돌던 와중에 구슬동자 프라모델이 너무 가지고싶어 

엄마에게 사달라고 부탁드렸는데, 그날따라 흔쾌히 사주시더라.


이제 가야된다는 엄마의 말투가 갑자기 슬퍼보였다.


어린 와중에도 눈치는 빨랐는지 빨리 집에가자고 졸랐던 기억이 있지만 결국 버스정류장이 아닌 지하로 같이 내려가게 되었고,

부천역 지하철 분수대 앞에 아버지가 계셨다. 

그 주말, 사람많은 지하철역 앞에서 가기싫다 울며불며 떼를썼고 엄마는 먼저 가는 와중에도 나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며 저 벽 너머로 사라지셨다.



그렇게 어머니와 이별하게 되었고 지옥은 시작되었다.

 


인천의 아버지집으로 가게된 나는 그 누나라는 분을 엄마라고 불러야 했다.

나랑 5살터울인 새엄마의 딸과 내 친동생, 그리고 나.

큰 문제 없이 새엄마도 아버지도 잘따랐다.

엄격한 새어머니 밑에서 친구들과 놀시간도 없이 매일 학교끝나고 집으로 뛰어와 어린이집을 다니지 않는 동생을 공부시켰다.

시계보는 법, 한글, 영어, 구구단.

동생은 내가 키웠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최선을 다했다.


누나와의 차별을 극복하고싶어, 예쁨받고 싶어 시키는대로 매일 동생 공부시키고 청소도 하고 밥도 지어놨다. 

명절전이면 쇼파도 죄다 뜯어내 세탁기에 돌려 말리고 걸레질도 하고 화장실청소도 했다.

용돈도 없어 군것질을 하고싶을 때면 동생과 설탕물을 타마셨다.


초등학교 5학년.


한창 친구들과 뛰어놀 나이에 친구들과의 시간은 사치였으며 새어머니가 허락해주지도 않았다.


아버지는 술을 좋아하셨다.

매일 퇴근 후에 취할정도로 술을 마셨으며 안주로는 홍합탕, 조개탕을 즐기셨는데 덕분에 아직도 홍합탕과 조개탕을 먹지못한다.


둘이 싸우는 일이 잦았으며 싸울때마다 돌아오는 새엄마의 시선은 항상 나와 동생에게 쏠렸었다.

옆에 있어도, 말을 걸어도 무시했고 밥도 주지않았다.

쌍욕은 기본에 손에 잡히는 대로 맞았으며 와중에도 예쁨받고 싶은 어린아이는 최선을 다했었다.

나는 과일하나 꺼내 먹으면 쌍욕을 먹었지만 누나는 학교다녀오면 키위를 깎아주던 그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매번 누나가 입던 옷을 물려입었고 방에서 혼자 몰래 울었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했다.


그렇게 점점 내성격은 소극적이고 소심하게 변해갔다.


그렇게 지옥같은 2년을 보내고 중학교에 들어가게 되었으며 지옥은 끝나지 않았다.

3개의 댓글

2편 써줘 고구마 먹은 거같음
0
2018.08.01
@조금찰진궁딩이
ㅋㅋㅋ 시간날때마다 쓸게
0
2018.08.02
유게에 보고나서 '어?' 하는 사이에 삭제되었던데,

여기로 옮겼구나.

인생 화이팅이다.

2편 기다린다.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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