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밖에서 앙칼지게 질러대는 고양이들의 울음소리에 정신이 든다
눈을 뜨고 누렇게 바랜 천장을 잠시 응시한다
필시 내가 피워댄 담배연기때문이리라
그럼에도 자리에서 일어나 담배 한 개비를 꺼내 물고 불을 붙인다
어차피 누래진 천장, 더 누래져봐야 매일 천장을 보는 나 외에는 그 차이조차 알지 못하리라
쓰잘 데 없는 생각에 혼자 킥킥대다 문득 손을 보니 어느 새 담배 한 개비가 단신이 되어 있다
담배가 건강에 좋지 않다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지만 나는 또 한 개비를 꺼내 불을 붙이고 한 모금 깊게 빤다
문득 생각이 든다
어디서부터 시작된 걸까
누래진 것과 더 누래진 것의 차이를 더 이상 신경쓰지 않았을 때 부터일까
허무하다
언제 마셨는지도 모르는 책상 위 빈 맨주캔처럼 텅텅 비어버린 느낌이다
창 밖의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하며 돌아다니는 걸까
저들은 허무하지 않은 걸까
아니지 그들을 신경쓰는 것조차 아무런 의미없이 허무하다
생각은 흐를대로 흘러 잠시전의 첫 담배를 피울 때 생각으로 돌아온다
내가 존재함과 존재하지 않는 것의 차이는 지금 이 담배를 피우기 전의 천장과 지금의 천장의 차이 정도는 될까
씁쓸한 웃음이 나오며 고개가 저어진다
그래도 누래진 천장은 알아봐주는 사람이 나 하나는 있지 않은가
어느새 필터까지 타들어온 담배를 지져끄며 준비를 한다
내일은 허무의 끝을 볼 수 있을까
아니 보지 못한다는 것이 맞는 말일지도 모르겠다
부디 허무를 마주하지 않기를 기도하며
누렇게 바랜 천장과 작별 인사를 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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